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칙은 결국 정석에게 안된다는 것

정석이란게 좀 너무 뻔하고 게임을 별다른 변수 없이 예상 범위의 흐름으로 흘러가게 만든다는 점에서 노잼 + 지루하다는 이미지도 있지만, 결국 가장 높은 확률로 승리를 얻을 수 있는 방법임. 효과적이고, 효율적이고, 빠르게 승리를 노릴 수 있는 길이 다름아닌 정석 아니겠음? 그러니까 스포츠 선수들은 당연히 정석에 기반한 연습, 연구, 플레이를 하는 거고.

그렇다면 '변칙' 이라는 건 뭘까? 어렵게 생각할 필요도 없이 정석과는 거리가 먼 방식임. 상대 입장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의외성으로 한방 먹여볼려고 발악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지. 하지만 이런 변칙에 의존하는 플레이어 및 선수가 반짝 성적은 가능할진 몰라도 장기적인 성공이 불가능한 이유가 뭐겠냐. 결국 정석에겐 안되니까지. 아까도 얘기했다시피 정석은 승리를 위한 가장 가까운 방법이고, 변칙은 그런 방법을 완전히 내버리고 의외성(좋은 말로 표현해야 의외성이지 결국은 요행을 바라는)으로 하나 얻어걸리는 방식에 불과하다는 거임. 괜히 스포츠에서 변칙은 정석으로 잡아야 한다라는 말이 있겠냐.

그런 의미에서 뜨황은 그야말로 변칙에 목숨거는 스타일의 플레이어임. 

2012 에보 우승땐 최고 사기캐인 고우키로 우승하는 등 정석 vs 정석으로 이기는 모습 어느 정도 보여주긴 했는데, 슈스파 - 울스파로 넘어가면서 점점 캐릭터 풀을 넓히더니 거의 몇십개의 캐릭터를 다루면서 상대 캐릭터에 따른 상성 픽으로 승부하는 플레이어가 됬음. 나름 대단한거긴 하지만 왜 이런 스타일로 바뀌었냐면 그냥 개캐 vs 개캐, 정석 vs 정석으로 싸우기엔 기량이 다른 S급 네임드들에 비해 한없이 뒤떨어지니까 베황 마냥 상성후픽으로 승부하려고 했던거지. 하지만 4는 5보다도 캐릭 하나 익히는게 힘든 게임이라 수많은 캐릭들을 수박 겉핥기식으로만 할 줄 아니까 후반으로 갈 수록 밑천 드러나서 커리어 내리막 된거고.

5에 와서도 약캐(잘봐줘야 평캐)인 한주리 에드 등으로 승부하려는 이유도 마찬가지임.  운영이라던가 심리전 능력 등 격투게이머로서 기본적인 기량이 우메하라 토키도 펑크 이런 S급 네임드들에 비하면 심각할 정도로 떨어지니까 가일 캐미 고우키 유리안 장군 등 강캐~사기캐들로는 정면승부가 안되서 그럼.결국 중약캐로 죽창 먹이려는 심보 밖에 안 남은거지.

언젠가부터 황태에게 상성 잡혀서 만날때마다 쳐발리기 시작했는데, 황태는 정 반대로 '정석' 밖에 못하는 게이머라서 그럼. 격겜 입문을 98로 해서 그런진 몰라도 98에서 이고크만 죽어라 했듯이 스파에서도 사기캐들만 죽어라 파고 있는데, 성능 좋은 캐릭터 위주로 플레이하는 것도 정석은 정석이잖음? 물론 황태의 정석은 일본이나 미국의 S급 네임드들에 비하면 한없이 어설프지만 어쨌든 정석에 목매는 유형에 플레이어는 맞잖음. 변칙과 정석이 제대로 붙으면 결국 정석이 이길 확률이 훨씬 높으니까 뜨황 vs 황태 전은 황태 쪽으로 크게 기울어버린거지.

어떤 스포츠든 정석은 괜히 정석이 아니다. 축구에서도 박지성이 한때는 똥꼬가 헐릴정도로 빨리다가 지금은 벤치성 버기성으로 조롱당하는 이유가 뭐겠냐? 결국 윙어로서의 정석적인 능력인 측면 돌파력, 공격력이 매우 떨어진 선수였으니까 그렇지. 요행과 죽창만 바라는 플레이어의 불과한 뜨황은 격투게임계가 워낙 인재가 없고 유입도 없는 판이니까 우승할 기회가 많았던거 뿐이다. 만약 격겜계가 훨씬 규모 크고 재능있는 인재들 더 많이 들어오는 판이었다면 우승딸도 못쳤을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