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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후기] @진단과 약 복용 1년 반 후기 (장문)앱에서 작성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11 03:49:34
조회 2691 추천 2 댓글 5

약효 떨어져서 집중도 안되고 잠도 안 오던 차에 후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던게 떠올라서 쓰는 글임.

내가 고2이던 23년 초부터 약을 복용하기 시작했는데, 나름 크게 효과를 보기도 했고 그 때 당시에 다른 사람들이 쓴 후기를 보며 도움을 얻었던 것이 생각나서 나와 같은 사람들을 위해 길지만 후기를 한 번 적어 봄.


1. @진단과 약 복용 이전의 삶

나는 어릴 때부터 산만하고, 게으르고, 집중을 못 하는 @의 특징을 완벽히 갖추고 있었음.

과잉 행동 조절이 불가능해서 여기저기 몸을 부딪히고 다니는 바람에 다리는 멍이 들지 않는 날이 없었고, 학교는 20분씩 지각하는 것이 기본이었으며, 한 일에 집중을 못 해서 머리를 감다가 갑자기 샴푸 뒷면의 성분표를 읽느라 머리 감는 걸 까먹는 일도 있었음.

당연히 우리 부모님은 내가 @가 아닌가 생각을 하셨지만, 이상하게 학교 성적은 잘 나와서 아직 애라서 그렇지 그냥 크면 나아지겠거니 하고 넘어가셨음.

그렇게 중학교, 고등학교를 들어오며 과잉 행동은 좀 나아졌지만 그래도 손발을 가만히 두지 못 했고, 지각, 집중력 부족 등 다른 증상들은 오히려 더 심해졌음.

중학교 때까진 공부머리가 좀 있었기에 나쁘지 않은 성적을 받으며 큰 문제가 없었지만 고등학교에 들어오며 @의 태생적 문제인 절대적 집중시간의 부족으로 인해 내신을 말아먹게 되었음.

이에 그 원인을 찾아보던 차, 어릴 때 @ 의심을 받았던 것이 생각나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게 되었고, 내가 @라는 확신을 가지게 되어 병원에 가는 것을 반대하는 부모님을 설득해 @ 진단을 받고 약 복용을 시작하게 되었음.


2. @진단 과정과 지금까지의 약 복용 과정

@진단은 인터넷에서 찾은 @진단이 가능한 병원에서 받았음.

다른 사람들은 무슨 뇌파 검사 같은 것도 했다고 하는데, 나는 그냥 간단한 자가검사지 여러 장을 하고, 문장완성검사? 라고 하는 검사를 한 후 약 30분가량 상담을 거쳐 @ 확진을 받았음.

처음에는 아토목 저용량으로 시작해 건보 적용 가능한 최대용량까지 먹었음.

그러나 약효가 하나도 없었고, 5주차부터 콘18을 먹기 시작함.

약 2주간 복용했었는데, 식욕부진 같은 부작용도,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집중되는 느낌도 들지 않아서 한 단계 증량했고, 이 때부터 약효가 나오기 시작해서 지금은 콘54를 1년째 복용하고 있음.


3. 약 복용 후 개선된 것/ 긍정적인 영향들

나도, 주변 사람들도 인정하는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는 작업 속도 및 능률의 향상임.

복용 이전에는 개별 문제를 푸는 속도가 느린 편이 아닌데도 쎈 같은 수학 문제집 한 단원을 나갈 때 적어도 1주, 길면 한달을 잡아야 할 정도로 공부 능률이 떨어졌었음.

그러나, 약을 복용 한 이후로는 점진적으로 능률이 올라서 지금은 쎈은 물론이요, 그보다 훨씬 어려운 문제집까지도 하루에 한 권을 푸는 정도의 공부 능률을 가지게 되었음.

그 외에 다른 변화로는 내가 봐도 못 알아볼 정도인 글씨체가 다른 사람들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고, 수학 문제를 풀때면 일상과 다름없던 계산실수가 없어졌고, 일상 생활에서도 차분함을 가지게 되어 매일 타던 버스를 잘못 타거나, 필통을 안 챙기고 학교를 가는 것 같은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하는 일도 줄어들었음.

이런 변화들이 모여 내가 @ 치료로 얻고자 한 가장 큰 목표였던 모의고사 성적 향상을 이룰 수 있었음.


4. 변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변하지 않은 것/ 부정적인 영향들

먼저, 손과 발을 계속 움직이는 과잉행동이 전혀 교정되지 않았음.

무의식적으로 다리를 떠는 것과 지우개가루를 계속 손으로 뭉치는 것과 같은 과잉행동이 약을 복용함으로써 개선 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는 변화가 사실상 없었음.

또, 고차원적 사고능력보다는 단순 암기 능력을 요하는 작업의 능률이 거의 올라가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내신 성적에는 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음.

가장 큰 부정적 영향으로, 약효가 있는 10시간 남짓한 시간 외에는 공부를 사실상 하지 못하게 되었음.

이전에는 항상 @ 증상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능률이 안 좋더라도 그냥 밀어붙이면 공부 시간을 늘릴 수 있었지만, 약을 통해 @ 증상이 없어지는 것을 체감 한 이후로는 역체감이 너무 심해서 약효가 떨어지면 공부는 물론이고 일상 생활도 힘든 상태가 되었음.

이를 해결하기 위해 커피, 카페인 알약, 운동 등 집중력 증가에 좋다는 것은 모조리 해 보았지만 약의 효과는 따라잡을 수 없었고, 오히려 약에 상당히 의존하는 삶을 살게 되었음.


5. @진단과 약 복용 시작 이후 지금까지의 느낀 점

1년 반이라는 시간을 약을 복용해오며, 일반인들이 사는 삶을 체험하니 내가 @라는 걸 알지도 못하고 살아온 17년의 시간이 뼈저리게 후회될 정도로 치료 효과가 좋음.

특히 @로 인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이 약을 복용하여 실력을 발휘하고 주변의 인정을 받으니 하루하루가 즐거운 삶을 살게 됨.

그러나, 약효가 떨어졌을 때의 역체감은 점점 더 내가 주체성을 잃고 약에 의존하게 만들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점으로 남아 있음.


6. 후기를 마치며

1년 반 전의 나처럼 혹시 내가 @는 아닌지 고민하고 있는 이에게 이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음.

이 글이나 @에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에 써 주면 내가 알고 있는 한도 안에서 대답해 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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