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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플) 혜성은 심기가 불편했다 2앱에서 작성

감자(1.241) 2018.07.26 02:40:40
조회 667 추천 8 댓글 3
														

이어서 가져왔다!! (노잼스압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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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이 생각했던 대로였다. 당황과 놀람이 어느 정도 가시자 담당형사가 돌아왔고, 남순과 마주 앉아 사건 경위를 다시 들어본 참이다. 시비 건 놈은 남순과는 다른 학교 애였다. 그 애가 남순의 가까운 친구를 건드렸고, 어제 따로 불러내서 가족까지 욕한 모양이더라. 같이 치고 받고 하다가 경찰서까지 잡혀오고. 그런데 거기서 남순이 신원도 안 밝히고, 얘를 보증해 줄 보호자도 안 오고, 합의하자고도 안 하고, 대답도 없고, 진술도 안 하고. 거기에 그냥 서를 나가려고 했다더라.

“뭐야, 그냥 말이 없는 거였네. 경찰 때린 줄 알고 식겁했잖아.”

“예?”   

“경찰서에서 그냥 나가려고 하니까 아직까지 잡혀있지. 거기다 합의는 왜 말도 안 꺼내고? 진술은? 그거 때문에 지금 너 고소 제대로 걸렸어. 치료비가 문제가 아니라 너 까딱하면 감옥 가게 생겼다고. 보호자는, 아버님 계시던데. 연락 드렸어?”

“그새ㄲ.. 아니, 걔는 합의 해 달라고 해도 안 해줬을 거고, 아버지는.. 못 오실 거에요.”

“그럼 같이 처리해 줄 사람이 아무도 없어? 담임선생님은? 서에서 연락 했을텐데..”

“…그게.. 좀..”

조금 떨어져서 지켜보던 형사가 말을 꺼냈다.

“저 학생이 말을 도통 안 해서 교복 보고 신원은 대강 확인 했는데, 일요일이었잖아요. 학교에 전화했는데 아무도 없더라고요. 그래서 아까 나가서 연락 드렸습니다.”

자리를 비웠던 게 그 전화 때문이었구나.

담임을 불렀다는 얘기에 남순이 고개를 푹 숙이고 머리를 헝클었다.

“담임선생님 부르기 싫니? 왜?”

남순이 주저하다 바닥을 보고 얘기를 꺼냈다. 고3이나 돼서 이런 게 쪽팔렸다고.

아, 어떡하나.. 혜성에게 안쓰러운 감정이 커졌다. 고3이 소송 걸리고, 보니까 집안 사정도 안 좋은 것 같던데.. 수하랑 똑같이 생겨가지고. 얘는 왜 이렇게 숫기가 없어? 

“일단 너만 잘못한 거 아니니까 어깨 피고. 왜 이렇게 움츠러들어? ”

팔락팔락 남순의 신상정보를 넘기던 혜성의 손이 멈칫 했다.

“야, 너 조사받은 적 있었어?! 그것도 1년전에?”

“아, 네.. 그게,, 그랬죠.”

대충 이해가 갔다. 예전에 놀았다가 반성하고 잘 살고 있었는데, 이 꼴이 난 것.

한숨을 폭 내쉰 혜성은 남순에게 천천히 말하기 시작했다.

“지금 너가 전과는 아니지만 조사 기록이 남아서 좀 불리할 수도 있어. 그러니까 니가 어쩔 수 없이 싸움에 말렸다는 주장하고, 시비건 애가 너한테 먼저 정신적 상해 입혔다는 거, 그리고 너 사정이 어렵다는 거. 이 세 개로 소송 취하하던, 그게 어려우면 비용을 좀 조정하던 해야 돼. 현장 목격한 친구들 있어?”

“..아뇨.”

“하아.. 얘 담임선생님 지금 오신다고 했죠? 먼저 그분하고 얘기 해 보고 다시 하자. 형사님, 현장 CCTV 기록 있나요?”

“네. 다행히 공원이라.. 오늘 아침에 받아놨습니다.”

“그거 좀 보여주시겠어요? 그리고 고남순? 너 그 시비건 애가 불러냈고 시비도 걸었다고 했었나?”

“네.”

“그럼 그 시비 걸 때, 너 막 먼저 밀치고 그랬어?”

“그렇긴 한데 때리는 건 제가 먼저..”

“그만. 일단 물리적으로 시비건 건 그쪽이 먼저네. 증거는 영상자료로 확인하면 될 거고. 쌍방폭행으로 간 다음에 합의금 조정해야겠다. 일방적으로 폭행한 걸로 가면 위험하니까.”

상황이 대충 정리되자 긴장이 풀렸는지 남순이 의자에 푹 앉는다. 혜성은 그런 남순을 가만히 지켜보았다.

‘그런데 진짜 닮았네. 완전 똑같이 생겼어. 도플갱어는 먼저 보는 사람이 죽는다던데. 수하보고 여기 근처 오지 말라고 해야겠다.’

생각이 수하로 번지다가 남순의 표정이 눈에 들어왔다. 아무래도 수하보다는 그 옛날의 순욱과 겹쳐 보인다. 아무도 자신을 믿어주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이 아이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안쓰러웠던 혜성은 남순에게 말을 걸었다.

