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면서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이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원유 수입의 70%를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는 유가 급등, 환율 폭등, 주가 폭락의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면서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이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원유 수입의 70%를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는 유가 급등, 환율 폭등, 주가 폭락의 '트리플 충격'에 직면했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에너지 비용 상승과 핵심 소재 공급망 차질이라는 이중고에 직면, 시장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CEONEWS=이재훈 대표기자] 세계 경제의 화약고인 중동에서 미-이란 전면전이 현실화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2026년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합동 공습('에픽 퓨리 작전')으로 이란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가 사망하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면서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이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원유 수입의 70%를 중동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는 유가 급등, 환율 폭등, 주가 폭락의 '트리플 충격'에 직면했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에너지 비용 상승과 핵심 소재 공급망 차질이라는 이중고에 직면, 시장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 하루 138척이 2척으로 호르무즈 봉쇄
2026년 2월 28일 공습 이후 불과 일주일 만에 호르무즈 해협의 상업 선박 통행량은 정상 수준의 90% 이상이 급감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무선 경고와 유조선 공격이 잇따르면서 평시 하루 138척이 오가던 해협을 현재는 이란 유조선과 중국 벌크선 단 2척만이 통과하고 있다. 이란이 해협에 기뢰를 설치하기 시작했다는 CNN·CBS 보도가 나왔고, 트럼프 대통령은 "당장 철거하지 않으면 전례 없는 군사 공격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20~30%가 통과하는 이 해협이 사실상 마비되면서 A.P. 몰러-머스크, 하파크로이트 등 주요 해운사들이 일제히 운항을 중단했다. 150척 이상의 유조선이 발이 묶인 상태며, 우회 항로인 아프리카 희망봉을 택할 경우 운송 기간이 수 주 늘고 운임이 50~80% 상승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타르는 LNG 시설이 이란 공격을 받은 후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했다.
◼ 유가·환율·코스피 '트리플 쇼크' 로 한국경제 충격
3월 9일 하루만의 지표가 충격을 압축한다. WTI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4.85% 급등해 배럴당 107.54달러를 기록했고, 장중에는 111.24달러까지 치솟았다. 브렌트유는 아시아 시장에서 배럴당 119달러까지 올랐다가 당일 장중 84달러까지 급락하는, 일간 기준 사상 최대 변동폭을 기록했다. WTI가 100달러를 돌파한 것은 2022년 7월 이후 약 3년 9개월 만이다.
3월 9일 하루만의 지표가 충격을 압축한다. WTI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4.85% 급등해 배럴당 107.54달러를 기록했고, 장중에는 111.24달러까지 치솟았다. 브렌트유는 아시아 시장에서 배럴당 119달러까지 올랐다가 당일 장중 84달러까지 급락하는, 일간 기준 사상 최대 변동폭을 기록했다. WTI가 100달러를 돌파한 것은 2022년 7월 이후 약 3년 9개월 만이다.
3월 9일 하루만의 지표가 충격을 압축한다. WTI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14.85% 급등해 배럴당 107.54달러를 기록했고, 장중에는 111.24달러까지 치솟았다. 브렌트유는 아시아 시장에서 배럴당 119달러까지 올랐다가 당일 장중 84달러까지 급락하는, 일간 기준 사상 최대 변동폭을 기록했다. WTI가 100달러를 돌파한 것은 2022년 7월 이후 약 3년 9개월 만이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99.2원까지 치솟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의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코스피는 외국인이 3조 2천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가운데 5.96% 급락해 5,251.87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한국의 중동산 원유 의존도는 70.2%이며 이 중 95% 이상이 호르무즈를 경유한다. 정유업계는 "확보한 민간 물량으로는 3월 말을 버티기 힘들다"며 공장 가동률을 30%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반도체 핵심소재 헬륨 64.7%, 브롬 97.5% 중동 의존
산업통상자원부는 헬륨·브롬 등 중동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관련 품목 14개의 수급 상황 점검을 긴급 강화했다. 단기적으로는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양사의 헬륨·브롬 비축분은 최대 6개월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헬륨·브롬 등 중동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관련 품목 14개의 수급 상황 점검을 긴급 강화했다. 단기적으로는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양사의 헬륨·브롬 비축분은 최대 6개월로 알려졌다.
