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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스페인 내전 이전, 스페인에선 어떤 일들이 있었나? -1-앱에서 작성

합스합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2.23 20: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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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구입한 엔터니 비버의 <스페인 내전>을 읽고있다. 사실 옛날에 도서관에서 봤던 기억도 있지만 좀 더 상세한 지식을 얻기 위해 아예 질러버렸음.

그런데 초반부만 읽는데도 당시 스페인의 정치 상황이 엉망진창이라는 건 아주 잘 알 수 있었다. 사실 내전의 연원을 찾으려면(엔터니 비버가 소개했듯이) 수백 년 전부터 시작된 스페인 가톨릭의 역사 등등 살펴볼 게 좀 많지만, 여기선 되는대로 20세기가 시작될 무렵부터 내전 발발 시기까지 36년의 세월동안 있었던 일을 간략히 소개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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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비극의 한 주(1909)

1909년 국왕 알폰소 13세의 측근 로마노네스 백작이 구입한 광산 채굴권을 확보하기 위해 식민지 모로코로 파견된 스페인군 1개 중대가 리프족에게 전멸당했다. 정부는 곧바로 예비군 소집령을 내렸는데, 미국과의 전쟁에서 패배한 이후 군대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만연해있던 스페인에서 이런 조치는 여론에 악영향을 끼쳤다. 

바르셀로나 노동자들이 곧바로 파업을 일으켰다. 이 과정에서 교회가 불타고, 한 노동자가 무덤에서 도굴한 수녀의 시신을 껴안고 춤을 추는 신성모독 행위를 저질렀다. 군대가 도착하고 대규모 탄압이 발생해 수백 명이 체포되었는데, 여기엔 스페인의 아나키즘 교육가 프란시스코 페레르도 있었다. 페레르는 이 사건과 무관했지만 공포에 질린 교회가 과민반응으로 정부에 압력을 넣었고, 결국 그는 처형당했다.

이후 스페인 아나키스트들은 노동조합에 기반한 프랑스식 생디칼리슴 운동을 받아들였고, 전국노동연합[CNT]이 창설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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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7년 국방위원회 사건

열악했던 스페인군 내부에 "국방위원회(Juntas de Defensa)"가 생겨나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당시 총리였던 에두아르드 다토는 프로눈시아미엔토(*)가 일어나는 것이 두려워 일부 요구를 수용하는 선에서 사태를 진정시키려 했으나, 엉뚱하게도 개혁파 정치인들이 국방위원회를 이용해 개헌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일이 틀어진다.

1917년 7월, 제헌의회 수립을 희망했던 정치인들이 회합하고, 노동자들이 주요 대도시에서 총파업을 벌였다. 그러나 그들이 기대한 것과 달리, 국방위원회 소속 군인들은 파업을 무차별적으로 진압해 72명이 사망하고 156명이 다쳤으며 2,000명이 체포되었다. 

한편 광산 지대였던 아스투리아스에선 두 군인이 파업 진압을 책임졌는데, 한 명은 리카르도 부르케데 장군, 다른 한 명은 아프리카 파견군 출신 프란시스코 프랑코 소령이었다.

1917년의 소요 이후에도 1918년부터 1920년 사이에 '볼셰비즘의 3년'이라 불리는 노동쟁의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고용주들은 총잡이들을 이용해 노조 지도자들을 암살했고, 노동운동 세력과 아나키스트들도 암살과 테러로 맞대응해 1921년에 총리였던 다토가 아나키스트에게 살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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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프 전쟁의 부진(1921)

스페인의 북아프리카 식민지였던 모로코에서 발생한 반란으로 인해 스페인은 상당수의 병력을 모로코에 투입했다. 그러나 스페인군은 상상을 초월하는 졸전을 벌였는데, 그들의 패전은 1921년 7월에 가장 참혹했다.

실베스트레 장군이 이끄는 스페인군 1개 사단 병력이 1921년 7월 20일 아누알 전투에서 리프족 지도자 아브드 엘 크림의 매복 공격에 참패했다. 이 전투에서 스페인군 1만 명이 죽고 4천 명이 포로로 잡혔으며 실베스트레 장군은 자살했다. 일주일 뒤에는 중요한 기지 하나가 리프족들에게 넘어가 7천 명이 전사했으며 장교 대부분이 포로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왕실과 정부에 대한 불만 여론이 높아지자 정부는 부랴부랴 조사위원회를 설치했다. 그러나 진상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직전에 카탈루냐군 사령관 미겔 프리모 데 리베라가 프로눈시아미엔토를 일으켜 독재관에 취임했다.

국왕 알폰소 13세는 미겔 프리모 데 리베라 정권을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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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모 데 리베라 정권의 붕괴와 제2공화국 수립(1930~1931)

출범 초창기에 자본가 계층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프랑스의 지원에 힘입어 리프 전쟁을 종결시킨 프리모 데 리베라 정권의 인기도 차츰차츰 식어갔다. 그는 스페인 근대화라는 명목 아래 토목 공사를 시도했는데, 처음부터 계획을 잘못 세운 공사가 대부분이었다. 

결국 1925년부터 1929년까지 재정 적자는 두 배 늘어났고, 당시 재무장관 호세 칼보 소텔로가 대공황 시기에 금본위제를 억지로 유지하다가 화폐 가치의 폭락이 시작되면서 큰 피해를 입었다.

마누엘 아사냐, 알레한드로 레룩스 등 '공화 연합'이 왕정 타도를 외쳤고, 사회주의자와 노동자들도 세력을 과시했다. 프리모 데 리베라는 군대에 지지를 호소했지만, 군대도 등을 돌렸다. 

알폰소 13세는 급히 다마소 베렝게르를 후임 총리로 임명했지만, 호세 산후르호 장군을 비롯한 군부 일각의 비난과 국민들의 반발에 직면했다. 니세토 알칼라사모라 등 왕정을 지지했던 정치인들도 대거 공화국 전환을 요구하자 왕정은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다.

1931년 4월 12일 지방선거에서 공화주의 세력이 대승을 거두고 이틀 뒤, 알폰소 13세가 퇴위하면서 스페인 공화국이 수립되었다.

참고로 이때 공화국 전환을 주장하던 '공화 연합'에는 정치인 뿐만 아니라 군인들도 가담했는데, 훗날 내전이 일어났을 때 국민진영에서 프랑코의 정치적 라이벌이 되는 곤살로 케이포 데 야노가 공화연합에 있었다는 건 역사의 아이러니라 할 만하다.

시간이 짧아서 여기까지... 2편에서 계속 쓰겠음

엔터니 비버 <스페인 내전> 재밌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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