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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그래도 우리는 대항한다 - 153

우라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20 19:27:39
조회 774 추천 20 댓글 12
														

전 세계 각국의 사라져가는 무형문화를 찾아서 데이터베이스로 남기겠다.


각지의 풍습과 종교와 관습과 그런 것들을 사진, 영상, 녹음, 글 등으로 기록해서 이런 것들이 있었다는 걸 후세대에 알려주겠다.



이는 전 세계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뭐, '한국이 한국했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한국의 국가적 영향력이 이전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면서 한국의 전근대사도 큰 관심을 받았고, 그 중에는 조선왕조실록도 있었다.


특히 태종실록에서 나온 '사관이 알게 하지 마라' '신이 곧게 쓰지 않는다면 신의 위에 하늘이 있습니다'등으로 유명한 민인생은 외국에도 컬트적인 유명세를 탔다.



그 기록을 보자면 왕이 총신들과 사적으로 만나는데 미행해서 따라가기, 왕이 몰래 사냥나갔는데 복면 쓰고 미행하기, 왕의 침소에 잠입해서 왕이 하는 말 기록하기, 말 타고 사냥하는 왕을 발로 뛰어서 추적하면서 혼잣말까지 기록하기, 왕이 후궁이랑 뒹굴고 있을 때 뭐라 하는지 기록하고 싶으니 여자 사관을 두자고 건의하기, 결국 빡친 왕이 유배형을 내리자 '나 유배간다'고 기어이 마저 쓰고 유배갔다는 내용에 후대인들조차도 실소를 금치 못했다.


그리고 그 기질은 한국도 버리지 못해서 한국의 국립문서보관소는 그야말로 온갖 문서란 문서는 악착같이 긁어모으고 정부가 뭔가를 하면 그 기승전결과 언제 어디서 누가 왜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를 모조리 기록해서 딱지 붙여서 보관하는 곳으로 유명. 한국 정부가 어떤 사건 때 주요 인물들의 행동을 아예 분 단위로까지 기록해놨다는 이야기까지 있으니, 그야말로 기록성애자들의 주지육림이자 후대 사학자들의 보물창고인 셈.


아무한테나 공개해주지는 않고 한국 정부의 허가 하에 특정 부분만 열람할 수 있다는 게 흠이지만. 



그리고 그런 기록변태들이니 그 변태행각을 자국의 영향력에 맞게 세계구급으로 벌인다고 해도 이상할 일이 아닌 바.



그러나 뭐 후손들을 위해서 전 세계 각국의 문화를 아카이브화해서 그 명맥이 끊기지 않게 하겠다는 게 나쁜 거라 말할 사람은 없으니, 유엔 회원국들은 모두 별 반발 없이 협력을 약속했다.


그 와중에 미국 국무회의장에서 나온 발언이 걸작이었다.



"드래곤이 공주를 납치하고 불을 뿜고 보물을 약탈하게 하는 것보다는 지식을 탐구하게 놔둬서 세상에서 가장 큰 도서관 건립에 집중하게 하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



그 드래곤이 다른 데에 관심을 돌리게 되면 미국에게 좋은 일은 아니지 않겠느냐는 어느 장관의 발언은 모두의 동감을 얻었다.


그 드래곤이 결코 이빨 빠진 호랑이가 아니라 그 능력이 더더욱 원숙해졌다는 걸 똑똑히 본 걸 생각하면 더더욱.



그가 드래곤이라 불리는 것은, 인간이 도저히 어쩔 수 있는 존재가 아니어서 드래곤이라 불리는 것.



'저건 괴물이다.'


그러나 저 괴물은 정치에 가급적 관여되고 싶어하지 않지만, 그래도 무슨 일이 발생하면 일선으로 나가는 것을 딱히 사양하지는 않는다.



그러니 그냥 그 괴물이 자기 소원대로 문화예술이나 후학 양성 등에나 집중하게 놔두고 괜히 쑤시지 않는 게 방법.


그냥 저 인간이 늙어죽을 때까지만 버틴다는 아주 간단한 해결책이 있는데 말벌집을 기어이 건드릴 이유가 어디 있는가.



그리하여 아카이브 프로젝트는 상당한 스피드로 진도를 나가기 시작했다.



#



제 2차 바티칸 공의회는 여러모로 많은 의미가 있었다.


