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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소설)그리고 모든 증오가 시작되는 곳(315)-이상기후(異常氣候)

에이(221.154) 2025.04.13 21:42:12
조회 1658 추천 20 댓글 8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projectmx&no=10229047&search_head=40&page=1(1~100, 외전)




「그... 음, 사실 '일어나지 않았다' 쪽이 너희들에게 더 좋겠지? 그러니까 모른다고 생각하고 말할게. 그, 여긴 아리우스 분교가 와해된 뒤로, 그 학생들이 임시 거처로 삼던 곳이야. 그 이름은「피난처」. 뭐 이젠 아니지만...」


"......."


「아무튼, 지금 그 시체들 있지? 그건 아리우스 녀석들이야. 학생증으로 식별하려는 생각은 버리는 게 좋을 거야. 아리우스 학생증 따위는 진작에 버린 지 오래거든... 그래, 누가 이런 짓을 했는가, 그게 궁금하지? 아리우스 분교의 전 학생회장이라고 해야겠지. 그래, 베아트리체라는 녀석이야.「마담」이라고 불리는 녀석.」


99.9%가 100%가 되는 순간이었다. 이 모든 일의 배후는 베아트리체였다.


「붉은 몸에 눈깔이 여러 개 달린 놈이니 확실히 알 수 있을 거야, 물론 만나지 않는 쪽을 추천해. 만나게 되면, 네가 결코 곱게 끝날 거라는 생각이 안 들어. 그게 무슨 말이냐며 궁금하겠지? 바로 설명할게. 그러니까, 우리가 이 양옥집에서 맞닥트린 건...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었어.」


그리고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둘은 짐작이 되고 있었고, 그 예상은 바로 적중했다.


「우린 여기서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걸 만났어. 헤일로가 분명 박살이 난 녀석들이었는데, 살아서 움직이고 있었어. 몸에서 검은 살점을 뚝뚝 흘리며 우리에게 다가왔고, 총알을 들이부었는데... 그냥 뚫려버렸어, 그리고...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몸이 멀쩡해졌어. 한 가지 확실한 건, 그건 절대 「인간」은 아니었겠지. 」


"이거, 모모프렌즈 안에 숨어들어갔던 그 녀석들 말하는 거지?"


"...분명 그렇겠죠."


「그런데... 이상했어, 너무나 이상했어. 옆에 시체가 있었거든? 근데 그 얼굴이... 괴물의 모습과 엄청 똑같은 거 있지? 이걸 뭐라고 부르더라... 도플갱어, 그래. 도플갱어. 그냥 빼다 닮은 수준이었는데... 이걸 대체 뭐라 말해야 할 지는 모르겠어. 하지만, 그 녀석... 자신의 시체를 붙들고 있었다고. 마치 자기 몸이라도 되는 거마냥... 그래, 솔직히 지금 내가 무슨 소리하는 지 모르겠지? 하지만 내가 하는 이야기는 결코 거짓이 아니야. 그 내용에는, 어떤 가감도 없어.」


"......."


「...그, 아무래도. 좀비? 그런 거라고 해야 하나? 베아트리체가, 사람을 좀비로 만들어서 부린다고? 마담이라는 소리만 계속 해댔으니... 아마 그런 거라고 해야겠지? 그게 가능하긴 한 걸까 생각은 들지만, 여긴 키보토스잖아.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겠지? 그런 식으로, 그런 식으로... 받아들여야 해. 」


".......?"


「...그리고, 왜 다 여기로 왔던 걸까 싶었는데, 동료들에게서 「피난처」로 오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션할 수 있었어. 그런데, 보낸 시점에서 죽어있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문자는 그저 덫으로 쥐를 끌어오게게 하기 위한 기만... 으, 말이 정리가 안 되네. 아무튼, 그래. 그 괴물들, 베아트리체가 만들어 냈겠지. 」


"......."


「만약 싸우게 된다면, 권총같은 걸로 어떻게 해 볼 생각은 관두는 게 좋아. 샷건같은 무기가 필요해. 아니면... 그냥 몸에 불을 붙여버려. 태워 버리는 게 확실히 효과적이야. 살점이 엉겨 붙어서 재생이 더디거든. 충격을 줘서 쓰러트리는 게 아니라, 「소모」를 시킨다는 느낌으로, 응. 만약 검은 살점이 꿈틀대는 존재를 만나면, 그렇게 쓰러트려.」


"불?"


어쩐지 말에 두서가 없었다. 횡설수설하는 동시에 난잡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모습은 소녀의 말에 신빙성을 부여해주고 있다고 해야 할까. 정제되지 않았기에 순수하다 할 수 있을까.


