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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첫눈에 산책을 나선 사요츠구

가끔와서연성하는유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9.11.20 23:58:20
조회 1666 추천 32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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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은 백갤럼들의 성향을 철처하게 반영한 글입니다


소재 물어봤더니 다들 저런 댓글을 남기더라고요...순애를 기대했는데 제가 백갤을 너무 몰랐나봐요


그래. 그래도 산란플 안나온게 어디야


*


(1)


첫눈이 내렸습니다.


그것도 타이밍 좋게 제가 사귀고 있는 하자와 씨 집에 하루 묵으러 왔을 때 내린 첫눈이였습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첫눈을 본다는건 정말로 로맨틱하군요, 기적과도 같은 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살짝 옆을 쳐다보자 하자와 씨가 천진하게 웃으면서 박수를 쳤습니다.


"첫눈이에요 사요 언니!"


언니, 언니...그렇군요, 사귀고 난 다음부터는 사요 씨가 아니였습니다. 존칭을 쓰기에는 너무 딱딱하다고 단 둘이 있을 때 만큼은 애칭으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사요 언니! 이 얼마나 좋은 울림인가요? 마음속으로 하자와 씨의 귀여운 호칭을 다시 상기시키며 제가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습니다.


"후후, 그렇네요. 츠구미."


츠구 짱이라고 부를까도 했었지만 히나랑 겹친다는 이유로 선택한건 결국 이름을 그대로 부르는 것이었습니다. 그걸로도 충분히 만족하는지 제가 이름을 부를 때 마다 얼굴을 붉히는 그녀는 정말로 귀여워서, 지금도 보세요. 얼굴을 살짝 붉힌 채 부끄러워서 어쩔줄 모르는 저 모습이란!


너무 귀여워서 품에 꼭 껴안아주었습니다. 첫눈이 오는 창가, 연인의 집, 품에 안긴채 어쩔줄 몰라하는 자그만한 연인...이것이상으로 완벽한 밤은 없겠지요. 


"언니."


품 안에서 츠구미가 절 나즈막히 불렀습니다. 왜요? 제가 묻자 그녀가 살며시 미소지었습니다.


"모처럼의 첫눈인데, 산책이라도 나가시지 않으시겠어요?"


산책이라, 날이 춥기는 해도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기는 했습니다. 날이 추우니까 단단히 껴입고 나가자는 제 말에 그녀가 자그만하게 미소지었습니다.


평소 그대로의 예쁜 미소이기는 했지만 어딘지 모르게 불길해보이는 미소였습니다.


(2)


롱코트를 단단히 여민채 주변의 시선을 신경쓰면서 츠구미 뒤에서 종종걸음으로 뒤따라갔습니다.


"사요 언니! 이대로 가면 날이 새버릴지도 몰라요!"


앞서가는 츠구미가 놀리듯이 그렇게 말하기는 했지만 빠르게 걸어갈 수는 없었습니다. 이유는 뻔했습니다. 산책나오기 직전, 츠구미가 저한테 채운 것 때문이었습니다.


어딘지 모르게 불길해보이는 미소인 것 같더니 제 예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츠구미가 꺼내든것은 목줄, 그것도 대형견한테나 채울법한 커다란 목줄이였습니다. 이걸 차고 같이 산책하자는 말에 아무리 저라도 식은땀을 흘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밤이라 사람도 없을테고, 어두워서 눈치도 못챌테니까 괜찮아요!


그렇게 말하며 다람쥐같은 그 커다란 눈망울을 올려다보는 츠구미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결국 그녀의 부탁에 따라 목줄을 매준 뒤 롱코트를 단단히 껴입었습니다. 다행히도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티가 나지 않았습니다만, 조금만 무리하게 달리거나 하면 코트가 내려가서 목부분이 보일 것만 같아서-


불행 중 다행인것은 츠구미의 말처럼 지나다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것이겠지요. 이 십분 정도 걸었음에도 아무도 사람을 만나지 않자 어느정도 긴장이 풀린 저도 처음보다는 한결 여유롭게 데이트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첫눈을 배경으로 하는 밤산책은 제법 풍경이 좋다고 생각하면서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을 때였습니다.


"언니!"


등 뒤에서 들린 목소리에 몸이 그대로 굳었습니다.


하필이면, 하필이면 이 때 절대로 만나면 안 될 사람을 만났습니다. 천천히 뒤를 돌아보자 역시나, 애인과 데이트 하러 나간다고 했던 히나가 그녀의 애인인 마루야마 씨의 손조차 놓은 채 저한테 한달음에 달려오더니 그대로 품에 꼭 껴안겼습니다. 