우선 이탈리아 내전의 결과로 공인된 이탈리아 연방 내 자치국인 부활한 교황령에서 벌어진 첫 공의회이며.


보수적이던 바티칸이 절박한 개혁의 필요성을 느꼈다는 것 역시 있었다.



바티칸의 완고한 권위주의는 시대에 뒤떨어졌고 경솔했다.


당장 가톨릭 역사상 최고의 기적이라 불렸던 성지가 교회를 거부하는 불모지 그 자체가 되었다는 것부터가 교회가 어린 양들을 상대로 저지른 만행에 대해 사죄와 책임자 처벌을 거부하고 버티다가 배를 째버린 결과였음은 그 일례일 뿐이었다. 



이미 위험신호는 곳곳에서 오고 있었다.


가톨릭교회에 실망한 무수한 이들이 교회에서 이탈했고, 서유럽 전역에서 미사 참례율이 급감했으며 피임과 이혼의 허용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높아졌다.


더 이상 농촌의 보수성과 교회의 전통과 권위에만 매달릴 수 없었다.


산업화로 인해 농촌 공동체는 물리적으로 해체되고, 여성운동은 심화되었으며, 복지정책의 확대로 기존의 가톨릭교회의 역할은 향촌 사회에서 축소되었다.


더 이상 반공주의는 만능열쇠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가톨릭 인사들은 교권의 절대성 고수에만 취해 있었고, 그 상황에서도 기싸움을 했다.


그러나 그런 가톨릭교회에게 따귀를 올려붙인 사건이 생겼으니, 교황 즉위 직후 새 교황 율리오 4세가 급사해버리는 사건이었다.



가뜩이나 여기저기서 정치적으로 몰리던 와중에 기껏 뽑은 교황이 죽어버리고, 가톨릭교회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등 슬슬 위험수위에 도달했기에, 결국 공의회가 결정된 것이었다.



새롭게 교황으로 뽑힌 스테파노 10세는 공의회의 준비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우선 교황은 공의회를 앞두고 나치에 협조한 주교들을 털어보고, 교회 내의 핵심 세력까지 마피아의 손길이 뻗어 있다는 걸 깨닫고 교리성성(이단심문청)을 동원해 이들을 털어낼 준비를 했다.


그 외에도 신뢰할 수 있는 측근들과 함께 사목현장에서 일하는 주교들과 접촉해 가톨릭교회의 방향성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이는 교황을 경악하게 했는데, 바티칸과 각 지역의 현실이 얼마나 괴리되어 있었는지를 대략적으로나마 파악한 것이 더더욱 큰 충격이었다.


아주 살짝만 들춰보았는데도 그간 쌓여왔던 불협화음이 귀를 멀어버릴 정도로 터져나오고 있었으니.


제대로 바라본다면 도대체 얼마나 큰 문제점들이 산적해 있단 말인가.



그렇기에 문자 그대로 바닥부터 쇄신하기 위해, 기존에 당연히 모이던 가톨릭 주교들은 물론이거니와 그간 이단으로 선언되었던 무수한 교회 및 공동체의 대표자, 평신도들을 초청했다.


거기에 비밀리에 소련 정부와도 접촉해 소련과 동유럽 지역에서 주교들이 공의회에 참석하는 것을 허용받는 외교적 성과도 이룩했다.



공식적으로 교황청 명의로 한국, 발칸 반도, 그 외에 여러 지역에서 교회의 이름으로 이루어진 각종 죄악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도 발표되었다.


한국에서의 문제야 워낙 유명한 일이었고, 발칸 반도에서도 가톨릭 사제들이 민간인 학살과 강제수용소 운영에 연루된 사실을 인정하고 이에 대해 사과했으며, 고해성사 누설과 우상숭배 등에 적극 관여한 뮈텔 주교 이하 당시 한국 내 가톨릭 성직자들에게 대파문(anathema, 파문은 대파문과 소파문으로 나뉘며 흔히 생각하는 파문은 대파문이지만 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파문이라는 개념 자체가 소파문으로 바뀌었다)을 내렸다.


이에 한국 정부도 호응해서 입국금지 대상에서 가톨릭 사제와 전도사 등을 30년 만에 해제해주었고, 가톨릭교도들의 군 입대를 건국 이후 최초로 허용하는 등 화해 제스처에 적극적으로 손을 흔들어주었고, 스테파노 10세의 방한 문제도 논의되었다.