「만약 그걸 보게 되면, 확실히 알 수 있을 거야. 만약 그 여자가 전부 죽이고 다니고, 그런 녀석들이 양산된다면... 별로 세상에 달가운 일은 아닐 거야. 그리고, 사실 문제가 있는 게 또 있어. 그... 죽은 녀석들이 아니라 산 녀석들도 여기서 만났거든? 그런데... 그 녀석들도 뭔가 정상이 아니었어. 「죽은 녀석」들도 정상이 아니었는데, 「산 녀석」들도 이상했다고. 아니... 이제 다시 죽었으니까, 다 죽은 녀석들이라고 해야 될까...?」


「빨리 해! 빨리, 팔 아프다고 새꺄!」


「아 거 새끼 존나 보채네... 아, 미안. 저 녀석은 우츠로라는 녀석인데, 보다시피 잡놈이야. 기억할 필요는 없어.」


「이 새끼가?!」


「아무튼... 이야기를 계속하자면, 살아있는 녀석이 둘이 있었어. 뭔가 물어 보려 했는데, 그럴 수가 없었더라고... 갑자기 우리에게 덤벼들었어. 마치 사이렌을 울리는 소방차라고 해야 될까, 헤일로가「붉었어」.」


"!"


붉은 헤일로, 그냥 넘겨 들을 수 없는 말이 나왔다. 


「그리고, 우리에게 달려들었는데, 그게... 완전히 미친 상태였어, 아니... 미쳤다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야. 총을 수십 발을 박아도 전진해오고, 전방에 있는 걸 전부 박살을 내버리려 했어. 설득을 하려고도 했는데, 분노라고 해야겠지?놈들은 그런 감정을 담아 우리에게 덤벼들었어. 중간에 벽같은 게 패이고 박살난 흔적들이 있었지? 그거, 걔들이 한 거야.」


「발광 현상」, 분명 그 증세가 일치했다. 이젠 아니라고 한다면 그게 더 이상할 정도이다.


「그리고 그렇게 싸우다가, 얼마 안 가서... 헤일로가... 부서졌어. 그 자리에서 쓰러졌고, 두 번 다시 눈을 뜨지 않았어.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그거였지, "베아트리체가, 모두 다 노예로 만들었다. 우리를 다시... 끌고 들어갔다..." 」


"......."


「...지하실에 관이 있었는데, 거기 넣어주고 왔어. 아무튼, 괴상하지. 헤일로가 붉게 빛나고, 헤일로가 깨진 채 나돌아다니는 녀석들이 있고, 전에는 본 적도 없는 괴이한 것들. 우리가 경험했던 건 그저 편린이겠지. 너희들이 이 영상을 보고 있는 동안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 우리야 알 길이 없지만, 부디 아무 일도 없길 바래.」


하지만, 너무 많은 일이 생겨 버렸다. 「저주」가 키보토스에 퍼졌고, 「발광 현상」은 키보토스에 마수를 뻗쳤으며, 그 결과로 「광멸 사태」가 발발하게 되었다. 이미 키보토스에는 씻을 수 없는 큰 상흔이 남았고, 앞으로 얼마나 더 한 상흔이 새겨질 지 짐작도 할 수 없었다.



「...기록은 여기까지, 우리가 직접 이 참상을 전달해줄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그러진 못하겠어. 내 친구가 끌려갔거든, 살아있는 채로 끌려갔다고 해. 더는 지체할 수 없어. 내려가서 도움을 청할 시간도, 한가로이 무덤을 만들 시간도.. 이젠 없겠지. 아마 너희들이 이걸 보고 있을 때, 우리는 이미 이 세상에 없을 수도 있겠다.」


만약 처음부터 그녀들이 하산해서 모든 진실을 선생한테 이야기하는 쪽으로 갔다면 조금은 이야기의 전개가 달라졌을 수도 있었다. 그녀들 역시 목숨을 잃는 일도 없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건 의미 없는 가정이었고, 그녀들에겐 그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가 봐야 늦었을 수도 있고, 설령 살아있다 한들 이길 수 없을 확률이 더 높지만, 지금 가지 않으면 확실히 죽겠지? 그러니까 우린 놈들을 뒤따라 갈 거야. 뭐 구할 수 있는 확률이 일 푼은 커녕 일 리도 되지 않겠지만, 어쩌겠어. 너희들도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과도 같은 인연이 있다면, 우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거야. 어쨌든, 우리 죽으러 간다. 이게 마지막 인사겠지? 안녕!」


그리고 그 말을 끝으로, 영상은 종료되었다. 


