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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FF] 슈퍼스타 장원영 -22(2)

순풍만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6.06 00:26:05
조회 448 추천 19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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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의 실제] 수업이 진행되는 강의실. 


오늘은 이 수업을 듣는 학생들 뿐 아니라 거의 학부생 전원이 강의실에 모여들어서는 중대한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의 수업은 총엠티 때문에 교수님의 허락을 얻어 1시간 가량으로 짧게 진행되고, 그동안 우리 학부에서 진행한 오디션 예선의 소개와 간단한 경과를 읊은 다음 직접적으로 영상에 쓰일 발표장면을 찍는 것이 주된 일정이다. 그래서인지 수업을 듣지 않는 학생들 역시 이 결과발표를 보기 위해 전부 강의실에 모여 있는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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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원영이 아침 수업 왔어요?”


민주는 걱정스런 얼굴로 내게 물었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마 다행이라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지만, 민주 역시도 원영이가 오후수업에는 참여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렇게 곧바로 수업이 시작되었다. 채연이는 부학회장으로써 직접 단상에 올라와 그동안의 경과를 일정에 대한 미니 세미나에 돌입했다. 


오디션의 목적과 진행방향. 그리고 각 학부들의 연계와 홍보진행. 그리고나서 우리과 예선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면서 각 후보들의 홍보영상이 흘러나온다. 


“퐈하하하하하!!”


예준이가 간장을 뒤집어 쓰고 머리를 미는 장면에서 폭소가 흘러나오지만 아마 녀석의 포카를 산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야. 이어서 태검이와 고란이가 화면에 나오자 여심을 폭발시켰는지 다들 애잔한 탄식을 내면서 고란이와 태검이에게 흠뻑 빠져들어 벗어날 줄 모른다. 


다음에는 생기 넘치는 유진이의 홍보영상이 흘러나왔고 과내 최고 인기인으로써 어젯밤 [THE 왕]에 출연한 이후 넘치는 인기를 주체 못 하듯 곳곳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장원영의 홍보영상이 소개된다.


수군수군 킥킥..


역시나 논란의 주인공이 등장하자 다들 어젯밤 이야기를 하면서 비웃고 조롱하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흘러나온다. 민주는 잔뜩 뽈이난 표정으로 그런 사람들을 노려보지만 그렇다고 나서서 뭘 하기에는 용기가 많이 부족한 아이임. 이제 학부내에서 장원영은 허언 가득한 거짓말쟁이이자 연예인병 걸린 정신병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끼이익...


원영이의 홍보영상이 끝났을 무렵, 강의실 문이 열리면서 유리가 들어왔다. 그리고 그녀의 뒤를 따르는 것은 역시 장원영. 아침에 보았던 모습과는 사뭇 달라져 있었다. 


유리는 제대로 그녀를 화장시키고 급하게 옷을 사서 입혀 후보자로써의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놓은 상황. 겉모습만 봐서는 평소의 장원영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내게는 여전히 슈퍼스타 장원영이 아닌 약하디 약한 인간 장원영이 도살장에 끌려오는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하필이면 홍보영상 바로 다음에 들어왔기 때문일까? 사람들은 싸늘한 눈으로 그녀를 째려보고 있었고, 원영이는 눈을 내리깐 채 유리를 따라서 우리쪽으로 다가왔다. 유리는 그녀를 자리에 앉히고는 옆에서 손을 잡아주었고, 민주는 뭐라도 말을 걸려고 했지만 내가 먼저 막아섰다.


“나중에 해 민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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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민주 역시 장원영을 저잣거리의 원숭이로 만드는 이 강의실의 분위기에 분노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 당장 그녀를 위로하는 것이 별 의미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살짝 눈물을 훔치면서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채원이가 마지막 결과 발표를 위해 단상에 올라섰을 때 쯤, 갑자기 성창원이 원영이 앞으로 다가왔다.


“야 너 뭐냐? [THE 왕]엔 도대체 언제 나오는 건데?”


“.........”


아니 저 미친놈이 단순히 허언증에 분위기 파악 못하는 놈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전형적인 쏘시오패스인건가? 원영이는 고개를 반쯤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고, 성창원은 끝까지 깐족대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내가 20장이나 샀다가 겨우 환불했잖아? 하마터면 사기당할 뻔 했네.”


“.........”


