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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시트러스 팬픽) 학생의 본분앱에서 작성

산케한아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12.10 20:41:34
조회 694 추천 24 댓글 9
														



창밖의 무더운 여름날씨가 오늘은 반가웠다. 21세기 들어 기록적인 폭염이 다가올거라는둥 호들갑을 떠는 뉴스가 며칠전부터 드문드문 보였기에 오늘같은 주말에는 근처의 카페에 가서 친구와 수다를 떨거나 
여름방학동안의 막연한 계획을 세워야겠다고 유즈는 생각했다. 

'후후. 오늘같은 날에는 머리를 쓰면서 놀아야 한다고.' 

그렇게 다가온 토요일날 점심. 미리 잡아놓은 약속시간에 늦지 않게 분주하게 움직이는 유즈의 콧노래가 집안에 울렸다. 
기분좋게 화장을 마무리한 뒤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현관문을 기세좋게 열려는 차에 유즈의 손목을 잡는 사람이 있었다. 

'어디가니?' 

메이였다. 오늘따라 굉장히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것 같았기에 유즈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약...속?' 


'만에 하나를 위해 묻겠지만 공부 약속은 아니지?' 


'그럴리가 있나요...' 

유즈는 자신이 할수 있는 선에서 
가장 애처로운 표정을 지으며 자신의 연인에게 애원하듯이 말했다. 

'이러지 마 메이...아직 시험까지는 일주일 남았잖아. 오늘만이라도 좋으니까 부탁해, 응? 
나 열심히 했잖아...' 


메이는 일말의 동요도 없이 대답했다. 


'안돼, 허용할수 없어. 혹시 여름방학에 보충하고 싶은 거니? 도와줄테니까 오늘은 집에 있어.' 


'안 받을수 있을만큼은 공부해뒀어. 응? 믿어줘~' 


두손을 모은채로 한쪽 눈을 찡긋해보이는 유즈. 
보나마나 이 좋은 날에 방 안에서 문제지를 풀며 공부를 시킬 심산인게 틀림없었다. 메이와 둘이서 한다면 그건 그것대로 좋을지도 모르겠지만 오늘은 카페의 딸기 케이크와 찬란한 여름방학 계획이 기다리고 있었다. 양보할수 없다. 


'하아, 어쩔수 없네.' 


메이가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허락해줄 생각이 들었나보다. 
유즈는 고개를 끄덕거리며 현관문을 열었다. 

'저녁까지는 들어올테니 걱정마!' 


'잠깐.' 


'응?' 


메이가 손가락으로 이마를 잠깐 짚는가 싶더니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는 듯이 아,하고 소리를 내며 말했다. 


'그 친구도 우리집에 불러. 능률은 좀 떨어지겠지만.' 


아무래도 오늘은 공부를 해야만 하는 날인가보다. 


/////// 

'하루밍...' 


원래 만나기로 했던 친구는 사정을 설명해주자 
'하핫. 열심히 해.'라는 투로 약올리듯이 거절해버렸다. 결국 메이와 유즈 둘이서 둥근 책상에 마주 앉아 문제를 풀게 된 것이었다. 


'너무해...혼자서 빠져나가다니.' 


'7분 남았어. 어디까지 풀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러다간 분명 낙제수준의 성적을 받아들게 될거야.' 


유즈는 지금 수학문제와 싸우고 있다. 
평소라면 좀 더 쉽게 풀 문제였지만 기분상의 문제로 인해 속도가 점차 더뎌지고 있었다. 


'메이...도와줘.' 


결국 구조요청을 보내는 유즈. 메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문제에 집중하는 것일까. 


'메이~' 


'일단 매기고나서 도와준다고 했잖아. 바로 바로 정답을 알아버리면 네 실력이 올라가지 않을거야.' 


학습지에 시선을 고정시킨채 대답하는 메이의 말을 듣고 유즈는 응..하고 작게 말했다. 
그리고 고민하는척을 하며 나머지 문제를 메이의 눈에 들키지 않도록 적당히 찍어버렸다. 









'푼거 맞아? ' 

10개가량 문제의 대부분 문항에 비가 내리는 것을 보고 메이가 신기하다는 표정을 한채 물었다. 


'풀었어...! 너도 알잖아. 수학은 특기가 아닌걸.' 

