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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괴담] 한국총력고등학교 탈출작전 part 4.(完)

한청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7.01 00:38:20
조회 19061 추천 146 댓글 15
														


[시리즈] 초자연현상처리반 모음집
· 초자연현상처리반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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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문자]


(음성메시지)


발신인: ■


[발송 시간 20.12.11. 20:68]



-----



part Library


"하아......."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곳에서 내가 뭘 하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때려칠까, 하는 마음이 수십 번은 불쑥 찾아왔다.


"선영 쌤. 뭐해요?"


"앗!"


날 찾아온 건 다름 아닌 건우 쌤. 음침한 지하에 마련된 도서관을 찾아와 내게 캔커피를 건네주는 건 건우 쌤이 유일했다.


"여긴 언제나 사람이 없네요."


건우 쌤은 자연스럽게 프론트를 넘어와 내 옆에 앉았다. 성인 남녀인데 거리감이 너무 가까운 거 아닌가? 하지만 이곳은 다른 선생님들도 잘 찾지 않는 곳이다. 오죽하면 내가 출근했는지조차 확인하지 않겠는가? 건우 쌤에게 묘한 냄새가 느껴졌지만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그야 다들 책 같은 건 집에 얼마든지 있겠고, 굳이 빌려 읽는 발상을 떠올리지 못할 테니까요."


"아하하, 확실히 그렇긴 하죠. 학생들이 저보다 돈이 많더라고요."


그렇다. 이 학교는 46년이라는, 다른 명문 학교에 비하면 역사가 조금 짧아도 위상은 어마무시한 곳이었다. 대한민국 최고 엘리트들만 다니는 사립학교였으니까. 내가 어떻게 이곳에 채용된 건지 생각하면 참 얼떨떨하다. 근데 또 사서 취급을 생각하면 난 그냥 경비 아저씨랑 동급으로 두고 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선영 쌤. 뭐하고 있었냐니까요?"


"아, 네? 저요?"


그런 점에서 건우 쌤. 이사장 직권으로 꽂힌 행정실 직원이라는 이 남자는 참 특이하다면 특이했다. 보통 빽 없는 선생은 학생들이나 여기 다니는 선생님들한테 줄을 대려고 그렇게 혈안이 되는데, 건우 쌤은 그런 것 상관 없다는 듯이 오자마자 도서관에 자주 들락날락 하시더니 이젠 능청스럽게 내게 말을 거신다.


"보나마나 멍 때리고 있었겠죠."


"아시면서 뭘 물어보세요."


"뭐, 체력을 아끼고 있었다니 다행이네요. 거기에 스트레스도 거의 없어 보이고."


가끔, 건우 쌤은 이렇게 알 수 없는 소리를 해댔다. 소꿉놀이는 좋아하냐, 이곳 방송 설비는 잘 나오냐, 동아리방에 학생들이 얼마나 있는지, 도서관이 얼마나 넓고 어느 섹션에 가면 애들이 예전에 장난 친 메모들을 발견할 수 있는지. 그런 걸 꼬치꼬치 캐묻곤 했다. 대부분은 나도 잘 모르는 것들이라 답은 못했지만 말이다.


"그러는 건우 쌤은 여긴 뭐 하러 왔어요? 지금쯤이면 다들 식당에서 밥 먹고 있지 않아요?"


"아, 슬슬 때가 됐거든요. 늦으면 큰일나지만, 미리 위치해선 나쁠 거 없거든요."


"......?"


이런 이상한 사람이니까 나 같은 평범한 사서한테도 관심을 가져주고 그러는 거겠지? 오해하지 말자. 두근거리지 말자. 괜히 오해했다가 이런 관계를 잃는 건 사양하고 싶었다.


삐이이이-


"어?"


"......."


나와 건우 쌤은 동시에 천장을 쳐다봤다. 지하는 천장에 달린 스피커로 종소리와 방송실 전파 사항을 전달하고 있었는데, 거기서 갑자기 마이크를 건드린 듯 노이즈가 들렸다. 근데 이 시간에 방송실을 누가 이용하는 거지? 석식 이후엔 쓸 일이 없을 텐데?


