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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엘.컴플렉스 37

우드포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2.01 23:23:08
조회 219 추천 14 댓글 3
														

유신은 레이의 말을 다시 생각해 봤다.

"유신아, 가슴 떨리고 설레는 것만 사랑인 건 아냐. 오래가는 커플에게는 그 이상의 것이 있어." 


유신은 아직도 레이를 보면 설레고 떨렸다. 수민이와 사귈 땐 설렘과 떨림이 얼마 가지 않았다. 레이는 뭐가 다른 걸까? 


'레이는 편해.'

편해서 지루하다는 뜻이 아니었다. 레이에게는 어리광을 부려도 편했고 속엣말을 해도 편했다.  약점을 보여 줘도 편했다. 

설레고 떨리는데 동시에 편한 건 처음 느꼈다. 그래서 레이와 오래 함께 하고 싶었다. 


'레이가 말하는 오래가는 커플에게만 있다는 게 이런 걸까?'


유신은 지금까지 불안한 삶을 살았다. 가족 때문에 힘들었고 첫사랑이 아프게 깨졌다. 그런 유신을 레이는 잘 다독거리고 포근하게 안아 줬다. 레이가 고마웠다. 


그런 레이가 갑자기 이상해졌다. 유신은 연채린 때문에 레이가 불안해 하는 걸 이해할 수 없었다. 


[일할 땐 일에만, 일 안 할 때는 레이에게만 집중하자.]

유신은 이 말을 주문처럼 외우고 다녔다. 머리에 인이 박일 때까지 스스로를 세뇌시켰다. 


연채린이라고 해서 특별한 건 없었다. 유신은 지금까지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자신있었다. 그런데 레이는 대체 뭐가 불안한 건지 목에 키스마크까지 남기려고 했다.


'아직 나를 못 믿나?'

유신은 불안해 하는 레이가 조금 서운했다. 





"왜 마음대로 자리를 바꿨어요?'

연채린이 화를 내며 차대표에게 따졌다. 


"유신씨가 그렇게 해달라고 했어. 이코노미가 편하대."

"어떻게 이코노미가 더 편해요?"

"정말 몰라서 묻는 거야? 매니저나 다른 사람들은 다 이코노미로 가잖아. 둘이 나란히 앉아서 가는 거 사진 찍히기라도 해 봐. 루머 만들기 딱 좋은 거 몰라? 스캔들에 휘말려야겠어?" 

"스캔들?"

"의심하는 사람들 많아. 제발 자중하자."

"인기 많으면 뭐해요? 좋아하는 사람하고 연애도 못 하는데." 




다음 날 유신은 창문을 열고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셨다. 날씨가 화창했다. 

조식을 먹으러 갔더니 채린과 함께 온 스태프들이 보였다. 하지만 채린은 없었다. 식사를 끝낸 후 로비로 갔다. 사람들에게 인사하고 채린이 내려오길 기다렸다. 

컨셉은 이미 잡았다. 채린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생각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어깨에 손을 얹었다.


"잘 잤어요?"

연채린이었다. 

"네. 식사 하셨어요?"

"아뇨. 원래 아침 안 먹어요."

"그러시구나. 전 아침 꼭 먹는데. 조금이라도."

"그래요? 갑자기 먹고 싶네. 혹시 먹을 거 있어요?"


유신이 가방에서 지퍼백을 꺼냈다. 

"먹을 걸 가지고 다니시나 봐요." 

"일하다가 당 떨어지면 먹으려고요. 좀 드실래요?"

"껍질 벗겨 주세요."


채린의 말에 유신은 바나나의 껍질을 벗겨서 건네 줬다. 속이 노랗다. 

"달고 쫀득해요. 맛있을 거예요."

연채린이 한 입 베어 물고 오물오물 씹었다. 

"음... 맛있어요."

이번엔 람부탄 껍질을 벗겼다. 하얗고 매끈거리는 알맹이가 나왔다. 하나 까서 건네 주고 몇 개 더 깠다. 


"같이 아침 식사하면서 컨셉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었는데... 차 안에서 설명 드릴게요."

연채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씨는 여기 뱉으세요. 다른 과일도 있는데 더 드려요?"

"아뇨. 이거면 됐어요. 전에도 느꼈는데 많이 다정하네요."

"일하면서 몸에 밴 거예요. 채린씨가 기분 좋아야 좋은 사진이 나오니까요. 사람들 움직이는데 우리도 일어날까요?"



차를 타고 1시간정도 이동했다. 가는 동안 유신은 채린 옆에 앉아 컨셉에 대해 설명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유혹해 주면 좋겠어요. 지나치지 않게... 이 정도면 좋을 거같아요." 

