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벨: ……박사님.

그라벨: 또 멍때리시는 건가요? 무료하신 건가요?

그라벨: 근래 그랜드 나이트 영지에서, 감염자 기사의 배척에 나선 이들이 많은데……

그라벨: 그러한 일만 아니었다면, 헤…… 제가 박사님을 모시고 잠시 돌아다니고 싶네요.

【1: 나보다, 아미야가 더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그라벨: 그럼요…… 그렇겠죠.

그라벨: 저는 늘 이 생각을 하고 있어요. 여러분이, 이 사람들이, 카시미어에 온 목적은…… 도대체 뭘까?

【1: 클로저가 맨날 재정 적자에 불평했으니까, 어떻게든 방법을 강구해야 됐거든.】

그라벨: ……

【1: 니어는 카시미어에도 아직 구원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어.】

【1: 나는 니어에게 어떻게 할 작정인지 물어봤어.】

【1: 답을 들은 이후에 나는 니어를 지지하기로 결정했어. 아미야도 말이야.】

【1: 그래서 우리가 온 거지.】

그라벨: ……완전히 예상 밖의 답은 아니었네요.

그라벨: 예전에는, 전 그저 그럴듯한 핑계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는데…… 로도스 아일랜드에서 빛의 기사의 지위는 아주 높은 편인가요?

【1: 난 아직 “지위”란 문제를 고려해 본 적은 없어.】

【2: 나는 지위와는 무관하게 니어 씨를 많이 존경하고 있거든.】

【3: 마가렛 니어는 우리의 오퍼레이터야. 나는 결코 그녀를 빛의 기사라고 여기진 않았지.】

【1】

그라벨: ……현대의 카시미어 기업에서도 수평화 관리를 고취하는 것이 유행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건 단지 말단 노동자들의 긴장을 늦추게 하기 위함이었죠.

그라벨: 그러나 박사님, 당신께서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정말로 그러하다고 생각하겠습니다.

그라벨: 또한 이는 만일 제가 로도스 아일랜드로 겸직한다면, 박사님과…… 동등한 위치가 될 수 있다는 걸 의미할 수도 있을까요?

【2】

그라벨: 아아, 정말로 부럽네요.

그라벨: 신분과 지위를 배제하고 단순히 빛의 기사를 하나의 “인간”으로 대우하셨다니…… 아직도 그녀를 존경하고 있으신가요?

그라벨: 로도스 아일랜드의 다른 사람들도…… 이러한 박사님의 존경을 받을 수 있을까요? 만약 그럴 수 있다면, 저도 좀 흥미가 돋는군요.

【3】

그라벨: 많은 기사들이 빛의 기사를 존경하고 있습니다만, 이유는 그저 단 두 가지에 불과합니다.

그라벨: 그녀가 “니어”이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빛의 기사”이기 때문이지요.

그라벨: 다른 답을 듣는다는 것은 한 카시미어의 기사에게는 몹시나 신선한 일이고요.

그라벨: ……박사님.

그라벨: 저는 카시미어로 팔려왔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어르신에게 항상 타인을 위해 헌신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라벨: 설령 이 순간에도 저는 박사님을 위해서 죽을 수 있답니다? 헤헤.

【1: 내가 네 호위 대상이기 때문에?】

【2: 감정회의 명령 때문인가?】

그라벨: ……소위 출정 기사란 것은, 그렇게 하기 위해서 훈련을 받은 거니까요.

그라벨: 그래서, 빛의 기사의 행동은, 제가 보기엔, 너무나 막연하고도 막연하더군요.

그라벨: 박사님은 타인의 이상을 위해서 헌신하는 것이 위대한 일이라고 생각하시나요?

【1: 당연하지.】

【2: 그래.】

그라벨: 그렇다면 만일 그 사람의 이상도 남을 위해서 헌신하는 것이라면, 마지막에, 저희는 무엇을 얻을까요?

【1: 더욱 더 아름다운 대지를 우린 얻을 수 있겠지.】

【1: 설령 그것이 아주 조그마한 크기의 아름다움이더라도.】

그라벨: ……

그라벨: 참으로 순진한 생각이네요. 이건 박사님이 상업연합회에서 보여준 기민한 모습과는 크게 다르고요……

【1: 참, 그라벨 씨.】

그라벨: 말씀하세요.

【1: 만약 내가 네 희생을 받을 만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날 위해 그럴 필욘 없어.】

그라벨: ……어떻게 그런 말을 하실 수 있나요? 박사님은 제 충성을 의심하고 계신 겁──

【1: 만약 내게 널 희생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럼, 우리를 위해서 살아나가줘.】

그라벨: ……

【1: 너는 하나의 훌륭한 기사이자, 로도스 아일랜드의 파트너일 뿐이야.】

【1: 넌 자유야.】

로이: ……

모니크: 무슨 생각해?

로이: 아니, 그냥…… 오랜만에 다크아이언이 손을 썼다고 생각했어.

모니크: 마지막은 언제였는데?

로이: ……네가 아직 라주라이트의 위치에 오르지 않았을 때…… 지난번에 플래티넘을 처형할 때였어.

로이: 그때의 플래티넘 랭크는 신틀레아의 스승이었어…… 대충 그런 뜻이랑 비슷한 느낌이랄까.