행복한 동아리, 고요한 도서관, 즐거운 학창 시절을 보내봐요


여자인지 남자인지, 늙은지 어린 건지 왠지 모르게 분간하기 힘든 목소리 여럿이 겹쳐서 들리자, 나도 모르게 미간이 찌푸려졌다. 두통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다. 나는 반사적으로 건우 쌤을 쳐다봤는데, 그 이유는 잘 몰랐지만, 건우 쌤의 표정을 보고 왠지 알 것 같았다.


건우 쌤은 한 번도 지은 적 없는 심각한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건우 쌤?"


"때가 됐습니다. 현 시간부로 인지 수용 단계를 거치겠습니다."


"네?"


또 알 수 없는 소리. 하지만 이전과 달리 그 말에는 힘과 무게가 실렸다. 마치 여태껏 내가 알던 건우 쌤은 장난이었다는 듯이. 작은 연극이었다는 듯이.


"선영 쌤. 마지막으로 퇴근한 지 얼마나 되셨죠?"


"마, 마지막 퇴근이요? 그야 당연히......."


'어제'라고 말하려다가, 나는 차마 말을 끝맺지 못하고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눈을 바닥에 깔고 이리저리 굴렸다. 어? 어어? 내가....... 퇴근을 했던가?


언제가 마지막 퇴근이었지? 집, 내 집에 언제 갔더라? 오늘이....... 12월 11일이지. 그래, 내가 마지막으로 집에서 출발한 게 12월 13......일.......


작년 12월이다.


"인지하셨군요."


건우 쌤은 내 표정이 훤히 읽힌다는 듯이 말했다. 나는 일순간 두려움에 벌떡 일어나 뒤로 물러났다. 그래봤자 내 뒤는 책장에 가로막혔고, 건우 쌤은 프론트 입구쪽에 앉아있어서 도망치려면 프론트를 뛰어넘어야 한다.


건우 쌤은 벽에 바짝 붙은 나를 향해 몸만 돌릴 뿐, 어떤 위협적인 제스처도 취하지 않고 입을 열었다.


"저는 초자연현상처리반에서 파견된 직원입니다. 아, 이름은 본명 그대로 쓰고 있습니다. 성씨는 다르지만요. 신경 쓰지 마십쇼."


"네?"


"중요한 건 선영 쌤, 아니, 최선영 씨와 저는 이곳 한국총력고등학교에 갇혔습니다. 학교는 현실과 격리됐으며, 탈출을 위해선 만반의 준비와 신속하고 철저한 행동이 필요합니다."


알 수 없는 얘기를 한다. 받아들이기 힘든 얘기를 한다. 그런데 건우 쌤은 흔들림없이,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확고하게 말했다. 숨이 가빠오고 가슴이 쿵쾅거렸지만, 건우 쌤이 거짓말 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혹시? 싶은 마음이 일었다.


"그, 그럼 건우 쌤은 저를 탈출시키기 위해서 이곳에 오셨단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왜 하필 저죠? 저보다 돈 많고 뛰어난....... 아니, 어쨌든 더 많은 사람을 살릴 거면 학생들이 있는 교실이나 선생님들이 식사하고 계실 급식실에 가셨어야 하지 않나요?"


"학생들은 탈출 작전이 진행되고 있으니 신경 쓰실 것 없습니다. 신경 쓴들 우리가 뭘 할 수 있는 것도 없고요. 그리고 급식실은......."


건우 쌤은 잠깐 말을 흐리더니 눈을 길게 감았다 떴다. 그 짧은 침묵의 시간이 내겐 더없이 무겁게 느껴졌다.


"우리의 능력 밖이었습니다."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할 수 없다. 고작 급식실에 가는 게 능력 밖이라는 걸까, 아니면 급식실로 못 가게 선생님들을 막는 게 능력 밖이었다는 걸까. 차라리 현실을 부정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불쑥 솟은 순간이었다.


우리 함께해요. 괴로운 건 잊어버리고, 힘든 건 내던져버리고, 즐거운 것만, 행복한 것만 누리며 살아가요.


또, 또다. 나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저 방송실 목소리는 어딘가 모르게 신경을 긁는 힘이 있었다. 소리만 들어선 여러 사람이 마이크 하나에 대고 완벽한 호흡으로 동시에 말하는 것 같은데, 겹친 목소리의 개수를 생각하면 마이크 하나로는 불가능할 것 같았다.


"상황을 하나하나 이해하실 것 없습니다. 저도 이 상황을 전부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니거든요."