이런 쉬부랄.... 이제보니 첫날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던 미지의 10장 주인공이 바로 저새끼였구나? 20장이나 사서 팬미팅의 가능성을 높여놓고는 원영이가 배역에서 밀리자 마자 곧바로 환불을 했어? 두 손이 부들부들 떨리지만 지금은 그냥 넘어갈 수밖에 없다. 참자. 참아. 인간같지 않은 놈한테는 인간적인 분노조차도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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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지금부터 결과 발표 하겠습니다. 먼저 남자부는 두 명의 후보가 출전했습니다. 기호 1번 이예준, 그리고 기호 2번 서태검. 대표로 나설 학생의 판매량만 공개하고 나머지는 불문에 붙이겠습니다. 그리고 팬미팅 당첨자는 모든 대표를 발표하고 난 이후에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채원이는 단상위로 나와서 발표순서를 먼저 말했고, 이내 남자부 대표로 선발된 후보를 발표했다. 


“남자부 1위는 .......기호 2번 서태검!”


와아아아아아!!!


당연한 얘기지만 남자부는 태검이가 우승했다. 태검이는 멋쩍은 표정으로 민주의 응원을 받으면서 단상위로 나아갔고, 채원이는 이어서 그의 판매 현황을 밝힌다.


“총 수량 300개 중 266개를 판매했습니다. 축하의 박수 부탁드립니다.”


짝짝짝짝짝!!!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총원 160명짜리 학부에서, 그것도 여성들이 고객 대다수였을 판매라지만 무려 266장이나 팔았다니. 태검이는 머쓱한 표정으로 단상에 올라서 떨리는 목소리로 소감을 발표했고, 무려 1년여만에 이곳 강의실에 모습을 드러낸 배나리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면서 박수를 치고 있었다. 그렇게 남자부 발표가 끝나고 태검이는 단상에 준비된 의자에 앉았고, 채원이는 이제 여자부 발표를 앞에 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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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아 축하해!”


예나는 뒤를 돌아보며 유진이에게 축하인사를 건네었고, 다른 모든 학생들 역시 건너건너 유진이에게 응원 문구를 보내고 있었다. 유진이는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그저 미소를 지으며 결과발표를 기다릴 뿐이었고, 나는 다시 장원영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고개를 내리깐 채 그저 멍하니 책상을 바라볼 뿐이었다. 완전히 날개를 잃어버리고 더 이상 슈퍼스타로써의 모습을 보일 수 없는 연약하기 짝이없는 한 소녀. 사람들은 단지 그녀가 드라마에 출연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서슴없이 뒷담을 하면서 까내리는 데 열심이지만, 사실 그 현장에 있었던 사람으로써 그것만큼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감히 입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을 옷을 입고도 프로로써 최선을 다하면서 몇 번이고 최고의 사진을 찍기 위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재촬영을 요구한 너인데, 돼지머리에 후드려 맞고 진흙탕을 구르면서 상처를 내고도 끝까지 NG를 내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서 정신머리를 붙잡은 너인데, 그렇게나 열심히 했는데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해 속상해 하는 너에게 나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해 주면 좋을까?


그렇게 간단하게 이루어질 꿈이 아니라는 거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미 한 번 날개를 찢겨본 사람으로서 구르고 굴러 바닥에 떨어져서 심해를 헤메이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걸어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 뻔히 알기에 쏟아지는 땀을 닦을 여유조차 없이 계속해서 달려왔잖아?


사람들은 주제파악 못하고 안유진을 무시하는 그녀를 비웃지만, 그 두 사람이 같은 나이였을 때 보이지도 않는 곳에 있었던 그녀가 어느샌가 자신을 앞질러 버렸다는 것을 알았을 때 원영이의 기분이 어떤 건지 모르니까 그런 말을 하는 거잖아? 


물론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고, 유진이는 그저 열심히 자신의 능력을 갈고 닦아 그 자리에 섰다는 것을 알지만, 이미 한 번 정상에 섰다가 추락해버린 사람이 억울한 마음에 한 번쯤은 허세를 부려볼 수도 있는 거잖아?


4년 전, 나는 장원영도 아이즈원도 지키지 못 했다. 그저 내 분을 풀어내기 위해 기획사를 찾아가 깽판을 부렸지만, 사실 내가 있어야 할 장소는 그 시간 울고 있던 그녀의 곁이었을지도 몰라. 그리고 나는 왜 내가 단 한번의 망설임 없이 곧바로 그 길을 접고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었는지도 알 수 있었다. 그건 자식농사 망친 것을 한탄하며 눈물을 흘리는 부모님을 눈앞에서 봤기 때문이 아니라, 그날 세상 전부를 잃고 울고 있던 너를 눈앞에서 보지 못했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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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너의 그런 눈물을 보게 되면 내가 또 반해버릴 수밖에 없잖아?



“여성부 대표는......”


채원이는 거기까지 말한 다음 스스로의 눈을 의심하면서 핸드폰 화면을 확인했다. 그리고 좀처럼 쉽게 말문을 열지 못하는 그녀에게 객석의 예나가 묻는다.


