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마피아들?

어이쿠, 블로그랑 영화보면서 쓴 1편이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깜짝 놀랐어!

이건 내일 쓰려던건데 지금 안쓰면 까먹을것 같아서 지금 써볼게.

자 우리 같이 타임플라이를 해보자! (oh oh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널땐 철도라도 있었지 oh oh)

우린 지금 충무 블루에 앉아있는거야! 빨리감기를 해보자!

조명이 꺼지고 밴드 전주- 스티비가 술의기원- 리차드가 아폴로니아-

오스카가 골반에 자유를 주고- 아폴로니아 수산시장 개장- 라임라이트- 나 화 안났어- 노래교실 라리랄라- 아가씨는 적선중-

파파 제마음을 돈으로 살 순 없어요- 수고했다.

여기까지 왔으면 스탑!!!!! 재생!!!!!!!!!!

오스카가 말하지. "저기 리차드.. 우리 미아파밀리아 연습 그만하고~"

이때 뒤에 잔잔하게 깔리는 피아노소리!!!

그래. 이번 이야기는 저 피아노소리다.

나 참 쓸데없는거 잘찾는듯.

오스카가 "우리 미아파밀리아 연습 그만하고~"라고 말하는 부분부터 시작해서

새로온애에게 두번째로 찾아가는 장면에서도 뒤에 계속 은은하게 깔려서 재즈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그 곡은 바로

에롤 가너 (Erroll Garner)의 Misty라는 곡이야.

(이 형님이 에롤형. 옆은 이 형님 최대 히트곡 Misty가 담긴 앨범 재킷)

에롤형님은 미국 재즈음악 역사상 빼놓을 수 없는 피아니스트야.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따로 피아노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악보도 읽고 쓸 수 없었다고 해.

오로지 레코드를 귀로 들어서 피아노 주법을 익혔다고 하니 헐 이형도 천재네.

40~50년대에 주로 활동했는데 사실 에롤형님 스타일은 당시 어떤 정통스타일과도 어울리지 않는 독창적인 스타일이었대.

지식백과를 뒤져보니 노벌티(Novelty)스타일의 연주로 스윙과 재즈를 모두 아우르는 연주를 했다고 하는데

이게 뭔말이냐면

음... 언어영역이 딸려서 이렇게밖에 설명을 못하겠네

왼손이랑 오른손이 따로 노는거야!

왼손이 코드, 오른손이 멜로디를 치는건 같은데 왼손이 막 우다다다다다다ㅏ 달려도 오른손은 여유있게 청산유수같은 멜로디를 친다거나 그런거야

요 왼손주법이 아주그냥 어마어마했는가봐, 청중들 사이에 엄청난 인기였대.

Misty의 탄생비화는 두어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에롤형님이 뉴욕에서 시카고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창 밖의 안개를 보고 구상했다는 얘기이고

또 하나는 창 밖의 무지개를 보고 구상했다는 얘기야. 아! 샌프란시스코의 안개를 보고 구상했다는 얘기도 있어.

이 형님이 창밖의 안개(혹은 무지개)를 보고 악상이 겁나게 떠올라서 머릿속에 멜로디가 막 지나다니는데

알다시피 이 형님이 악보를 볼줄도 쓸줄도 모르잖아?

그래서 걍 비행기에서 내릴때까지 멜로디만 흥얼흥얼흥얼흥얼 하고있다가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호텔 로비에 있는 피아노로 쳐서 지인에게 들려줬고

그 지인 반응이 "아....... 모호(Misty)허다......"해서 Misty가 되었다는 얘기가 있어 ㅋㅋㅋㅋㅋㅋ이겤ㅋㅋㅋㅋㅋㅋㅋ뭔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이 곡은 재즈 매니아들은 물론이고 일반 청중들에게도 호평을 얻어서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재즈"라는 수식어도 달고있어.

요즘같이 쓸쓸하고 추운 날 냉수한잔 떠다놓고 눈감고 들으면

냉수가 와인으로 바뀌는 기적을 볼 수가 있다. 아주그냥 에롤형님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여 ㄷㄷ

(에롤 형님이 비행기에서 본건 이런거였을까. 아니겠지. 아닐꺼야.)

아, 후에 이 곡은 가사를 붙여서

사라 본, 빌리 할러데이, 엘라 피츠제럴드같이 이름만 들어도 소름이 돋는 쟁쟁한 재즈보컬리스트들이 불러서 화제가 되었어.

나는 개인적으로 엘라누님이 부른걸 가장 좋아해. 내방에다 틀어놓으면 돼지우리가 63빌딩 스카이라운지로 보인다.

미아 파밀리아에서 이 곡은 아까 말했듯이 오스카가 " 미아파밀리아 연습 그만하고"하는 부분부터 

새로온 애에게 두번째로 찾아가고, 

리차드가 "그래! 우리 저 마피아한테 못한다고 얘기하자!!"하는 장면에서도 줄곧 깔려 있어.

그리고 스티비에게 쫄려서 대본 받아들고 왼쪽으로 다다다 뛰어간 리차드가

"아~ 인생을 돌아보는 노래를 부르고 싶구나~파파!!!"할때 드럼비트가 퉁퉁퉁퉁투우ㅜ퉁 나오면서 끝나 ㅎㅎㅎㅎㅎ

Misty의 전곡이 나오는건 아니고 도입부 몇마디만, 그것도 아주 단조롭게 편곡되어서 나오니 원곡 분위기와 사뭇 달라

그래도 재즈바 냄새 좀 나지? ㅎㅎㅎ

와 진짜 별것도 아닌데 꽂혀가지고 이렇게나 쓰고있다 ㅋㅋㅋㅋㅋㅋㅋ

우리가 보는 미아 파밀리아에 이런곡도 나온다는걸 알려주고싶었어!!!!!ㅋㅋㅋㅋ

매번 마무리가 문제네; 다음엔 얼마나 더 쓸데없는걸 들고오나 보자고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