이는 한국 측에서 남미 등 가톨릭의 영향력이 큰 국가들과의 외교관계 문제 등 여러 가지가 엮여 있었기에 절실하지는 않아도 이래저래 걸리적거리는 게 가톨릭 탄압 문제였는데, 교황청이 먼저 숙여줬으니 이참에 명분을 세우면서 정리하고 넘어가는 게 이득이라는 판단 탓이었다.



그리하여 제 2차 바티칸 공의회를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났다.



#



<저희를 도우시기로 한 이유는 뭡니까?>


선장에게 청년이 물었다.


<이제 와서 당신을 의심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오랫동안 저희를 도와주셨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내가 자네들을 돕는 이유?>


선장은 껄껄 웃었다.


<난 아일랜드인이니 말이네, 자네들의 일이 남 일 같지가 않았네, 그것뿐이야.>



<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면 이제 전략을 논하죠>


<전략이라, 화물선 한 척으로 일본 해군의 전함전대에 덤비는 것?>



빠르게 화면이 전환되며 탁자가 비춰졌다.



<일본 해군의 특급 기밀 자료인 나가토급의 설계입니다. 기본적으로 퀸 엘리자베스급 전함을 기반으로 다소의 개량을 거친 형태인데, 핵심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부포.>


<부포탑 장갑의 두께는 최대 6인치급, 그러나 포방패 부분은 51mm 두께에 불과합니다, 6인치 포를 정확하게 쏘면 제대로 막아내지 못해요.>


<다른 문제로, 탄약고 인화 시에 대한 대책, 그러니까 데미지 컨트롤 능력이 한참 떨어집니다.>


<방수포를 잘 덮고, 민간 함선으로 위장한 상태에서 근접해서 정확하게 6인치 포를 쏴넣으면 연쇄폭발을 노릴 수 있습니다.>


<공고급 순양전함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쪽은 더 심각해서 두께가 38mm에 불과합니다. 부포탑 방어력에 전혀 투자를 안 했어요>


<그러니까, 그거 하나 믿고 무장상선 한 척을 민간 선박처럼 위장해서 일본 해군 전함에 가깝게 접근한 다음, 전 화력을 일시에 퍼붓고 연쇄폭발이 일어나길 기도해보잔 건가?>


선장이 헛웃음을 지었다.


<그것 외엔 방법이 없습니다.>


<완전, 엄청나게, 미친 생각이군.>


한참을 웃던 선장이 눈을 번쩍 떴다.


<그런데 짜릿해, 맘에 들어! 당장 하지!>



할리우드에서 찍은 영화를 보면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에다 통해서 이것저것 기법을 제안하고 간섭도 했더니 좀 현대영화같은 뭔가가 나왔다. 컬러고, 유성영화고.


솔직히 말하자면 제법 만족스럽다.



실제로 세계 각국에 개봉한 뒤 연일 만석행진을 이어가고 있다니, 세상 사람들 사는 건 다 똑같다.


저렇게 전함 폭침하는 것처럼 화끈하게 뻥뻥 터지는 것도 좋아하고 말이야.



물론... 사실과는 좀 많이 다르게 각색된 것도 있기는 한데, 크흠.



"그보다는 선생님에 대한 전기영화라서 더 유명한 건지도 모르지요."


"난 저 시나리오에 개입 안 했다. 에다가 했으면 했지."



그래도 적어도 대외적으로 알려진 건 제대로 고증해놓긴 했구만.


그 대외적으로 알려진 정보가 잘못된 경우가 왕왕 있어서 글지.



"그러면 제대로 말해주시지 그러셨어요?"


"굳이?"



나는 어께를 으쓱했다.


"난 내 자서전 같은 거 쓰고 하면서 괜히 시끄러워지고 싶지 않거든."



그리고 어차피 자서전 같은 거 써 가면서 돈 벌 만큼 돈이 궁하지도 않고.



근데 콜라를 마셔대니 좀 신호가 오는군.



"잠깐 다녀오마, 계속 보고 있어."


"알겠습니다."



팝콘 하나를 입에 집어넣고 씹으면서 화장실에 다녀올 때, 누군가가 다가왔다.