“빨리 발표해!”


“아... 여성부 대표는.....”


채원이는 마른침을 꼴깍 삼킨 다음, 우리학부를 대표할 사람이자 오늘 하루동안 가장 높은 곳에서 빛나게 될 그 사람의 이름을 말했다. 










“여성부 대표는....... 장원영입니다.”


“뭐라고!?!?!?!”


좌중에서는 믿을 수 없는 결과발표에 일제히 경악어린 비명이 터져나왔고, 그 결과를 발표한 채원이 본인조차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동공을 떨면서 어딘가를 바라볼 뿐이다. 민주도, 유리도, 심지어 단상위에서 깜박 졸고 있던 교수님조차도 입을 쩍 벌린채 이 말도 안되는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고, 성질급한 예나가 소리쳐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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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돼? 오늘 새벽까지만 해도 140장 넘게 차이가 났는데 어떻게 장원영이 이기냐고?!”


“사실이야. 정말 장원영이 이겼어.”


“도대체 얼마나 팔았는데?”


“..............”


채원이는 차마 그 말을 할 수 없는지 멍한 눈으로 객석을 바라본다. 그리고 여기 모인 모두는 과연 장원영이 그 짧은 시간동안 얼마나 많은 포카를 팔았길래 200장 가까운 판매량을 기록했을 안유진조차 이길 수 있었던 건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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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영은..... 300장 전부 매진시켰습니다.”


“.........”


너무 놀라운 결과가 발표되자 아예 소리를 내는 것 조차 잃어버린 모두가 입을 다물어버렸다. 채원이는 다시 한 번 스스로도 믿을 수 없는 듯 핸드폰을 바라본다.


“아침까지 장원영의 판매량은 11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수업이 시작하기 전.......”


그리고 그녀는 이내 눈을 치켜뜨고 나를 죽일 듯이 노려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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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사람이 남은 289장 전부를 샀습니다.”


“뭐어어어어!??!”


학생들은 일제히 고개를 두리번거리면서 도대체 그 한 사람이 누구인지 찾고 있었고, 민주 역시 휘둥그레해진 눈으로 나를 제외한 다른 누군가를 계속해서 돌려본다. 그리고 예나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누구야? 도대체 어떤 미친놈이 이딴걸 289장이나 사냐고?”


“말 할 수 없어요. 우린 익명성을 보장하기로 결정했고 그 결과는 제가 무덤까지 가져갈 겁니다.”


“아니 이게 말이 되냐고? 이거 완전 사기잖아? 한명이서 다 사서 이기는 게 어디있어? 유진이 거 산 애들이 내가 세어본 것만 80명이 넘는데 한 사람이 다 샀다고 이기는 게 어디있냐고!?”


예나는 이 불공정한 금권선거를 도저히 용납 못하는 듯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고, 학생들 역시 이건 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에 저마다 수군거리면서 이 말도 안되는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런데 그 순간, 유진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뒤를 돌아보며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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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에요! 제가 진 거 맞아요.”


“이걸 그냥 넘어갈 거야 유진아? 분명히 100명 넘게 네 포카를 샀을 텐데 딱 한 명이 전부 샀다고 진다는 게 말이 되냐고?”


“그게 어때서요? 애초에 그러기로 하고 시작한 거 아니에요? 오히려 좋아할 일이에요 여러분!”


“좋아할 일이라니?”


예나는 유진이가 제정신인가 싶어서 고개를 갸웃거렸고, 다른 학생들 역시 모두 그녀를 주목하는 가운데 문득 유진이가 나를 바라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알고 시작했잖아요? 대중의 시대가 갔다는 걸 증명하고 싶어서 이 오디션을 시작한 거잖아요? 아직도 모르겠어요? 대중이 진 거예요. 어떤 사람을 최고의 자리에 올리고 싶다는 욕구 하나로 단단히 결의를 다진 단 한명의 팬한테, 우리 전부가 진 거라구요!”


“..............”


유진이의 일침에 모두가 조용해졌다. 그리고 그녀의 말에는 단 하나의 잘못된 점이 없었다. 애초부터 유진이는 이것이 인기의 새로운 정의를 내리는 오디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었고, 그녀의 말대로 팬덤이 대중을 물리치고 장원영을 최고의 자리에 세운 것 뿐이다. 그리고 그때, 장원영 역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


모든 사람들이 입을 다물고 그녀에게 주목하는 가운데, 그녀는 또각또각 한치의 흐트러짐 없는 워킹으로 단상까지 걸어간 다음 그 위에섰다. 그리고 거기에는 인간 장원영이 아닌, 그야말로 세상 무서울 게 없는 최고의 슈퍼스타 장원영이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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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학부대표로써 최선을 다해 본선에서도 꼭 우승하도록 하겠습니다. 시간 없으니 인사는 여기서 그만 하기로 하구요. 자세한 이야기는 총엠티 가서 하도록 할게요.”


