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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아코문학) 크레이들, Nine Point Eight

말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13 10:17:41
조회 1032 추천 21 댓글 37
														

그녀는 망자였다. 사실은 죽어 있어야 했을 존재.

그 운명을 거스른 덕분에 살아남았지만 그 덕에 마음이 죽을 만큼 아프게 된 것은 운명을 거슬렀기 때문에 내려진 신벌일까.

먹구름이 메우기 시작하는 하늘로 9.8의 중력 가속도를 역행해 올라가는 회빛 넥스트의 모습은, 마치 사명을 완수하지 못한 채 자신이 있어야 하는 전당으로 돌아가는 사도를 연상케 했다.



릴리엄 월콧, 그녀는 아르테리아 카팔스에서 한 번 죽었다.

그리고 살아났다. 레이레너드의 탕아라 불리는, 오메르의 왕자라 불리는 그 남자 덕분에. 그 남자가 그랬어야 할 이유는 분명 없었는데 어째서 그런 선택을 한 것일까, 분명 그녀가 한 말대로 신경쓰지 않고 전투를 속행했다면 결과가 조금은 달라질 수 있었을텐데, 하며 스스로를 자책해보는 릴리엄이지만 그런다 한들 이미 지나간 운명이 되돌아오지는 않았다. 오츠달바는 죽었고, 스테이시스는 주인을 잃었으니까.


AC 앰비엔트의 콕핏 내부에선 EN 경고음이 미친 듯 울려대지만 릴리엄은 이미 귀를 닫아버린지 오래였다. 연달아서 출력을 끌어올린 OB는 공급되는 EN의 총량보다 소모량이 많은 것이 당연지사, 그녀가 향하는 목적지에 도달하게 되었을 때, 운이 좋다면 아슬아슬하게 EN을 곧바로 재충전해 바로 움직임을 취할 수 있겠지만, 운이 나쁘다면 텅 비어버린 EN을 재충전하느라 아무것도 못 할 것이 뻔했다.

물론 릴리엄이 그걸 신경쓰는 눈치는 없었다. 제 주인이 그렇다는데 넥스트인 앰비엔트가 어쩌겠는가.


무의식에 가까운 조작 속에서, 릴리엄은 카팔스 요새에서 있던 일을 떠올렸고, 떠올릴 때 마다 초점 흐린 눈으로 흐려져가는 하늘을 바라볼 뿐.






그렇게 회빛의 넥스트, 앰비엔트가 구름을 뚫고 올라왔을 때, 릴리엄은 콕핏에서 울리는 락온 경고음에 흠칫하며 흐려졌던 시야를 다잡았다. 다행이라면 다행인 것이, 그 경고음은 몇번 울리다 멈췄는데 그 경고음을 낸 원흉은 시야의 최상단에서 체공 중인 크레이들, 그것의 주 꼬리날개 위에 올라서있는 BFF제 풀 프레임의 4각 넥스트. AC 스트릭스 쿼드로.


“...왕….대인..”


자신을 향해 스나이퍼 라이플을 조준했다가 그것을 해제하는, 왕 샤오롱의 넥스트를 보며 릴리엄은 왠지 모를 허탈감을 느꼈다. 힘 빠진 듯 그를 부르는 목소리엔 미약한 감정이 실려 있는 것 같았지만.


[“앰비엔트? 설마 릴리엄인가! 네가 어찌….무슨 일이 있었던 것이냐?!”]


그녀의 생환을 반기는 것인지, 당황한 것인지 모를 왕 샤오롱의 음성엔 약간의 기쁨 같은 것이 서려있었지만 그 기쁨의 기반은 벼랑 끝까지 몰린 자의 불안감과 공포. 릴리엄은 그것을 읽지 못할 정도로 둔하진 않았기에 최 하단의 크레이들에 착륙한 다음 주변 상황을 둘러보았다.


“크레이들이…..다수의 넥스트 신호..?”


크레이들은 단독 비행을 하진 않는다. 혹시나 발생할 위기 상황을 대비해 편대 비행을 하는 편이라고 하지만, 고저차를 높게 둔 편대 비행과, 릴리엄 자신의 넥스트를 제외하고 7대나 되는 넥스트가 센서에 감지된다는 것은 절대로 평소의 상황이 아니다. 그렇기에 소녀는 잠시 생각을 해본다.


