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번 한일양국의 전근대 애완동물 문화를 비교해볼 생각이야

먼저 조선

보통 조선은 왕부터 시작해서 공주와 양반들까지 고양이를 애완동물로 많이 키웠어

아래는 그 고양이들에 대한 조선시대의 기록들이야

가장 먼저 조선시대 최고의 애묘 집사왕으로 알려진 숙종

이익이 지은 '성호사설'에 따르면 숙종은 어느 날 궁궐 후원을 거닐다가 어미 고양이와 새끼 고양이를 발견했다고해 숙종은 그대로 그 고양이들을 데려와 어미에게는 '금덕이'란 이름을, 새끼 고양이에게는 '금손이'란 이름을 붙여줬어

그렇게 숙종은 금빛 새끼 고양이에게 손수 '금손'이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항상 곁에 두고 쓰다듬으며 정사를 보았다고해 금손이를 밥상 옆에 앉혀놓고는 고기반찬을 손수 먹였다고 전해지는데 후궁의 처소에도 들르지 않고 금손에게 애정을 쏟았다고 하니 가히 한국사 최고의 '집사'라 할 수 있겠어

그렇게 시간이 흘러 1720년 숙종이 세상을 떠나고 식음을 전폐하던 금손이는 결국 숙종의 뒤를 따라갔다고해 ㅠㅠ 숙종이 승하한지 불과 13일째였다고하니 이를 안타깝게 여긴 사람들이 명릉 곁에 묻어줬다고해

“금묘야 부르면 금묘 곧 달려오니 사람 하는 말귀를 알아듣는 듯하였네 기린과 공작도 오히려 멀리했건만 금묘만 가까이서 선왕 모시고 밥 먹었네 낮에는 조용히 궁궐 섬돌에서 고양이 세수하고 차가운 밤에는 몸을 말고 용상 곁에서 잠들었네 비빈(妃嬪)들도 감히 고양이를 가까이하여 길들이지 못하는데 임금님 손으로 어루만져 주시며 고양이만 사랑하시었네“ - 김시민 <금묘가(金猫歌)> 中

참고로 숙종의 영향인지 숙종의 아들인 영조 또한 ‘궐냥이’들을 매우 아꼈다고 하는데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고양이가 궁궐에 들어와 사고를 치는 기록들이 숙종실록 이후 영조실록까지 유독 많이 나타난다고해 그래서인지 실록에는 궁궐 내에 있는 고양이를 아끼는 영조의 모습이 적혀있다고함 ㅇㅇ

고양이를 너무 좋아해 효종에게 혼난 숙명공주

효종이 숙명공주에게 보낸 한글편지

“너는 시집에 가 (정성을) 바친다고는 하거니와 어찌 고양이는 품고 있느냐? 행여 감기나 걸렸거든 약이나 하여 먹어라” -숙명신한첩(淑明宸翰帖) 中

조선왕가의 고양이 사랑은 남자들 뿐만 아니라 여자들도 마찬가지여서 효종의 딸인 숙명공주조차도 효종이 직접 한글 편지에서 시집가서도 고양이만 품고 있다고 혼냈을정도로 고양이 사랑이 매우 지극했다고해

고양이 덕에 사약을 피한 박상 (신통한 고양이 내비게이션)

"한양으로 가던 중 갈림길에 이르렀을 때였다. 난데없이 들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나 앞을 가로막고는 바짓가랑이를 물고 잡아당겨 숲으로 향했다."

조선조 중종 때의 문신 눌재 박상 선생. 그는 청렴결백하고 강직한 성격으로 유명했다. 희대의 폭군 연산군 때에도 박상 선생은 왕의 폭정을 겁내지 않고 바른 말만 했다. 이런 행동은 연산군을 노하게 만들었고, 연산군은 박상 선생을 사형하라 명했다. 곧바로 금부도사가 사약을 가지고 전라도로 출발했다. 한편 박상 선생은 한양으로 올라가 당당하게 처벌을 받을 것을 결심했다.

한양으로 가던 중 갈림길에 이르렀을 때였다. 난데없이 들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나 앞을 가로막고는 바짓가랑이를 물고 잡아당겨 숲으로 향했다.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 박상 선생은 고양이가 이끄는 대로 따라갔다. 그가 고양이를 따라 숲 속에 있는 동안, 사약을 가지고 오던 금부도사는 박상 선생을 보지 못하고 갈림길을 지나치게 됐고, 이 덕분에 그는 목숨을 구했다. 박상 선생은 이 일로 자신을 구한 고양이를 위해 논 수십 두락을 샀다. 해마다 논에서 나온 곡식을 절로 보내 고양이들을 먹이도록 했다. 박상이 고양이를 위해 산 논을 사람들은 후에 ‘묘답(猫畓)’이라고 불렀다.

‘변고양이’로 불린 화가 변상벽

조선에서 고양이를 가장 많이 그린 화가 변상벽은 ‘변고양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고양이를 사실적으로 잘 묘사하였는데, 우리나라 고미술사에서 고양이를 가장 많이 그린 화가이기도 하다.

사실 변상벽이 처음부터 고양이를 잘 그렸던 것은 아니다. 원래 산수화를 잘 그렸던 변상벽. 자신보다 산수화를 더 잘 그리는 화가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자신이 잘 그릴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고양이에게 관심을 갖게 됐고, 매일매일 반복해서 고양이를 그리다가 결국 고양이 그림의 대가가 된 것.

고양이는 사람과 가장 친한 동물이다 _ 목은집

곳곳마다 사람들이 고양이를 보호한다 _ 사가집

조선에 남은 것은 고양이 뿐이다 _ 영조실록

그럼 이번에는 전근대 일본의 애완동물 문화

일본에서도 당연히 고양이를 좋아하기는 했었음 단 고양이들에게 목줄을 달고 키웠다고 하는데..

응 네코미미?

보통 이런식으로 고양이들에게 목줄을 매달아서 키웠다고해

고양이가 달아나지 못하게 목줄을 매달다 _겐지이야기

일본인은 개와 고양이를 즐겨먹는다 _선조실록, 선교사 루이스프로이스의 일본사

고양이는 적고 쥐가 많으므로 고양이 한 마리의 값이 거의 수십금이다. 원숭이는 그곳에서 가장 흔하게 나므로, 곳곳에서 길들여 집안의 노리개로 삼는다. _해사록

사실 전근대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던 애완동물은 의외로 일본원숭이였다고 하는데..

참고로 전근대 일본은 애완용으로 기르던 일본원숭이들도 목줄을 묶어놓고 키웠다고해

그탓인지 일본에는 조선에서의 고양이 그림들처럼 전근대에 그린 일본원숭이 그림들이 매우 많이 남아있다고함 ㅇㅇ

이상으로 한일양국의 전근대 애완동물 문화에대해서 비교해보았어 여러모로 대붕이들에게 흥미로운 자료가 되었으면 좋겠네 ㅎㅎ

참고로 댕댕이들은 너무 흔한 애완동물이라 아예 제외했어 그점은 이해해주길바래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