"실례하겠습니다."



어색한 한국어, 누가 봐도 나 외국인이에요 하는 모습.


근데.... 어디서 본 거 같은데.



"프라이마크 동지가 맞으십니까?"


"그렇소만."



그러자 청년은 곧장 고개를 꾸벅 숙였다.


"대선배님을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동지. 전 수상한 사람은 아니고, 동지의 조언을 듣기 위해서 멕시코에서 찾아왔습니다."


"멕시코라."


"아, 저희 이름도 말씀드리지 않았군요. 이보게, 체! 어디 한눈을 파나?"



어, 잠깐, 저 양반 설마.



"제 이름은 피델 알레한드로 카스트로 루스, 그리고 이쪽은 에르네스토 라파엘 게바라 데라세르나, 저희끼리는 체라고 부릅니다."



미친.


댁들이 여긴 왜 오셨수?



"일단... 일행이 있어서, 혹시 잠시만 밖에서 기다려 주시겠소? 일행이 영화를 다 보거든 그때 만나서 식사라도 하지." 


"감사합니다."



#



"연락도 없이 다짜고짜 쳐들어와서 송구합니다."


"송구하기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일은 내 기쁨이오."


"역시 생각대로시군요. 혹시 저희에 대해 아십니까?"



모르는 게 이상한 거 아닐까.



"쿠바에서...."


"예, 부끄럽게도 약간의 허명을 얻었습니다."



뭐가?


내가 쿠바 혁명사는 잘 모르는데 이 시기가 아니지 않나?



"작년 7월 26일, 산티아고에서 무장봉기를 했다가 실패하고 체포당했습니다. 그나마 인민들의 도움으로 15년형을 선고한 바티스타 놈에게서 간신히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멕시코에서 망명생활을 하다가, 한 번 뵙고 싶어서 이렇게 오게 되었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본래 의대생이었는데, 과테말라에서 미국인들이 하는 만행을 보았습니다. 미국놈들이 고작, 고작 토지개혁을 했다고 빨갱이라면서 정당한 정권을 쿠데타를 사주해 붕괴시키는 걸 똑똑히 봤습니다. 미국인들의 지배 하에서 벌어지는 사탕수수, 커피, 바나나 농장의 노예들, 광부들, 빈민들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의사의 길보다는 혁명을 통해 세상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고생이 많았겠군."


"저희 조직에 의사가 저 하나입니다. 그래서 사실 빨리 돌아가봐야 합니다.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요. 한국에 온 건 겸사겸사 좋은 약을 구하려고 온 것도 있습니다."


"그래."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입을 열었다.


"그러면 자네들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 맨주먹으로 바티스타와 싸우지는 않을 것 아닌가."


"첨삭을 해주시겠습니까?"


"원한다면. 그리고 혁명 성공 이후에 대한 계획은 있나?"


"혹시 그 부분도....."


"자네들이 상관없다면 몇 마디 참견해줄 순 있지."



쿠바 미사일 위기 같은 거 일으키지 말고 말이야.



물론 내가 모스크바에 쳐들어가서 브레즈네프 멱살을 잡는 한이 있더라도 핵전쟁 위기가 터지게 놔두지는 않을 거다.


솔직히 말한다면 원 역사처럼 스무스하게 넘어갈 수 있을지 자신이 없거든.


그러니까 여기서 피델 카스트로에게 빚을 크게 지워놓으면 남는 장사 아닐까.



"미국인들은 쉴틈없이 자네들에게 시비를 걸 걸세, 원래 후안무치한 작자들이니까."


"굳게 지키면."


"안 돼."



나는 고개를 저었다.


"나 때와 자네들은 다르네, 내가 일본에 맞서서 이 나라를 해방시켰을 때는 핵무기도 없었고 ICBM도 없었으며 소련이라는 우방국이 멀쩡히 머리 위에 존재했으니까. 중국과 일본이 힘을 합쳐 덤벼도 쉽게 볼 수 없었지. 게다가 한국과 일본의 국력 차는 지금의 미국과 쿠바 간의 국력 차만큼 크지도 않았어."


"그러면."


"동양에는 이런 속담이 있네, 약한 군대가 굳게 지키면 강한 적의 포로 된다고, 간단히 생각해서 지금 자네들의 혁명조직이 쿠바 해안으로 돌격한다고 해서 혁명을 해낼 수 있겠나?"