아르테리아 카팔스에서의 작전은 실패했다. 주동자인 올드킹을 처리하는데 성공했으나 그건 반쪽짜리. 고위 랭커 1위부터 4위까지, 거기에 셀렌 헤이즈라는 이름의 안개 속에 숨어있던 카스미 스미카. 무려 네 명의 링크스와 네 기의 넥스트를 상실했다. 애초에 목표물이었던 올드킹과 그의 넥스트인 리자의 경우 논외로 친다 하여도, 가장 큰 문제인-


[“릴리엄, 우리 BFF를 위시한 기업련은…-”]


스트레이드의 링크스가 살아있다.


왕 샤오롱은 통신이 연결되지 않았기에 상황을 모르고 있을 릴리엄에게 차근차근, 그러나 다급함을 숨기지 못한 채 설명했다. 나머지 크레이들을 파괴하기 위해 스트레이드가 접근했다는 것과, 기업 연합은 라인아크의 화이트 글린트-정확히는 화이트 글린트의 링크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중이고, 그것만이 유일하게 보험 삼을 수단이 아님을 알기에 생존한 링크스들 사이에서 실력이 검증된 링크스를 소집하여 스트레이드 요격 작전, 일명 검은 새 사냥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그리고 릴리엄이 생환을 알리게 되기 직전, 스트레이드의 요격이 한 차례 이루어졌고 불길한 검은 새는 현재 먹구름 속에 숨으며 후퇴했다며, 나름 의기를 눌러넣은 말을 하는 왕 샤오롱의 모습을 보아도 릴리엄은 그에게서 대단함을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카팔스 요새에선 무슨 일이 있었느냐, 설마 너 혼자 살아남은 것이더냐?”]


이와 같이 물어오는 왕 샤오롱의 목소리에는 질책이나 힐난은 없었다.

그저 확인하고 싶다.

확신을 원한다는 것 뿐.


“...그렇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됐다. 결국 네가 살아남음으로써 증명되었구나.”]


긴장감이 가득한 상황 속에서도 왕 샤오롱은 진심으로 마음이 놓였는지 작게 너털웃음을 터뜨렸지만 릴리엄은 그 웃음을 듣고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들리지 않게 어금니를 바득 갈며 터트리고 싶은 말을 꾹 눌러 삼켰다. 증명? 평소 그녀의 입장에서의 증명은 자신이 왕 샤오롱의, 왕 대인에게 인정받을 수 있었다는 것을 증명했단 의미가 되었겠지만, 지금의 그녀에겐 그가 말하는 증명이, 그 자신의 선택과 결단들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일종의 자기과시를 의미하는 것으로 읽혔다.


카팔스 요새의 링크스들은, 그녀를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움직였는데.


릴리엄을, 그녀를 위해서 오츠달바는 자신의 특기마저 벗어던지며 희생했는데.


윈 D. 팬션도 스스로를 희생하며 올드킹을 죽였는데.


로디도 불리한 상황을 어떻게든 타개하고자 분투하다 쓰러졌는데.


카스미 스미카. 아니, 셀렌 헤이즈도 그녀가 거둬들였기에 직접 책임지겠다며 그녀 스스로를 내던졌는데.


도움을 받기만 하고, 도움을 주지 못해서 이들을 영영 잃어버리게 된 릴리엄의 마음 속에 단단히 뿌리내린 것은 죄책감인데, 저 남자에게 그것을 알아줄 요량 같은 것은 없는 것일까. 사람들이 희생되고 죽었는데도 그건 신경쓰지 않는거냐고 말을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그녀 자신이 할 말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대인께 심려를 끼쳐드려….죄송합니다..”


만약 오츠달바가 들었다면 릴리엄을 상대로 네가 왜 죄송해하냐며 핀잔을 주다가, 왕 샤오롱을 보며 노친네라고 에둘러 욕했을것이 뻔했다. 그런 사람이었으니까. 그럴 상황이었으면 릴리엄은 오츠달바에게 발언을 주의하라고 직언을 했겠지만 지금은, 지금의 그녀가 그럴 수 있을까.


윈 D였다면 릴리엄에게 네 잘못이 아니라며 격려를 해줬을 것이다. 그런 그녀가 그리워졌다. 적어도, 상대에게 동조를 해 주진 않았을지도 모르니까.


