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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꿈결같은 새식구가 왔어요 ㅎㅎ...

PinkFloy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1.03.19 03:34:16
조회 3766 추천 1 댓글 10

핑플의 고양이 이야기...
여섯번째....

날이 많이 따뜻해 졌죠?
유난스레 추웠던 지난 겨울을 무사히 보낸 반가운 녀석들이 골목마다 어슬렁 거리고 다닙니다
저희집 냥이(삼식이 & 삼순이)들도 똥꼬발랄하게 잘 먹고 잘 싸고,
발톱아 닳아 없어져라 우다다거리고 잘 살고 있습니다


 
 
 

성격좋은 개냥이 삼식이는 비가오나 눈이오나 인생은 즐거워 랄라라로 살고 있고,
그 낙천적인 성격탓인지 하루가 다르게 포동포동 살이 오르며 폭풍성장 중입니다
다만 유난히 겁이 많고 소심한 삼순이가 걱정입니다
같이 지내던 형제들하고 헤어진지도 두달이 다되가는데 아직도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며 우는 통에 영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차 적응하도록 모르는척 해야하나, 아니면 형제들한테 보내줘야 하나 고민이 많습니다
만약 형제들에게 보내면 혼자 남게된 삼식이는 심심해서 우울증에라도 걸릴것만 같고...

삼순이의 슬픈 표정을 보면서 차츰 형제들과 합류 시키는 쪽으로 마음이 가면서,
홀로남은 삼식이의 새로운 친구를 이리저리 알아봤습니다
이왕이면 비슷한 월령대의 유기냥이들을 입양하려고 매일 보호소 사이트를 들락 거렸지만 묘연과는 쉽게 닿지 않더군요
언젠가는 묘연이 닿겠지 하면서 봄맞이 새단장도 미리 해둡니다

사실 막창고로 쓰던 곳이라 바닥 처리가 안된탓에, 먼지도 많이 나고 냥이들도 지저분해지고 저나 냥이들 건강에도 안좋을듯 싶어
장판을 새로 깔았습니다
아직 밤에는 기온이 낮은 탓에 연탄난로를 치우지 않았지만 날이 따뜻해지면 그 자리에 푹신한 카펫이라도 하나 깔아놓을 생각입니다

이렇게 새로운 묘연을 기다리던 중...
이곳 냥갤을 통해서 드디어 새로운 냥이들과의 묘연이 닿았습니다



아무리 포장이사라지만 떡하니 다음날이 이삿날임에도 불구하고 한걸음에 냥이 영접하러 고고씽~~
알러지 때문에 어쩔수 없이 냥이를 보내야 하는 집사님의 안타까운 마음을 금새 잊어버리고,
인형처럼 예쁜 모습으로 꼬물거리는 두녀석에게 완전히 넋이 빠져 버렸습니다

무슨 똥고양이가 이리도 이쁜지...
저 닮아서 머리 크고 궁딩이 큰 삼식이와는 달리, 우리 둘째아들 주먹보다도 작은 얼굴에 깨끗하게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부드러운 털들...
전 주인님이 얼마나 애지중지 키웠는지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이 이쁜것들을 어찌 보내시려는지...
그 마음 다시한번 기억합니다



남매인 두녀석 중 머슴아 양아입니다
남자녀석답게 호기심도 왕성하고 조금 더 활발합니다
하룻밤 사이에 정찰 끝내고 제 무릎을 정벅합니다
입양 온지(13일 입양) 일주일밖에 안됬지만 그사이 조금 큰것 같기도 하고...



너무나 예쁜 가스나 양이입니다
겁은 나지만 샘도 나고...먼저 제 무릎을 점령한 양아가 부러운지 어느새 슬쩍 제 무릎으로 올라와 부비부비 골골송을 부릅니다
제가 작업실에 들어오면 어느 구석을 후비고 다녔는지 먼지볼 뒤집어 쓰고 냥냥거리며 반겨줍니다
며칠만에 얌전한 공주님에서 말괄량이 초딩이 된듯 개구지기가 양아 못지 않습니다
 
 

....궁금해 죽겠습니다
혹시나 싶어 삼식이와 삼순이는 안전차원에서 케이지안에 격리시켜 놓았는데 아장아장 걸어다니는 아깽이들 출현에
느닷없이 갖혀버린 황당함도 잊은듯,호기심대장 삼식이는 좀이 쑤셔서 케이지 안에서 난리가 납니다
하루꼬박 억울한 감금생활을 마친 삼식이는...

