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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후와 영신- 그들의 치유법 [14-15회 벙커씬]과 [17회 가로수씬]

ㅇ ㅇ(119.202) 2015.02.09 18:54:54
조회 2994 추천 70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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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코드(주제)는 무엇일까?

제목에서도 나타나듯이 치유(healing) 그리고 그런 치유를 하는 치유자(healer)에 대한 이야기이겠지.



드라마의 두 주인공은 상처받은 아이들이지.

이들의 상처는 기성세대 (또는 이 사회)로부터 비롯되지.

그럼 그 상처는 무엇일까?

바로 본성을 잃어버린 것, 즉 [존재]의 본질적 가치를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그러므로 치유하고자 하는 것은 역시 [본성] 즉 [존재 스스로의 가치]를 회복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는데..

보통의 드라마에서의 이야기구조에서 '주인공들은 상처받았더라도 이를 극복하고 성장한다.'

이 패턴으로 읽고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경우들이 있는데 

유독 이 드라마에서는 성장이라는 말을 쉽게 쓸 수가 없고 성장으로 읽히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것은 주인공들이 성장하지 않기때문이라기 보다는 

이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성장'이라는 말 속에 등장하는 부정적 이미지때문인 것 같아.

그 부정적 이미지는 무엇인가?

바로 본질, 본성의 왜곡이지. 

어르신의 말속에 등장하는 성장이라는 말. "눈을 감았다 뜨면 새로운 세상이 보일거야. 그것을 성장이라고 하지"

여기서 등장하는 '성장'은 바로 나자신, 내집단의 이익을 위해 다른존재들에 눈감고 사회를 왜곡하는 행위에 쓰이고 있지.

우리사회는 해방이후 전쟁을 겪고나서 7,8,90년대 성장제일주의 정책에 따라 사회의 이익을 위해 개인이 희생되는 것을

어쩌면 당연시 여기며(또는 당연시 여기도록 압력받으며) 살아온 것이 아닌가 해. 

그리고 거기에 희생되어 사라지거나 아파하고 피흘리고 있는 누군가가 존재하고 있고.


그 희생의 한 모습으로 정후와 영신이 등장한다고 볼 수 있지.

정후는 (버려져) 자신의 [본질적 가치]에 대해 긍정하지 못하는 삶을 살아왔고, 

영신은 (양어버지의 도움덕에) [본질적 가치]를 믿으려 애쓰지만 그래도 버림받았을거라는 마음의 상처가 여전히 자리하고 있지. 

그래서 정후는 타인을 받아들이길 주저하는 한편으로 버리지도 못하고,

영신은 자신처럼 버려질수 있는 약한것에 대해 마음이 쓰이고 관심을 가지지.


정후의 상처는 가혹한 사실에 근거하지. 아빠가, 엄마가, 사회가 나를 버렸다는 것.

영신의 상처는 사실을 정확히 모르는데 있지. 내 부모가 나를 버렸을 거라는 것. 사실이 아니지만 자신의 기억으로는 사실일 가능성이 큰 것.

이런 둘이 만나서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극복해 가는 과정이 이 드라마의 중요한 장면으로 등장하는데,



일단 정후의 상처극복씬을 보자면 - 14회 벙커씬


정후는 버림받은 아픔을 간직하고 있고, 누군가를 먼저 버려본 적이 없지.

그런 정후는 주위의 사람들이 자신으로 인해 상처를 받고 목숨을 잃어간다고 생각하자 견디기 힘들지.

그래서 벙커에 찾아온 영신에게도 말하지. [너 왜이렇게 겁대가리가 없니? 가. 내가 널 다치게 할 수도 있어.]

영신은 아버지로부터 받은 사랑과 조언으로 이런 정후를 받아들이는 방법을 배웠지. 그래서 대답하지.

[난 너 하나도 안무서워. 나, 보내지 마. 보내면 너 평생 울거야.] 정후의 심장에 가 닿는 한마디.

누굴 곁에 두지도 않으려하고, 울어본 적도 없는 정후,

그런 정후는 이 한마디에 거친 숨을 몰아쉬며 울컥하지. 

그래도 영신을 보내려 하지만 영신은 버티고.. 잠시 후 오히려 정후를 끌어당겨 안지. 

이 씬에서 보면 정후는 영신의 팔을 잡아끌지만 처음에 가라고 할 때처럼 강하게 끌어당기지는 않고, 영신이 안 움직이자 잠시 

움직임을 멈추고 있지. 정후의 망설임이 드러나는 순간이지, 버림과 버려짐 사이의 서걱거림에.

영신은 그런 정후를 끌어안아주지. 존재와 존재의 닿음. 서로의 본질적인 근원에 닿기위한 몸짓이지.

정후는 드디어 눈물을 흘리지. 묶어두었던 자신의 감정, 자신의 설움을 터뜨리며 영신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묵혀놓았던 울음을 터트리지.

영신은 그런 정후의 모습에 정후의 얼굴을 들여다보며 눈물을 닦아주지. 그리고 입맞춤.

정후의 절대적인 고독속으로 들어가 깊은 상처를 들여다보고 치유해내는 몸짓이지. 

영신이 정후의 본질에 접근하는 모습은 이렇게 직접 부딫치며 그 근원에 닿는 것이지. 

둘이 깊이 입맞추며 서로를 끌어안는 것은 서로의 근원에 닿고 존재의 본질에 접근하고자하는 몸부림이자 치유의 행위인거지. 