로디는 어땠을까, 왕 샤오롱에게 다른 사람도 아니고 릴리엄이니 걱정할 것이 무어가 있겠냐며 너스레를 떨었을지도 모른다. 말이 너스레지, 과잉되게 신경써서 좋을 거 없단 충고였겠지.


카스미 스미카, 셀렌 헤이즈는... 글쎄, 적어도 왕 대인 편이 아니었을 것 같단 예감이 들었다.


이들은 어떻게 반응했을까, 를 떠올리며 모니터 너머에서 시야를 거둔 릴리엄은 눈물이 차오를 것 같았다. 돌이켜보니 그들 모두가 좋은 사람들이었구나. 그런데, 이젠 두번 다시 만날 수 없구나.


‘이야기…듣고 싶었는데…’


카팔스 작전을 위해 모였을 때를 떠올렸다.

기업련을 속인 남자, 컬러드를 속인 남자, 자신을 속인 남자.

그 남자가 꼭 해주고 싶다 말했던 이야기를 듣지 못하게 되었단 것은 미련이었을까, 호기심이었을까.


릴리엄에겐 불행한 소리지만, 그런 잡념이 의미가 없을 순간이 찾아왔다.




[“떠들지 마, 노래에 방해돼.”]


스트릭스 쿼드로가 배치된 크레이들이 먹구름을 끼고 지나가는 찰나의 순간, 그 안에서 흉측하고 불길한 넥스트가 튀어나와 스트릭스 쿼드로의 메인 부스터와 OB 유닛을 날려버렸다.

AC 스트레이드, 인류의 천적, 기업의 재앙, 카팔스 요새의 학살자.


[“이 짐승 같은 놈…! 대체 어떻게 여길..?!”]


도주 수단이 전부 파괴된 스트릭스 쿼드로가 몸을 비틀어 후속 공격을 피하려고 하지만, 스트레이드의 레이저 블레이드-드래곤 슬레이어-가 노린 것은 코어가 아니었다. 050ANSC 스나이퍼 라이플을 절단하고, 그 출력을 유지한 채 내려베어 047ANNR을 든 우측 완부를 무력화시키고, 남은 출력으로는 우측 전방 각부의 관절을 망가뜨렸다.


도주를 한다는 선택지를 보란 듯이 차단당한 왕 샤오롱이 악에 받쳐 발악을 시도하자, 스트레이드는 무력화시키지 않았던 왼팔을 걷어차 무장을 해제시켰다. 맨손을 써서라도 발악하고 싶어했던 모양새지만 그런 얄팍한 수에 당해줄 스트레이드가 아닌지라, 못 쓰는 고철덩이가 된 우측 각부를 밟아 스트릭스 쿼드로의 후방으로 돌아간 스트레이드는 다시 레이저 블레이드를 전개해 후방의 모든 유닛을 무력화시켰다.


[“저 미친 놈…설마?!”]


[“말도 안 돼, 이 악천후 속에서 그런 도박수를 행했다고?!”]


AC 마이 블리스의 로이 써랜드, AC 레 자네 폴의 스틸레토가 연달아 경악하는것을 보며 릴리엄은 스트레이드의 링크스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왕 샤오롱의 말대로 먹구름 속에 숨었던 저 넥스트는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기후를 자연의 ECM으로 악용해,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암흑 속을 오로지 육감만으로 파헤치며, 다른 링크스도 아니고 원거리 지원을 전담하느라 안전거리에서 움직이지 않는 왕 샤오롱을 노린 것이라고.


하지만 먹구름 속에서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레이더를 갖고 저런 움직임을 보였다는 것은-


[“저, 저건 괴물이야!”]


괴물.


경악하며 비명에 가깝게 소리를 지른 패치 더 굿럭은 지금이라도 AC 노 카운트와 함께 공역을 이탈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비록 협잡질과 속임수로 수 차례 연명을 해왔다 해도, 링크스인 그가 전의를 상실해도 이상하지 않을 기행을 담담하게 하며 스트릭스 쿼드로를 레이저 블레이드로 해체하고 있는 스트레이드는 정말 괴물과도 같은 흉흉함을 풍기는 중이었다.


[“안 돼, 이렇게는…누, 누구든 좋으니-”]


[“뭐 하는 거야, 신카이! 멈춰!”]


왕 샤오롱의 외침에 서린 것은 공포, 그동안 현명한 선택으로 피해온 것이 코 앞에 다시 찾아왔다는 그 공포.

