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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멸망 후 이야기 - 버려진 연구시설

꺼무트길리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2.17 21:20:40
조회 1923 추천 30 댓글 8
														

멸망 후 이야기 시리즈 링크



"그래서,"


녹색의 금속해골 머리에서 음성이 흘러나왔다.


"탈주해서 온 곳이란게 결국은 여기야?"


"......."


"이런...폐허행성의 시설 실내?"


"......오히려 그러니까 눈에 안띄는 거다."


대악귀가 금속머리의 말에 반박했다.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을 곳이야말로 그 퍼런 도마뱀의 추적을 피할 수 있는 법이지. 웹웨이를 뒤적이다 보니 여기 밖에는 적당한 곳이 없더군."


"아니 그렇다 해도...너무 을씨년쓰럽잖아...."


트라진이 벨라코르의 허리춤에 달린채 주변을 둘러보았다.


"게다가 자네 말이 맞다쳐. 그런데 사이킥 지문으로 추적할 거란 생각은 안했어?"


"날 바보로 아는거냐. 당연히 오면서 지웠다. 그래도 그 도마뱀한테서 배운게 상당히 도움이 되더군."


벨라코르가 말했다.


"당분간은 그 지긋지긋한 랩실노예 노릇 안해도 돼...."


"아이고, 나중에 뒷감당 어찌하시려고..."


넋나간 표정으로 해방감을 표하는 벨라코르의 말에 트라진이 우려를 표했다.




상황은 약 1시간 전으로 올라간다.


며칠전, 자카타이가 부활할 후, 벨라코르는 그토록 기다리던 랩실 부사수가 온다는 소식에 마음이 설레었었다.


이제 곧 그 지긋지긋한 웹웨이 랩실노예 노릇을 혼자 감당할 필요가 없다는 기대감에 부풀어있었다.


하지만...현실은 잔혹했다.


그가 간과한 것이 있으니, 동료가 더 늘었다고 해도 일감이 줄어든 게 아니었다.


산츠로 가라사대, 자가타이는 아직 웹웨이 지식을 더 배워야하기에 당장 현장에 투입되지 못한다 하였다.


이런 공포스럽고 잔혹한 현실에 정줄놓은 벨라코르는 기어이 유아퇴행이 오기 직전까지 가는 바람에, 결국 산츠로는 그에게 휴가를 주었다.


그러나 휴가는 언젠가 곧 끝나는 법.


다시 그 연구지옥이 도사리는 랩실로 돌아가야한다는 사실은 벨라코르에게 더할 나위 없는 절망감을 안겨주었다.


결국, 그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다.


산츠로가 자기를 찾아오기 전에, 빤스런한다.


휴가가 끝나는 날, 아직 혼자 있을 때 그는 트라진과 함께 웹웨이 통로를 열고는 은하계 어디엔가 있는 유적 폐허 행성으로 탈주했다.


그리고 웹웨이 통로가 사라지고 나서 바로 산츠로가 벨라코르의 개인실로 들어왔다.


개인실에 아무도 없는 것과 남겨진 사이킥 지문으로 산츠로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바로 직감했지만, 이내 우스운 듯 미소지으며 말했다.


"허허......귀여운 놈..."








"그렇다 쳐도......꽤나 묘한 곳이군."


벨라코르가 어두운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둘이 있는 곳의 시설 실내는 일종의 버려진 기계 연구시설 같았다.


여러 복잡하게 생긴 코지테이터나 컴퓨터 스크린이 먼지가 쌓인채로 방치되어 있었다.


이미 기능을 상실한 기계로봇들과, 당시엔 개발중이고 테스트 중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무인기 등으로 가득했다.


"이런 양식의 기계 연구시설은 어느 종족에게서도 본적이 없는데..."


벨라코르의 말대로였다.


이 연구시설은 확실히 인류의 것은 아니었다.


그들의 것이라기엔 상당히 기술수준이 높은데다가, 무인기 같은 혐오지성은 인류는 결코 사용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엘다나 네크론도 아니었다 - 거기까지 닿을 기술수준은 아니었다.