"그 괴물들의 정체는... 역시 아리우스 분교의 학생들이었구나. 여기서 죽었던 애들이, 그 여자의 노예가 되었던 거야."


"어느 정도 짐작은 했었지만, 설마 이 정도로 끔찍한 이야기였을 줄은... 몰랐네요, 아니면 굳이 알고 싶지 않아 애써 외면했던 걸까요?"


"...그냥, 착잡하네. 처음에 시체들을 봤을 때는 끔찍한 느낌밖에 들지 않았었는데, 이젠... 그런 기분이 안 들어."


그저 한숨밖에 나오지 않았다. 울적한 기분만이 들 뿐이었다.


"...이 영상에 나온 두 목소리, 아무리 생각해도 선생님을 납치했던 그 둘하고 목소리가 같죠?"


"응, 긴가민가했는데 이젠 확실해 보여. 그렇다는 말은..."


"이 둘도, 이미 죽었겠죠. 그리고... 그 괴물과 같은 형태가 되어 있겠고."


"......."


이제 어찌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이 카메라 챙겨서 셋하고 합류하도록 하죠."


"그래."


-타다다다다...!!!


"?!"


그 순간, 느닷없이 밑에서 총소리가 들려왔다. 잘못 들었나 싶어 멈칫했지만, 그것은 결코 잘못 들은 게 아니었다.


-타다다다다!!!


"!"


분명 총소리였다. 그렇다는 말은...


"갑시다!"


"어!"


생각보다도, 행동이 더 빨라야 했다.


***


10분 전, 지하실.


"응, 이 관은 뭘까, 한번 열어볼까?"


"...굳이 그걸 열어야 할까요? 딱 봐도 열면 안 될 거 같다는 생각 안 들어요?"


방 안에 놓여있는 검은색의 관, 감히 건들 생각도 들지 않는 비주얼이었지만, 우리의 사막늑대는 달랐다.


"에잇."


-덜컥.


관의 뚜껑은 순식간에 옆으로 치워졌고, 그 안에는 사람 한 명이 들어 있었다. 아니지, 이제 사람이 아닌가. 백골로 넘어가기 직전, 완전히 썩어 문드러지기 직전의 시체였다.


"응, 한 번 들어볼..."


-꿈틀.


"죄송합니다. 좀 더 주무고 계세요."


-덜컥.


시체에서 구더기들이 꿈틀거리는 것을 보자, 시로코는 빛보다 빠르게 관을 다시 닫아 버렸다. 그리고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웃는 표정을 짓고는, 엄지손가락은 문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응, 카즈사 군, 나가자. 여기엔 아무것도 없었던 거 같아."


"...되게 수상하다면서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했잖아요?"


"확인했잖아, 없어. 그러니까 가자."


"관을 본 지 2초도 안 된 거 같았는데..."


"...너무 징그러워, 싫어. 우리가 보물 찾으러 온 건 아니잖아. 구더기는 로망이 아니라고, 응."


"...로망."


어째, 그 한 단어를 듣자 카즈사는 바로 자신의 친구가 생각이 났다. 늘 로망을 떠들고 다니던 밉상, 그리고 지금은 격리되어 있을 그녀.


'나츠 녀석, 괜찮은 거 맞겠지? 말도 없고, 문자도 안 보내고...'


요시미나 아이리는 어찌저찌 잘 지내는 걸 확인했지만, 제일 멀쩡할 거 같았던 나츠의 상태가 심상치 않았다. 그렇기에 하루빨리 배후를 캐어 발광 현상에 대한 진실을 알아내야 했다.


'...하, 모르겠네. 그런데 어째 나츠가 그냥 옆에 있는 거 같기도.'


사차원 보존의 법칙이라도 있는 것일까, 카즈사의 옆에는 또 한 명의 사차원 소녀가 있었다. 


"응, 일단 여기서 나가자. 이 방에는 아무것도 없어. 근데, 이럴 바엔 그냥 아즈사 쪽하고 같이 행동할 걸 그랬나?"


"방이 하도 많으니까, 흩어져서 찾아보기론 했는데. 솔직히 의미는 없겠네요."


그리고 둘이 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동안, 아즈사는 다른 방에 들어가 있었다. 책상과 의자, 딱 하나만이 있는 텅 빈 공간. 하지만 전구를 키자, 그 공간은 결코 비어있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뭐야, 이것들은?!"


벽면은 피로 적힌 글자들로 가득했다. 당장 옆의 벽면에 큼지막하게 「살려줘」라고 처참하게 그어져 있는 글자가 보여져 있으니, 실로 섬뜩했다. 


