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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미사키 X 치사토 - 5

ㅇㅇ(182.212) 2019.04.22 00:13:54
조회 640 추천 20 댓글 7
														

결국 제목 바꿧음


미사키x리사나 미사키x사요 쓰는 사람과는 다른사람이 쓴 글이란걸 밝힙니다


-


“그런 일이 있었구나, 치사토가... 으음.”

“카오루 씨가 보기엔, 어때요? 제가 연기를 잘 할거같아요?”


내가 미셸인것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그 연기만큼은 진짜니까. 카오루 씨는 믿을수 있어. 믿는것과는 별개의 문제가 있었지만.

미사키는 작년의 이맘때쯤을 떠올린다. 달콤했던 초콜릿, 화려하게 흩날렸던 무대 조명들. 또 그 속에서도 홀로 찬란하게 빛났던 저 카오루 씨. 빛날수 있을만큼의 연습은 또 꽤나 지독하다. 그녀는 아무도 없는 연습실에 줄곧 혼자 남아 배역을 떠올리며 악기와 댄스같은것들을 연습하곤 했다. 밴드의 라이브 준비때의 그녀는 혼자 모든것을 마치곤 우리와 조율을 하는 모습뿐이였으니 언뜻 생각하면 카오루 씨도 연기에 대단한 재능을 가지고 있는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기 쉽지만, 카오루 씨의 연습을 지켜본 입장에선 절대 아니였다. 그녀는 단지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을 뿐이다. 뻔한 표현으로는 백조의 발길질 같다고 할 수 있겠지. 저 뻔뻔하며 능청스러운 모습을 연기하는 데에는 어느 정도의 노력이 필요할까. 필요할 때의 제 마음을 숨길수 있다면 미사키는 무슨 노력을 들여서든 연기를 배우고 싶은 용의가 충분히 있었다. 어색해지지 않기 위해서. 자신에게도, 더해서 치사토 씨에게도. 언제나 적당히, 를 인생의 모토로 두고 살아왔던 오쿠사와 미사키 였지만 갑작스레 사고처럼 다가온... 그래, 사고. 이 짝사랑은 분명히 사고라고 해야 할 것이다. 미사키는 그 자신의 첫사랑이 누구였는지, 어떤 사람이였는지, 무슨 모습을 하고 있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지만. 몇 번 마주 치지도 않은 치사토 씨의 자잘한 것은 어떻게 그렇게 잘 기억하고 있는지. 이번의 그것은 여태 찾아왔던 사랑이라는 이름의 그것들과는 무언가가 질적으로부터 달랐다. 조금 더 무거웠고, 데일만큼 뜨거웠으며 또 어쩔때는 제 머리의 통제를 벗어나 몸 안을 이리저리 미친듯이 뛰어다니기도 했다. 통제불능 이였다. 그러니, 평소의 태도와는 달라야 할것이다. 조금더, 적극적일수 있다면.


‘사랑을 좀더, 많이 해봤으면 달랐을까.’


처음 겪어보는 이 열증을, 미사키는 대체 어찌 대처해야할지 골머리를 썩고 있었다. 연기는 내게 그 해답이 되어줄 수 있을까. 나는 내가 바라는 미사키라는 사람의 얼굴을 제대로 만면에 띄울수 있을까. 카오루 씨가 그러는 것처럼, 어쩌면 치사토 씨도. 나는 제대로 하여금 그녀를 알수 있을까. 알아 낼수 있을까.

그러니 미사키는 연기가 하고 싶었다. 그것도 될 수 있다면, 아주 잘. 카오루 씨는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아니 많이 불편했지만, 그것을 감수할 정도로.

카오루가 미사키의 얼굴을 잠시 관찰한다. 뚫어질것 처럼 바라보기를 잠시, 그녀는 갑자기 팔을 들어 미사키의 팔뚝을 아주 천천히 두 손으로 쓸어내려보기도 하고, 탱크탑이 채 가리지 못한 가슴깨의 살을 뭔가를 꼼꼼하게 체크하듯이 주시하다가 이윽고 고개를 까딱거린다. 미사키는 시선에, 닿는 손길에 몸을 얕게 떨었다. 라이브의 여운이 물기로 남아있는 몸에는 조금 갑작스러운 터치였다. 카오루 씨의 행동은. 카오루는 몸을 캐비닛에 기대서, 잠시 고민하는듯이 생각에 잠긴다.


“미사키, 따로 운동을 한다고 했었나?”

“테니스 부... 정도요? 나머지는, 음.”


사실 제 생각으론 테니스 보다 미셸 탈을 쓰고 돌아다니면서 코코로의 요구를 들어주는게 더욱 더 운동이 되는거 같긴 하지만요. 미사키는 카오루가 미셸과 자신의 관계를 모른다는걸 알고 있었기에, 입안에서 맴도는 그 말을 굳이 내뱉지는 않았다. 무언가 납득했다는 듯이 카오루는 그런가, 하며 긍정의 표시로 턱만을 약간 위아래로 움직였다. 그럴만도 한가...? 작게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귀에 잡힌다.