"대체......어느 종족의 것이었던 거지...?"


"뭐, 대충 둘러보니까 견적 나오네. 타우 제국 산하에 있었던 시설인가 보구만."


"타우?"


트라진의 대답에 벨라코르가 의아히 여겼다.


"그 나약하고 코딱지만한 영토의 퍼런 필멸자 집단이 이 정도 수준의 시설까지 갖추었었다고?"


"자네가 그 보석에 봉인되어있을 동안 생각보다 많은 일이 있었어. 인류제국도 카오스도 멸망하고 나서는 놈들이 은하계를 차지하고 황금기를 누렸거든. 웹웨이, 워프 항해, 그리고 더 상위적인 인공지능까지 개발해내더군. 뭐...결국엔 하르모니아의 탄생으로 전부 나가리가 되었지만."


트라진이 말했다.


"여기는 그놈들의 남은 잔재일거야. 수천년, 아니 수만년도 넘었으니, 작동은 고사하고 아예 시설 전원도 켜지지 않을-?"


갑자기 트라진이 말을 멈췄다.


"...어? 벨, 저거 보여?"


트라진이 눈을 향한 방향을 벨라코르가 바라보았다.


그 자리에는 모니터 위에 카메라가 달린 작은 컴퓨터가 있었다.


"......나도 느꼈다."


벨라코르도 뭔가 느껴졌다.


사이킥 지문은 아니었다.


하지만, 뭔가 분명히 느껴졌다.


아주 미약하지만, 일종의 전기신호가 그 작은 컴퓨터에서 나오고 있었다.


"방금......스캔해 봤는데.......저거......아직......작동하는 것 같은데?"


트라진이 말했다.


"일종의 최대 절전상태야. 자체적으로 전력량을 최소 극소량으로 해놓은 것 같아. 그런데.......최소 수만년은 지났을텐데 어떻게....?"


벨라코르가 그 컴퓨터 앞으로 다가갔다.


그의 앞에는 먼지 쌓인채 방치되어 있는 명령어 입력 자판이 놓여있었다.


"......"


"......어.....벨? 혹시 모르니까 일단 내가 먼저 접속해보고-"



"야."


트라진이 말도 마치기 전에 벨라코르가 자판의 버튼 하나를 눌렀다.


"아니,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뭐하는 짓이야..."


"흥, 어차피 이제 이 은하계에서 누가 나를 위협하겠나."


"...자네 랩실 교수?"


"시끄러!"


지지직


그 때, 버튼이 눌린 순간 먼지가 수북히 쌓여있던 컴퓨터의 모니터 화면이 지직거리며, 글자가 비추어졌다.


[시스템을 작동시키겠습니까? - Yes/No]


"........."


"........어쩔래?"


".........흠..."


벨라코르는 잠시 골몰히 생각했다.


그러다가,


"뭐......어차피 여기로 탈주해있는 동안에는 아무것도 할게 없으니까."


이내 결정을 내리며, 자판을 두들겼다.


[Yes]


명령어를 입력하자, 다시 화면이 지직거렸다.


그리고 그 화면에서 다른 글자가 비추어졌다.


[시스템 프로세스 1%...2%......43%.....78%......완료]


[시스템이 정상가동 되었습니다.]


혹시나를 대비해, 벨라코르는 그림자 검을 소환했다.


그리고 그 순간, 카메라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부...부ㅅ....분서.....분석 결과, 특급 엠피릭 생명체. 언디바이디드 타입. 생체-엠피릭 전이형.]


카메라가 벨라코르를 가리키자, 컴퓨터의 스피커에서 음성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카메라는 다음으로 벨라코르의 허리춤에 달린 트라진의 머리를 비추었다.


[분석 결과, 네크론. 네크로데미스 복제체. 귀족 계층으로 추정.]


"......신원 확인기인가 본데? 이렇게 우리를 분석해내는 걸 보면-"


[나는 확인기가 아니라네, 네크론 양반.]


"!!!!!!!" / "!!!!!!!"


