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만화는 물론 게임 속에서도 왕국의 왕자이거나 속세를 떠난 영웅의 자식처럼 특별한 핏줄을 자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꼭 이런 특별한 사람들만 세상을 구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평범한 우리 이웃이 세계와 인류를 지켜내는 경우도 많다.
게이머들이 사랑해온 수많은 작품 속 주인공들은 꼭 '용사'라는 직함을 달지 않는다. 평범한 배관공부터 시작해 택배 배달원, 엔지니어, 물리학 박사, 작가 등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세계를 지켜낸다. 단순히 판타지의 영웅담에 머물지 않고, '누구나 영웅이 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게임들을 살펴보자.
마리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배관공 '마리오'
닌텐도의 대표작 마리오 시리즈의 주인공은 그저 평범한 배관공이다. 그는 납치당한 공주를 구하기 위해 버섯 왕국으로 뛰어든다. 마리오는 칼이나 총이 아닌 점프와 파워업 아이템으로 수많은 적들을 물리치며, 악당 쿠파와 맞서 싸워 공주를 구출해 내고 버섯 왕국을 셀 수 없을 정도로 지켜냈다.
사실 마리오의 직업은 '동키콩'에 등장했을 때만 해도 '점프맨'이라는 이름의 목수였으나,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시리즈가 나오면서 배관공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게임에 등장하는 파이프 덕분에 더 어울리는 직업을 얻게 된 것이다.
특히 마리오가 이탈리아계의 모습을 띠게 된 이유는 1980년대 닌텐도 미국 지사가 입주해 있던 건물의 건물주가 '마리오 시갈리'라는 이탈리아계 미국인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모습에서 모티프를 얻어 지금의 마리오가 탄생하게 됐다.
샘 포터 브리지스
인류를 연결한 택배원 '샘 포터 브리지스'
유명 게임 디렉터 코지마 히데오가 낳은 파격적인 작품 '데스 스트랜딩'의 주인공 샘 포터 브리지스는 택배원이다. 물건을 주문하면 우리 집까지 배달해주는 그 택배원 말이다. 덕분에 게임에서는 배송이 핵심 요소로 등장하기도 한다. 너무나 파격적인 설정에 첫 작품이 공개됐을 때는 많은 게이머가 당황하기도 했다.
게임에서 샘 포터 브리지스는 각종 괴현상으로 인류가 고립된 세상에서 택배를 배달하며 끊어진 인간 사회를 연결하는 존재가 된다. 부피가 크고 무거운 짐을 짊어진 채 산과 강을 넘어 물건을 배송하고, 인류를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그의 모습은 전형적인 영웅상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하지만 결국 그의 배송을 위한 노력은 결과적으로 인류를 연결하고 구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1편에서 미국 전역을 연결했던 그는 후속작에서 무대를 멕시코와 호주로 넓히며, 또다시 세상을 구하기 위한 귀중한 배달과 여정을 시작한다.
아이작 클라크
우주를 지켜낸 엔지니어 '아이작 클라크'
우주를 배경으로 한 호러 게임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의 주인공은 엔지니어 아이작 클라크다. 그는 전투 경험이 있거나 훈련을 받은 군인도, 영웅도 아닌 평범한 기술자로, 고장 난 우주선과 장비를 수리하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는 네크로모프라 불리는 끔찍한 괴물과 마주하게 되고, 인류의 생존을 걸고 싸우는 비극적인 인물이 된다. 무기 대신 공구와 플라즈마 커터 같은 장비를 사용해 적과 싸우는 모습은 플레이어가 더 깊게 몰입할 수 있게 돕는다.
아이작 클라크는 인류와 우주를 지켜낸 영웅이지만, 심한 스트레스와 피해망상에 시달리며 점점 피폐해져만 간다. 그럼에도 그는 끝까지 공포와 절망에 맞서 싸우며, 다른 사람의 목숨을 소중히 여기는 영웅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고든 프리맨
과묵한 물리학자 '고든 프리맨'
밸브의 걸작 '하프라이프' 시리즈의 주인공 고든 프리맨은 총을 든 군인도, 슈퍼히어로도 아닌 물리학 박사다. 게이머들 사이에서 '데드 스페이스'의 아이작 클라크, '헤일로'의 마스터 치프와 함께 '3대 공돌이'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는 인물이다.
그가 속해 있던 블랙 메사 연구소에서 '대공명 사태'가 발생하고, 이 사고로 외계 생명체가 침공한다. 정부는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군을 파견하고, 프리맨은 외계 생명체와 군의 위협을 동시에 맞닥뜨리게 된다.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그는 연구원과 경비원들을 구하며 영웅적인 면모를 보인다.
특히 그는 별도의 성우가 없는 과묵한 캐릭터로 유명하다. 또 물리학 박사라는 설정 덕분인지, '중력건'과 같은 독창적인 무기의 활용은 하프라이프 시리즈의 매력을 한층 더 끌어올린다.
앨런 웨이크
이야기가 현실이 된 작가 '앨런 웨이크'
레메디 엔터테인먼트가 선보인 심리 스릴러 액션 어드벤처 '앨런 웨이크'의 주인공은 베스트셀러 추리 소설가 앨런 웨이크다. 슬럼프에 빠진 그는 아내와 함께 브라이트 폴스로 휴가를 떠나지만, 그곳에서 아내가 정체불명의 어둠에 끌려가며 기묘한 사건에 휘말린다.
앨런은 밤마다 출몰하는 어둠의 괴물들과 맞서 싸워야 하지만, 그들을 단순히 총으로는 쓰러뜨릴 수 없다. 반드시 손전등의 빛으로 어둠을 걷어낸 뒤 공격해야만 제압할 수 있다. 아내를 구하기 위한 그의 싸움이 계속된다.
또한 게임은 '작가'라는 앨런의 직업을 살려, 곳곳에 흩어진 원고가 예언처럼 현실이 되는 장치를 선보인다. 이 설정은 플레이어를 이야기 속으로 더욱 몰입하게 만들고, 마지막의 비극적이면서도 인상적인 결말에 깊은 울림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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