 
슬그머니 다가가 자고 있는 아깽이들을 들여다 보기도 하고...
 
쫄쫄쫄 따라다니며 구수한 똥꼬 냄새도 맡아보고...
 
아깽이들은 뭘 먹고 사나 맛도 한번 보면서,
 
아깽이들의 하악질 속에서도 꿋꿋이 조금씩 낯을 익힙니다
 
하지만 삼식이가 환장하는 낚시장난감에 형아라는 체면은 이미 강건너 가고,
 
결국엔 아깽이들 방석까지 찜 해버립니다 
 
그래도 업둥이 선배랍시고 이곳저곳 집안 구경도 시켜주고,
 
축 늘어진 뱃살로 중심을 잡고 개인기도 자랑합니다
 

붙임성 좋은 삼식이인지라 별 걱정은 안했지만, 혹시나 싶어 살짝 걱정도 들었는데 역시 삼식입니다
텃세를 부릴만도 한데, 오히려 먼저 하악질하는 아깽이들을 사랑으로 감싸고, 낯선 곳에 온 아깽이들이 안쓰럽기라도 했는지 너그럽게 대합니다
....는 제 생각이고,
아깽이들과 같이 딸려온 장난감이랑 삐까번쩍한 화장실이랑 푹신한 방석이 그저 탐날 뿐입니다
더불어 같이 놀 수 있는 어린 친구들의 등장이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ㅎㅎㅎ 우리 삼식입니다 그런데 우리 새침데기 삼순양은...
 
 
새로운 아깽이들의 등장이 썩 마음에 드는 눈치는 아닙니다
완전 적응한 양아가, 누나 같이 놀래여?...해도 부끄러운지 후다닥 집안으로 도망 갑니다
에구 삼순이 이눔아.....

 

누가 남매 아니랄까봐 자는 모습 씽크로가 제대로입니다

언젠가 냥갤러 한분이, 그렇게 업둥신이 붙으면 주체할 수 없어요 하시던데 그말이 실감 나는 요즘입니다
이제 막 이사를 해서 집안 정리로 정신 없는 와중에도 틈만 나면 작업실을 들락거리며
잠깐씩이라도 아깽이들의 재롱에 미소를 지어 봅니다
한편으로는 요즘 들어 부쩍 늘어난 형제동반 유기 아깽이들의 공고를 보면서,
저녀석들도 빨리 좋은 주인 만나서 이쁨 받으면서 살면 참 좋을 텐데 라는 생각에 한숨도 지어집니다

공고 며칠만에 젖먹이들 [종료(안락사)]라고 뜨면 나라도 거둘껄 하는 왠지 모를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아무래도 손이 많이 가는 포유기의 아깽이들인지 바쁜 병원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안타깝습니다
굳이 비싼 품종묘가 아니더라도 내 관심과 사랑만 있다면 누구네 냥이 못지 않게 예쁘게 키울수 있을텐데
많은 분들의 관심이 필요한것 같습니다
(유기동물공고 사이트: 동물보호관리시스템)

너무 예쁜 새식구를 맞은 기쁨으로 시작한 글이 안타까운 끝맺음으로 마무리되서 죄송합니다 ^^
추위가 물러가고 따뜻하고 싱그러운 봄향기가 느껴지니,
나이 먹어 넓어질대로 넓어진 오지랖이 더 늘어 나는가 봅니다 ㅎㅎ
모두에게 행복한 봄맞이가 되시길 빕니다




PF의 첫번째 고양이 이야기-아기 고양이구출작전
PF의 두번째 고양이 이야기-함께 산다는 것
PF의 세번째 고양이 이야기-개냥이와 치즈
PF의 네번째 고양이 이야기-비비고 사는거지 뭐
PF의 다섯번째 고양이 이야기-겨울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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