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트릴리스

자.

발렌타인 선물.

멜트릴리스

그럼, 그게 다야.

볼일 다 봤으니 돌아갈게, 난.

- 아니, 잠깐 기다려!?

- 아무리 그래도 너무 날카롭지 않아!? - 선택

멜트릴리스

뭐야, 그거면 충분하잖아?

이 이상 뭘 시킬 셈인데?

원래는 무시하고 싶지만,

일단은 네 서번트니까.

내 나름대로, 시시한 이벤트에

어울려줬는데?

- 그럴 수가……

- 기대하고……있었는데…… - 선택

멜트릴리스

흐응. 그래.

시무룩하게 어깨도 늘어뜨리곤, 한심하긴.

……흥. 나씩이나 되는 존재가.

알아서 찾아올 필요도 없었단 거네.

좋아. 그 얼굴을 봐서, 조금만 더 있어줄게.

그야 발렌타인이니까 말이지?

뭘 꿈꾸고 있으셨을까?

달콤한 말? 아니면 포옹?

좋아, 네가 좋아하는 걸 입에 담아봐.

───기대대로, 그 정반대로 해줄게.

난 쾌락의 얼터에고, 멜트릴리스.

연인을 녹이는 수단은 우주 제일인걸.

어찌됐든 도달하는 건 내 포로.

빠져든다는 건 변함없어.

녹아서 젤리가 되고 싶지,

(플레이어)?

- (일났다, 위험한 흐름이야……!)

- 초, 초코의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 선택

멜트릴리스

? 초콜릿 설명이 좋아?

……뭐 상관 없지만.

애초에 발렌타인의 이미지가 싫어, 난.

왜냐면, 초코는 아름답지 않은걸.

블랙도 화이트도 고형물인데 맛도 단조.

점토세공과 다를 게 없어.

그래, 점토세공과 다를 게 없어!

같은 점토라도 피규어의 점토 만들기랑은 엄청난 차이야!

"초콜릿이라 하면 하트 형" "플레이트 모양"

"호화롭게 케이크로 할래" "외의성을 노려 큐브아이스"

혐오스러운 스위트 뇌네.

누구나가 누구든 머리가 설탕에 절여졌는지!

발상이 부족한 것도 정도가 있지!

연인에게 선물할 거잖아!?

누구한테도 흉내낼 수 없는, 극한까지 응축한 "자신"을

표현해야 하지 않겠어!?

───흥.

"됐으니까 진정해", 같은 표정을 하고 있네.

침착하거든. 난 냉정해.

그 증거가 내 초콜릿.

수정의 투명감과 광채, 그리고 촉감을 재현한 그거.

겉모습은 백년천연수를 얼린 아이스 웨하스.

칼데아가……에 있어서 다행이었어.

그리고 내용물은 고도 2000미터의 협곡에 피는

비경의 꽃에서만 채취되는 마누카 꿀.

어때? 인간들 중에서도 선택된 자만이 입에 넣을 수 있는

꿀에, 내 나름의 어레인지를 가한 물건이야.

───뭐, 내 독(바이러스)도 섞었지만.

천연 꿀 3할, 내 바이러스 7할, 이런 느낌이네.

- ……Oh……

- 그거 죽지 않나요? - 선택

멜트릴리스

그렇네. 네 마력저항은 삼류마술사 이하니까.

그대로 먹으면 절명하겠지, 분명.

그래도, 사랑의 독이란 건 그런 거잖아?

죽을 각오도 없으면서, 나와 계약하는 쪽이 잘못한 거야.

- 멜트한테라면 녹아도 좋아 - 선택

- 죄송합니다, 반품할게요

멜트릴리스

어머. 말 잘하네 (플레이어).

내 교육이 잘 되었단 뜻일까.

그치만 정말로 버틸 수 있을까?

내 독은 『아프고』 『기분좋을』

뿐이진 않거든?

자기가 다른 것이 되어가는 감각은

『공포』 이외에 아무 것도 아냐.

울면서 도움을 바라는 추태를 보이지 않으면 좋겠는데.

아니면────

멜트릴리스

더, 심한 꼴을 당하고 싶다, 거나.

올 드레인───

몸도 마음도 내 것이 돼서,

낟알처럼 축소돼서,

경험치처럼 나한테 마셔질 각오는 있어?

최상급 꿀보다,

최상급 멜트의 독을 바라는 걸까?

(떨어짐)

멜트릴리스

뭐, 농담이야. 여기서 널 죽이고 말아서야,

나중에 립한테 원망받는걸.

그래도 흥분하고 만 건 정말.

잠깐 머리 좀 식히고 올게.

아아, 그리고 그 초코, 먹어도 안 죽으니까.

조금 많이 맛있어서 의식이 날아가는 정도.

죽일 만큼의 마음으로 선물하는 초코와,

죽을 각오로 입에 넣는 누군가, 같은 놀이가 해보고 싶었을 뿐이야.

그것로 이뤘으니까, 뒤는 맘대로 처리해.

잘 있어, 내 마스터.

농담도 좋지만,

이제부터는 농담으론 안 끝날 거야?

멜티 하트

멜트릴리스가 준 발렌타인 초코.

반짝반짝 수정처럼 빛나는 초코.

단단한 초코암반을 베어내 만든 것.

심야의 주방에서는

「이쿠와요, 이쿠와요, 이쿠와요……!」

묘하게 흥분한 몸으로 초코암반에 발꿈치를 휘두르는

멜트릴리스의 모습이 있었다던가.

입에 넣어보면 매우 차가워서,

주의해서 씹지 않으면 입 안을 다친다.

초코 안의 꿀은 몸도 마음도 녹이는 멜트의 독이라고 하는데, 과연───?

───

이쿠와요는 흥겨워서 그대로 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