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D.: 경기가 시작된 지 30여 분이 흘렀습니다만, 정말 놀랍게도 순금을 찾은 팀들 중에서 단 한 팀도 경기를 조기종료하지 않았군요.

D.D.D.: 이번 그랑프리 참가자들의 의욕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D.D.D.: 판초 씨, 지금 상황을 어떻게 보십니까?

판초: 올해 그랑프리 대회는 대단히 치열할 것 같으니 저도 기대가 되는군요.

D.D.D.: 네! 모든 시청자분들은 판초 씨와 같은 심정이겠죠.

D.D.D.: 저희의 각 스테이지는 시청자분들이 멋진 장면을 놓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팀을 추적할 예정입니다.

D.D.D.: 우리 시청자분들도 가만히 있지만 말고, 그 절박한 심정을 투표의 동력으로 바꿔보시는 건 어떤가요? 여러분이 사랑하는 선수를 위해 소중한 한 표를 던져주세요!

D.D.D.: 그 선수를 위해 돈을 쓰는 것이야말로 참된 사랑이 아니겠습니까?!

게으른 여성 관광객: 달링, 살려줘!

성급한 남성 관광객: 무서워하지 마, 베이비, 내가 곧 구하러 갈게!

초조한 출전 선수: 젠장, 이 커플 새끼들이 그냥 웃기러 온 줄 알았는데, 왜 이렇게 잘 싸우는 거야?!

성급한 남성 관광객: 베이비, 다행이야. 널 잃어버리는 줄 알았어. (조용히) 너 스스로 처리할 줄도 모르는 거야?!

게으른 여성 관광객: 흑흑, 저 사람들은 너무 잔인해. (조용히) *볼리바르 욕설* 내 설정은 약하고 가여운 여자라고!

성급한 남성 관광객: 괜찮아, 이제 다 괜찮아. 내가 저놈들을 혼쭐내는 것만 지켜보고 있어줘! (조용히) 쯧, 어디 할매 불러와서 시키는 게 더 잘하겠구만.

게으른 여성 관광객: 달링, 최고야~ (조용히) 뭐라고?!

*조용히 걷는 소리*

린 위시아: (저 두 사람, 실력이 꽤 나쁘지 않아. 그리고 저 군대에서나 볼 법한 움직임, 두 사람은 분명히 전직 군인 출신이겠지.)

린 위시아: (커플이란 신분은 시청자의 호감을 얻기 위해 쓴 일종의 꼼수이려나.)

린 위시아: (뻔하지만, 저것도 나름 한 가지의 방법이란 건가.)

린 위시아: (정말 뻔한 짓이지만 말이야.)

린 위시아: (만약에 스와이어 그 여자가 이걸 보고 있었다면, 이런 경기에서는 아마 자기도 저런 코스프레를 해보고 싶다면서 들떠 있었겠지.)

린 위시아: (……이건 걔한테 알려주지 않는 편이 더 낫겠어.)

*주위를 둘러보는 소리*

린 위시아: (어쨌든, 저 커플은 충분히 이길 수 있겠지. 이쪽도 더 볼 것은 없나. 이미 한 바퀴 돌아봐도 순금은 보이지 않았으니까. 아무래도 다른 곳으로 가야겠는데.)

린 위시아: (20개의 순금은 분명히 눈에 잘 띄는 곳에 많이 놓아뒀을 거야. 예를 들자면 각종 랜드마크 건물이나 그런 쪽이겠지.)

린 위시아: (이쪽의 순금을 굳이 강탈할 필요는 없어.)

린 위시아: (다른 구석에 은폐된 나머지 순금 쪽을 노리는 편이 더 좋겠네.)

린 위시아: (하지만…… 대회를 통해 혼란을 일으키려는 놈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적어도 드론과 카메라의 사각지대를 찾아 움직일 게 분명해.)

린 위시아: (은폐된 순금, 드론과 카메라의 사각지대 모두 가봐야 할 필요가 있는데…… 첸 훼이제랑 먼저 상의했어야 했어. 쯧, 너무 급하게 갔나.)

