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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Scars 2부 14장 (4) [불타버린 프로스페로]

너글종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1.12 14: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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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워드스톰은 워프에서 벗어나 성계 외곽 경계로 가까워지자 곧바로 서브 워프 드라이브를 가동했다. 점프 지점을 지나 실제 우주로 돌진하자, 더 많은 함선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구멍이 뚫리면서 공허 가장자리의 곡선이 뒤흔들려, 다양한 색조의 빛들이 어둠 속으로 쏟아져 나왔다. 모든 함선이 빠른 속도로 감각의 영역을 향해 하나의 창이 되어 전속력으로 돌진했다.


칸은 스워드스톰의 전망 발코니에 서서 주먹을 굳게 쥐고 전방 창을 응시했다. 그의 주변과 함교 아래층의 서비터와 필멸자 승무원들이 함선 시스템을 가동하고 아거 탐지를 위해 소리 없이 바삐 움직였다.


친 사는 프라이마크의 옆에 서고, 그의 양옆으로 갑주를 두른 케쉬그들이 사열했다. 그 누구도 입을 열지 않고 부동자세를 유지했다. 수정 렌즈에 룬 무늬로 빛나는 데이터가 흘러 들어왔다.


“함선 탐지,” 프라이마크가 부드럽게 말했다. “서둘러라.”

저 아래에서 랜스에 동력이 공급되는 소리가 들려왔다. 서브 워프 드라이브가 최대 속도에 도달하자 스워드스톰의 갑판이 전율했다. 워프 차단막이 열리고 겔러필드가 사라지는 동안에도 전방 시야에 보이드 쉴드가 파문을 이뤘다.

“범위 내에 탐지되는 건 없습니다, 주군,” 함교 복스 너머로 지안-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거 탐지에 신호 없습니다,” 타반이라는 이름의 엄격하며 유능한 초고리스인 센소리움 마스터가 보고했다.


“행성은?” 칸이 물었다. 그는 진주빛의 하얀 세라마이트와 금색으로 장식된 갑주를 입고 있었다.

허리춤엔 도검을 매달고, 칼집은 룬이 세겨진 가죽으로 덮였다. 그는 전투의 긴장감을 느꼈다.

“곧 탐지거리에 들어오나이다.”

센서리움 석의 테크-프리스트들이 긴 붉은 로브를 두르고, 피더 노드에 메카덴드라이트를 꽂고 빼며 빠른 어조로 말했다.


친 사는 눈을 가늘게 뜨며 들어오는 데이터를 유심히 관찰했다. 가까이서 관찰되는 건 오직 화이트 스카 함대들의 표식이었고,

이들은 스워트스톰 주변에 전투 대형으로 퍼져 있었다.

“아무것도 없어,” 그는 나직이 말했다. “수송선도. 에너지 흔적도.”


칸은 고개를 끄덕였다. 프로스페로 같은 주요 성계라면 공허에 수천 개의 함선-포자, 즉 공허 엔진에서 방출된 화학 잔여물이 존재해야 하는데, 맨더빌 포인트로 진입하는 항로엔 살균된 듯이 공허했다. 뱃속에서 불안감이 들끓어 올랐지만 그는 이를 억눌렀다.


내 눈으로 직접 보리라. 판단은 다음이다.


행성이 탐지 거리 끝부분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흐릿한 화면이 깜박거리며 활성화되고, 서비터들이 이미지 포착 논리 엔진을 조작하자 빠르게 선명해졌다.

“암흑천지군요,” 친 사가 말했다.

“나도 보인다,” 칸이 말했다.


프로스페로는 한때 테라 여명기를 빼닮은 옅은 푸른색 구슬이 라일락 꽃으로 띠를 두르고 반짝이는 만년설이 되어 빛을 발하는 세상의 보석이었다. 우주에서 보는 그 모습은 매우 깨끗했고, 옥좌행성을 회색빛 암석과 철로 뒤덮인 공으로 변모시킨 산업화의 마수에서 닿지 않은 순수한 자태를 유지했었다.


그런 행성이 지금은 타다 남은 숯처럼 얼룩진 잿더미로 전락했다.


이미지가 선명해지자 칸은 울라노르를 휩쓸었던 것과 같은 두껍고 어두운 거대한 구름의 소용돌이를 보았다.

