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의 주인공 하란 블랙우드는 전직 지그마교 사제였으면서도 신들 ㅈ까는 기본에 굉장히 껄렁껄렁하고 염세적인 놈임

주변에서도 자주 하는 말이 니가 왜 사제 짤린지 알겠다일 만큼

근데 사실 하란은 원랜 굉장히 신실한 편인 꽤 모범 사제였음

해머할 악샤에서 태어난 하란은 어릴 때부터 군인인 아버지에게 쉴새없이 자랑을 들어온 골드 그리폰(가장 크고 역사 깊은 프리길드 연대 중 하나인 엘리트 부대)에 입대함

그렇게 집나가서 고생하는 동안 아버지의 친구인 해머할 악샤 지그마교의 대학자(Arch Lector, 대충 교단의 수장격) 카시안에게 맡겨짐

아버지 대신으로 카시안을 꽤나 좋아하고 잘 따랐던 하란은 지그마교의 사제도 겸했고 신앙 생활에도 충실했음

그렇게 하란은 카시안과 함께 사제로서의 생활, 친한 동료들과 함께 모탈 렐름 곳곳을 도는 프리길드 군인으로서의 생활을 겸하며 열심히 살아감

카시안이 워낙 무뚝뚝한 사람이라 사실 나 혼자만 친하다 생각하는 일방적 관계가 아닐까 하는 고민은 있었지만

그러던 어느날 하란과 그의 프리길드 동료들은 끔찍한 광경과 마주함

카시안을 비롯한 해머할 교단의 신실하고 진실된 신자들, 장교들, 귀족들 모두가 황금으로 빛나는 지그마의 얼굴 가면을 쓰고 예배당에 모여 

지그마께서 보시기에 합당한 자들

뭐 뛰어난 전사나 신심 깊은 사제나 그런 가치 있는 사람들을 산 채로 불태워 지그마에게 공양함

지그마께서 스톰캐로 뽑을 영웅들 바라시니 우리가 최대한 많이 바쳐드리잔 믿음으로

'그분께 네 영혼을 바치러 왔느냐?'

'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지그마께서 부르신다.'

황금 가면을 쓴 채 태연히 자신에게 그렇게 묻는 카시안을 보고 하란은 당연히 눈이 돌아감 동료들도 마찬가지고

심지어 불타는 사람 중엔 하란의 지인들도 있었던 듯하고

하란과 동료들은 당연히 지그마께서 이런 걸 원하실 리 없고, 용납하셨을 리도 없다

잘못되고 타락한 건 저들이고 우리는 올바른 결정을 내려 저들을 끝내야만 한다

라고 생각하며 모두 죽였음

카시안은 하란이 직접 죽였는데 카시안은 죽기 직전의 순간까지 아무런 분노도 두려움도 없었음

보이는 건 오히려 슬픔

마치 하란이 지금 하는 실수가 얼마나 심각한지 그 죄를 이해하고 있단 듯이

하란은 격렬한 전투 끝에 폐허가 된 예배당 한가운데서 희생자들은 이미 늦어서 아무도 구하지 못했고 복수밖에 할 수 없었단 사실에 멍하니 서있었음

그 전투의 와중에 하란 쪽도 카시안 쪽도 똑같이 지그마의 이름을 부르짖은 탓에 더욱 심란했음

그래도 그들은 거짓이었고 우리가 진실하다고 믿고 있었는데... 그 순간 하늘이 울림

천상의 신 지그마의 분노로 하늘이 쪼개지고 번개가 내리쳐 하란을 강타함

다행히도 하란은 신벌을 겪고도 기적적으로 살아남았지만 지그마가 사제들이 아니라 자신을 벌했단 사실에 멘탈이 무너짐

이 사건은 해머할을 넘어 아지르하임까지 퍼질 만큼 엄청난 여파를 끼쳤고 지그마교도 한바탕 뒤집어짐

그동안 당사자인 하란은 해머할의 사원에 갇혔고, 멘탈이 나간 상태로 밥도 안 먹고 잠도 안 자고 기도에만 매달림

신의 뜻을 이해할 순 없지만 제발 날 내치지만 말아달라고

하란이 대학자를 비롯한 중요인사들을 죽여버린 일은 아지르 교단에서도 최대한 은폐하려 했지만, 여파가 너무 커서 슬금슬금 소문이 퍼져나갔고 진상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여기저기서 손가락질당함

이후에 하란은 스톰캐들에게 끌려가서 며칠 내내 몇 년처럼 느껴질 고문과 심문을 받음

하란은 스톰캐의 불타는 눈을 바라보면서 자신이 신을 거역했고 신을 실망시켰음을 직감했고

그 뒤로 몇 달 동안 하란보단 적더라도 거기서 중요인사들 몇을 죽였던 하란의 동료들도 하나씩 연대를 그만두거나 잠적함

그나마 젤 친했던 친구는 하란이 계속 고통받는 걸 보다못해 차라리 죽여주는 게 자비일 거라 판단해서 죽이려듬

다행인지 불행인지 실패했고 더 이상은 견딜 수 없던 하란은 그 길로 기란의 그레이워터 패스트니스로 탈주

하란 블랙우드로 이름을 바꾼 뒤 유명한 고리대금업자인 카스파르 구노에게 고용되어서 빚 안 갚고 도망치려는 놈들 패주거나 거슬리는 놈들 죽여주는 일 하게 됨 

싸움실력 하난 엄청 좋았어서

하란 본인의 평으론 신들 믿을 바에야 단순하고 적어도 구라는 안 치는 악인인 카스파르가 훨씬 낫다고

그렇게 적당적당히 10년 쯤 보내다가 자길 죽이려했던 그 친구 '먼'의 SOS를 받아 발드로 떠나면서 스토리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