린 위시아: (됐어. 나도 그 유치한 여자랑 더 이야기하고 싶진 않아. 한 걸음씩 한 걸음씩 나아가자.)

에르네스토: 첸 씨, 제가 질문 하나만 해도 괜찮을까요?

첸: 뭐지?

에르네스토: 첸 씨와 린 씨는 원래 친구시죠?

첸: ……왜 그렇게 생각하지?

에르네스토: 두 분이 서로 원수라고 생각할 만큼 날카롭게 대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단순히 서로 원한을 가지고 있는 관계라고 말한다고 쳐도, 두 분은 분명히 상대방에 대해서 잘 알고 계셨으니까요.

첸: ……그렇다고 말할 수 있겠네.

첸: 어린 시절 같은 초등학교를 다녔고, 서로 똑같은 친구가 있었지.

첸: 그러니 네 추측은 상당히 비슷하다고 봐도 좋아.

첸: 하지만 내가 왜 린과 사이가 좋지 않은지는 너한테 말하고 싶지 않군.

에르네스토: 괜찮아요. 두 분 같은 사람이 서로 원한을 가지고 있다면 분명히 작은 일은 아니겠죠. 저도 더 깊게 물을 생각은 없습니다, 단지 화제를 찾고 있었을 뿐이에요.

에르네스토: 하지만 둘다 상대방이 이곳에서 나타날 줄은 전혀 몰랐던 것 같았습니다.

에르네스토: 그건 누가 뭐라고 해도 하나의 인연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죠. 다시 린 씨와 좋은 관계를 맺는 것도 한번 고려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첸: 우리 사이에 대해서 관심이 많나?

에르네스토: 그건 아닙니다…… 그렇지만 이 도시에서는 모두 하루 종일 돈, 돈, 돈만 보니 우정이라는 것은 아주 사치스러운 것이 됐으니까요.

첸: ……나나 린이나 서로 친해지는 걸 원한다고 해서 될 일이 아니야.

에르네스토: 잠깐만요, 첸 씨, 저쪽 골목을 좀 보세요.

미즈키: 으음…… 좀 귀찮네.

미즈키: 카메라가 이렇게 많으니까, 만약에 저지른다고 치면 너무 화려하게 하면 안 되겠다.

조급한 출전 선수: 쳇, 왠지 모르겠지만, 저놈은 못 맞추겠어. 도대체 뭐하는 놈이야?

화난 출전 선수들: 감히 우리를 얕봤겠다?! 다 같이 한번에 덮친다!

에르네스토: 보아하니 그 싱글인 출전 선수가 매복에 걸린 것 같습니다.

에르네스토: 첸 씨,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저들이 전부 끝낼 때까지 기다릴까요?

첸: ……아니.

에르네스토: 첸 씨는 저 사람을 도와줄 생각이십니까?

에르네스토: 그건 별로 좋은 선택이 아닙니다. 아무도 그랑프리에서는 다른 사람을 도와주지 않아요. 남을 도와준다는 그런 당연한 생각은 이곳에서 버리시는 게 좋습니다.

첸: 나도 알고 있다. 넌 여기서 조금 기다리고 있으면 돼.

*달려가는 소리*

그 말끝이 떨어지기도 전에 첸은 이미 뛰어나갔다.

에르네스토: ……

에르네스토는 잠시 침묵할 뿐, 멀어지는 첸을 쫓아가지 못했다.

린 위시아: (이런 구석까지 카메라가 달려 있는 건, 단순히 대회를 위한 준비는 아니었겠지.)

린 위시아: (하지만, 주택가의 건물에는 카메라가 없는 걸로 보여. 아무래도 드론이 선수가 민가에 들어가는 모습을 찍어야 다른 카메라에 담기는 거야.)

린 위시아: (즉, 민가에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되지 않는 한, 당국에 발각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린 위시아: (이 점을 이용하면…… 응?)

린 위시아: (……허, 말하면 온다더니만.)

라피엘라: 어떻게 됐어?

출전 선수?: 우리 쪽의 폭탄은 전부 설치됐어, 라피엘라.

라피엘라: 좋아, 이쪽도 다 끝났어.

라피엘라: 그럼 우리는 다음 장소로 이동하자.