저 멀리서 속도를 하나도 줄이지 않고 제 품에 달려들었습니다, 당연한 결과라는듯 그 힘을 이기지 못하고 코트가 조금 내려가서 목줄이 드러났습니다. 미처 숨길 틈도 없었습니다. 히나가 뻔히 제 목줄을 내려다보았습니다.


본능적으로 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끝입니다, 다른것도 아니고 목줄을 맨 채 애인이랑 데이트하는 자기 언니를 본 히나는 뭐라고 생각할까요...경멸하겠지요. 변명할 생각도 못하고 목줄만을 가린 채 제가 히나한테 말했습니다.


"히나, 기다려. 전부 설명해줄테니까..."


"써준거구나!"


입 밖으로는 예상밖의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저한테 한 말은 아니였습니다. 옆에 있는 츠구미한테 한 말이였습니다. 제가 놀라서 옆을 쳐다보자 츠구미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그제서야 일의 전말을 추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 목줄을 츠구미한테 건내준건 아마도 히나일 것입니다.


애초에 저랑 츠구미가 사귀는건 알고있었을겁니다. 학생회실일까요? 그것도 아니면 학교에서? 어디서든 츠구미가 히나한테 상담을 했고, 히나가 이걸 써보라면서 이 목줄을 건내줬고, 츠구미가 그걸 썼다...방금 전 말로 추측컨데 그렇겠지요. 제가 조금 놀란 표정으로 히나를 쳐다보자, 그녀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하하, 언니가 생각하는거 맞아! 츠구 짱한테 준거야! 마침 하나가 남았거든!"


"하나가 남아?"


제가 의문을 표하니 어느새인가 히나의 옆에 온 마루야마 씨의 코트를 살짝 내려서 저에게 보여주자 그제야 그녀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목줄이였습니다.


마루야마 씨의 목에도 저랑 똑같은 색상의 목줄이 예쁘게 차져있었습니다.


"이렇게 만난것도 인연인데 더블 데이트하자! 츠구 짱! 멍멍이 언니야! 개껌먹을래?"


그렇게 말하며 팔짱을 낀 히나가 저한테 정말로 개껌을 내밀었습니다.


정중하게 거부하자 그것을 마루야마 씨한테 내미는 히나의 모습은 어딘지 모르게 공포스럽기까지 했습니다.


(3)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곧장 코트를 벗어던지고, 새빨개진 얼굴로 목줄을 벗었습니다.


오늘 일은 비밀이니까! 헤어지면서 히나한테 몇 번이고 당부했습니다. 마루야마 씨한테도 몇 번이고 당부하자 제 명예는 꼭 지켜주겠다면서 비밀로 해주겠다고는 했지만 친 여동생한테 들킨 시점에서 이미 명예는 없었습니다. 그냥 저희 넷이 데이트하는 동안 아무도 보지 못했기를 빌 뿐이였습니다.


집으로 돌아오자 아직도 남은게 있다면서 츠구미가 자기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번엔 뭐가 나올까요, 목줄 다음에 뭐가 나올지 두려움에 떨고있자 곧 방문이 열렸습니다.


순록 옷을 입은 츠구미였습니다.


너무 예쁜 그 모습에 순간 말을 잃었습니다. 진짜 순록인줄 알았습니다, 마치 츠구미를 위해서 만든 듯 그 옷은 정말로 잘 어울렸습니다. 제가 넋을 놓고 보자니 츠구미가 제게 옷을 내밀었습니다.


"그, 사요 언니...아까 목줄은 조금 죄송해서...그래서..."


그녀 답지 않게 말을 더듬거리는걸보니 정말로 미안했던듯 했습니다. 그렇게 미안해하지 않아도 괜찮은데, 결국 받아들인건 자신이고...쓴웃음을 지으면서 그녀가 내미는걸 자세히 받아서 보자 산타복이였습니다.


"첫눈이잖아요! 곧 크리스마스기도 하고, 그래서 오늘은 조금 독특하게 산타랑 순록끼리 하는 플레이 같은건 어때요?"


혀를 살짝 내밀면서 유혹하는 그 모습은 반칙이기까지 했습니다. 그 모습에 마지막 남아있던 이성마저 날라가서 곧장 코트 밑에 있던 나머지 옷마저 벗어던지고 그녀가 준 산타복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오늘 밤은 안재울거에요?"


순록 옷을 입은 츠구미를 품에 들어올리며 제가 속삭이듯 말했습니다.


얼굴이 새빨개진 그녀가 품 안에서 자그만하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



난 가학, 감금, 꾸금 이런거 쓰면 안되겠다. 쓰다보니 정신이 오염되는 느낌이야. 진짜로...난 그냥 순애나 쓸래...


해서 오늘은 백갤럼들이 추천해준 소재로 써봤는데 잘 써지지는 못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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