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쿨은 나를 처음 봤을 때를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애니와 세브는 내가 나 자신을 드러내자 무릎을 꿇었다. 애니는 전사와 비슷한 외모를 가진 사람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의 부인? 세브는 그런 존재를 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왜 내 진짜 모습에 압도당한 걸까?

나와 형제들이 어떻게 이런 반응에 겸손함을 유지할 수 있을까? 보는 것만으로도 필멸자의 정신을 영원히 불태우고 심지어 나중엔 초인이 되어 자발적으로 무릎을 꿇린다는 걸 알면서 어떻게 살 수 있을까? 이건 우리에게 선천적인 것이다. 의도든 아니든 아버지께서 유전자를 조작하신 것이다. 우리 본질이 인간의 원시적 요소를 건드려 경외감을 일으키도록 의도하신 건지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인지는 알 수 없다. 우린 아마도 증강되지 않은 필멸자들을 뛰어넘는 우리 자신의 유전-아들들을 훨씬 능가할 것이다. 제 아버지의 의도와 무관하게 필멸자들이 본능에 따라 이를 인식할 수 있다는 건 놀랍지 않은가?

난 인간들이 화성의 신-기계 중 하나인 타이탄의 거대한 힘에 직면했을 때 비슷한 것을 본 적 있었다. 하지만 형제들과 내가 진정 인간의 정신에 핵 반응로에서 힘을 얻고 수 초 만에 빌딩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무기를 든 40미터짜리 강철과 같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 앙그론도 거인 마그누스조차도 비교할 수 없으리라. 그러나 한편으로는 마그누스는 자신의 마술적 재능을 사용해 그런 전쟁의 군주라도 무너뜨릴 수 있는 힘을 가졌을지도 모른다. 앙그론은…타이탄을 혼자서 쓰러뜨릴 수 있을 거라 말할 순 없지만 실패할 거라고도 말할 수 없다. 필요해지면 시도할 것이다. 아마 그 경험을 즐기리라.

아마도 그런 반응을 유발하는 건 우리 내면에 있는 이분법일 것이다. 우리는 키는 훨씬 크긴 해도 알아볼 수 있을 만큼 태생적으로 인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가장 강인한 초인 전사들조차 꿈도 꾸지 못할 힘을 지녔다. 신이 인간을 자신의 모습으로 창조했다고 선언한 종교의 역사를 볼 때 우리가 인간 정신에서 친숙하지만 더 위대한 무언가의 지도를 구하는 부분에 손을 대야 한다는 건 놀랄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신이 아니다. 우리 아버지조차도. 막강한 힘과 얼간이들이 퍼트린 소문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런 맥락에서 내 형제 로가를 그 얼간이 중 하나로 지목하겠다. 우리는 신이 아니다. 우리는 과학의 창조물이다. 그리고 여기에 우리의 문제가 있다. 우리는 인간도 아니고 신도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둘 모두의 결함 있는 형태(version)이다.

그 와중에 프라이마크도 카리스마로는 한 수 접어줘야 하는 타이탄ㅋㅋㅋㅋㅋㅋ 사이즈로 봐선 워로드급 이상인 듯. 워로드면 ㅇㅈ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