그에게 찾아온 것은 죽음이었다. 그가 바란 형태가 아닌, 그가 바라지 않은 최악의 형태로.


그 비명이 트리거가 된 것인지, 신카이는 AALIYAH 풀 프레임인 AC 스플릿 문의 OB 출력을 올려 급상승했다. 둥글한 형상의 ARGYROS 풀 프레임 넥스트인 AC 월륜의 링크스, 네오니더스가 다급하게 외치지만 그 뿐, 신카이는 차례대로 무력화당하는 스트릭스 쿼드로를 구원하기 위함인지, 지금이라도 속도를 올리면 스트레이드의 뒤를 칠 수 있다고 생각해서인지 몰라도 그 돌발행동은 다른 링크스들에게 촉매 역할을 한 것이 틀림없었다.


[“젠장, 줄리어스 에머리, 이동하겠다.”]


AC 아스테리즘.


[“멍청하게 서있으려고 링크스가 된 건 아니야!”]


AC 마이 블리스.


[“적은 단 한기다. 어떻게든 해보면 되겠지.”]


AC 레 자네 폴.


[“망할, 가만히 있어도 죽고 싸워도 죽는다면 차라리 후회 없이 싸우다 죽고 말지!”]


AC 노 카운트.


[“미친 녀석들…그래, 미친 짐승을 잡으려면 그 뿐인가…!”]


AC 월륜.


크레이들의 쇳덩어리 지반을 박차며 떠오르는 6기의 넥스트는 하나같이 검은 새를 추락시키기 위해 움직였다. 제각기 다른 소속, 다른 목적으로 모였으나 이들의 목표는 단 하나.


인류의 천적을 막는다.




스트레이드의 링크스는 조급하게 행동하지 않았다. 쉽게 손질된 사냥감이 발치에 놓여있지만 어차피 다 잡은 물고기, 그리고 미끼에 불과한 것. 보라, 목숨줄을 붙여놨더니 알아서 다음 사냥감들이 찾아오지 않는가? 스트레이드의 링크스가 짐승이 되기 이전, 어쩌다 읽게 된 책에서 폭포를 거슬러 오르는 연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게 뭔지는 잘 이해하지 못했지만, 무언가 당연한 순리를 거스르는 존재에겐 강인한 생명력이 존재한다는 것 만큼은 이해했다.


그리고 그런 생명력은 끊으려고 할 수록 발버둥쳐서, 사냥하기 좋을 거라는 것도.


“저들이 널, 구하려고 하는 것 같나?”


도저히 사람의 것이라고는 이해할 수 없는 목소리로, 그렇게 비아냥대며, 스트레이드의 TRESOR 플라즈마 캐논이 불구가 된 스트릭스 쿼드로의 코어를 겨눈다.

제 멋대로 행동하는 괴물이라 해도, 이 늙은 링크스는 살려둬서 좋을 건 없다는 걸 안다. 아니, 한번 죽여 보고 싶었는데 매번 능구렁이처럼 빠져나가기만 해서 못 죽였지.


“네 목숨이, 아무리 좋은 아머를 지녔다 해도, 그 아머의 사용은 이제 끝났다.”


[“안 돼, 내가 원한 죽음은…. 이런 짐승보다 못한.. 쓰레기 새끼에게 죽-”]


왕 샤오롱의 마지막 말은 평소의 그 답지 않게 저열했다. 그마저도 고열의 플라즈마가 카팔스에서 스테이시스의 코어를 통째로 소멸시킨 것처럼, 스트릭스 쿼드로의 코어 또한 그렇게 된 탓에 끝맺음조차 못했지만.


스트레이드의 링크스는 다시금 입가에 미소를 그려보았다. 이젠 자연스럽게 미소를 짓는 법 조차 망각해버린걸까. 미소를 지어보인다는 개념을 모르는 생물체가 억지로 그것을 따라하는 것처럼 기괴하게 뒤틀려있는 미소였으나 링크스는 그게 중요하지 않았다.

죽일 수 있는 사냥감들이 늘어났으니까.


스트레이드의 링크스가 환희에 차 다시금 입을 열어 뱉어낸 것은 한 마디의 불협화음.


“I’m a thinker, I could break it down-”


AC 스트릭스 쿼드로 격파, 스트레이드는 다음 대상을 향해 오버드 부스터를 가동했다.






