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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플] 이사앱에서 작성

ㅇㅇ(175.223) 2018.07.25 13:50:11
조회 1334 추천 32 댓글 4

옥탑방 철거됐다는 거 듣고 삘 받아서 급 쪄봤다.
노잼일 것 같지만 봐주면 감사





때는 2016년이었다. 혜성의 옥탑방 임대차 계약이 끝나가고 있었다. 2014년에 2년 계약이 끝났지만 법원과의 거리나 월세 등 여러 조건이 여기보다 더 좋은 곳은 없다는 생각에 계약을 2년 더 연장했었다.
그런데 지금, 곧 옥탑방이 철거될 거란 소식에 혜성은 빼도박도 못하게 다른 방을 구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미친 듯이 폭주하는 부동산 물가에 혜성은 골이 아팠다. 월급은 통장을 스쳐지나가는데 어쩌면 좋냐. 혜성은 식탁에 머리를 쾅 박았다.

주말에 수하가 집에 왔을 때, 수하는 혜성의 눈을 보고 그 고민을 읽어냈다.
“그냥 우리집으로 와.”
수하가 별 걱정을 다 한다는 듯이 한 마디 던졌다.
“야, 그래도 그건 좀. 나도 염치가 있지.”
염치 때문이기도 했지만 만일 수하 집으로 들어가게 된다면...동거 그 이상의 관계가 되어버릴 것 같아 두려워서이기도 했다. 앞으로 절대 나올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혜성이 말은 안 했지만 수하는 혜성의 진짜 이유를 간파했다. 언젠가 내가 없을 가정을 하는 그녀에게 조금 서운했지만 그래도 상관없었다. 그녀가 나를 떠나도 난 그녀를 다시 찾을 거라고 다짐했었으니까. 그리고 졸업해서 번듯한 직업을 가지게 되면 청혼할 거라고 다짐했으니까. 나를 떠날 일 역시 없을 거라고 수하는 생각했다.

“어차피 나는 학교 다니는 동안에는 집에 거의 없을 거고. 너무 염치 없는 것 같아서 그러는 거면 나한테 월세 내고 들어오든가.”
“어? 월세?”
혜성은 솔깃했다. 그냥 수하 집에 들어가는 것이 아닌 세입자로 들어가는 거면 부담이 확 감소했다.
로즈아파트는 법원이랑도 가깝고. 모든 조건이 좋았다.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던 혜성은 현실적인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 세입자로 들어가는 거야. 세입자로.
“좋아. 보증금은?”
“2억.”
“야!”
“뻥이야. 그걸 믿냐?”
얘가 나이를 먹어갈수록 능청이 늘어가는 것 같다.
“보증금은 안 받고, 월세만 받을게. 한 달에 25만 원. 어때?”
“그래 그럼.”
남들이 보면 연인 사이에 웬 거래냐고 할지도 모르지만, 둘은 그런 것 따위는 신경쓰지 않는 타입이었다. 공은 공이고 사는 사니까.

몇 달 후 혜성은 수하의 도움을 받아 이사를 완료했다. 혜성은 미안해서 그럴 필요 없다고 했지만 수하가 그 말을 들을 리가 없었다.
그날 밤 둘은 짐을 정리하고 진이 다 빠져버렸다. 소파에 쓰러져 누워있는 혜성에게 수하가 맥주를 건넸다.
“자, 시원하게 마셔.”
“고맙다.”
힘겹게 몸을 일으켜 혜성은 맥주캔을 열었다.
“이사 도와준 거 고마워. 내가 이 빚은 꼭 갚을게.”
수하가 피식 웃으며 혜성의 옆으로 바짝 다가왔다.
어어...? 혜성이 어리둥절하는 순간 수하가 혜성의 얼굴로 다가오더니 입을 맞췄다.
살짝 입술을 떼고 수하가 속삭였다.
“이걸로 다 갚은 거다.”

혜성이 큼큼 헛기침을 하며 맥주를 마셨다. 어린 애가 사람 설레게 하는 데는 뭐 있다니까.
혜성은 쑥쓰러워 급히 말을 돌렸다.
“그나저나 이사가 이렇게 힘든데 또 2년 후에는 어떻게 하냐.”
“당신은 이제 이사할 일 없을 텐데 뭐.”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얘 나랑 결혼이라도 하려는 건가?
그런 혜성의 마음을 캐치하고 수하가 말했다.
“왜? 안 할 거야?”
미치겠다 저 표정. 금방이라도 넘어가 버릴 것 같다고 혜성은 생각했다.
“어? 아니 그게...”
결혼이라. 생각해본 적이 없는 건 아니었다. 자신은 늦은 나이가 아니지만 수하는..
모르겠다 사실. 복잡하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혜성은 까분다 하며 그냥 얼버무렸다.
그치만 수하의 입꼬리는 올라가 있었다. 그 뒤의 혜성의 생각을 읽었기 때문이었다.

‘그래. 얘라면 괜찮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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