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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하도 글 업뎃을 안해서: 예전에 썼던 한국 스토리텔링 문제점 레포트

레인유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9.09.18 17:55:53
조회 1149 추천 0 댓글 15




레포트래봤자 7장밖에 안 되는 짧은 녀석이었지만 =_=;
지난학기 강의 중에서 \'문화콘텐츠의 이해\'라는 강의가 있었는데
발제를 한 번 해야했기에 \'한국 스토리텔링의 문제점\'을 주제로 해서
영화, 드라마, 만화, 애니 네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뤘다죠.
사실 글은 개거지임. 당시에는 한애갤도 몰랐을 시절이니까.

이 레포트는 존재조차 잊고 있었는데
어제쯤인가, 그 강의를 하신 교수님이 제 레포트 없어졌다고 다시 보내달라 하시길래
보내느라고 간만에 찾아 읽었다죠.

그냥 평가도 받을 겸 \'애니\'부분만 따로 잘라서 올려봅니다. 요새 바빠서 한애갤 눈팅만 하고 있었으니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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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애니메이션 스토리텔링의 문제점

애니메이션이란 조형성과 음악성 그리고 서술성이 조화롭게 융합된 장르이며,
영화에 비해 허구성을 극대화 할 수 있고 디지털 문화환경에 적합한 향유 형태를 지향하고 있는 경쟁력 있는 분야이다.
문화산업적으로 보았을 때 애니메이션은 가장 경쟁력 있는 분야이다.

①연관산업으로의 파급효과가 큰 고부가가치 산업이며,
②멀티미디어를 이용한 매체 전환과 향유가 상당히 용이하다는 특성이 있고,
③여타 영상산업에 비해 문화할인율(culture discount: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기 위한 이해의 장벽의 정도)이 높아
인종 간, 민족 간의 거부감이 적어 세계적으로 시장을 노리기엔 최적의 매체이다.


그리고 이 매체에서 단연 중요시되는 것은 ‘서사 구조’, 즉 시나리오다. 애니메이션 서사의 완성정도에 따라 작품의 흥행이 갈린다.
이러한 사실은 <아마게돈>의 실패백서에 나오는 기획자의 반성에서도 볼 수 있다.


"월트 디즈니만 보더라도 각색 작업에 기본적으로 최소 3명 이상의 시나리오 전문가가 투입되는 모습을 확인해볼 수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메인 각색가가 1명 있다고 했을 때, 나머지 2명의 각색가는 고의적으로 메인 각색가와 대립구도를 형성하게 하여 특정 각색가의 독선과 독주를 방지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중략)그동안 국산 애니메이션 제작 시 강박관념처럼 따라다닌 애니메이션의 기술적인 측면에 지나치게 몰입해 있던 나머지 정작 신경을 썼어야 했을 영화의 이야기 구조를 간과해 버렸던 것이다. 결국 <아마게돈>작업을 통해 그 결론이 명확해지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진단해 보건데 한국 애니메이션 업계에 무엇보다 필요한 스텝은 캐릭터 디자이너도 색지정자도 아닌, 애니메이션 전문 각색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작 애니메이션이 활발히 만들어지던 90년대 후반까지 한국은 이렇다 할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작가가 없었다.
1999년 영화진흥공사 전문위원이었던 황선길씨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MBC에서 장편 11편과 시리즈 26편의 애니메이션을 기획, 제작했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작가는 한 분도 찾지 못했다. 영화 시나리오 작가, TV 드라마 작가 그리고 동화 작가에게 의뢰했었지만 흡족치 못했다. 그 분들은 애니메이션의 요소를 시나리오에 적용시키기 못했기 때문이다.”


변변한 애니 시나리오 작가도 없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실태는 결국 「블루시걸」「붉은 매」「헝그리 베스트5」「아마게돈」등의 작품들을 작품성이나 상업성 면에서 모두 참패하게 만드는 결과를 낳는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접근이 전무했다는 것이 한국 애니메이션계의 현실이었다.


TV시리즈에서 애니메이션 시나리오의 부실이 보이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영혼기병 라젠카」를 들겠다. 1997년 편당 2억 원이라는 천문학적 금액을 들여 만든 이 작품은 SF판타지라는 새로운 장르를 시도했다. 그러나 작품성 측면이나 산업적 측면 모두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결론을 낳았다. 손익 분석 결과는 12억 9천만 원의 적자로 나타났다. 실패의 원인은 대부분 열악한 One Source Multi Use에서 찾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원본의 부실을 가장 주된 이유로 꼽고 있다. 서사구조의 결함이 엄청난 손실을 가져온 것이다.


실패의 이유 중 하나로 TV시리즈에 맞지 않는 서사의 흐름을 든다. 일반적으로 TV시리즈물은 주당 1일 방영이므로 향유주기가 1주일이 된다. 30분짜리 상영물에 비해 1주일이란 시간은 길다. 따라서 30분짜리 TV시리즈 작품은 대체로 한 회에 갈등이 해소되고 완결이 나는 식이다. 「포켓몬스터」의 경우가 그러하다. 먼저 지우일행이 여행을 떠나고, 새로운 몬스터와 사람들을 만나다가 로켓단이라는 악당들이 그들을 위기에 빠뜨린다. 그리고 지우 일행은 어떻게든 악당들을 해치우고 다시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영혼기병 라젠카」는 한 회에 갈등이 해소되고 완결되는 식의 서사가 아니다. 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러한 서사는 TV시리즈가 아닌 극장용 애니메이션에 가까운 서사구조다. 각 회마다 독립적인 사건을 구성하지 못한다. 6시간 30분짜리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을 13주에 걸쳐 나누어 본다고 상상해보라. 작품을 보는 호흡이 어설프게 끊겨 이야기 몰입에 커다란 지장을 준다.