'그래...3번 문제부터 알려줄게.' 


앞으로 흘러내린 머리를 뒤로 넘기며 메이는 풀이 과정을 설명해주었다. 미분이 어떻고 정적분이 어떻고하는 영어도 아니고 수학도 아닌 무언가가 귓전을 맴돌았지만 어떻게든 이해할수 있었다. 


'그래서 답은...3번이 돼. 알겠지?' 


'응...메이 설명을 들으니 뭔가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선생님 대단해요!' 


'주책은...' 


그런 유즈의 앞에 메이가 부끄럼을 숨기며 종이뭉치를 내밀었다. 
A4용지 크기의 종이가 몇장 스테이플러로 찍혀 있는 문제지였다. 제일 상단에 단기 속성 특강이라는 노골적인 문구가 빨갛게 찍혀 있었다. 


'우리 학교 문제의 유형이랑 비슷한 걸로 뽑아왔어. 
방금 설명을 이해했다면 반정도는 맞을수 있을거야.' 


헤에, 유즈가 종이를 넘겨보며 감탄했다. 그리고 고마움을 느꼈다. 자신을 위해 문제를 찾아가며 복사를 했을 메이의 모습을 그리면서. 


'미안해. 나 때문에.' 


'정말 미안하다면 내가 말한대로 점수를 받아.' 


'그건 좀...' 


자신이 없는지 고개를 내젓는 유즈. 아무리 메이의 가르침이 있었다고는 해도 그 정도의 자신은 없었다. 그러나 메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그럼 시간 잴게. 30분이야.' 











메이는 아까와는 달라진 속도에 놀라움을 감출수 없었다. 문제가 요구하는 답과 트릭을 알아챌수 있게 된 것이다. 20문제 중에 12문제를 쉽게 풀었다. 시간을 보니 제한시간은 이제 10분이 지난 참이었다. '메이! 아까보다 훨씬 쉬워!'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자신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는 메이를 보고 있자니 그럴수 없었다. 

'열심히 푸네...' 

메이의 꿈은 지금 이 학원을 이어받는 것이라고 들었다. 꿈을 위해서라면 이런 재미없는 공부도 저렇게 열정적으로 할수 있게 되는 것일까. 
새삼스레 그런 생각이 든 유즈였다. 
그렇게 생각하고서 다시 메이를 보고 있자니 그녀가 아까와는 다르게 보였다. 
시간과 마음에 여유가 생겨서 그런것인지는 몰라도 메이의 작디 작은 변화에도 눈길이 자꾸 갔다. 

조금 까다로운 문제가 나왔을때 올라가는 왼쪽 눈썹 
에도, 빠르게 손을 놀려 문제를 푼 뒤 짧게 웃는 오른쪽 입꼬리에도, 숙인 고개를 따라 흐르는 옆머리에도 눈길이 갔다. 


'오늘은 엄마도 나가셨는데.' 


공부때문에 정신이 팔려 눈치를 못 챘지만 지금 이 집에는 메이와 유즈 둘뿐이었다. 오직 둘뿐... 
꼴깍하고 유즈의 목에서 침넘어가는 소리가 났다. 


'어떡해!! 의식을 하니까 메이와 같이 있는것도 부끄러워! 아...문제도 풀어야 하는데 큰일났네.' 


떡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불온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시작한 유즈. 빨개진 두 볼을 두들기며 현실로 돌아왔다. 

'안돼!' 


'왜 그래?' 


그런 유즈의 행동에 집중이 끊겼는지 약간 미간을 찌푸린 채로 묻는 메이. 사실대로 말할수는 없는 노릇이었기에 있는대로 둘러댔다. 


'아...이 문제들이 좀 어려워서 말야.' 


'그런것 치곤 문제에 집중하는 모양새가 아니었는데...' 


메이가 보내는 의혹의 눈길을 피하며 
시선을 다시 아까보던 문제지로 옮기는 유즈. 
문제를 풀지 못하는척을 하는게 푸는것보다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메이...진짜로 문제에만 집중하는구나.' 


이제 10분쯤 남았을까. 문제를 다 푼 유즈는 아까와 변함없는 자세로 공부를 하고 있는 메이에게 눈을 돌렸다. 


'기껏 우리 둘이서 함께하는 주말인데...' 