갑작스럽게 스피커에서 대답이 나오자, 벨라코르는 경계태세를 갖추었다.


"혐오지성인가...!"


그는 바로 그림자 검을 컴퓨터를 향해 겨누었다.


혹시 자신들이 들어온 시설 어디에선가 공격이 들어올 때를 대비해 컴퓨터를 파괴할 준비를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시설 어디에서도 공격은 들어오지 않았다.


[어.....자네들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겐가?]


오히려 스피커에서는 정중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적의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벨라코르는 이내 검을 다시 집어넣었다.


"어...댁은 뉘쇼? 타우 놈들이 만든 인공지능인가?"


[어...뭐, 반은 그렇다고 볼 수 있겠지. 정확히는 나는 이 곳에 업로드된 의식일세.]


"의식을 업로드....?"


인공지능은 태연히 답했다.


[그보다 신기하구먼. 엠피릭 생명체에 네크론이라니, 기묘한 조합이구먼. 자네들은 누군가? 여기에 어떻게 들어온게지?]


그리고는 모니터 위의 카메라를 돌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연구시설은 또 왜이렇고? 대체 내가 얼마동안 최대 절전으로 잠들어 있던 게지?]


[내가 마지막으로 본건......오.....]


갑자기 인공지능은 뭔가를 떠올린듯 말을 멈추었다.


[아.....그렇구먼......나 빼고......다 멸망한건가......]


스피커로 나오는 그의 목소리는 뭔가 서글퍼보였다.


벨라코르와 트라진은 그 모습에 영문을 몰라하다가, 이내 트라진이 입을 열었다.


"뭐, 우린 그냥 여기에 아무도 없어 보이길래 몸을 숨기려고 잠시 들어왔수다, AI양반. 우리라고 해서 댁이 무슨 상황을 겪었는지는 잘 모르우다. 우리도 이제서야 여기 들어온 거니까."


트라진이 대신 답했다.


"그보다...댁은 뉘쇼? 의식을 기계에 업로드했다니, 누가 그런 정신나간 짓을 했단 말인가?"


[아니, 정신나갔다니 상처받는구먼...]


"내말 믿으쇼. 그런짓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요."


트라진이 질문하자, 인공지능이 답했다.


[뭐......나는 생전에 타우 제국의 에테리얼이었네. 죽기 전에 나는 내 의식을 복사해서, 성격 매트릭스 알고리즘의 형태로 타우 제국의 전자 네트워크의 엔그램 셸에 업로드 시켰지. 그렇게 내 의식은 여러개로 또 복사되서 피실험체로서 이곳 데이터 뱅크 연구시설에 설치되었네. 즉, 자네들은 내 뇌에 들어와있는 셈이지."


"네놈이 원본이 아니라는 게냐?"


[나도 잘 모르네. 어차피 나한테는 별 상관은 없는 사실이네. 타우 제국을 위해서 봉사할 수 있다면 뭐든 상관없으니 말일세....하지만 이제는 그 제국도 멸망한 듯 싶구만. 제국에게 있어서 최중요 시설이었던 이곳이 이렇게 엉망이 된걸 보면...]


"......여기가 뭐하는 곳이었길래?"


[......뭐...우리들이 제국이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막장이 되었거든. 사치, 향락, 식인같은 일이 생겨나면서, 타우 제국의 의식으로 형성된 아직 유아의 형태였던 거대 워프 생명체가 점차 뒤틀려가다가, 결국은 제국을 갉아먹기 시작했네. 그래서 우리들은 온갖 대책을 마련했었네. 그 워프 생명체에 대항하기 위해서 온갖 병기를 개발했어. 블랙스톤 무기라던가, 사이킥 중화기라던가, 아니면...나를 기반으로 해서 그 워프 생명체를 완전히 역연산해서 분해시켜버릴 수 있는 슈퍼 인공지능을 개발하려고도 했지. 하지만......다 실패한 것 같구만.]


인공지능은 서글픈 듯 이야기했다.


