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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2.0] 18살 소년이 되려고 했다

인터뷰(119.192) 2013.12.17 22:25:14
조회 729 추천 2 댓글 7
														

 

 

18살 소년이 되려고 했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 송창의

2008-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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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2.0 영화 크랭크업 하고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기다리는 동안 초조하지 않았나?
초조한 단계는 좀 지났다.(웃음) 처음에는 개봉을 한다고 기대하고 있다가 2년씩 연기가 되니까 초조하기보다는 언젠가는 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다.

 

FILM2.0 기자간담회에서 20대에 촬영한 영화를 30세에 바라보니 낯설다고 하던데. 30세에 소년이라는 이름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가는 기분은 어떤가?
소년이 되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했다. 정말로 18살이 될 순 없겠지만 머리를 깎고, 체중도 줄이면서 스크린 속에서 ‘소년’에 대한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소년이 지을 법한 표정, 말투에 대해서 고민했다. 영화 속 배경이 한국전쟁 직후이기 때문에 지금 18살보다는 성숙해서 영화에서 보여주고자 했던 소년의 느낌과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FILM2.0 머리를 자른 것은 어려 보이려는 것보다는 냉철한 태호의 캐릭터를 살리려고 한 게 아닌가?
그런 것도 있었다. 원래는 종두(이완)가 짧은 머리의 캐릭터였는데 중간에 태호로 바뀌었다. 일반적으로는 머리를 삭발해야 더 험상궂어 보인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짧은 머리로 냉철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었다.

 

FILM2.0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느낌은 어땠나?
송창의 작품을 선택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작품에 우선순위를 둔다. 캐릭터도 고려 대상이 되겠지만 작품이 더 중요하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는 시대극이라서 더 끌렸다. 현대물도 좋지만 시대적인 느낌이 묻어나는 작품을 좋아한다. 또 영화에서 말하는 두 소년의 이야기가 재미있어 끌리기도 했다.

 

FILM2.0 전쟁을 겪은 세대가 아니라서 전쟁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는 것도 어려웠겠다.
전쟁 후에 벌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전쟁 중의 상황보다는 그 당시의 생활상에 대해서 미리 조사를 했다. 예를 들면 영화 속 대부분의 배경이 되는 시장통이 당시에 얼마나 전투적인 상황이었고, 미군 물자 같은 것을 흥정하며 살아가던 이야기 등에 대해. 실제 그 시대를 살았었던 세대에게 이야기를 들으니까 영화에 대한 이해가 빨라지더라.

 

FILM2.0 태호는 머리가 좋은 인물로 나온다.
태호는 원래 엘리트였다가 전쟁으로 아버지와 가지고 있던 모든 것들을 잃어버린 아이다. 원래 사업수단이 있고 두뇌회전이 빠르다. 나중에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이 있기 때문에 화가 나도 겉으로 표시하지 않고 속으로 감추면서 칼을 간다.

 

FILM2.0 그런 태호의 모습이 눈빛으로 가장 많이 표현됐던 것 같다.
태호의 눈빛은 흔들리지 않는다. 보통 사람이라면 말하면서 딴 짓도 하고 그러는데 태호는 아픔과 상처로 속이 부글부글한 아이라서 흔들림이 없다. 대사도 그렇다. 보통 영화는 대사를 압축하는데 감독님이 태호 대사를 현장에서 엄청 늘려서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태호의 생각을 풀어낸 대사가 많았다. 그게 종두와 다른 태호라는 거다. 그럼 나는 감독님한테 도대체 왜 이렇게 대사를 늘리는 거냐고 따지고.

 

FILM2.0 그럼 태호는 종두와 대비적인 캐릭터라고 봐야 하나?
송창의 그렇다. 그건 첫 장면부터 드러난다. 감독님이 항상 강조했던 것은 종두는 지금이나 그때나 항상 볼 수 있는 욱하고 치기 있는 평범한 소년이라면 태호는 쉽게 터지지 않는, 터질 수가 없는 야심에 찬 소년이다. 그렇기 때문에 종두는 태호를 쉽게 이해할 수 없다. 종두는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고 이런 거친 면이 있는 인물이기 때문에.

 

FILM2.0 혹시 종두 역에 더 공감이 간 적은 없었나?
있다. 예를 들면 패거리들이랑 싸우다가 태호는 주춤대고 종두는 확 지르는 장면이 있는데 속으로 ‘나도 남잔데 저런 역할 한번 해봤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적으로는 태호가 현명하지만 드라마틱하고 멋있어 보이는 것은 종두이지 않나? 태호는 어떻게 보면 비열해 보일 수 있는 캐릭터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태호의 똑똑하고 합리적인 행동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종두가 의리는 더 있을 수 있지만 철이 없다.(웃음)

 

FILM2.0 실제로 그런 상황에 처한다면 어느 편에 서겠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태호처럼 할 거다. 종두는 드라마 속에서나 등장하는 인물이고, 태호처럼 똑똑하진 않더라도 그렇게 살아나가려고 노력을 한다. 얼마 전 드라마 <신의 저울> 촬영을 끝내면서 정의와 법이라는 것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약자가 죄를 짓거나 실수를 하면 강자보다 더 혹독한 처벌을 받는다. 그런데 거기서 ‘이건 왜 이래요?’ 이런 말은 무의미하다. 보통 사람들은 태호처럼 불리한 환경에서도 좀 더 잘 살아가기 위해서 애를 쓰지 않나.

 

FILM2.0 청계천 액션신은 위험해 보이더라.
그날이 엄청 추운 날인데 당시 손가락 절단 사고를 당하고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 않았던 시기여서 방수 테이프를 잔뜩 붙이고 나갔다. 원래는 종두랑 같이 처음부터 들어오는 설정이었는데 부상 때문에 나중에 들어가게 됐다. 태호가 그동안 참아왔던 아픔과 상처를 폭발시키는 장면인데 그때는 나도 패닉 상태에서 거의 정신을 잃었었다.

 

FILM2.0 뮤지컬배우로 시작했는데 연극배우나 뮤지컬배우들이 스크린이나 TV로 옮겨 와서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카메라에 대한 이해라고 들었다.
카메라가 있고 없음은 공간의 차이이자 매체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무대에서는 내가 가지고 있는 캐릭터를 발전시켜야 하고 액션이나 말투, 소리 등 외적인 것들을 표현해서 풀어내야 한다. 그게 무대에 있는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 중에 하나다. 평면적인 공간에서 입체적인 것을 뽑아내야 하기 때문에 진정성만 가지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반면 카메라 안에서는 내가 편하게 이야기하면 되고 느낌만큼만 가져가면 된다. 자연스럽게 감정이 오가고 호흡이 오가면 되는데 나를 좁은 곳에 가둬두고 가깝게 지켜본다는 것에 대해서 불편함을 느끼고 카메라에 대한 이해 없이 무대에서 하던 대로 하면 힘들어진다. 표현에 있어서 공간의 차이가 있다는 얘기다. 촬영에 임할 때의 액션과 카메라에 잡히는 액션의 차이점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FILM2.0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은?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를 준비 중이다. 영화에 음악적인 요소가 많이 깔려 있어서 뮤지컬에서 살려야 하는 요소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내용을 영화에서 가져왔다. ‘별’ ‘아베 마리아’ 같은 노래도 그대로 들어간다. 내가 맡은 상준도 오케스트라 라이브에 맞춰 노래를 한다. 화려한 댄스도 있다.

 

사진 백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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