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도우선 사령관은 어스 카스트 노동자 엘'그룰이 스턴실드가 노획한 인류제국 미사일 외장의 볼트를 푸는 모습을 슬쩍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곳에서 나가있어야 했다. 궤'론'샤들에게 명령을 내려 그동안 세밀하게 짜온 동시다발적인 카우욘을 전개하도록 해야 했다. 하지만 그녀가 마스터스 퓨어타이드와 아운'바의 신뢰를 얻은 건 마구 전장에 달려드는 전투광이라서가 아니었다.. 현명한 전사는 먼저 적으로부터 배우는 법이다.

오'샤세라는 지금 당면한 문제에 집중하려고 했다. 스턴 실드의 제공권 장악은 승리의 필수적인 요소이자 강력한 이점이었다. 그의 보고에 따르면 이 둔해보이는 미사일은 표준적인 신호를 발산하지 않았다고 한다. 무언가 다른 것, 무언가 생체적인 것이 발산됐다.

미사일의 외장이 분리되자 기분 나쁜 온기를 품은 바람이 휙 새어나왔다. 그리고 죽은 시체의 악취가 방을 채웠다. 엘'그룰은 끙 소리를 내다가 공포로 비명을 지르며 스턴실드의 뒤로 물러섰다. 쉐도우선은 얼굴을 찡그리고 앞으로 나섰다. 그녀는 악몽같은 광경을 대면해야 했다.

쪼그라든 시체 한 구가 그 얼굴에 살아있는 사람은 지을 수 없는 공포를 품고서 미사일의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우툴두툴한 등에는 척추 뼈 마디마다 케이블이 봉합되어 있었고, 절개된 두개골 안에는 와이어들이 다닥다닥 붙은 채 미라화 된 뇌가 담겨 있었다. 그녀가 내려다 보자 사체는 부드럽게 중얼거리는 것 같았다.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눈을 껌벅이며 그녀는 이건 부패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가스가 새어나오는 거라고 자신을 납득시키려 했다.

'타우'바시여.' 숨이 턱 막혀있던 스턴실드가 말했다. '이 끔찍한 게 대체 뭐랍니까?'

쉐도우선은 역겨움에 눈을 감았다. 인간들은 희생이라는 개념에 너무나 가까이 다가섰다. 하지만 그들의 희생이란 개념은 대의의 것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 죽은 전사를 이런 무식한 방법으로 죽지도 못한 채 봉사하게 하는 것은 저들에게는 일종의 순교이자 뒤틀린 방식의 찬사였다. 하지만 죽은 시체를 무기로 쓴다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끔찍한 짓이었다.

'쉐도우선 사령관님, 왜 저들은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걸 그리도 피하는 겁니까?' 스턴실드가 물었다. '인공지능을 두려워할만큼 뒤떨어진 자들이라 그런 것입니까?'

'그들은 자기 기계에 영혼이 있다고 믿는다, 스턴실드.' 쉐도우선이 대답했다. '아마 이게 그 영혼이란 걸 보장하려는 방법일지도 모르지.'

'이건 잘못된 일입니다.' 스턴실드가 말했다. '이런 혐오스러운 종족은 우리 세계에 발붙일 곳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쉐도우선을 슬픈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이다 사령관. 이미 볼만큼 봤으니 어서 그들을 도태시키러 가도록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