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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레드 관대 발언...나는 이렇게 느꼈어

ㅇㅇ(110.34) 2016.06.24 17:00:02
조회 10466 추천 217 댓글 37

파생 미안....이미 한번 휩쓸고 지나갔던 일인데 굳이 또 파생까지 파는 거 불편하다 그러면 지울게.

그냥, 텍스트로만 봤을 때는 혹시 모르니까 말을 아꼈었는데 영상 보니까 아무래도 마음이 착잡해서 써봐.


일단 진짜 내가 그렇게 들으려고 해서 들은 건가...해서 받아쓰기 해봤어.

근데 해놓고 보니까 더 그렇게 들리더라고...ㅎ



(그림 얘기. 장소와 관객이 중요하다 블라블라)

공연도 마찬가지입니다. 매번 똑같은 관객 앞에서 공연한다는 건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 연극의 3대 요소 중에 관객이 포함돼 있습니다. 늘 새로운 관객들을 마주하면서 그 안에서 그 공간 안에서 새로운 전율이 일어나고 새로운 감흥이(일어나죠).

=> 여기까진 난 괜찮았어. '새로운 관객'이라는 게, 아무리 회전문을 돈대도 회전러 A~Z가 다 전관은 아니니까.

 오늘은 ABCXYZ, 내일은 BCDEFG, 모레는 ACDFGX가 오면 그것도 전체로는 매일매일 새로운 관객인 거라고 생각하고 

 전석 회전러인 날은 사실상 없으니까 자첫러나 머글이 얼마나 섞여 있느냐도 그때그때 분위기를 좌우하기도 하고...

 그렇게 생각했는데......다음 얘기에서 짜식함.


제가 초연과 재연 때 계속 느꼈던 거는, 이 레드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는 사람들이 계시더라고요. 훌륭하고 훌륭하신데요. 좀더 다른,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게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여기서 1차 짜식.

  이 말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는 사람들(=전관러)'이, 다른 사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여기서부터 뉘앙스가, 전관러가 다른 사람들의 '기회'를 뺏는다는 느낌이긴 했는데 그래도 아직은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었어.

  좋은 거 혼자만 보지 말고 남들도 데려와라, 그렇게 끝날 수도 있는 말이잖아...그랬으면 진짜 뉘앙스 문제였겠지....


그런데 이게 정말 왜 그렇냐면요. 이게 누가 소유해서 되는 일은 아니고요. 이게 전파가 돼야 되는데, 자꾸 전이가 돼야 되는데, 이게 정말 똑같은 사람들이 계속 그 안에서 모여 있으면 고이게 될 수밖에 없고 썪...기 쉬워요. 그러니까 예술은 계속 흘러야 돼요. 로스코가 얘기하잖아요. 흐르고, 교류하고. 그러면서 그 안에서 또 새로운 작용을 하게 됩니다. 아, 저..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여기서 제대로 짜식...'똑같은 사람들(=회전러)'는 고인물이고 썪기 쉽다, 왜 그렇게 표현하는지 모르겠고 속상하네.

  우리가 회전을 돈다고 이걸 '소유'하는 거야? 주인 대접이나 받고 그러면 좀 덜 억울할까.

  호갱잡히면서, 우리가 극에 미칠 수 있는 영향 극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능력이라도 있으면 덜 억울할까 모르겠네.

  그리고 전파, 전이, 제일 열심히 영업하는 거 회전러들이잖아. 

  회전 돌면서 그렇게 영업을 하는데, 그런 건 관심도 없고 그냥 '흐르는 걸 막는 고인물' 취급 하니까...

  흐르고, 교류하고, 새로운 작용, 회전러끼리도 하잖아.

  그리고 회전러가 자첫러에게 새로운 작용을 이끌어주는 역할도 하고.

  그런데 왜 그 '흐름'을 만드는 데 회전러들이 기여하는 게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 걸까.

  회전러들을 흐름을 막는 고인물 취급하는 걸까. 개인 생각이라고 덧붙여봐야 그 생각 자체가 너무 속상해.