건우 쌤이 조금 풀어진 목소리로 말했다. 조금은 예전 같이 돌아온 모습에 나는 조금 경계가 풀렸다.


"그, 그럼요? 대체 뭘 이해하고 계신 건데요?"


"이대로는 영영 여기서 살아야 할 겁니다. 정수기는 다행이 있더군요. 아사할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이것도 끝까지 저항했을 때 얘기지만요."


"저항이요? 누구한테요?"


내 말에 건우 쌤은 조용히 손가락을 들었다. 굵고 기다란 검지가 천장을 향해 우뚝 솟았다. 나는 검지를 따라 위를 쳐다봤다. 천장에 달린 스피커가 딱 눈에 들어왔다.


"이곳엔 우리만 있는 게 아닙니다."


"방송실에 있는 게 누군데요?"


"우리를 소꿉놀이에 넣고 싶어서 안달이 난 어느 미친 괴물이죠."


"네?"


"그리고 소꿉놀이는 이미 진행되고 있습니다. 잠깐 도서관을 나오죠. 보여드리기 전까진 믿지 못하실 것 같으니."


(중략)


"하아....... 하아......."


"괜찮으십니까?"


"지금 괜찮게 생겼어요?"


나도 모르게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지금 내가 뭘 본 거지? 아니, 뭘 들은 거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아니, 이해하기 싫다는 게 더 맞을 것이다. 그건 아무리 봐도—.


"살아나가고 싶지 않습니까. 저렇게 되기 전에요."


건우 쌤의 말에 나는 고개를 미친듯이 끄덕였다. 맙소사. 소꿉놀이라니. 그걸 소꿉놀이라고 지칭하다니. 건우 쌤의 비위가 좋은 건지, 아니면 그 괴물이 미친 건지 나도 모르겠다. 어쩌면 둘 다일 수도 있고. 이 와중에 건우 쌤은 언제부터 그걸 알고 있던 건지 궁금해졌지만, 동시에 그런 걸 더 알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강렬했다.


"그럼 준비하죠. 돌아갈 방법은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돌아갈 수 있죠?"


"매점 셔터를 열 트리거를 작동시켜야죠. 도서관에 있을 겁니다. 사서잖아요. 책 위치 정돈 파악하고 계시죠?"


아, 역시. 건우 쌤은 알 수 없는 소리를 잘한다.


(중략)


이곳에 근무한 지 3년이 조금 덜 됐고, 이곳 도서관이 전부 크긴 해도 3년이면 충분히 어디에 뭐가 있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다. 하지만 나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 학교, 나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거긴 아무것도 없습니까?"


"네, 아무것도요."


그것들이 도서관에 들어오더니 날 찾아오기 시작했다. 물론 난 건우 쌤과 함께 100번 섹션을 돌아다니며 책에 꽂힌 메모를 찾으려고 안달이었다. 그리고 깨달은 건 지금 도서관에는 100번 섹션밖에 없다는 것이다. 순서도 이상했다. 000번 총류가 없고 100번 철학부터 나오다니. 그보다 000번 총류부터 200번 종교까지는 섹션이라고 부를 만큼 많지도 않았었다.


"사서 쌤으로서 기억력 좀 발휘해보세요."


"도대체 무슨 기억력이요? 이 많은 책을 일일이 기억하고 다닐 리 없잖아요."


"책들을 자세히 살펴보세요. 대부분 똑같은 책, 비슷한 책입니다."


건우 쌤의 말을 듣고 다시 보니 정말로 그랬다. 순서가 난잡해서 그렇지, 똑같은 책이 수십, 수백 군데에 어지럽게 꽂혔다. 종류로 따지면 서너 권이 수십 권 씩 있어서 한 책장을 어지럽게 채웠다. 사서로서 이런 것도 눈치채지 못하다니, 어지간히 마음이 쫓기고 있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잖은가! 지금도 그것들이 날 찾으려고 도서관을 헤맬 텐데, 마주하는 건 순식간이다.


"다른 책을 찾으세요. 그건 잘하시죠?"


"거기에 메모가 있을 확률이 높단 거죠?"


"거의 확정적일 겁니다. 일단 여긴 책의 권수가 적잖아요?"


