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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소년들의 못다한 꿈이야기

인터뷰(110.35) 2013.12.17 22:57:17
조회 804 추천 4 댓글 8
														



BOYS TO 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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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들은 울지 않았다. 아니, 우는 방법을 몰랐다. 인간성이 휘발된 세상에서 소년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싸우는 것’뿐이었으니까. 한국전쟁이 낳은 비열한 거리는 소년들의 꿈을 갉아먹었지만,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어쩌면 <소년은 울지 않는다> 이후의 이야기? ‘소년’ 종두와 태호가 미처 완성하지 못한 미래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남자’ 이완과 송창의가 이어갈 것이다. 물론 그 끝은 해피엔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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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상의 공유
시원한 맥주 한 잔이 간절한 날이 있다. 마음 편한 친구가 곁에 있다면, 긴장을 풀어주는 음악이 곁들여진다면 금상첨화겠다.
굳이 타인을 탐색하지 않아도 좋다. 애써 나를 방어할 필요도 없다. 그때 그 시절보다 세상이 더 좋아진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일상을 즐기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으니까. 아무 목적 없이 만난 두 남자의 공간. 이곳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뚜벅뚜벅, 그때 누군가가 들어온다.
순간 웃고 떠들던 두 남자의 시선이 그곳에 머문다.



# 2 소년 종두 남자 이완
이완소년은 왜 그렇게 잔뜩 화가 나있었을까? 더 이상 잃을 게 없었던 소년은, 주먹 깨나 쓰는 어른들 앞에서도 거침없었다. 영악한 세상에 맞서기 위해서는 스스로 영악해질 수밖에 없었던 소년. 종두는 이성보다 감성을 택했고, 그의 감성은 시대를 버티는 무기였다. 성장하여 청년이 된 지금, 그는 여전히 ‘소년’을 버리지 않았다. 가끔씩 욱하는 성미는 여전하지만, 달라진 게 있다면 세상에서 자신을 지킬 줄 아는 내성이 생겼다는 것. 그는 지금 소년과 남자 사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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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소년 태호 남자 송창의
심장에 시퍼런 날이 서 있던 열여덟 살 소년은, 이제 서른 살의 남자가 되었다. 빡빡 깎은 머리는 자랐고, 목소리는 굵어졌으며, 살도 좀 더 붙었다. 무엇보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풍요로워졌다. 그는 지금 배우로 살아가며, 타인의 인생을 경험하는 중이다. 그의 표현에 의하면 배우는 “축복받은 직업”이란다. 사람들은 그를 보고 “다정하다, 지적이다, 정의롭다”라고 말하는데, 그의 본모습은 그만이 알 것이다. 다만 우리가 그의 눈빛에서 진심을 느낄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 4 하나 그리고 둘
두 소년은 거울의 양면 같은 존재였다. 하나가 이성의 지배를 받았다면, 다른 하나는 감성을 상징했다. 둘이지만 하나가 될 수밖에 없었던 소년들. 생채기가 좀처럼 아물지 않는 시대에서, 소년들은 서글픈 연결고리에 묶여 있었다. 그러나 그 슬픈 악몽에서 깨어난 지금, 이들은 2008년을 살아가는 ‘남자’로 다시 만났다. 그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아직 못 다한 꿈을 향해 걸어가는 중이다. 찰칵찰칵. 이들을 과거 속으로 데려간 카메라의 봉인이 드디어 풀렸다. 그리고 기분 좋은 웃음소리가 카페 안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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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08년의 이완과 송창의

·이·완
" 욕심은 나지만 조바심은 없다"
이완은 생각보다 훨씬 엉뚱한 사람이었다. 인터뷰 전 음료를 시킬 때 “여기, 인삼주 같은 몸에 좋은 건 없겠죠?”라고 묻고는 결국 딸기 쉐이크를 시키는 것부터가 심상치 않더니, 연기하다 힘들 때는 “자기 전에 3분 정도 괴로워하다 금방 잠든다”는 말에서 그가 대단한 낙천주의자임을 가늠할 수 있었다. ‘김형수’란 본명 대신 ‘이완’을 예명으로 선택한 사연도 싱거웠다. <물랑루즈>를 보다 이완 맥그리거에서 힌트를 얻었고, 후에 생각해 보니 ‘이완=릴렉스’의 의미가 제법 멋지다고 결론 내린 것. 아무래도 최근 연예계 상황이 우울한지라, 악플 같은 것에 신경 쓰지 말라고 기자는 괜히 노파심을 부려봤다.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이 걸작이다. “신경 안 써요. 어차피 저에 대한 악플은 ‘키 작다, 목 굵다, 얼굴과 목이 일치형이다’ 이런 것밖에 없거든요.(웃음)”