“너, 너 총엠티 안 간다며?”


예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었고, 원영이는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지으면서 그녀에게 답했다.


“그럴리가요? 팬미팅 해야죠? 회비는 제 판매대금에서 빼주세요.”


“.............”


그녀의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자존감 넘쳐흐르는 말투에 누군가는 빈정대는 웃음이나 야유를 보낼 만도 했지만, 놀랍게도 단 한사람도 용기있게 나서는 자가 없었다. 누가 뭐래도 오늘 밤의 주인공은 바로 그녀였고, 정당한 승부에서 완벽한 승리를 가진 그녀를 욕하기 위해서는 오늘 그녀의 모든 포카를 구입할 정도로 모든 것을 건 사람만큼의 각오를 다져야 할 테니까. 


“이것으로 [선택 2020! 순풍돌 총선거!]의 학부예선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팬미팅 당첨자를 발표한 다음 미리 준비된 버스를 통해 총엠티 장소로 이동할게요.”


채원이는 그 말을 마치는 마지막 순간까지 나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고, 어금니를 꽉 문 채 이 상황을 설명해 보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었다. 하지만 설명하고 자시고 할 게 뭐가 있어? 너는 이미 진실을 알고 있잖아? 


나는 그 포카를 전부 살 수밖에 없었다. 물론 적당량 수량을 구입해서 원영이의 자존심을 세워줄 수도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어. 나는 학교선배로써 장원영이 무너지는 것도 보기 싫었지만, 장원영의 팬으로써 그녀가 평범하게 2등을 하는 모습을 보는 게 더 참을 수 없었을 뿐이야. 


그녀가 최고의 자리에 섬으로써 영원히 나의 슈퍼스타로 남기를 원했고, 인간적인 모습 따윈 개나 줘 버리고 다시 세상 무서울 게 없는 그녀로 돌아오길 바랬을 뿐이야. 아니 그것보다, 우주에서 제일가는 그녀의 찐팬이 장원영의 포카를 단 한 장이라도 놓친다는 게 도저히 용납이 안 되었다고.


나는 늘 궁금했다. 왜 장원영은 늘 나에 대한 무시와 괄시를 금치 못했으면서, 오늘 아침에는나와 단 둘이 있을 찬스에서조차 늘 보여주던 모습을 감추어야 했었던 걸까? 물론 원영이는 지난 하루 동안 많은 것을 잃었다. 드라마에서의 배역, 셀럽으로써의 자존감, 거기에 눈앞에 보였던 승리까지. 하지만 과연 그걸 잃어버렸다고 해서 원영이가 저다지도 초라해지는게 가능할까?


문득 나는 장원영이 잃어버린 것 들 중에 매우 이질적인 무언가가 섞여있음을 깨달았고, 그게 바로 나 자신 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곳에서 유일하게 장원영을 위해 모든 것을 해줄 수 있는 사람.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무조건 적으로 그녀의 편이 되어 대신 화살비를 맞아줄 수 있는 사람. 


어쩌면 장원영이 톱스타병에 걸린 것은 그녀가 과거의 영광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녀가 슈퍼스타라는 것을 증명해줄 단 하나의 팬이 있었기 때문인지도 몰라. 그래서 내가 다시 돌아오자마자 저리도 당당하게 모두 앞에서 잘난척을 할 수 있는 거다. 왜냐면 이곳에서 가장 강력한 팬덤을 가진 게 바로 그녀니까. 그래서 그녀가 뭘 하든지 응원해 줄 사람이 있으니까.


카다로그 촬영장에서건, 그저 배경에 존재할 뿐인 보조출연이건, 전력을 다해 열심히 하는 모습이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아름다워서 다시 한 번 응원하고 싶어진다. 나는 네 편이고, 네가 처음 눈앞에 나타나 나의 최애임을 선언했던 그 순간처럼 지금 단상위에 오직 너 하나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그러니까 너는 영원히 나의 슈퍼스타로, 또 나는 영원히 너의 아군으로 남을 수밖에.... 


I am On Your Side....













후기 - 이것으로 1부 I am on Your Side는 끝입니다. 2부는 언제 시작할지 모르겠군여... 




P.S 여러분의 갓장이 앚즈의 입꼬리를 1mm씩 올립니다. 다들 미친듯이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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