"......."


그리고 그 옆에도, 「악마」, 「도와줘」,「우릴 구해줘」, 「도망쳐」. 이런 글자들로 빼곡했다. 뭐라 형용할 수 없는 공포감이 다시 그녀의 안에 들어오고 있었다.


"...노트?"


그리고 책상 위에는 노트가 있었다. 원래는 회색이었지만, 피가 뒤덮여져 붉은 빛으로 변해버린 노트, 어쩌겠나. 끔찍할 지 몰라도, 이것 역시 읽어봐야 했다.


-펄럭.


"?"


하지만, 노트의 상태는 너무나 좋지 않았다. 찢겨지고, 피로 물들어 글자들이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다음 장도, 그 다음 장도 넘겨 보지만 내용은 읽을 수도 없고, 글자는 알아볼 수 없었다.


-펄럭, 펄럭, 펄럭...


그렇게 계속해서 넘기기를 계속하다, 아즈사는 어느 한 페이지에서 멈췄다. 피가 좀 묻어있긴 했지만 멀쩡히 그 내용을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내용은 일기의 형태로 이루어져 있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거지. 헤일로가 붉게 변했어, 서로가 서로를 죽이고 있어.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여기에 숨어있지만, 누군가 문을 박차고 있어. 이제 여기로 들어오는 걸까? 그럼 나는 어떻게 되는 거지? 죽는 건가? 싫어, 왜? 나는 대체 왜? 누구나 행복하게 살 권리는 있는 거잖아, 그런데 왜. 왜...


아, 그런가. 나쁜 짓 했으니 벌 받는 걸까? 우리도 사람을 죽이려 했으니까, 우리가 고통받는 이유는 트리니티 때문이라고 했으니까. 그래서 트리니티에게 나쁜 짓을 해서 하늘이 천벌을 내리는 걸까. 그런데, 그건 억울해. 우리에게 그렇게 가르친 것도, 우리에게 다 죽이라고 시킨 것도, 지금 우리를 서로 죽이게 만드는 것도, 그 악마 짓이잖아. 베아트리체, 그 여자 짓이잖아. 그런데 저 여자에겐 왜 천벌이 내려지지 않아?


내가 바랬던 건 그저 평범한 삶일 뿐이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점점 소리가 커진다, 이제 한계야. 이 기록이 마지막일 거 같아. 다음 생이 있다면, 그때는 행복하게 살고 싶어.


"...베아트리체!"


이 학살극의 범인은 베아트리체가 확실해졌다. 이는, 소녀에게 더욱 큰 증오심을 만들어냈다. 


"절대로... 용서할 수 없어...!"


-펄럭.


하지만 아직 여러 장이 남아 있었다. 혹시 뒤에 내용이 있을까 한 장을 넘겼고, 이내 또 새로운 내용을 발견할 수 있었다.


"...?"


하지만 그 내용은, 방금 전과는 너무나 다른 이질적인 내용이었다.



소녀가 모든 걸 포기하고 싶었던 날, 비가 내려왔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인연이 찾아왔다.


가진 거 하나 없어도, 배가 고파도, 몸이 힘겨워도 괜찮았다. 그녀는 버틸 수 있었다. 그녀의 옆에는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 있었으니까.


설령 아무것도 가질 수 없다 할 지라도, 그 보물만 있다면 너무나 행복했다. 버틸 수 있었다.


악마가 나타났다. 악마는 보물을 가져갔고, 소녀에겐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공허했다. 아무것도 가질 수 없어도 그것만큼은 빼앗기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 아무것도 쥘 수 없었다. 아무것도 지킬 수 없었다.


공허한 공간엔 슬픔이 차오르고,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은 절망으로 변해갔다. 


소녀의 절망은 증오 어린 절망이었다. 소녀는 악마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이를 증오하기 시작했다.


구름은 증오를 머금고 하늘 위로 떠올라, 푸른 하늘을 뒤덮는 짙은 어둠이 되었다. 



20XX년 XX월 XX일, 수많은 빗방울이 양옥집을 덮쳤다.



이것이 무슨 내용일까, 방금 전과는 너무나 다른 내용에 아즈사는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그녀를 더욱 당황스럽게 만드는 건, 이 내용에 적힌 날짜였다.


"20XX년 XX월 XX일? 잠깐, 오늘이잖아!"


아즈사의 몸에 소름이 돋으며 닭살이 올라왔다. 하지만 여전히, 종이는 여분이 더 남아 있었다. 아즈사는 그 마지막 장을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우리는 시체에게 잡아먹힌다. 원한과 집념이 깃든 시체에게 잡아먹힌다.