“보통의 학생들과는 다르게 몸 상태가 참 좋아서, 피지컬적인 면으로만 본다면... 미사키는 평균보다 월등하다고 할수 있겠구나. 좋은 몸에 더 좋은 정신이 깃든다... 셰익스피어의 말처럼.”

“엑, 그 정도 인가요? 굳이 띄워주시지 않아도 좋은데.”

“내가 널 높여 평가해줄 이유가 어디있단 말이니? 난 언제나 솔직하단다, 미사키.”

“뭐, 그렇긴 하네요.”


뒤에 붙은 사족을 무시하고 미사키는 순수히 기뻐했다. 청신호 하나, 하지만 아직은 설레발일 가능성 농후. 이런걸로 일일히 기뻐할만큼 낙천적인 성격은 아니였다. 그럴 기력이 있다면, 더욱 꼼꼼하게. 내가 가고있는 길에 장애물이 있을까, 가다가 넘어지지는 않을까 다시 한번 고민해보는게 미사키의 성격이라면 성격이였다. 애써 떠오르려는 마음을 붙잡아 그 공기를 빼낸다. 신체적인 조건이 좋았다는 말은,


“그럼, 카오루 씨가 보기엔 어떻다는 말이세요?”

“어떻다면, 일단 미사키의 연기를 봐야 알수 있지 않겠니?”

“아, 그렇죠.”


마음이 먼저 달려나간다. 진정해, 미사키. 응, 진정해야지. 당연히. 달뜨는 목덜미의 열기가 목소리의 톤을 절로 올린다. 샛된 목소리가 입을 타고 배어나와서, 미사키는 순간 숨을 헉 하고 들이켰다.


“혹시 어디 안좋은 곳이라도 있는거니? 그렇다면 연기는 다음에 보여줘도 괜찮다만.”

“아뇨, 아뇨. 지금 할수 있게 해주세요.”

“...응, 그렇다면야. 미사키의 연기를 보여주렴.”


심호흡, 한번. 두번 그리고 또. 미사키는 연기를 시작했다.


-


괴리감이 든다. 제 의식이 몸에 제대로 맞춰지지 않아서, 어울리지 않는 옷을 억지로 껴입고 있는것만 같았다. 움직이는 내 몸이 낮설고, 나오는 목소리는 내 것이 아닌 마냥 이상하게 들리는것같고, 제각기 움직이던 세상이 그대로 멈춰서 온갖 것들이 자신의 몸짓을 주시하고 있는것만 같았다. 쏟아지는 시선이 몸 곳곳에 박혔다. 실제로 자신을 쳐다보는 것은 카오루 씨 밖에 없었음에도. 아니, 하나더? 카오루 씨에겐 보이지 않게 놔둔 미셸의 탈이 자신을 바라보는것만 같았다. 순간 삐걱삐걱하는 소리가 팔꿈치에서부터 들려온다. 움직이지 않는 팔을 억지로 돌리려니 마음대로 되지가 않아, 미사키는 결국 한숨을 푸욱 쉬더니 머리를 몇번 흔들고 카오루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얼굴이 굳어 있었다. 어딜 잘못했지? 수없이 많이. 열심히 움직이던 몸이 갑자기 멈춰선 자신에게 적응을 못했는지, 관성으로 팔이 저절로 흔들리고 땀에 젖어있던 머리가 한순간에 서늘해진다. 미사키는 카오루의 얼굴을 살피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저기, 카오루씨?”

“미사키.”


낮게 깔린 목소리가 낮설다. 화가 나신건가, 내 연기가 그렇게도 못났던가. 미사키는 곧 들려올것만 같은 질책소리에 두 눈가를 꼭 감고 귓가에 신경을 집중했다. 하지만 들려오는 것은, 약간은 참고 있다고 할수 있을 목소리. 무엇을 참고 계신거지?


“왜 연기를 멈춘건가?”

“네?”

“네 연기말이야, 미사키. 멈춘 이유가 있다면 말해주지 않겠나?”

“어... 몸짓이 어색하기도 했고,” “또.” “목소리가 이상했던것 같아서,” “또?” 


바로 이어지는 카오루의 단답에 미사키는 몸을 작게 떤다. 무엇을. 빤히 바라보자 카오루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게 끝인거니, 미사키?”

“음, 이유가 부족한건가요?”


곧 미간이 찌푸려지고, 그녀가 탄식한다.


“아니, 이유가 너무 많지 않은가.”


한숨소리가 들린다. 카오루 씨가 그렇게 행동하는 것을 보는건 단연코 처음이라. 미사키는 다만 굳어있던 몸이 더욱 굳어져 가는것 을 느꼈다. 꽉 쥔 손이 딱딱헀다. 옷이 가리지 못한 부분이 모두 서늘했다. 몸에 달라붙은 식은땀이 갑작스레 차갑게 느껴진다.