로이: 그날은 비가 내렸지. 오후 4시 47분에 원래 나는 다른 도시로 출장을 가려던 참이었어.

로이: 그때의 라주라이트는 나 혼자였고, 갑자기 “플래티넘”이 도망쳤으니 당장 처리하라는 전화를 받았지.

모니크: ……그래서, 너는 네 손으로 네 동료를 죽였다고?

로이: 아니. 만약 정말로 그렇게 됐다면, 아마 나는 밤에 꿈을 꾸면서 불안에 떨었겠지.

로이: 사실 우리가 황급히 현장에 도착했을 때…… 하하. 거긴 공사가 중단된 건물이었어.

로이: 3층 전체가 아주 그냥 엉망진창이었지. 변절자는…… 가슴에 묵직한 다크아이언 화살이 꽂힌 채로, 벽에 아주 높이 박혀있었고.

로이: 그리 전문적이지 않은 내 현장 탐사 기술로 판단하건대…… “플래티넘”은 그곳을 탈출하려다 허공에서 그 화살에 가슴을 꿰뚫려 벽에 박힌 거야.

로이: 나는 당시에 바로 그 벽의 아래에 있었어. 목표물을 사랑한 덕택에 우리를 배신하려고 했던 그 불쌍한 사람은, 그대로 박혀 있었고.

로이: 내가 기억하는 바로는 그 벽은 아주 새하얗앴어. 그의 죽음은 마치 수난자 같았다니까.

모니크: 소견이 적은 멍청이만이 자유와 이상을 외치는 놈에게 속아. 그들은 생존의 본질이 무엇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해.

*진동음*

*수신음*

로이: 접니다.

로이: 워…… 그들이 마침내 움직이려고 한 겁니까?

*두절음*

모니크: ……레드파인 기사단인가.

로이: 맞아. 원랜 아주 신중하게 굴었는데, 근데, 지금은…… 결국 억누르지 못했나 봐.

로이: 이틀 동안 감염자 보이콧 시위까지 벌어진 마당이니…… 이젠 누가 피해자인지 헷갈릴 정도야.

*진동음*

로이: 아, 왜 또 전화야, 진짜 귀찮게.

*수신음*

로이: 여보세요──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 왜 좌표에 따라 이동하지 않았나?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 그렇지 않았다면, 고해신부와 빛의 기사는 그 화살을 막을 기회가 없었다.

로이: ……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 너는 그들로 하여금 북쪽을 향하게 하여, 미리 내 화살을 볼 수 있게 했다.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최소한, 의자에 앉아 있던 살카즈는 의심할 여지 없이 죽었다.

로이: 아하하,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네요── 설령 농담한 거라도 해도 소용이 없겠군요.

로이: 그건 제 임시적인 판단입니다. 대장, 빛의 기사처럼 실패를 맛보지 않고서는 방법이나 생각을 바꾸지 않는 사람에게는 하날 죽여도 그 여자의 행위를 격화시킬 뿐입니다.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 빛의 기사가 이성을 잃는다면 안 될 것도 없다.

로이: 그건 너무 위험합니다, 대장. 제가 사후보고를 한 점에 대해서는 양해해 주십시오. 다만 저는 작금의 위협은 지극히 적절하지만, 그 이상은, 과유불급이라 생각했습니다.

로이: 저를 믿어주세요. 빛의 기사는 당신의 계획을 방해하지 않을 겁니다…… 말 나온 김에, 지금 일이 어떻게 됐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 ……이사회는 곧 알아차릴 거다. 하지만 괜찮아, 감염자들이 이 도시를 마비시킬 때……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 내가 직접 마지막 몇 명의 교환원들을 해결할 거다.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 이제부터 아머레스 유니온 고위층의 진면목을 아는 자는 아무도 없게 될 것이다.

*두절음*

저스티나: ……제자리로.

━

셰브치크: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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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너티: 준비 완료.

감염자 기사: 오우! 우린 할 수 있어!

그레이너티: ……소나. 예비전원을 복구하는 속도가 엄청 빨라. 어쩌면 그들이 개선한 응급조치가 있는 걸지도 모르겠어.

그레이너티: 제발…… 제발 방심하지 마.

에보나: 허, 그럼 내가 계속 시끄럽게 굴어야겠네?

감염자 기사: 가라, 야생 갈기의 기사! 그 아머레스 유니온의 대가리를 전부 쳐부숴버려!!

에보나: 옹야, 언제든지 출발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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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 ……에보나는 아머레스 유니온의 순찰 소대를 정면에서 습격해.

소나: 30분 뒤에 회색 붓꼬리의 일행이 동력구획을 기습할 거야. 이변이 없는 한, 감정회의 수비 병력은 “철수”할 거고.

소나: 나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걸 챙기기 위해서 연합회 건물에 잠입할 거야. 가뿐하지.

소나: ……그럼, 행동을 개시한다.

톨란드: ……나는 네가 건물 안으로 섞여 들어가는 걸 도와줄 수 있다.

톨란드: 그 이후로는 난 널 도와줄 순 없어. 게다가 누군가는 도로가 막히지 않도록 확보해야 하니까.

소나: 이제 충분합니다. 고마워요, 톨란드.

톨란드: 내가 너에게 말한 걸 잊지 마라. 너희들이 하고 있는 일은 너희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어.

톨란드: 도시의 울음소리를 모두에게 보여주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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