*무전음*

출전 선수?: 잠깐, 방금 C팀에게 구조 요청을 받았어. 그쪽에서 아무래도 까다로운 상대를 만난 것 같아.

라피엘라: 누군데?

출전 선수?: 그 《LUNG wRATh》의 첸이야.

라피엘라: ……오빠는 고수의 불운에는 손대지 말라고 말했어.

라피엘라: 인근에 있는 한 팀을 이동시켜. 너무 티나게 하진 않도록, 그리고 못 당해내겠으면 그만두고, 구태여 전과에 연연하지 마. 이건 중요한 일이니까.

출전 선수?: 알겠어.

라피엘라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자리를 뜨자 린 위시아는 소리 없이 대들보에서 뛰어내려 그들이 서 있던 자리에 나타났다.

린은 라피엘라가 말한 폭탄을 찾아내는 데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린 위시아: (……정말로 올 줄이야.)

린 위시아: (그 여자아이가 이 테러리스트들 중 한 명이라곤 생각도 못 했는데.)

린 위시아: (저쪽이 말하는 중요한 일이란 것은 아마도 계속 폭탄을 설치하는 거겠지. 또한 몇 개의 다른 팀이 있는 것처럼 들렸어.)

린 위시아: (공식적으로는 통신장비를 금지했지만, 하지만 은밀하게 연락을 취할 수 있는 나름의 방법을 가지고 있는 것 같네.)

린 위시아: (상대의 배후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내가 지금 계속 미행하는 건 큰 의미도 없고 오히려 이쪽이 들킬 위험도 커.)

린 위시아: (그리고 폭탄, 오빠, 우리를 잘 알고 있음, 이 정도의 키워드로도 충분할 것 같아.)

린 위시아: (……슬슬 합류할 시간도 거의 다 됐으니까, 첸 훼이제 쪽으로 가야겠어.)

경기 때문에 비우지 않았더라도, 평소에 한산했던 골목은 오늘따라 유난히 북적였다.

옥상, 창턱, 베란다, 담장 위, 적대적인 참가자들은 골목 한가운데 서 있는 첸을 싸늘하게 쳐다봤다.

첸은 두려워하지 않고 그저 손에 꽉 쥐고 있는 고압 물총을 잡아당겼다.

골목 어귀에는 방금 구조된 미즈키가 에르네스토와 함께 서 있었고, 미즈키는 놀라는 표정이며 에르네스토는 머뭇거리는 얼굴이었다.

그러나 아무도 이 시점에서 그들을 주목하고 있지 않았다.

침묵이 골목에 자욱이 가라앉았고, 공기마저도 얼어버릴 것 같았다.

물기를 머금은 열풍이 불어오는 것에 휘날리는 머릿결만이, 지금 이 광경이 정지된 것이 아님을 증명했다.

“뚝──”

어디선가 굳게 잠그지 않은 수도꼭지에서 한 방울의 물이 떨어졌고, 그 물방울이 싱크홀에 부딪히는 작은 소리는 마치 고요한 호수에 돌덩이가 내리치는 것만 같이 울러퍼진다.

순식간에 주변에 있던 참가자들이 몰려들자 첸 또한 발걸음을 옮겼다.

*달려드는 소리와 매섭게 돌파하는 소리*

중간에 도착한 린 위시아는 지붕 위에서 차분하게 주변 상황을 확인하고 있었다.

린 위시아: (첸 훼이제, 이 여자는 또 영웅놀이를 하고 있는 건가.)

린 위시아: (여전히 얌전하게 굴 생각이 없나. 이래선 도와줄 마음까지 사라지겠는걸.)

린 위시아: (하지만, 주변에 인기척을 듣고 달려드는 팀이 몇 개 있네.)

린 위시아: (……막아야겠어. 너무 많은 사람들의 주의를 끌면 좋을 게 없으니까.)

린 위시아는 손목을 느슨히 풀더니, 곧장 지붕에서 뛰어내려 골목 어귀로 자리를 잡았다.

멀지 않은 곳에서 이미 인영이 나타났고, 린은 조용히 숨을 내쉬며 자세를 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