이번 전쟁이 한국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가장 심각한 경로는 핵심 공정 소재의 공급 차질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헬륨 수입량의 64.7%는 카타르산이다. 헬륨은 반도체 웨이퍼 냉각, 챔버 내 초고진공 환경 유지, 에칭 공정에 필수적인 대체 불가 가스로 최대 99.9999% 순도의 고순도 제품이 쓰인다. 카타르에너지가 불가항력을 선언하고 LNG 플랜트 가동을 중단하면서 헬륨 현물 가격은 불과 일주일 새 35~50% 급등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운송로까지 막혀 수급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상황이다.
반도체 식각 공정의 핵심 소재인 브롬가스 사정도 예의주시된다. 웨이퍼 원료인 실리콘과 반응해 금속막을 정밀하게 깎아내는 식각 공정에 쓰이는 브롬은 한국 수입량의 97.5%가 이스라엘 사해에서 생산된다. 이란 미사일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반도체 측정·검사 장비를 공급하는 글로벌 기업들도 밀집해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헬륨·브롬 등 중동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관련 품목 14개의 수급 상황 점검을 긴급 강화했다.
단기적으로는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양사의 헬륨·브롬 비축분은 최대 6개월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DS 부문은 지난해 4월부터 배기 헬륨을 회수·정제·재사용하는 '헬륨 재사용 시스템(HeRS)'을 일부 생산라인에 설치해 운영하며 공급망 리스크를 낮추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캐나다·호주·아프리카 지역으로 공급선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전쟁이 수개월 이상 장기화하면 재고 소진 이후의 수급 대책이 새로운 과제가 된다.
◼ AI 슈퍼사이클과 지정학 리스크의 교차로
역설적으로 이번 사태 직전까지 반도체 업황은 사상 최고의 호황이었다. 3월 1일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2월 반도체 수출액은 251억 6천만 달러로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HBM3E 세계 최초 양산으로 AI 메모리 시장을 선점했으며, 2024년 3분기 영업이익률 40%를 달성하는 등 압도적 실적을 이어왔다.
문제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사이클에 미치는 간접 영향이다. 고유가로 인한 에너지 비용 폭등은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 등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운영 부담을 급격히 높이며, 이는 HBM을 포함한 고부가가치 메모리에 대한 신규 주문 시점을 늦출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고환율이 수출 기업에 환차익을 가져다주지만, 원자재 비용 급등과 에너지 부담이 이를 상쇄하는 구조다.
3월 10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이 거의 마무리됐다"는 발언이 전해지면서 삼성전자 +8.21%, SK하이닉스 +10.05% 반등이 나타나기도 했다. 골드만삭스는 조기 종전 기대를 반영해 4분기 브렌트유 전망치를 배럴당 66달러로 유지하면서도, 호르무즈 해협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배럴당 150달러 가능성을 경고한다. 극단적 변동성이 현재 시장의 특징이다.
◼ '공급망 초격차'가 생존의 열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 지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 지금은 'HBM 기술 초격차' 못지않게 '공급망 초격차'가 절실한 시점이다. 이번 위기는 특정 지역에 90~97%를 의존하는 소재 구조의 민낯을 드러냈다. 정부는 에너지 비축유 방출, 중동 이외 대체 원유 공급원 확보, 반도체 핵심 소재 긴급 비축 확대를 병행해야 한다.
현 시점 국내 경기와 증시는 '전쟁의 기간'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와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이란의 일일 미사일 발사량은 개전 초 150~200발에서 현재 10~20발 수준으로 90% 급감했다. CSIS는 90일 이내 주요 항로의 80%가 복구될 것으로 낙관하는 반면, 스웨덴 SIPRI는 중·러 중재를 통한 단계적 개방에 무게를 두고 있어 전망이 엇갈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 지금은 'HBM 기술 초격차' 못지않게 '공급망 초격차'가 절실한 시점이다. 이번 위기는 특정 지역에 90~97%를 의존하는 소재 구조의 민낯을 드러냈다. 정부는 에너지 비축유 방출, 중동 이외 대체 원유 공급원 확보, 반도체 핵심 소재 긴급 비축 확대를 병행해야 한다. 기업 차원에서는 삼성전자의 HeRS 사례처럼 소재 재활용 기술 내재화와 공급선 다변화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것이 리스크 최소화의 핵심이다.
결론적으로, 미-이란 전쟁은 단순한 지정학적 이슈를 넘어 한국 경제의 생존을 가르는 경제 전쟁으로 번지고 있다. 유가 변동성과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신호를 냉철하게 지켜보며, 정부의 기민한 에너지 수급 대책과 기업의 비상 경영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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