또 다른 이유로는 서사의 산만함을 들 수 있다. 「영혼기병 라젠카」의 경우, 휴머니즘 회복과 환경문제 해결이라는 계몽적인 주제를 과도하게 넣어 다른 요소들과 결합시키려다  오히려 다른 중요한 만화적 요소들이 가려지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그 계몽적인 주제 또한 표현이 지나치게 장황하고 추상적이어서 보는 사람들에게 별다른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괜한 계몽성을 넣어 청소년용 애니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싶어 하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병폐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또한 조연인 로비나 일당이 곳곳에 등장하여 코미디적인 상황을 연출하는 데에 상당한 시간을 소모함으로서 이야기의 집중도를 더욱 떨어뜨리는 결점도 있었다. 게다가 저연령층을 사로잡겠다고 내놓은 로봇액션 요소 또한 제대로 조명해주지 못한 문제도 있었다. 「영혼기병 라젠카」이야기에서 로봇은 5화에서야 등장하고, 주인공 아틴이 결말 부분인 12화 이후에나 그 로봇을 제대로 다룰 수 있게 된다. 한 마디로 로봇액션물을 타이틀로 내세운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로봇액션 요소가 크게 들어가지 못한 아이러니한 작품이 되어버린 셈이다. 여러 다양한 요소들을 넣었다가 로봇액션물인지, 계몽물인지, 아니면 개그물인지 정체성의 혼란만 가중시킨 꼴이 되었다.



「영혼기병 라젠카」의 참담한 실패 이후 한국 애니메이션은 급속도로 사장되어갔다. 그러나 최근 2009년, 한국 애니메이션의 해라 불릴 수 있을 정도로 기대작 한국 애니메이션들이 속속들이 모습을 비추기 시작했다. 리메이크 버전 「아기공롱 둘리」부터 시작해서 아기자기한 야구 애니메이션「롤링스타즈」, 그리고 올해 10~12월 중 OVA판 DVD 출시를 예정하고 있는「고스트메신저」가 있다. 물론 그 전부터도 「뽀롱뽀롱 뽀로로」와 「큐빅스」「레카」「스피드왕 번개」등의 좋은 한국 애니메이션들이 나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이들의 입맛이 아닌, 「영혼기병 라젠카」의 실패를 딛고 다시 한 번 청소년용 애니메이션에 출사표를 던지는 「고스트메신저」에 대해 잠시 설명해보고자 한다.



「고스트메신저」란 ‘저승사자’라는 단어를 영문으로 바꾼 말로, 저승사자로 나오는 주요 캐릭터들은 강림도령, 사라도령, 바리낭자, 마고, 원천강이, 궤네깃또 등 한국설화의 인물들을 SF판타지 식으로 재구성한 캐릭터들이 주를 이룬다. 사라도령을 서천꽃밭의 관리자로, 마고를 생명의 여신으로, 원천강이를 원천강의 수호자로 설정해놓은 점은 한국설화에서의 인물 특징들을 조금씩 따왔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원작에서 차용한 특징들은 적으며, 캐릭터성의 대부분은 제작자들의 창의력으로 디지털․판타지적으로 재창조되었다. 주 배경이 될 명계의 세계관 또한 불교의 육도윤회를 디지털적으로 참신하게 재구성하였다. 캐릭터들의 전투방식은 총, 검, 도끼, 부채 등의 모양을 지닌 특이한 모양의 휴대폰을 무기삼아 령을 다운로드받고 싸우는 식이다.

「고스트메신저」는 멀티유즈화의 잠재력이 매우 높은 애니메이션이다. 1차 트레일러 영상이 공개된 이후 이 작품은 한국 애니메이션 매니아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한국설화 캐릭터들의 효과적인 차용 및 매력있는 캐릭터성은 이미 애니메이션 OVA발매 수  개월 전부터 자발적으로 두터운 팬 층을 형성했고, 실제 네이버의 「고스트메신저」팬 카페는 천여 명에 다다르는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다. 캐릭터상품, OST는 물론, 무기 또한 완구용품으로 출시될 소지가 높아 다양한 멀티유즈화를 노릴 수 있다. 2년 후 나오게 될 TV시리즈 투자는 이미 스페인의 BRB인터내셔널과 공동제작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TV시리즈에 들게 될 제작비는 총 360만 달러이다. 앞으로 이러한 한국 애니메이션들이 꾸준히 나와 준다면 한국 애니메이션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참고문헌

 박기수 저, 애니메이션 서사 구조와 전략
토라우미 진조 저, 조미라․고재운 역,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작법


----------------------------------


막판에 급 「고스트메신저」홍보 드립 =_=

이 때는 한애갤은 몰라도 고메는 알고 지내던 시절이었으니 ㅋ...


아, 벌써부터 쿠쿨이님의 뾰족뾰족 밤송이같은 댓글이 두려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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