다른 링크스들이 스트레이드를 요격하고자 비상하는 동안, 릴리엄 월콧은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움직이지 못했다.

앰비엔트는 움직일 수 있었다. 조금이지만 남아 있던 잔여 EN이 차올라 진입이 가능했을텐데도 그러지 못한 이유는, 몸과 정신이 아직 여리기에,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온 무의식의 공포가 그녀의 몸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스트레이드를 향한 두려움이.


“왕…대인…?”


그 두려움이 그녀의 손발을 묶어, 신력을 지녔을 넥스트를 거대한 강철 대지 위의 허수아비로 만들었다.


그 결과로, 릴리엄은 또 다시 한 명을 잃었다. 자신이 돌아갈 곳을 만들어줬던 존재를.


하루만에 많은 사람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아직 여물지 않은 소녀에게 있어서 AMS에서 역류하는 빛과 동급일 충격으로 다가올 터. 릴리엄의 굳어버린 표정과 흔들리는 눈동자에선 그녀가 감정의 격류에 휩쓸려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거…짓말….이러면…저는…대체….어떻게…”


그녀가 돌아갈 곳은 남아 있지만, 이제 그곳에 돌아가도 예전 같음을 느낄 순 없어졌다. 그저 자신이 있을 수 있는 자리만 존재할 뿐, 그 이외에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이제 없다. BFF 소속인 자신이 여지껏 대우받은 것에 왕 샤오롱의 입김이 안 들어간 곳이 있을까. 이 상황이 종결되고 돌아가게 될 수나 있을까.


컬러드 랭킹 2위의 릴리엄 월콧은 그저 한 명의 10대 소녀일 뿐인데.


그런 소녀에게 지워지는 짐은 너무 가혹했다.


삐이이익-


[“이런 젠장, 거짓말 같지 않군, 꿈이 아니었-”]


넥스트, 노 카운트의 신호 소멸 비프음이 그녀를 깨우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감정의 바다에서 익사했을지도 모른다. 고개를 들자 허리가 잘려 상-하체가 분리되어 폭발하는 노 카운트의 모습과, 스플릿 문의 모터코브라 머신건을 회피하고 월광과 검합을 나누며 고속이동하는 스트레이드의 실루엣이 스쳐지나갔다.


자신은 이 얽매이는 감각에 움직일 수 없는데, 저 링크스는, 저 짐승은, 저 검은 새는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살인의 희열에 가득 차 하늘 위를 누비고 있다는 것을 본 릴리엄의 반응이 시작되기까지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다만, 그녀도 무언가를 버려야 했을 뿐.


시선을 스트레이드에 고정한다. 조종간을 조작하자 굽어 있던 앰비엔트의 소체가 허리를 편다. 덜컥대는 소리와 함께 기체가 직립하자, 릴리엄은 마지막 숨을 내뱉듯 허탈하고 짧은 웃음소릴 흘려뱉었다.


소녀의 눈동자가 눈꺼풀에 한 차례 뒤덮인다. 그리고 다시 트여진 시야를 보는 눈은, 많은 것을 잃다 못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까지 모두 포기한, 삶의 마지막을 직시한 눈이었다.


“당신은…제게 약속을 한 존재를 앗아갔습니다. 그리고…제가 돌아갈 곳을 만들어 준 존재도.”


떨리던 목소리를 내던 방금 전의 모습에 비하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무게가 실린 목소리.

릴리엄 월콧이 그간 제대로 담아본 적이 있을까 싶은 살의가 진하게 묻어났다.


목소리에 묻어난 살의를 그대로 담아, 릴리엄이 앰비엔트의 트리거를 당긴다. 넥스트에 탑재된 무장들이 제각기 다른 비명을 내지르며 한동안 내지 않았던 제 화력을 쏟아내기 시작했고, 레 자네 폴의 사선에 스플릿 문을 밀어넣어 아군 오사를 꾀했던 스트레이드는 자신을 노리며 날아드는 레이저 라이플과 어설트 라이플, 미사일의 탄막에 진심으로 당황했는지 허공에서 수 차례 QB를 난사하며 회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런다고 스트레이드에게서 공격 우선권을 뺏어오는건 불가능하다고 그 링크스가 외치기라도 하고 있는 걸까, 탄막 회피를 몇번 행하던 스트레이드는 자신과 거리를 벌리려고 시도한 스플릿 문을 향해 돌진했고, 차마 아군 오사는 할 수 없었던 릴리엄이 사격을 잠깐 멈추는 순간 자신을 향해 날아드는 월광의 검격을 회피함과 동시에-


[“젠장, 신카이!!”]