“나에게 연기를 보여주는 것은, 곧 치사토 에게도 이 연기를 보여줄 거라는 뜻이 아닌가?”

“...네.”

“미사키는, 치사토가 저번에 연기를 보여줬다고 했을때, 그 때 말이야. 한번, 단 한번 이라도 치사토가 자신의 연기를 멈추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수 있는건가? 왜?”

‘아.‘

“연기란 말이지, 자신을 곧 그 세계의, 작품의 일원으로 둔갑하는 행위를 말하는 것이야. 몰입, 긴장. 또 그 인물의 흥분까지도 고스란히 재현해야 할텐데. 미사키는 지금, 소꿉놀이를 하는듯이 단숨에 연기를 끝냈구나. 자신부터가 몰입할수 없는 연기, 아니. 이건 연기라고 하기도 뭣하군.”


혹평이 연달아, 미사키는 이미지 하나를 떠올린다. 연기가 끝났을때마다 숨으로 고르던 그녀, 잠시간 머리를 붙잡곤 어지럽다며 가만히 있던 치사토 씨. 나는? 카오루는 손을 들어 잠시간 이마를 짚고는, 다시 그 손을 좌우로 흔든다.


“탓하려는 게 절대 아니란다, 미사키. 다만... 「하고 싶다」 라는 말에는, 생각보다 큰 각오가 필요하다고 알려주고 싶은거야. 쉽게 입에 담으면 안될, 그건 그런 종류의 말 중 하나니까.”

“...네. 카오루 씨.”

“미사키는 연기를 「하고 싶다」 라고 하지 않았나? 그럼 프로의 정신, 까지는 당연히 바라지도 않아. 다만, 약간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질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나는 생각한단다.”

“...고마워요.”

“...아무것도 아냐, 이런건 조언 축에도 끼지 못할테지. 지금의 미사키라면... 평가 같은건 전혀 의미가 없겠어, 치사토를 만나는게 다음주 화요일이라고 했나? 연극부의 연습이 주말에 있으니까. 그때 다시 얘기하는게 낫겠어. 하네오카로 와줄수 있겠니?”

“네, 그렇게 할게요, 카오루 씨.”


그 이후로도 카오루는 미사키에게 아무런 말을 하지 않은채 기타만을 챙겨 라이브 하우스를 빠져나갔다. 미사키는 그 행동을 탓하지 않았다. 탓할 수 없었다. 아무런 대답이 없었음에도, 결국 카오루는 하고 싶은 말을 이미 그녀에게 한 것이나 다름없었으니까. 우두커니 홀로 서있는 공간이 무서웠다. 작은 전등 불빛 하나가 아스라이 미사키의 위에서 자글자글 타오르고 있었다. 옅은 빛이였는데, 어쩐지 미사키의 얼굴에 진 음영이 도드라졌다.


-


’태도 부족.‘


태도라, 미셸로서 헬로 해피 월드를 처음 시작했을때의 일이 생각나네. 미사키는 눈앞에 놓인 곰탈을 툭툭 걷어찼다. 분홍색 머리통이 축구공처럼 데굴데굴, 탈의실의 바닥을 굴러다닌다. 그때는 어땠던가. 그때도 자신의 의지는 그닥, 이라는 느낌이였는데. 코코로에게 휘둘리고 끌려다니다 보니까, 어느새 소중해진 멤버들을 무시할수가 없었고. 어느새 불편하기 그지없었던 그 공간이 자신의 둥지가 되어서. 떠올려보면 결국 미사키는 그때도 밴드에 기여한게 아무것도 없었다. 아마도, 코코로같은 사람이 아니였다면 자신은 곧바로 밴드를 그만두고는 이제와 같이 대충대충 인생을 살아왔겠지. 미사키는 단언할수 있겠다. 자신의 단점도, 또 아까의 잘못도. 이제는 알았으니까.

연기를 하겠다면서, 결국 우연으로 맺어진 치사토 씨와의 관계에만 집중해서. 결국 자신이 바랬다고 생각한건 까고보니 공갈빵과 같이 텅 비어있었고, 성욕을 처리할 생각에 빠져버려서 내 자신은 아무것도 노력한게 없었지. 혼자서 연습? 좋은 말이다. 치사토 씨의 말대로 카오루 씨를 생각하지 못한건 자신이였다. 왜 생각하지 않았지. 불편해서? 왜 카오루 씨가 불편했지. 질투심에?


’카오루 씨는 치사토 씨랑 소꿉친구였으니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친했다는 이유로? 단지 그것만으로 근 1년간 봐왔던 멤버를 불편하다고 생각한거야? 미사키, 너 진짜 구제불능이다.


“나도 알아.”


미셸이 한번더 걷어차인다.


“아는데, 어떡하란건데.”


미셸을 걷어찼다. 인형의 머리가 저만치 날아가 멀어진다. 기분이 꿀꿀했다.


-


쓰는 저는 재밌는데 보는입장은 모르겠네요

재밌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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