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대규모 소비자 피해구제를 위한 집단소송법 제정 긴급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성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업종을 가리지 않고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잇따르자 실질적인 피해자 보호·보상 차원에서 '집단소송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부 피해자만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승소 시 모든 피해자에게 보상이 돌아가도록 법적 강제성을 부여하고, 기업에게 자료 제출 책임을 의무화해 소비자의 피해 입증 책임을 줄이자는 취지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대규모 소비자 피해구제를 위한 집단소송법 제정 긴급토론회'에 참석한 발제·토론자와 국회의원들은 올해 상반기 안에 집단소송법 입법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제22대 국회에 발의된 집단소송 관련 법안은 9개며, 추가로 '소비자 보호를 위한 집단소송법 제정연대' 소속 19개 시민사회단체가 마련한 제정법이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발의될 예정이다.
첫 발제를 맡은 한경수 법무법인 위민 변호사는 집단소송법의 도입 필요성을 설명하며 해당 법안들을 검토했다. 한 변호사는 "문제를 일으킨 쿠팡을 상대로 전국의 수많은 사람이 각자 상당한 비용을 들여가며 수천건의 소송을 제기하는 사회적 손실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미 집단소송법 제정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법안 간 차이를 조정해 하루빨리 입법을 완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소송 주체를 대표당사자나 소비자단체 등으로 폭넓게 규정하고, 법 적용 분야 역시 포괄적으로 열어둬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적어도 소비자 보호와 공정거래법상 담합, 개인정보 유출 행위 정도는 반드시 (적용 분야에)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송 미참여자에게도 판결 영향이 미치도록 하는 옵트아웃(Opt-out) 방식과 더불어 법원이 직권으로 기업에게 자료 제출을 명령할 수 있는 증거조사 관련 규정도 필수라고 덧붙였다.
현재 집단소송제도는 증권 분야에 한정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개별적으로 소송에 나서야 함에 따라 비용이나 피해 입증 책임 등 개인 부담이 가중된다는 설명이다.
다음 발제를 맡은 이은우 법무법인 지향 변호사는 OECD 회원국 중 한국만 소비자 분야 집단소송이나 위법확인 소송 모두 불가능한 점을 비판했다. 그는 "예전 호주제처럼 전근대적인 현실이다.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에 걸맞지 않은 후진적 법적 인프라를 갖췄다"며 "글로벌 스탠다드 도입은 시기상조가 아니라 이미 늦었다. 즉각 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소송 남발 우려에 대해서는 "혼란이 아닌 정의의 회복"이라며 부당한 소송을 예방하는 장치로 △청구 원인 미비 시 조기 기각 등 엄격한 요건 심사 △패소자 비용 부담 △반복 소송 제한 등을 제시했다.
토론회를 공동 주최한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 역시 "집단소송법 같은 강력한 민사적 사후규제 방안이 생기면 불필요한 사전규제를 완화하는 기회가 마련된다. 규제 체계를 포지티브에서 네거티브로 전환하는 일대 혁신"이라고 했다.
토론에 나선 심제원 경실련 시민권익센터 운영위원장은 법원의 소송허가(적격심사) 절차가 지연될 경우를 대비해 "법원이 명시된 기간 내 결정하지 않으면 허가로 간주하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정만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는 "법원 감독 아래 영업비밀을 포함한 광범위한 자료가 현출되게 하고, 불응 시 책임을 인정한 것으로 보는 규정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에 자리한 법무부와 공정거래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관계자들도 집단소송법 도입 취지에 공감을 표시하며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토론회는 이학영·서영교·백혜련·박주민·오기형·김남근·차규근·한창민 의원과 집단소송법 제정연대(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경실련·민변·참여연대 등)가 공동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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