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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나 개취 후기

ㄹㄹㄹㄹ(221.155) 2014.10.12 00:19:34
조회 674 추천 6 댓글 10


오늘 도나스, 슈 캐슷으로 뿌나 보고 왔어.

설예단 작품은 박연 말고는 첨인데(영상으로 본것도 포함이라면 윤동주도..)

보면서 좋았던 점도, 아쉬웠던 점도 많았음.



제일 좋았던건 안무!!!!

처음 시작할때 흰 자락 날리며 무용하는것도 너무 아름다웠고

중간중간 나오는 군무도 멋있었음. 특히 무휼과 그 군대들(?) 군무 멋짐.

죽은 사람을 표현하거나 공녀씬에서의 안무들 연출들 다 너무 아름다웠고

무엇보다 한국적인것을 정말 잘 나타낸 것 같았어.

여러 안무들을 보면서 이렇게 한국의 정서를 잘 나타내면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안무는

설예단 작품밖에 없을거란 생각도 들었고.(이건 내 생각..)

그런게 설예단의 정체성인가란 생각도 했음.

정말 뿌나의 안무들을 보면서 안무만큼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 없고 자랑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을 함.

가끔 다른 뮤지컬들을 보면 그냥 멋있기만 하려고, 예쁘기만 하려고 만든 안무들도 많이 보였었는데

뿌나에서의 안무들은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극의 정서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극대화시켜주는..작품의 한 요소로서의 역할을 단단히 한 것 같아서 참 좋았어.


내가 안무나 무대효과를 크게 무게 두는 편은 아닌데도 뿌나 안무 보고 앞으로 설예단 공연은 다 챙겨봐야겠단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작품 자체는 확실히 감성을 건드는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은 들었는데..

어릴적 채윤-고모씬에서 특히 그랬어. 자첫이었는데 둘이 등장하자마자 그냥 찡한 느낌..



그리고 무대 연출도 괜찮았던것 같아. 추리 과정이 무대화시키기에 어려울 수 있었을텐데

그걸 무대 연출로 이해하기 쉽게 잘 도와줬던 것 같고.


원작과는 가장 성격이 다른 인물은 채윤이었는데..

채윤을 능글맞은 성격으로 각색한 것은 좋은 시도였다는 생각이 들어.

플북을 보니 추리(과정)에 대한 무게를 많이 줄였던데 추리물로 만들 생각이 없었더라면

능글맞은 채윤의 캐릭터로 인해 재미있는 여러 상황들을 만들어낼 수 있고 캐릭터도 좀더 입체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문제는 채윤이 입체적인 캐릭터로 보여지는것이 성공했느냐야..

과거의 아픈기억(그로 인한 복수심? 왕과의 갈등?)과 대처에 뛰어난 능글능글함을 균형있게 표현했어야 하는데..

솔직히 내가 봤던 채윤은.. 그냥 좀 경박스러운 사람 같았어.

연기의 문제를 뒤로 하더라도(난 도나스 연기가 좀 안맞았어..)

채윤은 세종이 믿고 맡길 수 있는만큼 진실에 대한 갈망이 크고 그걸 알아가려하는(그로 인해 이야기가 전개되는)캐릭터인데..

그 캐릭터의 진정성이 잘 나타나지 못했던 것 같아.

채윤이 왜 그 진실을 찾으려하는지.. 고모에 대한 과거나, 세종을 만나기 위함과 같은.. 그 전의(살인사건 맡기 전의) 채윤의 행동동기만으론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려고 하는 채윤이 설득력있거나 진정성있게 보여지지 않는 것 같아.

채윤의 능글맞음을 보았을때 딱히 직업에 대해서 애착도 없어보이고 열심히 할 것 같은 이미지가 아니어서 그런가봐..

채윤이 노래했듯 채윤은 명령을 수행하기 위함이 아닌 살아남기 위해 사는 인물이잖아.


그리고 가장 큰 문제라고 느껴지는건 소이와의 러브라인..

러브라인 자체가 문제가 되는건 아니지만 채윤이 소이를 사랑하는 방식이 채윤의 진정성, 무게감들을 완전히 떨어뜨리는 것 같아.

매우 가벼워보이게 갑자기 시작되었던 일방적인 사랑인데.. 사랑이 깊어질만한 씬이나 상황 하나 없이...

소이가 위험에 처한 상황이 되니까 울면서 달려가고(실제로 그러진 않지만 노래가사는 그러하다..)

왕보다 소이를 더 챙기고(왕은 안중에도 없어 보였...)

이런 부분들이 솔직히 오글거리고 좀 이해하기가 어려웠음..