이러면 안 되는데. 건우 쌤이 하는 말을 대충 알 것 같다. 100번 종교가 이렇게 많은 섹션을 차지하기 위해 필요한 책의 권수. 절대 충당 못한다. 그렇다고 다양하게 꽂을 만큼 종류가 많은 것도 아니다. 한 책장 당 서너 권이 어지럽게 꽂혔다면 책장 몇 개만 넘어가도 같은 책이 다른 패턴으로 꽂힌 책장이 나올 게 뻔하다. 거기에 메모가 꽂힌 다른 책을 발견하는 일이라면.......


"찾았다!"


"소리."


건우 쌤이 내 입을 틀어막으며 진지하게 말했다. 나는 조용히 흥분을 가라앉히며 고개를 끄덕였다. 건우 쌤은 내 손목을 붙잡고 책과 함께 다른 곳으로 서둘러 이동했다. 얼마 안 가 그 근저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그것들이 내가 낸 소리를 따라 쫓아온 것이었다.


"메모를 확인하죠."


건우 쌤의 말에 나는 고갤 끄덕이고 메모를 확인하려는 순간,


*왜 끝내려고 해? 왜 망치려고 해? 왜 나가려고 해? 알 수 없어. 이해할 수 없어. 용서할 수 없어.*


이전보다 훨씬 더 소름끼치는 목소리가 천장에서 들렸고—


"뜁시다."


천장을 기어다니는 그것을 봤을 땐 거의 패닉에 빠져서 다리에 힘이 풀린 나를 건우 쌤이 거의 업듯이 들고 뛰었다.


(중략)


"최선영 씨, 아니, 선영 쌤."


"네......."


"후우....... 머릿속을 왕왕 울려대니 말하기도 힘드네요."


건우 쌤은 귀에 흐르는 피를 닦았다. 찌푸린 미간은 5분 전부터 펴지지 않았다. 팔에 꽂힌 실은 마치 식물처럼 뿌리를 내린 듯 파고들었다. 저게 얼마나 더 꽂히면 건우 쌤도 그것들처럼 되는 걸까? 아직 여유가 있는 걸까?


"아직은 괜찮습니다. 아직은요. 달리기엔 여유가 없어졌지만."


"아, 아직 찾아야 하는 메모가 더 있는데......."


"후, 그래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아....... 젠장. 일단 움직이죠. 저를 통해서 위치를 찾고 있습니다."


건우 쌤은 팔을 축 늘어뜨린 채 절뚝이며 뛰었다. 이젠 건우 쌤보다 내가 더 빨랐다. 나는 건우 쌤을 부축해 다음 섹션, 아니, 다음 책장으로 움직였다. 이제 벌써 800번 문학이다. 900번 역사를 거치면 000번 총류가 나올 것이다. 건우 쌤이 그리 말했으니 더없이 확실할 것이다. 메모도 벌써 여럿 모았다. 솔직히 메모에 적힌 것들, 전부 알 수 없는 수수께끼 같은 얘기지만, 지하 매점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가닥이 잡혔다. 이것도 건우 쌤 덕이다.


"저기, 저 책. 저 책 아닙니까?"


"아, 맞아요. 정말 눈썰미가 대단하시네요."


"다행입니다. 환각이 아니군요. 신경에 침투해도 아직 제 뇌를 어찌하진 못하나 봅니다."


"무서운 애기는 그만하세요. 그보다 하실 얘기는요."


어느새 나도 제법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사실 이젠 더 놀라고 떨 힘도 없어졌다고 보는 게 맞겠지만. 아니, 다 건우 쌤 덕이다. 건우 쌤이 날 지켜주고, 날 보호해주고, 날 여기까지 이끌어줬기에 나도 용기를 낼 수 있게 된 것이다. 건우 쌤을 절대 죽게 놔두고 싶지 않았다. 마음 같아선 이 실도 당장 끊어버리고 싶지만, 그것만큼은 절대 안 된다는 듯이 건우 쌤이 쳐다봤다.


"도서관에 제법 깊숙하게 들어왔습니다. 프론트가 안개에 쌓여서 안 보일 정도더군요."


"아, 그렇죠."


"총류에서 메모를 찾으면 정문으로 전력질주해야 합니다. 물론 놈이 그렇게 호락호락 놔두진 않겠지만, 제가 숫자를 줄여놔서 다행이죠."


"하지만 건우 쌤......."