네오니더스의 절망 섞인 노성, 코어를 깔끔하게 파고든 스트레이드의 레이저 블레이드.


AC 스플릿 문의 신호가 소멸했다.


스트레이드는 참으로 악랄하게도, 스플릿 문의 잔해를 방패 삼아 레 자네 폴에게 돌진하는가 싶더니 순간적인 관성력을 이용, 스플릿 문이었던 넥스트의 잔해를 레 자네 폴을 향해 던진 다음 플라즈마 캐논을 사격해 그것을 유폭시키며 스틸레토가 파악할 수 있는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렇다고 해서 레이더에서 사라지는것은 아니나, 너무나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인지라 인간이라면 순간적인 허점을 보이는 상황, 짐승 미만의 존재로 전락했지만 전혀 짐승이라고는 이해할 수 없는 신기에 들린 전술을 사용하는 스트레이드는 스플릿 문이 폭발하는 반동을 역이용해 곧바로 레 자네 폴과 거리를 좁혔다.


[“호버 유닛이…! 유지가 불가능해..!”]


그대로 레 자네 폴과 격돌하는 선택지가 아니라, 히트맨 머신건으로 하체의 추력 유닛을 무력화시켜 공중전을 불가능하게 제압, 그대로 감속하지 않고 OB로 연계해 릴리엄의 앰비엔트를 향해 돌진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후방에 천천히 추락하는 레 자네 폴을 두어 상대가 화력을 제대로 투사하지 못하게 하는 전략까지.


나머지 넥스트인 마이 블리스, 아스테리즘, 월륜이 측면에서 요격사를 행해도 그것이 유효타로 이어지진 않았다. 하지만 효과는 있었다. 앰비엔트의 사선으로 스트레이드를 밀어넣는 것 말이다.


흐읍, 짧게 숨을 들이킨 릴리엄이 다시 트리거를 당겼고, 앰비엔트는 주인의 부름에 맞춰 비명 지르는 장송곡을 연주했다. 누구를 위한 장송곡일까, 하나 확실한 것이 있다면 지금 이 이벤트의 대상은 한 명이 아니라는 것과, 연주하는 넥스트의 주인이라는 것일지도.


[“내 손으로 못 죽여서, 아쉬웠다.”]


스트레이드의 링크스에게서 광기 어린 통신이 흘러들어왔다. 통신과 함께 날아오는 플라즈마 캐논을 상대로 앰비엔트는 QB를 사용하지 않았다. 각부를 조금 움직이는 수준, 적극적인 회피를 선택하지 않은 대신에 공격에 집중했고, 결국 개중 한 발은 등의 063ANPM 미사일 포드를 직격해 유폭시켰다.


유폭의 충격은 곧바로 AMS를 타고 들어와 그녀의 신경계에 칼을 박아넣는다. 고통스럽기에 머리를 좌우로 흔들지만, 한번 죽었다가 다시 눈을 떴던 카팔스의 악몽에 비하면 덜 고통스럽다. AMS의 고통보다, 누군가 죽어가는 상황 속에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주는 마음의 고통이 더 컸으니까.

그러니까, 그런 고통을 줬던 상대를 죽인다.

스트레이드의 링크스를 죽인다.


죽인다. 반드시 죽인다. 죽여서 복수한다. 그러고 나면-


그러고 나면.


그럼 뭐가 남지?



트리거를 당기던 릴리엄의 손이 떨린다. 스트레이드의 링크스를 죽여서, 복수해서, 그 다음엔?

돌아가서 기댈 곳도 없고, 자신을 지켜줬던 사람들도 더 이상 없는데?


[“기분 좋은걸, 내가 직접 죽일 수 있어서.”]


찰나의 순간에 놓칠 뻔 했던 의식이 스트레이드의 링크스가 하는 말에 의해 되돌아올 수 있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좁혀지는 FCS에 따라 반응해야 한다. 아니면 피해야 한다. 회피, 회피를 해야하는데. 그럴 수 없다. 플라즈마가 스쳐지나가며 녹여버린 좌측 각부는 가동 불능, QB를 사용하자니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이미 최대 출력으로 전개된 레이저 블레이드의 날.