그리고 채윤이 노래는 많이 부르는데 그 넘버들이.......좋은 넘버가 없었다는게(내기준)

채윤의 매력을 반감시키기도 했고.


그래서 채윤 캐릭터가 제일 아쉬움. 비중은 엄청 많은데 하나도 효과적이지가 않아.

그냥 지엄하신 세종의 마음을 헤아리고 살인사건을 전개해나가려고 만든 도구같음.. 

좀더 채윤의 양면적인 모습을 훌륭한 넘버와 함께 잘 보여줬다면 채윤이 아주아주 매력적인 캐릭터가 될 수 있었을텐데.

어떻게 보면 세종과 투탑인건데... 영 아쉬움.



그리고 범세종은 사랑입니다.

좀 아쉬운게 있다면 초반에 세종의 모습을 좀더 숨겨지고 신비롭게 만들었으면 뒤에 나타나는 세종의 모습이 더 폭발적이었을텐데 싶고.

자객들과 마방진 방에서 싸우는 씬은....솔직히 원작에 비해 한참 아쉬웠고.

그 방 마방진 모양 방인데....원작에선 그 모양을 활용해서 겁나 멋있게 세종이 싸우는데..

공연에서는 그냥 벽 뒤로 왔다갔다 많이 한것 같아서 아숩더라.. 원작에선 그 씬이 폭발력 쩌는 씬인데.


무휼도 노래지분율은 한곡이었지만 매력적인 캐릭터였어.

솔로곡에서 슈 성대 짱짱하더라... 내가 전에 봤던 슈는 다른 슈였나봐...

튼 슈무휼도 되게 좋았고 무게잡고 있는 무휼보니까 갑자기 덕구가 보고싶은 이상한 마음이 들었어..ㅋㅋㅋㅋ



스토리 전개 과정은 솔직히 아쉬운 부분이 많았음.

겁나 탄탄한 원작 소설을 가지고.....어째서..............지루하게....만들..................

난 안지루하게 보긴했는데, 다른 사람이 지루하다고하면 쉴드는 못칠것 같아.

왜냐하면 나도 자첫이 아니면 지루했을것 같거든ㅋㅋㅋㅋ

일단은 연쇄살인이 계속 일어나는데 극의 긴장감이 없음.

왜냐면 채윤이 하나도 추리하고 있는 느낌이 아니니까. 그냥 가리온이 말하면 받아적는 느낌임ㅋㅋㅋㅋ

추리보다는 세종에게 초점을 맞췄다고 했지만(플북에 나와있음..)...

난 살인사건들을 추리해가면서 여러 상황들(인물간의 이해관계, 수상한 사람들...)이 착착 쌓이면서 세종의 모습이 드러나는게

훨씬 관객 입장에서 흥미롭고(지루하지 않고) 세종의 모습이 더 폭발적으로 나타날 것 같단 생각이 들었음..

이야기를 전개해가는 방식과 연출이 긴장감이 많이 없었던 것 같아서 그게 너무 아쉬움.



전체적으로 넘버도 크게 좋단 생각은 들지 않았고......

이건 그냥 내 꿈 같은건데... 설예단 작품들의 노래가사가 김훈 소설 문체같은 느낌이 나면 진짜 너무 아름답고 좋을것 같다는 생각을 함ㅋㅋㅋ

가사가 크게 나쁘진 않은데 또 딱히 크게 좋지도 않음.

근데 난...가사가...아름다웠으면 좋겠어..ㅠㅠ... 뿌나 작품 분위기 좋잖아.. 그런 분위기에 맞는 시적이고 한국적이고 아름다운 가사가 많았으면 좋겠어..

좀더 다듬었으면 싶은것도 많았고...



쓰다보니 아쉬운 점이 너무 길었네.

근데 전체적인 느낌은 좋았다? 한번 더 볼거야ㅋㅋㅋㅋ

예전에 윤동주 영상 보면서 이 작품은 참 계륵같다란 생각을 했었는데..

(소수의 씬이 미친듯이 좋은데 그 씬을 뺀 나머지 씬들이 다 너무 촌스럽고 아쉬워서.......는 내 개취..................)

오늘 뿌나 보면서... 아쉬운 점도 많지만 그럼에도 분명히 설예단만의 색을 가지고 있고

난 그 색이 다른 여러 뮤지컬들과는 달리 설예단만의 고유한 색인 것 같아서 참 좋았어.

설예단에 대해서도 애정이 많이 생기게 됐고.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앞으로 설예단 극들 다 챙겨보려고!ㅎㅎ



(+) 갑자기 생각났는데 설예단 작품에 노래가사를 배삼/식 작가가 써주면 대박 잘 어울릴것 같........(그냥 내 꿈이겠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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