죽음으로써 만들어진 존재, 그것은 신비를 집어삼키고 영혼을 빨아들인다.


맞닥트린 순간, 피할 길은 없었던 거야. 그것은 죽음으로도 도망칠 수 없는 운명.


"뭐야..."


살려줘, 제발, 이제 다 틀렸어. 


"뭐냐고..."


히후미, 어디 있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네 얼굴이 보고 싶어.


"뭐야 이 내용!!! 대체 누가 쓴 거야?!"


시라스 아즈사


"뭐..."


이해할 수 없었다. 이건 대체 뭐란 말인가, 대체 왜 자신의 이름이 적혀져 있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덜컥.


"...어?"


고개를 돌렸고, 곧바로 총을 겨누었다. 그리고 더욱, 그녀의 이해를 벗어난 광경이 눈에 들어오고 있었다.


"아즈사."


반갑다는 듯 웃으며 손인사를 건네고 있는 존재, 하지만 그건 말이 되지 않았다. 눈 앞의 정보를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오랜만이다."


"...사오리?"


아즈사의 눈에 보이는 건, 분명 조마에 사오리였다. 


"내 소중한 동생, 여기서 뭘 하고 있었..."


-타다다다다다다다!!!!


아즈사의 총이, 그녀를 향해 곧바로 불을 뿜기 시작했다. 총알은 순식간에 사오리에게 박히는가 싶더니, 그대로 뚫고 지나가 버렸다. 


"이런, 동생아. 이게 무슨 짓이니?"


"...너 누구야."


"네 언니잖아? 조마에 사오리라고."


그것은 웃으며 그리 말했지만, 아즈사가 이를 받아들일 리가 없었다.


"웃기지 마, 사오리는 그딴 말투 안 써. 뭐야, 너. 정체를 밝혀. 사오리를... 어떻게 한 거야?"


그리고 그 말을 듣더니, 사오리의 목소리로 이내 크게 웃어 버렸다. 사오리라 생각할 수 없는 게걸스러운 웃음에, 아즈사는 더욱 얼굴이 새파래졌다.


"아츠코는, 미사키는? 히요리는! 그리고 선생님... 전부 어떻게 된 거야?! 너 누구냐고!"


"하, 이제 와서 무슨 소리야."


그리고 이내, 사오리의 목소리는 바로 정색으로 바뀌었다. 이내 그 목소리는 짙게 내리깔린 채, 아즈사에게 계속해서 전해졌다.


"이제 와서 왜 그런 걸 물어보는 거냐?"


"...뭐?"


"스쿼드는 너하고 상관없잖아, 안 그래?"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역겹기는! 몇 년을 함께 한 가족보다, 2주 만난 보충수업부가 더 소중했잖아? 이제 와서 행방이 궁금해?"


그것은 사오리의 목소리로 그녀를 비난하고 있었다. 그건 분명 사오리가 아니었다.


"그런데 걱정하지 마, 다 괜찮아. 어차피 너도 우리와 함께하게 될 거야. 이리 와, 아즈사."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고?!"


이해할 수 없다는 그녀에게, 그것은 이리 말했다.


"우리, 하나가 되자."


"으아아아아!!!"


-타다다다다다!!!!


***


「크로노스 뉴스입니다! 오늘 날씨는 전역에 하루 종일 구름 한 점 없는 날씨가 예상되며,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이즈나 씨. 저게 대체 뭐죠...?"


「광멸 사태가 벌어진 지 이틀째, 분명 그 유감스런 사태를 위로하기 위해 이런 날씨가 나타나지 않았을까요?」


"뭔가 이상합니다... 그, 드론 씨! 분명... 오늘 날씨는 한없이 화창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앞으로 5일간은, 비 한 점 오지 않는 화창한 날씨가 예상됩니다. 」


「전 아케보시 히마리입니다! 드론 씨가 아니라고요! 더 정확히는 인공지능이긴 하지만... 네, 일단, 분명 푸른 하늘만이 보일 날이었죠. 그런데...」


"뭔가요... 이 「먹구름」은?! 갑자기... 하늘을 뒤덮었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겁니까...?"


「앞으로 더이상 문제가 생기지 않고, 오늘 날씨처럼 푸르기만을 바랍니다. 」


-쿠르릉...!


-후기-


https://novelpia.com/novel/230625


시험기간 겸 2주 갱차 겸 2주 휴재 들어갑니다잇 갱차가 끝나는 다음주 금요일에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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