"어렵겠죠."


"불가능하다고 고쳐주겠네."


나는 차갑게 말했다.


"유사시 비슷한 수준의 아군을 빨리빨리 끌어올 상황도 안 되면서 미국을 상대로 정면대결을 하겠다는 건 자살 이상도 이하도 아냐, 다른 건 몰라도 미국인 재산 몰수는 신중해야 하네, 아마 그게 그놈들의 마지노선일 테니까."


"미국인 재산을 몰수하면."


"미국인들은 반드시 쿠바를 침공할 걸세." 


"막아내면 그만 아닙니까?"


"두 번, 세 번 몰려오면? 미리 말해두지만 사회주의 형제국들에게 도움을 받겠단 생각은 버리게, 소련은 쿠바를 위해 모스크바를 포기하지 않을 거고, 또 사회주의 형제국들의 핵전력은 미국과 비교했을 때 다 합쳐도 10배 이상 차이나."


".........."


"미국 혼자서 우리와 소련 모두를 합친 만큼의 핵탄두의 10배를 보유하고 있단 말이네, 이게 무슨 뜻인지 이해했나? 우리에게는 제 1격 능력이 없어, 미국은 우리를 멸망시킬 수 있지만 우리는 미국을 멸망시킬 수 없네. 치명상 정도야 주겠지만."


"그러면."


"미국인 재산을 몰수하는 건 기회를 잘 잡아야 하네, 특히 미국 선거철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하네. 쿠바 내 미국인 자산들은 마피아들과 연계되어 있고, 마피아들은 미국 정부를 압박해서 반드시 전쟁에 나서게 만들 걸세. 대량살상무기 배치도 절대적으로 삼가고."


나는 똑똑히 말했다.


"약자여야만, 철저한 약자고, 미국인들에게 수탈당하는 쿠바인이 되어야만, 비명 한 번 못 질러보고 옛날의 흑인 노예들처럼 고통당하는 쿠바인으로써 국제사회에 받아들여져야 명분을 쥘 수 있네, 피해자로써의 명분은 자네들이 생각하는 것 그 이상의 거대한 것이야."



나는 구둣발로 바닥을 탁 쳤다.



"핵무기를 손에 쥐고 사용하려 하는 순간, 세상 그 누구도 자네가 오로지 쿠바의 주권 수호를 위해서 핵무기를 방어적으로 소유하겠다고 외쳐대도 귀를 기울여주지 않을 걸세, 고결한 혁명가는 사라지고, 미치광이 전쟁광만 남는다고. 그리고... 절대 미 본토를 치지 말게. 쿠바에서, 쿠바인들에 의해, 쿠바인들을 위해 일어나는 혁명에 미국이 제국주의적 야심을 가지고 침탈해오는 것이 되어야지, 미국인이 죽거나 미국 본토에서 폭탄이 터지거나 하는 순간 미국에게 명분이 돌아간다."


"기억하게나, 강자라서 명분을 챙길 정도의 여유가 있는 게 아니야, 약자이기에 명분이 더욱 소중할 것일세, 설령 자네들이 패배하더라도 두고두고 동정받을 수 있을 정도로, 정의를 믿고 용맹히 불의에 맞섰지만 제국주의자들이 만든 현실의 벽 앞에 무너진 존재들로 남는 것이 타협하고 불의를 못 본체하면서 혁명을 성공시키는 것보다 나아, 혁명이 실패하면 다른 혁명을 기대할 수라도 있지, 혁명이 타락하면 그때는 답도 없다."


"기억하게, 자네들은 혁명가야, 야심가가 아니라."



이쯤 말해뒀으면 설마 쿠바에 핵미사일 같은 거 갖다놓진 않겠지?


소련은 니들을 위해 핵전쟁까지 벌여줄 생각은 절대 없을 거고, 사실 핵전쟁 벌여봐야 이길 수도 없으니 다같이 개죽음이고, 니들이 핵을 손에 들고 판을 뒤집으려고 하는 순간 더 이상 니들은 고결한 혁명가가 아니라 현실 정치인이 되면서 명분을 상실하게 된다.



문제는 이놈들이 내 설명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인데.


설마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거나 하지는 않겠지.



제발 안 그러기를 빈다.



인류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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