물론 의도에 충실한 함께였지만 목표를 완수한 유즈에게는 아쉬운 시간이었다. 
좀 더 메이와 가깝게 있고 싶었다. 


'자연스럽게 메이와 함께 농땡이를 피울수 있는 핑계는 없을까?' 


아까와는 다른 분야로 머리회전을 빠르게 하는 
유즈. 묘안은 떠오르지 않았다. 
아까 연기를 하다가 떠오른 방법이 있긴 했지만 너무 속이 뻔해서 들킬게 뻔했다. 그렇지만 그것 말고는 방법이 떠오르질 않는다. 


'으으...못 참겠단 말이지. 메이의 저 표정...' 


자신과 얘기할때도 보여주지 않던 다양한 표정. 
고작 잉크와 종이쪼라기들에게 밀린 느낌이 들었지만 유즈는 개의치 않았다. 그저 메이의 저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표정을 보기 위해서라면. 
그리고 한편으로는 저 표정을 당황하게 만들어보고 싶었다. 
하는수 밖에 없었다. 


'메이...' 


문제를 풀던 메이의 눈 앞에 얼굴을 들이밀자 
메이가 조금 놀란 눈치로 뒤로 물러났다. 


'왜 그래?' 


'그게...' 

문제지를 가리키는 유즈. 
얕게 한숨을 쉬며 메이가 말했다. 


'매기고 나서 도와줄게. 아까 한것처럼.' 


'그러지 말고 의욕이 생기게 해줘.' 


'응..?' 


고개를 약간 기울이며 물음표를 띄우는 메이. 
유즈는 손가락 10개를 전부 펴보이며 말했다. 


'내가 절반인 10개를 맞추면 메이가 소원을 들어주는거야. 응? 못 맞추면 내가 메이 너의 소원을 들어주는 것으로, 어때?' 


의미심장한 마음속 미소를 그리며 뻔한 부탁을 순수하게 애원하는 유즈의 모습에 메이는 별 문제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뭐, 나쁘지 않겠지. 그걸로 의욕이 생긴다면.' 


'힘이 나는데? 메이, 고마워~' 


'시간 얼마 안남았으니 빨리 풀기나 해.' 


'네~' 


그리곤 다시 문제지로 눈을 옮기는 유즈. 곧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니 문제지의 글자들이 꽃밭처럼 보이기 시작한 그녀였다. 










슥슥 하고 빨간 볼펜으로 채점을 마친 메이. 
문제의 절반은 훌쩍 넘을 정도로 동그라미 표시가 되어 있었다. 


'진짜로 네가 풀었냐고 묻고 싶지만...내가 직접 봤으니 뭐라고 할수가 없네.' 


메이는 매긴 문제지를 돌려주며 말했다. 직접 눈으로 봤지만 역시 믿기 힘들었는지 얼굴이 어두웠다. 실패할것 같았기에 응했던 내기에서 보기 좋게 져버렸기 때문인것도 있겠지만. 
반면에 유즈는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두 눈을 반짝거리며 메이의 옆으로 자리를 옮기며 그녀는 말했다. 


'20문제 중에 14문제라니 이건 확실한 합격이겠죠 
선생니임~?' 


나 어때?라고 말하는 듯한 당당한 표정으로 메이를 바라보는 유즈. 메이는 자신의 자매가 
그런 얼굴을 할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속았다...' 


'너...평소보다 더 능글맞아.' 



패배자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메이도 느낀것이었다. 유즈의 의도를. 


'너 아까는 일부러' 


메이의 입술을 검지로 누르며 하려던 말을 막은 유즈가 미리 대답했다. 


'무슨 섭한 소리를 하고 그래~ 우리 메이가 들어준다고 하는 소원때문에 갑자기 머리가 빨라진거 있지?' 


자신의 얄미운 애인을 보고 부들부들 떠는 메이. 
무슨 소원을 빌 생각이지?하며 마음속으로  엄청나게 걱정을 하고 있을 것이다. 


'메이는 내가 어떤 소원을 빌거 같아?' 


싱글벙글. 유즈가 천진난만하게 물었다. 


'..딱히 무슨 소원을 빌어도 상관없어.' 


쿨하게 답하며 고개를 돌리는 메이. 
그럼.하고 유즈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내 볼에 키스해줘. 단, 내가 그만됐다고 할때까지 말야.' 


