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화

잔혹한 진실(1)

[츠카츠키, 리오...?]

그녀는... 밀레니엄의 학생회장이예요.

...회, 회장이, 왜, 여, 여기에...

그래, 난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의 중추

──세미나를 이끄는 자.

그리고 「천년 난제」의 해결을 바라며,

별을 좇는 자.

원래 샬레의 선생님과는

정식으로 인사 나눌 자리를 만들려 했지만──

오늘은 다른 용건이 있으니 다음 기회에...

[「진실」이라니, 대체 무슨?]

그래──「진실」.

그쪽은 며칠 전 「사건」으로

한 가지 생각에 도달하지 않았나?

지금까지 친구인 줄 알았던 그녀가 보인──이상한 모습.

그리고, 동시에 일어난 파괴와 혼란.

그래서──그쪽은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으려나?

「지금까지 친구라고 생각했던 것은,

사실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라고.

안 그래?

샬레의 선생님.

[리오, 대체 무슨──]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당신 뒤에 있는 그 소녀...

──소녀의 외견을 한 「저것」은

평범한 학생이 아니야.

당신들이 아리스라 이름 붙인 저건──

──미지에서 침략해오는

「알 수 없는 군대」의 지휘관이자

「이름 없는 신」을 신앙하는 무명의 사제가 숭배한

「오파츠」이자──옛 백성이 남긴 유산──

그 이름은...

「이름 없는 신들의 왕녀 AL-1S」

[이름 없는...?]

아리스는...

아리스로서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래요!

무슨 말을 하는 건가요?!

일방적으로 뇌피셜 굴린

개인적 설정을 늘어놓지 마세요!

언니가 종종 그런 식으로 말해서 알거든요.

멋대로 아리스한테 설정을 붙이지 마세요.

미, 미도리...

──미안해.

내 배려가 부족했나봐.

좀 더 이해가 잘 가도록,

너희가 좋아하는 「게임」으로 예를 들어줄게.

즉, 「아리스」, 너는──

이 세상을 멸망시키기 위해 태어난

「마왕」이야.

[아리스가... 마왕?]

또 그런 설정을...

어째서 그런 말을 하는 거죠?!

대체 무슨 꿍꿍이인데요?!

꿍꿍이 따위 없어.

──오히려, 반대로 묻고 싶은데...

너희는 직접 보지 않았나?

「알 수 없는 군대」와 아리스가 접촉하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알 수 없는 군대」...]

[그... 로봇 말이야...?]

──바로 그거야.

본래, 그런 일이 발생할 예정은 없었지만...

완전히 우리 실수야.

C&C와 AMAS를 통해 전부 추적한 줄 알았는데──

설마, 감시망을 벗어나 숨어든 개체가 있었을 줄이야.

그건 완전히 내 불찰로 인한 일.

사죄할게.

엥? 사죄? 회장이?!

어...?

──하지만.

[하지만?]

그 덕분에, 내 가설이 증명됐어.

너희가 접촉한 그것은

「폐허」에서 흘러들어온 「재해」야.

밀레니엄에──나아가서 키보토스 전역에

종언을 불러들이는 악몽이지.

그리고──아리스의 존재가 「폐허」에서

놈들을 불러들인다는 사실이 증명됐어.

이번에는 운 좋게

망가진 기체와 접촉했기에 망정이지...

다음엔 이 정도로 끝나지 않을 거야.

이 위협을 해결할 방법은 하나뿐이야, 아리스.

해결, 할 방법...?

그래.

──아리스, 네가 사라지는 거지.

이 세상에 넌 존재하면 안 돼.

...그...런...

아리스는... 그저... 용사가...

모두와 함께... 게임을...

퀘스트를, 하고 싶었는데... 그것뿐인데...

아니, 그건 이루어질 수 없어.

난 게임에 대해 잘 모르지만...

사전적인 지식이라면 있거든.

그러니까, 네게 질문할게.

넌 자신을 용사라 자칭하는데...

「용사」란, 친구에게 검을 겨누는 존재일까?

오히려, 네가 한 짓은 악역 아니야?

아리스쨩! 듣지 않아도 돼!

학생회장이 이상한 사람이라고는 들었지만...

이런 사람일 줄은 몰랐어...!

서... 선생님...!

[...리오, 그만해]

그만해? 뭘?

사실로부터 눈을 돌리는 것은 배려가 아냐, 선생님.

그건 단순한 「현실 도피」에 불과해.

──짊어질 임무를 내팽개치다니, 극히 비합리적인 행동이야.

[합리, 비합리의 문제가 아니라고...]

그럼, 아리스는...

아리스는... 어떡하면 되나요...?

아까 말한대로──

모든 원흉은 아리스.

네가 여기 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야.

그렇다면, 나머지는 간단하잖아?

폭탄은──안전한 곳에서 해체하면 돼.

폭탄을... 해체...?

그래... 이해하기 어려웠나?

즉──네 헤일로를 파괴하면 해결된다, 그 말이야.

그렇긴 한데...

네 그것은 진짜 헤일로인가?

학생도 아닌 네가, 어째서 헤일로를 가지고 있는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단순한 기계인 네가

헤일로를 가지고 있다는 뜻은...

그래, 광기에 휩싸인 그 AI와 똑같아.

그럼... 더욱, 널 내버려둘 수 없겠군.

[리오]

[더 이상 말하면, 용서하지 않을 거야]

...내 언동이 불쾌했다면, 사과하지.

옛날부터 날 싫어하는 인간이 많았거든.

──그건 나한테 문제가 있다는 뜻일 테지.

그래도, 이해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상관없어.

난 모두를 지킬뿐이야.

자, 네 차례야──미카모 네루.

네루... 선배...

[네루...?]

너무 나쁘게 생각하지는 말아줘.

원래부터 C&C는 세미나...

정확히는 내 전속 에이전트야.

사적인 감정은 없어.

내 명령에 조용히 따를뿐이지.

C&C의 리더──네루 상대로는, 아무리 선생님이라도

게임개발부만 가지고 저항하지 못하겠지?

설령 외부에서 도움을 청한다 해도──

이 주변은 이미 AMAS로 장악해뒀어.

원군이 도착할 일은 없지.

자, 일할 시간이야.

네루, 아리스를 회수해줄래?

네루 선배...

...훗.

훗...?

씨발, 못해먹겠네!

네루...

대체 무슨 생각이지?

[네루...!]

...네루 선배?

지금까지도 의뢰 내용이 마음에 들었던 적은

별로 없었는데 말야.

같은 학교 학생을──

그것도, 아무것도 모르는 녀석을 유괴하라고?

──그딴 의뢰 못해먹겠다고.

더 이상, 네년한테 어울려줄 의리는 없어──리오!

네루... 여기서 배신하려고?

배신해?

하! 네년 지시가 마음에 들지 않을 뿐이야.

그래, 그렇게 나오겠다...

네루, 넌 항상 그랬지.

변덕으로 명령을 어기는 그 모습──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죽 같은 측면이 네 장점이자...

가장 성가셨어.

...그래서, 이런 상황도 이미 상정해 뒀지.

처음부터 C&C 전원이 아니라

너만 불러낸 게 정답이었네.

아앙? 뭐라고?

토키──네 차례야.

[네루, 위험해!]

엉?

넌 누구야?!

처음 뵙겠습니다, 선배.

──그리고 선생님.

C&C 소속, 콜 사인 제로포.

인사 올립니다.

어... 다섯 명째...?

[C&C...?]

배후에서 기습이라니,

개같은 짓을 하는구만.

각오는 돼있겠지?!

[네루, 기다려...!]

다음화

잔혹한 진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