존재의 부재에 힘든어한 정후에게 닿는 영신의 방법은 이렇게 아무 망설임 없이 자신의 온 존재로 정후를 끌어안고 

자신이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주는 것으로 표현하지. 

그래서 이 후의 베드씬이 등장한 것은 어쩌면 흐름상 당연한 것이고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지.

그러니까 농담으로 많이들 그랬겠지만(ㅎㅎㅎ)  둘이 그냥 손만잡고 잔 거 아니냐는 둥 

또는 베드씬이 꼭 등장했어야 했느냐는 둥의 논란은 사실상 불필요한 것이라고 봐. 


이리하여 정후는 존재의 부재에서 오는 상처를 존재를 받아들임으로 해서 극복하게 되고.. 



이어지는 영신의 상처극복씬 - 17회 친엄마와의 대화 그리고 가로수길의 대화


영신의 상처는 사실을 정확히 모르는 데 근거하지. 그러므로 사실을 제대로 알게될 때 그대로 극복되어질 수 있는 것이지.

친어머니를 만나 그 어머니가 아파하며 토해내는 말들에서 그 진실을 읽지. 영신의 상처는 1차적으로 여기서 보듬어지는데.. 

그래도 그 상처가 그대로 극복되어지는 것은 아니지. 두려움은 아직 남아있지. 

그래서 가로수길에서 기다리는 정후를 보자 다가가 말하지.

[친엄마가 나 버린거 아니래]. 정후가 대답하지. [ 그럴 줄 알았어]. 

사람에 대한 신뢰를 받아들이고 영신을 긍정하는 정후의 대답에 영신은 다시 

[나 싫어하는 질문하면 버림받을까봐 무서웠나봐.]하는 말로 자신의 상처(두려움)를 드러내지. 

정후는 [나는 안그래]라고 하지.

정후의 '난 안그래'란 말은 정후의 가혹한 상처를 고스란히 포함하고 있지. 

모두가 자신를 버렸지만 자신은 결코 한번도 누구를 버려본 적이 없다는 사실, 아니 결코 버릴 수 없었을 정후의 

지난 세월의 마음의 고독을 드러내고 있지.

이런 정후였기에 확고한 표현으로 "난 안그래"라고 할 수 있었던 것이고, 영신은 이런 정후의 대답에서 질문할 용기를 얻지.

[너 사람을 죽인 적 있니?] 직설적인 질문. 그리고 [아니] 라는 간단하지만 확고한 대답. 

이는 영신이 자신에 대해 또 정후에 대해 갖고있던 두려움을 씻어주는 한마디 인거지.

영신은 이제 [그럴줄 알았다]는 말을 되돌려 정후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며 움츠러들었던 자신감을 회복하지.


이어지는 둘의 대화는 그래서 무엇이든 함께하고 함께 극복해가겠다는 것이지..



이런 장면들에서 우리가 의미있게 받아들이거나 읽어낼 수 있는 것은

존재들의 본성이랄까 본래의 모습이 아닐까 해.

생명이란 본래 자라는 것이지. 그리고 서로 어울리는 것이지. 

그런데 상처받아 그 본성을 잃어버리거나 왜곡되어 병들었을 때 필요한 것은 

"봐라, 남들을, 이 사회에 잘 나가는 자들을, 그들처럼 살아라. 그게 잘하는 거고 그게 성장이다."라는 압력, 압박이 아니라

오히려 본성을 되찾고 잘 찾을 수 있도록 기다리며,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보듬어주는 것이지.

이것이 바로 치유이고 회복이지. 치유되어 본질로 돌아가면 본성에 따라 그들은 저절로 제대로 잘 자라날 것이기에.


그래서 성장보다는 치유[회복]이 이 드라마의 본질에 더 다가서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어르신은 말하지.

[눈을 감았다 뜨면 또다른 세상이 열릴거야. 그것을 우리는 성장이라고 하지]

우리는 사회발전과정 속에서 이런 성장의 코드에 갖혀있었고 강요받아 왔고 

그 결과 사회도 우리개인도 병들어 온 것이 아닌가 해.


그래서 그 병을 치유하는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은 바로 그들의 (원래부터 갖고 있었을) 본원적인 모습.

어린 정후와 영신이 서로 팔을 잡고 머리를 맞대고 자는 모습. 그리고

자란 정후와 영신이 여전히 팔을 잡고 머리를 맞대고 잘 수 있는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

이런 것이지.


이들 장면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한 가지 메시지는 이런 것이 아닐까?

즉 치유의 힘은 존재들의 내부에 내재되어 있는 것이고 치유란 존재의 이런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라는 것.


그래서 존재의 본질을 회복할 때 개인도 사회도 (치유되어) 본래의 가진 모습대로 아름다워질 수 있을 것이고, 

우리는 자연히 그런 사회를 이루고자 노력을 하게 된다는 것. 




그래서 나는 이 드라마는 유독 성장보다는 치유, 회복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드라마고 

우리도 이 드라마를 통해 그런 메시지를 전해받으며 위로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정후와 영신도 내재된 힘으로 서로 다가가, 상처를 극복하고 믿음을 회복하며 서로에게 치유자가 되고 또 

여기 이렇게 우리에게도 치유자의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아래는 이 글과 관련하여 본질이랄까, 존재의 의미에 대해 한 전의 리뷰인데 안 읽었으면 한번 보라고..

https://gall.dcinside.com/healer/20590

정후와 영신의 대화- [난 안그래] [그럴줄 알았어]에 담긴 의미 - 존재의 의미와 소중함을 받아들임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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