'...알았어.' 


'자, 드셔보세요.' 


한쪽 볼을 내미는 유즈. 그런 그녀를 난감한 표정을 한채 어쩔줄 모르는 메이. 이렇게 낯간지러운 소원이었다면 내기따위 하지 않았을 텐데. 늦은 후회를 속으로 하는 그녀였다. 


'꼭...해야 돼?' 


'규칙은 규칙! 그리고 소원이잖아? 자자, 어서.' 


'...그럼.' 


결심이 선듯 메이가 천천히 유즈의 얼굴 앞으로 다가왔다. 
유즈의 한쪽 볼을 잡고 반대쪽 볼에 입술을 가져다대는 메이. 


쪽. 
천천히, 닿을듯 말듯한 속도로 볼에 다가가던 그녀의 분홍빛이 유즈의 살결에 닿았다. 


'큭... 내가 시켰지만 이건 좀 부끄러운걸?' 


유즈의 소원대로 입술을 떼지 않고 있는 메이. 
약한 콧숨결이 그대로 전해져왔다. 메이의 냄새가 평소보다도 더 진하게 느껴졌다. 


'메이...네 입술...원래 이렇게 부드러웠어?' 


'...' 


꽉. 


'아! 깨물지는 말아줘. 소원이니까 시키는대로 
하라구.' 


요망한 부탁을 하는 연인의 볼을 약하게 깨문 
메이. 그러나 소원이라는 원래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다시 유즈의 볼에 입술을 대었다. 


'좋아...메이. 이거 생각보다 훨씬 부끄럽고 행복해..' 


'....' 


아마 두 눈을 감은채 내 볼에 봉사하듯이 입술을 대고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얼굴 전체가 화끈거렸다. 
엄청 부끄러웠기에 당장이라도 스톱을 외치고 싶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더 감촉을 느끼고 싶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난 뒤 유즈가 그만하라고 말하자 메이가 입술을 뗐다. 소원을 말하기전보다 훨씬 붉어진 얼굴을 한채로 유즈에게 볼멘소리를 냈다. 


'나는 이런 소원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못했어...' 


유즈의 가슴팍을 약하게 밀치며 거리를 두는 메이였다. 늘 자신이 주도하던 스킨쉽을 역으로 자신이 시키는 형태로 당하니 부끄럼이 
생각보다도 컸나보다. 
유즈는 사랑하는 메이의 입술을 마음껏 맛보았기 때문에 어쨌든 행복했지만. 


'뭐어 어때. 아ㅡ 나도 메이의 볼에다 키스해보고 싶다~.' 


유즈는 키스마크가 생긴 볼을 만지작거리며 부끄러워 하는 메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큿, 하고 메이가 얼굴을 살짝 찡그렸다. 


'어쨌든...이 정도면 낙제는 면하겠네. ' 


메이가 더 이상 빨개졌다간 정신을 잃을것을 
걱정했는지 화제를 다른곳으로 옮겼다. 


'응, 네 덕분이야 메이. 나도 하면 돼는 아이였어. 반드시 여름방학을 즐길수 있도록 할게!' 


그럼 다행이고. 메이가 자신이 풀던 문제지를 정리하며 호응했다.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유즈를 보며 그녀도 이 주말을 값지게 보냈다고 생각할 것이다. 





수학 문제지와 풀이 노트, 연습장등을 다 정리한 메이가 휴대폰을 만지고 있는 유즈에게 
말했다. 


'지금 점심을 먹자. 먹고나서 다른 과목을 할테니까 준비해.' 


'엑, 오늘은 이게 끝 아니었어!?' 


'그럴리가 있니.' 


메이가 방 문을 열고 나가면서 대답했다. 
분명 살짝 웃었다고 유즈는 생각했다. 
아까 받은 것에 대한 복수를 하겠다는 무언의 경고일것이라고도 생각했다. 


'메이가 비는 소원을 들어주는 것도...괜찮을지도?' 

그건 그것대로 환영이었다. 


'메이~~나도 도와줄게!' 


그런 실없는 결론을 내리며 유즈도 부엌에서 요리를 준비하는 메이를 따라나갔다. 

//////////~%%// 


후 메모장 끝에서 겨우 찾았네.

부족한 글 읽어줘서 고마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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