미리 준비한 시안을 보여 주니 채린은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드디어 도착했다. 푸른 바다와 하얀 모래가 한 눈에 들어 왔다. 바다는 파도 없이 잔잔했다. 절경에 다들 입이 벌어졌다. 여기저기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 왕실 전용인데 왕족 중 연채린의 팬이 있어 특별히 촬영을 허가해 줬다고 했다. 일반인은 출입금지였다. 해변을 전세낸 셈이다. 


유신은 장비를 챙겨 먼저 내렸다. 채린은 옷을 갈아 입기 위해 차에 남았다. 유신은 준비를 끝내 놓고 채린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자 천천히 해변을 걸었다.

바닷물이 투명해서  바닥에 깔린 모래가 그대로 보였다. 작은 물고기가 움직이는 것까지 선명하게 보였다. 들어가 보니 물이 적당히 따뜻했다. 기분 좋은 온도였다. 


유신은 패션 화보를 찍은 다음 정말 인상적인 인물 사진을 찍어 보고 싶었다. 연채린이라면 대단한 사진이 나올 거 같았다. 그건 아직 컨셉을 정하지 못했는데 방금 물 속에서 느낌이 왔다.


촬영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채린은 준비된 옷을 계속 갈아 입으며 표정과 몸짓을 잘 만들어 냈다. 연기가 전보다 좋아졌다. 전에도 잘했지만 지금은 탁월했다. 

인기가 많은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채린은 피지컬도 훌륭했지만 실력도 뛰어났다. 


이제 수영복 촬영만 남았다. 수영복으로 갈아 입기 위해 채린은 차량으로 이동했고 유신은 나무 아래에 앉아 카메라를 준비하고 있었다.

'아차...'

마지막 인물 사진을 찍을 때 사용하려고 준비한 렌즈가 없었다. 휴대가방을 뒤져 봤지만 역시 없었다.

'분명 챙겼는데...'


여기 없으면 차 안 메인가방에 있을 거다. 스태프에게 지금 연채린이 어디에 있는지 물어 봤다. 

"그러니까 지금 ... 메이크 업 끝나고 헤어 스타일링 중일 거예요." 


시간이 없었다. 유신은 렌즈를 찾기 위해 차가 있는 곳까지 한걸음에 달려갔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 갔다. 다행히도 찾는 렌즈가 가방 안에 있었다. 

유신은 렌즈를 가지고 나오는데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채린과 눈이 딱 마주쳤다.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말없이 문을 닫고 나왔다. 유신은 방금 뭘 본 건지 생각했다. 


큰 실수를 해 버렸다. 연예인들은 탈의할 때 아주 예민했다. 야외에서 촬영할 때 간이 탈의실 설치를 요구할 정도였다. 차 안에서 옷을 갈아 입는 것은 불편하고, 지금과 같은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보통 차량을 지키는 스태프가 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아무도 없었다. 


'더 이상 못 찍는다고 가 버리면 어떻게 하지?'


지금 중단해도 내일 보충하면 된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기분이 망가진 상태에서는 원하는 연기가 나올 리 없었다. 유신은 불안했다. 그 자리를 떠나지도 못하고 안절부절 어쩔 줄 몰랐다.

그 때 차 문이 조용히 열렸다. 채린의 얼굴에는 표정이 없었다. 그래서 유신은 지금 채린이 어떤 기분인지 읽어낼 수 없었다. 


"채린씨, 정말 미안해요. 안에 있는 줄 모르고..."

"괜찮아요. 잠깐 들어와요." 

유신은 차 안으로 들어갔다. 


"정말 괜찮아요? 기분 상했으면 일단 오늘은 그만 하고 내일 찍어도..."

"끈 좀 묶어 주세요." 

"네?'

"끈이 자꾸 풀려서 그래요. 풀리지 않게 꽉 묶어 주세요." 


채린은 뒤돌았고 유신은 채린의 뒤에 섰다. 

"매듭 예쁘게 못 묶는데요."

"괜찮아요. 겉옷 걸칠 거니까." 


유신은 채린의 뒤에 서서 끈을 묶었다. 서툴러서 빨리 하지 못했다.

뒤에서 본 채린의 목과 어깨, 그리고 등은 티 하나 없이 희고 깨끗했다. 손에 살짝살짝 닿는 피부는 매끈하고 부드러웠다. 


"다... 된 거 같아요." 

유신은 소리나지 않게 한숨을 쉬었다.









part 3 부터 보려면 여기로.

https://gall.dcinside.com/m/lilyfever/699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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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l.dcinside.com/m/lilyfever/691257


포스타입

https://woodford101.postype.com/


여긴 조아라. 새로 만들었어.

https://m.joara.com/book/1523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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