"저는 신경 쓰지 마시죠. 중요한 건 당신이 탈출하는 일입니다. 둘이 먹다 하나가 죽으면 다른 한 명은 같이 죽을 게 아니라 죽기 살기로 가게를 뛰쳐나가야 한다. 그런 말입니다. 알겠습니까?"


괴상한 비유, 알기 싫은 얘기에 나는 그만 웃고 말았다. 웃지 말아야 할 때인데도, 웃음이 나왔다. 그보다 메모를 확인하는 게 우선이다. 메모를 보지 않으면 900번은 영영 보이지 않을 테니.


죽여버릴 거야.


메모를 볼 때마다 들리는 저 목소리. 저 년(내 마음대로 정했다)도 슬슬 화가 머리 끝까지 솟았는지 목소리도 한없이 진지해지고 어조도 날카로워졌다. 그것들을 보내는 간격도 짧아지고 천장이나 책장을 기어다니는 수도 많아졌다.


"움직여요. 시간이 없어요, 건우 쌤."


"......."


"건우 쌤?"


"주, 죽여, 죽여주세요."


.......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날 몇 번이고 살려준 은인을 내팽겨치고, 메모를 챙겨들고, 900번 역사 섹션으로 도망쳤다.



-----


part Retrieve 3.


현재 시간 20.12.11. 21:12.



"여기는 구출처리복원 3팀 장찬! 사서의 탈출을 확인했습니다!"


"보고할 틈이 어디 있어! 당장 구해! 작전 시간이 다 되어간다! 막바지야! 바리게이트가 뚫리기 전에 서둘러!"


"저희, 저희가 지금 몇 명을 구한 겁니까? 이 작전, 성공적인 거 맞습니까?"


"정수야! 정신 차려! 숫자에 연연하면 이 짓 못해! 한 사람이라도 더 구출하고 살린다! 통신이 안 되는 시점에서 우린 우리의 일에만 집중한다! 다른 팀이 벌어주고 있는 시간이야! 집중해!"


"젠장, 화력 지원 부탁드립니다! 공간이 겹치기 시작했어요!"


"통신 연결 안 된다고 몇 번을 말하냐! 개인 화기 있잖아! 전부 쏟아부어서라도 구출해!"


"3팀 장찬! 사서 구출 성공했습니다!"


"헉...... 헉....... 1팀....... 고대석입니다! 1팀 담당 끝났습니다! 3팀 상황 전달 부탁합니다!"


"3학년은 아직! 사서는 탈출 확인했다!"


"몇 분 더 필요합니까?"


"몰라! 최대한 버티라고 해!"


"씨발....... 알겠습니다!"


"3팀 최경수! 3학년 학생 다수 포착했습니다! 공간이 겹친 탓인 것 같습니다!"


"젠장, 팀 전체가 출동한다! 찬아, 사서 쌤 빨리 수습하고 따라와!"



part Remove 2.


"탄약이 떨어졌습니다!"


"이쪽도 없다!"


"여기도 떨어졌습니다!"


"저도 막 떨어진 참입니다."


"구처복 1팀에서 전달입니다! 최대한 버티랍니다!"


"씨발, 좆같은 거 하난 알아준다니까! 착검!"


"이미 다 했습니다!"


"소리 지르지 좀 마십쇼! 어차피 안 들리니까! 씨발 안 떨어져?"


"오래 못 버틴다고 전해!"


"알겠습니다!"



part Resurrection.


-여기는 초자연현상처리반 고난부활승천 3팀이다.


"......."


-현 상황에 대해 많은 이해를 거쳤으리라 생각한다. 거래를 요청한다.


"들어보지."



-----


[재해대피문자]


현 시간부로 신안산시에 계신 모든 시민께선 해당 자리에 대기하여주시기 바랍니다.

상황이 종료되었습니다. 치료 및 정상화 작업을 위해 움직이지 마시고 부득이하게 움직일 경우 50m 이내로 이동하시기 바랍니다.

50m를 벗어날 경우 당사에서 오인사격으로 사망하실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발신인: 초자연현상처리반 관측기록사무 총괄 주영민


[발송 시간 20.12.11. 21:41]


-----



이걸로 한국총력고등학교 탈출작전 편은 끝.


다들 읽느라 고생 많았어.


나도 좀 쉬었다가 해석으로 탈출작전 배경과 타임라인만 간략하게 쓰고 진짜 끝낼 예정.


봐줘서 꺼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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