여러분들 다음에 안 보셔도 돼요. 다른 사람을 보게 하란 얘기죠. 그래도 아쉽다 생각이 들면 딱 한 번만, 끝나기 전에 한 번만 더 보시고요. 가능하면 주위 분들 보(오)게끔 (하면) 좋겠다...

=> '다음에 안 보셔도 되'니까 '다른 사람을 보게 하란 얘기'......내 자리에 머글을 억지로 밀어넣을까?
  내 돈 내고 표 끊어서 그 자리에 머글 앉힐까? 그러면 원하는 '흐름'이 만들어질까?
  주위 분들한테 아무리 영업해도 머글들은 연극에 3만원 5만원 돈 여간해선 쓰기 싫어해.
  회전러 자리가 하나가 비면, 그 자리를 채울 확률이 제일 높은 건 다른 덕이겠지.
  이 공연은 회전을 안 돌지 몰라도 언제 어느 공연을 회전할지 모르는, 그리고 어쩌면 이 극을 회전돌지도 모르는.
  그러면 이번엔 공연계 전체를 통틀어 우리 덕들이 '고인물'이 되는 걸까?
  이거까지는 좀 나간 생각 같긴 하지만...그래도 영 씁쓸한 마음이 멈추질 않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다작러야. 본투비 다작러고 서너번 이상 본 극도 아직 손으로 꼽을 수 있을걸.
어쩌면 나는 대부분의 작품에서 강신일 배우가 원하는 '새로운 관객'일지도 모르지.
그렇지만 회전 관객을 고인물 취급하는 저 발언...
마지막 부분에서 밝혔지만 뭐랄까, 지금까지 계자 망언들이랑 겹쳐져서 그런 것도 있는데,
단순히 한 극의 회전러를 넘어서 연뮤판 전체에 대한 걸로 받아들이게 돼서 화가 나는 게 있는 것 같아.

이 부분은 온전히 발언에 국한된 부분은 아니니까 약간 과대해석인 건 미리 인정하긴 하는데,
'맨날 오는 관객', '2030 여성', '소수 매니아층', 매번 그렇게 머리채 잡혀서 후려치기 당하고...
우린 그냥 돈 내고 시간 들여 상품 소비하는 충성도 높은 고객...호갱층일 뿐이잖아.
그런데 예-술 부심 가득찬 계자들은 항상 "다양한 관객"만 찾지.
새로운 관객 좋지, 판 넓어지는 거 좋아. 근데 잡은 고기한테 밥은 안 줄지언정 약을 풀지는 말아야지.
VVIP 대우 같은 거 이제 바라지도 않아. 근데 꼭 쫓아내야 속이 시원할까.
대접은 못해줄 망정 무슨 예술계 발전을 저해하는 장애물 걸림돌 취급당하는 거...진짜 지친다.

위에도 썼지만 '새로운 관객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혼자만 보지 말고 같이 보러 오세요.'로 말했으면
이 사단 안 났잖아. 왜 '여러분은 그만 보고 남들 좀 보라 그래요.'라고 말해야 했을까...

레드 며칠전에 자첫하면서 정말 너무 좋아서 시간 여력 되면 몇 번 더 보고 싶다고 느끼면서도 이 발언 생각나면서 현입되고...

내가 왜 좋은 작품 보면서 이런 기분 느껴야 되는 건지 화도 나고 그렇더라.

이 덕질은 왜 맨날 이렇게 생산자가 제일 충성도 높고 구매력 있는 소비층을 물어뜯는 건지.

돈 시간 자리 다 떠나서 이런 취급 받으면서도 공연예술이 너무 좋아서 덕질을 못 관두는 게 이 덕질 최대 어려움 같다...


ㅍㅅㄱ에 ㅎㅌㄱ처럼까지 돼버렸는데....

아무튼 좋지도 않은 일 ㅍㅅㄱ까지 파서 다시 한번 미안하고,

우리모두 어덕행덕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제발좀.........



출처: 연극, 뮤지컬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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