한류 파워에 일조한 주인공이지만, 이완의 한국영화 데뷔는 조금 늦어진 감이 있다. “어떤 영화로 데뷔할지 굉장히 많이 고민했어요. 시나리오가 탄탄하고 캐릭터도 강한 걸 해서 ‘이완은 가능성 있는 배우’라는 소릴 듣고 싶었거든요.” 그러던 중 ‘선물’처럼 찾아온 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에서 이완은 벼랑 끝에 있는 인물, 종두를 첫 영화 캐릭터로 맞이했다. 종두는 무모하게 행동하면서도 끝까지 의리를 지키는 야생마 같은 소년. 생각해 보니, 드라마에서 이미 익숙하게 봐온 모습이다. 그는 왜 또 빛 대신 그림자를, 영웅 대신 아웃사이더를 택했을까. 그건 이완 스스로 거친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지만, “아직은 한쪽 길을 더 잘 닦아놓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캐릭터의 채도는 전작들과 비슷할지 몰라도, 크게 달라진 점은 있다. 이완은 더 이상 말랑말랑한 멜로의 주인공이 아니다. 그는 근육을 줄이고 채찍 액션을 구사하면서, 기꺼이 거리의 소년이 되었다.

<천국의 계단>(TV, 03~04)으로 데뷔할 때만 해도, 이완은 연기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았다. 겉으로만 봤을 때는 연기가 굉장히 쉬운 것인 줄 알았다고. 결국 허투루 봐선 안 되는 것임을 깨달았지만, 당시 <천국의 계단>의 이장수 PD는 “눈빛이 흡입력이 있다”며 이완의 가능성을 봤다. 이제 이완은 그 가능성을 조금씩 검증하고 있는 중이다. “연기가 안 될 때 가장 스트레스를 받아요. 그래도 조금씩 나아졌다고 느낄 때 위안을 삼죠.” 내공이 쌓이는 훗날, 코미디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이완. 인터뷰 말미에, 그에게 배우로 살면서 최고의 칭찬은 무엇이었는지 물어봤다. “칭찬에 익숙하지 않아서요. 음… 누나(김태희)보다 잘될 거다? 하하하.”

·송·창·의
한량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
신재명 무술감독은 <소년은 울지 않는다> 현장에서 송창의에게 이렇게 말했다. “건달과 유단자가 싸우면 누가 이길 것 같으냐? 건달이 이겨. 왜냐, 잃을 게 없으니까.” 송창의는 신재명 무술감독의 말을 빌려, 태호의 캐릭터가 ‘유단자’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거칠게 자란 종두와 달리, 태호는 부유한 집안에서 교육을 받고 자란 엘리트다. 한국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종두 같은 아이와 어울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송창의는 입체적인 태호의 캐릭터에서 진정성을 끌어내기 위해, 나름의 설정을 했다. ‘잃어버린 것을 되찾기 위해서 태호는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소수의 아이들이 희생되는 건 어쩔 수 없다.’ 보스 기질이 다분한 캐릭터지만, 송창의는 그가 소년인 것도 잊지 않았다. 때문에 송창의는 자신보다 10살이나 어린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말투와 행동을 좀 더 경쾌한 톤으로 바꿨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의 함의를 조목조목 말하는 것을 보면, 송창의는 확실히 태호의 지적 면모와 부합된다. 하지만 그게 송창의의 전부는 아니다. <황금신부>(TV, 07~08)를 본 사람들은 유약하고 다정한 남자의 모습을, <신의 저울>(TV, 08)의 변호사 준하를 통해서는 정의의 상징으로 기억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만나본 결과, 송창의의 실제 성격은 <이산>(TV, 07~08)의 정약용과 많이 닮은 듯했다. 모범생 기질이 다분하면서도 장난기가 많은 느낌. “뭔가를 저지르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그냥 정석적인, 보통 사람이죠. 근데 저는 이런 제 성격이 좋아요. 누군가는 저보고 나중에 액션을 할 수 있겠느냐고 하는데, 전 상황에 맞춰 액션도 할 수 있어요. 아직은 보여주고 싶은 게 더 많거든요.”

생전 처음 본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배우들의 땀방울이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깨달았고, 이후 연극과 뮤지컬에서 내공을 쌓은 송창의. TV에 비춰진 다정다감한 모습 이전에, 그의 고향이 뮤지컬 무대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송창의는 “의식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연기가 참 어렵다”고 말하면서도, “에너지를 발산해본 사람만이 그걸 농축시켜 절제된 연기를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동안 송창의의 정적인 모습에 익숙했다면, 올해 말에 무대에 오를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를 눈여겨볼 것. 에너지로 펄펄 끓는 송창의를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스타일의 연기를 하든, 송창의에겐 변함없는 지침이 하나 있다. 즐겨야 한다는 것. “연기는 내게 전부이자 일부이기도 하다”는 송창의는, 한량 기질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자유롭게, 여유롭게. 그리고 배우 송창의뿐 아니라 ‘인간 송창의’도 함께 사랑하면서.


이완 스타일리스트 김효성 의상협찬 카이아크만, 시스템옴므, 엘록, 엠비오, 컨버스 헤어&메이크업 Fabien.H
송창의 스타일리스트 안미경 의상협찬 타임옴므 헤어&메이크업 순수 장소협찬 알레누베
text_신민경 design_김주리 photo_김재윤
출처 : 스크린 (2008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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