“얘, 그렇게 세상 다 잃은 것같이 있지 마. 아무리 양아치.. 아니. 좀 놀았어도 바뀌려고 노력 많이 한 거 아니야? 너 바뀌는 거 도와주고 지켜봐 준 사람들 있지? 그 사람들은 널 직접 봤기 때문에  절대 오해 같은 거 안 해. 내가 장담한다니까? 그러니까 네 사람들한테 말하는 거 무서워하지 말고, 말을 해. 말을 해야 돕든 뭐든 할거 아냐. 그리고 내가 변호사 일 하면서 좀 노는 애들 변호 몇 번 해봤거든? 근데 걔들 지금 완전 열심히 살아. 진심으로 반성하고 뉘우치고. 이건 나도 너 믿는다는 소리야.”

“…네.”

“나 지금 오글거리는 거 완전 참고 말하는 건데, 안 고마워?”

시종일관 무력하던 얼굴에 피식 미소가 어렸다.

“네. 감사합니다.”

연필 소리와 서류가 팔락거리는 소리만 들리는 기분 좋은 정적 중에 담당 형사와 담임선생님이 함께 들어왔다.

“고남순! 너!”

키 작고 동그랗게 생긴 여자가 매워 보이는 손으로 남순의 등짝을 내리쳤다.

“아! 선생님!”

“이런 일 있었으면 바로 연락을 해야 알지. 진짜. 내가 놀래서..”

걱정 가득한 눈으로 다그치는 선생님을 바라보는 남순의 표정이 보기 좋게 풀려있었다.

“잘못했습니다.”

“저, 담임선생님 되시나요? 저는 고남순 학생 변호인 장혜성이라고 합니다.”

“아니에요. 담임선생님은 따로 수업이 있으셔서 못 오시게 됐고, 이 친구는 제가 더 잘 알아서.. 정인재입니다. 어떻게 된 건가요?”

“아, 여기 앉아주세요.”


남순과 학교 선생님까지 같이 한 차라 얘기는 생각보다 길어졌고, 간단하게 사건 경위만 파악하고 재판까지 기다려 보려던 계획을 바꾸게 되었다. 남순을 많이 신뢰하는 모양인지 인재는 혜성에게 평소 바뀐 모습을 증명할 친구들을 데리고 오겠다던지, 시비 건 아이가 예전에 남순을 찾아왔을 때 그 장소에 있었던 아이들을 찾아오겠다던지- 하며 열심히 이야기했다. 남순은 옆에 앉아서 제게 물어오는 질문에 조용히 답했다. 생각보다 일이 그렇게 꼬이지는 않을 모양인가보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선생님도 학교에 다시 돌아가고, 접견이 정리될 기미가 보이자 혜성은 슬쩍 핸드폰을 확인하고는 점심시간이 조금 넘은 시계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거기에 부재중도 몇 통씩.

‘아 맞다.. 수하 어떡해.’

하필 남순은 서류가 처리될 때까지 서에서 기다려야 할 처지에 놓였다.

‘그렇다고 얘 두고 가면 밥은 혼자 어떡하고.’

안 그래도 수하랑 똑같이 생긴데다가 혼자 밥 먹는 게 얼마나 서러운지 잘 아는 혜성이었기에 쉽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게다가 어제부터 뭐 먹지도 못했을 텐데. 그래서 머뭇거리던 차에 수하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

“어 수하야.”

“당신 지금 어디야? 사무실에 가도 접견 갔다가 늦게 온다고 하지, 전화는 안 받지. 내가-”

“미안. 접견이 생각보다 좀 길어졌어. 근데 내가 맡은 피고인이 아직 애라.. 두고 가기가 좀 그래서.. 어떡하지?”

“그럼 내가 거기로 갈게. 거기서도 점심 먹을 수 있잖아.”

“아니 잠시만!!”

“왜 그래?”

“그러니까, 그게.. 얘가 생긴 게 좀”

통화를 멍하니 듣던 남순과 건너편의 수하의 표정이 동시에 구겨졌다.

“생긴 게?”

잠시 멈칫한 혜성이 남순을 돌아본다. 에라 모르겠다- 혜성은 다시 말을 이었다.

“하아, 아니다. 그럴래? 지금 얘 두고 가기가 좀 그렇다. 어, 연주 경찰서. 응-”

“제가 어떻게 생겼는데요?”

전화를 끊자마자 갑자기 물어오는 남순에 화들짝 놀란 혜성이 답했다.

“! 어? 아.. 들었어? 그니까, 너랑 지금 통화한 애가 진짜 많이 닮았거든.”

“네?”

“처음에 내가 좀 이상했었잖아. 막 너 쌍둥이 있냐고 물어보고.”

“그랬죠.”

“그게 난 처음에 너가 진짜로 걘 줄 알았거든. 허어.. 다시 봐도 너무 똑같이 생겼단 말이야.. 목소리도 비슷해.”

“에이,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닮아요? 그리고 저 애 아닙니다. 혼자 밥 많이 먹어서 괜찮아요. 그러니까 그만 가 보셔도…”

남순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누군가 혜성을 불렀다. 남순이 듣기에도 굉장히 익숙한 목소리가.

“장혜성!”

“어, 수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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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혜성의 어깨 너머로 비죽 나온 남순의 눈은 자신의 것과 꼭 같은 눈동자를 마주쳤다.

“!”

너무 놀라서 걸어오다 멈춘 수하에게 혜성이 폭 한숨을 내쉬며 다가갔다.

“쟤가 그 학생.”

그리고는 다시 남순의 쪽을 돌아보며 더 놀랐으면 놀랐지 덜 놀라지는 않은 남순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내가 이럴까 봐 그랬던 거라고.’

때마침 들어온 형사도 놀라 둘을 번갈아 볼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그 뒤는.... 기약이 없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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