콰직-



앰비엔트의 옆으로 지나쳐가며, 스트레이드의 레이저 블레이드는 넥스트의 허리 아래를 훑고 지나갈 뿐이었다. 그리고 기울어지는 시야, 뒤늦게 의식을 뒤흔드는 AMS. 릴리엄은 결국 스트레이드를 격파하지 못 했다. 그 링크스를 죽이지 못 했다. 짐승을, 검은 새를 사냥하지 못 했다.


그래도, 그래도 괜찮을 것 같단 이유 모를 안도감이 그녀의 마음 속에 자리잡은 탓일까, 양손을 놓은 그녀는 제 몸을 뒤로 잡아당기는 자연스러운 힘에 몸을 맡겼다. 수평선이 태양을 삼키는 크레이들의 시간대 속에서, 그녀는 크레이들을 벗어나 현실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하늘로 올라오는 시간보다, 추락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더욱 더 짧게 느껴질 것 같았다.


하반신을 잃은 앰비엔트의 감각을 릴리엄 또한 느낄 수 있었고, 정신을 잃을 것 같은 격통 속에서 비명을 지를 수 있을텐데도 그녀의 입에서 비명 같은 것은 나오지 않았다. 아프지만 이유 모를 편안함을 느끼며 먹구름을 뚫고, 크레이들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내려오는 찰나.







[“화이트 글린트, 공역에 진입 중이다.”]







낯설고 정체 모를 남성의 목소리에 릴리엄은 흐려져가는 시야를 돌려 우측에서 수직에 가깝게 상승하고 있는 VOB를 포착했다. 그리고 그 앞에 보이는 흰색의 넥스트는, 예전에 본 기록과는 다르지만, 이상하게 어릴 적의 희미한 기억 속에서는 보았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낯선 목소리지만, 화이트 글린트란 이름은 알 수 있다. 라인아크의 이름 모를 링크스, 그렇다면 이 사냥은.


“....이겼…어요. 오츠달바 님, 윈 D…님, 로디 님…셀렌 헤이즈….님..이겼어요….우리가…”


어두워져가는 시야, 희미해져가는 의식, 조용해지는 목소리.


릴리엄 월콧은 추락하는 감각을 느끼며 천천히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 지구의 변하지 않는 것, 9.8의 중력 가속도. 그것을 느끼며 얼마 걸리지 않을 자유낙하를 만끽한 그녀가 마지막으로 들은 소리는 수면에 넥스트가 들이받는 소리였고, 그 충격량은 릴리엄이 손가락으로 걸어 잡고 있던 의식의 끈을 놓치게 하기 충분했다.

더 이상 되찾을 수 없는 의식을 멀리 떠나보내며.

BFF의 링크스는, 컬러드 랭킹 2위는, 카팔스 요새의 생존자는, 월콧 가문의 마지막 후예는.


‘...오츠달바 님, 약속한, 이야기..’


한때 어느 남자가 그러했듯이, 하지만 영원하게.


심해 속으로 돌아오지 못할 여행을 떠났다.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ac&no=146049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ac&no=146117

 


위에 이 두 글을 보고 읽으면 좀 매끄럽게 연결이 될까 싶음.


다른 문학들에게 자극을 좀 받아서 내 나름대로 각잡고 써보자 마음먹어서 썼다보니 저번보다 양이 많아졌다. 구글드라이브에 백업본 넣어서 확인해보니까 전편은 9kb인데 이번건 14kb더라고. A4용지로 4.5장 분량 정도 나왔음. 그래도 다 쓰니까 되게 뿌듯했다.


제목의 Nine Point Eight는 글에도 나왔지만 지구의 중력 가속도인 9.8임, 어느 리듬게임에 동명의 곡이 있는데, 릴리엄을 묘사하는건 그 곡에서 컨셉을 땄다.


꿈에서 봤던 내용 그대로 집어넣으면 말도 안되게 길어질거라서 좀 자르고 다듬었음.


마지막에 터키틀딱 대사 딱 한줄 집어넣으면서 묘한 해방감 느껴지더라.


이제 다음편은 목줄이와 터키틀딱의 누구 한명이 꼭 죽어야 끝나는 대결이다...


글 봤다면 조금이라도 좋으니 평가 살짝씩 해주고 가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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