그의 무먹은 발코니 난간을 꽉 쥐었다. “신호는 없나?”

“없습니다, 주군.”

칸은 분노가 자신의 내면에 차오르는 것을 느꼈다. 이곳에 온건 분명 옳은 일이었다.

“행성 궤도에 진입한다.” 그는 냉랭한 목소리로 명했다. “함대에 봉쇄 명령을 내리고 행성 강화 준비에 하도록. 탐지망은 현재 수준으로 넓게 유지해라. 펜리시안 마커든 뭐든 감지하면…”

이번에도, 그는 잠시 망설였다.


“죽여버려,” 그가 으르렁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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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검은색이에요,” 일리아가 뷰어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말했다.

할자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언뜻 보기에 음울해 보였다.

“정말로요, 할자이. 온 행성이 검은색이에요. 전에 슬레이트 기록에서 본 프로스페로는 아름다웠는데. 대체 무엇이 행성에 이런 짓을?”

“군단이오,” 할자이가 말했다. “군단이면 능히 그럴 수 있소.”


일리아는 속이 메슥거렸다. “대체 얼마나 많은 인구가 저기 살았죠?”

“숫자는 그대 소관이잖소, 수.”


일리아는 아마 기억 어딘가에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나 그러고 싶지 않았다. 프로스페로는 바르바루스처럼 데스 월드도 아닐뿐더러, 고난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지옥 같은 삶에 고통받지도 않았다. 문명화되었고, 세련됐으며, 낙원에 가까운 곳이었다.


분명 수십억 인구였다.

수십억.


그녀의 목소리가 노여움으로 긴장됐다. “처벌받을 겁니다. 정말로 우리 중 누군가 저질렀다면, 반드시 처벌받을 거에요.”

“칸께서 나서시면 응당 그러할 거요.”

“우린 알아야 한다구요, 할자이.” 일리아는 화를 참지 못하고 그에게 따져 물었다. “누가 저질렀지 알아야 해요.”

“이미 알고 있잖소.”

“전 도저히 믿기지가. 혹시…제노스가 여기까지 침투했을 가능성은 없나요?”


할자이는 고개를 저었다. 평상시의 활기는 이미 가셨다.

“어떤 제노스 말이오? 이미 전부 죽거나 죽어가고 있지 않소. 우리를 해칠 만한 놈들은 이제 남아있지 않소이다.”


충격을 받은 일리아는 울라노르 상공 궤도에서 칸과 처음 대면했을 때 자신이 이와 똑같이 말한 것을 기억했다.


칸은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를 해칠 만한 놈들은 이제 없다고. 내 궁금하구나, 예수게이. 대체 얼마나 많이, 얼마나 자주. 이제껏 무너진 제국들이 이 같은 말을 했을 지 말이다.


모든 것이 끔찍할 정도로 명명백백했다. 뷰 포트 너머로 그녀 눈에 보이는 것은 혐오스러운 화학물질에 불살라진 구체가 우주에 묘비처럼 매달려 있는 모습이었다.


“여길 우리말고 아무것도 없어요,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여길 오지 말았어야 했어.”

“주군께서 여길 오셔야만 했으니.”

“그럼 이제 곧장 돌아 가야죠. 당장. 여기 말고 어디로든.”


할자이가 그의 큰 손을 그녀의 어깨에 올렸다. “진정하시게. 저곳에 답이 있소.”

일리아는 떨리는 숨을 몰아쉬며 뷰포트를 향해 손을 뻗었다. “저는 저 아래에 가지 않을 겁니다.”

“그럴 필요 없소, 허나 칸께선 그대를 필요로 하오. 누군가 함대를 이끌어야 하니까. 이미 배치 명령이 내려진 참이오.”


일리야는 그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이번만큼은 저들끼리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 두고 싶었다. 이제야 자신이 나이를 먹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각 함대에 연락을 취해주세요,” 그녀는 창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곧 그리 될 거요.”

“가능한 할 수 있다면 봉쇄는 창 패턴으로 이행하죠.”

“곧 그대 말대로 될 거요.”

“대체 이 일의 결말은 어찌될까요, 할자이?”


그 전사는 그녀를 돌아보았다. 허연 상처가 가득한 가죽 같은 갈색 얼굴엔 미소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수, 이건 그저 시작이외다,” 그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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