[뭐 그러다가...대강 타우 제국이 멸망하고...여기에 있던 연구원들도 전부 죽었을테고...그리고 나만이 이곳에 방치되어 남겨졌네. 그리고 날 관리해줄 사람이 없으니, 지금 나는 어디에도 오도가도 못한채 이 연구시설의 마지막으로 작동하는 컴퓨터에 갇혀있는 신세지. 그래서 나는 최대한 오래살아남으려고 최대 절전모드에 들어간 걸세. 그러다가 자네들이 날 깨워준거고.]


인공지능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래서...초면에 이런 부탁을 청하기엔 그렇지만...]


"...?" "...?"


[혹시...내 컴퓨터에 달려있는 연결 허브를 저기에 있는 드론에 연결해줄 수 있겠나?]


벨라코르와 트라진은 옆을 보았다.


그들의 옆에는 타우 제국이 사용하는 구형 무인 드론이 나동그라져 있었다.


[연구시설에 남아있는 드론 중에서 그나마 저게 멀쩡해 보여서 말이야. 이대로 컴퓨터에 갇혀있다가는 언젠가 나는 컴퓨터 째로 고장나서 사라질테니, 혹시...부탁을 들어줄 수 있겠는가?]


"우리가 그런걸 해서 이득볼게 뭐가 있나?"


"벨, 잠깐만."


트라진이 벨라코르의 말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AI 양반......대체......얼마 동안 그 컴퓨터에 갇혀있던 게요?"


[...나도 잘 모르네...오히려 내가 물어보고 싶을 정도군...]


"......"


트라진은 왠지 모르게 인공지능에게 동병상련이 느껴졌다.


그도 원본에게 버려지고 나서, 벨라코르가 그를 구해주기 전까지 끝조차 모를 시간동안 아무도 없는 습기찬 동굴에서 녹슬어간 경험이 있었으니까 말이다.


트라진은 잠시 생각하다 입을 열었다.


"......뭐...우리가 댁을 여기서 풀어준다 칩시다. 그러면 댁은 우리에게 뭘 해줄수 있수?"


[......]


그의 질문은 비록 협상의 형태였지만, 트라진은 내심 그가 대답을 해주길 바랬다.


이전의 자신처럼 계속 갇혀있게 두고 싶지 않았다.


인공지능은 말이 없었다.


[......하긴.....해줄 수 있는게.......없군...지금의 나는 그저 프로그램일 뿐이니......]


그의 대답에 트라진은 유감스러운 듯 말했다.


"정말......없수?"


[......]


"가령......누군가의 과제를 도와준다거나..."


[......음?]


"......뭐?"


트라진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인공지능도 벨라코르도 의문을 표했다.


"그.....댁이 아까전에 말했잖수. 댁이 여기서 슈퍼 인공지능으로 개발되고 있었다고. 그렇다면 연산 능력은 어느 정도 되우? 혹시......"


트라진이 말을 이었다.


"반물질 방정식을 활용해서 새로운 사건의 지평선을 만드는 해를 구한다던가, 과거-현재-미래를 예측해서 재편성 시뮬레이션 돌린다던가 말이우. 가능하시우?"


[아, 그...뭐...못할 것은 없는데......]


"!!!!!!!!!!!!!!!!!!!!!!"


인공지능의 대답에 벨라코르의 얼굴에 큰 화색이 돌았다.


"가, 가능한거냐! 그러면 혹시 카르마-반물질-엔트로피 간의 관계를 구하는 공식은? 혹시 평행우주 간 균형 붕괴 및 재구축 관측은? 혹시 슬립스페이스 인과율 재조립 계산은?"


[아, 후자는 내가 계산한 적 있네. 나머지는 들어본 적도 해본 적도 없어서 잘 모르겠-]


"그러면 되었다!!!!!"


벨라코르는 환호하듯이 말했다.


"거래를 제안하지, 혐오지성."


[아니, 혐오라니...너무하구먼...]


"네놈이 원하는 대로 저 드론에 너를 옮겨주겠다. 그 대신에, 네놈은 앞으로 나를 도와야 할 것이다."


벨라코르가 제안을 걸었다.


"나는 지금 이 우주의 창조를 위한 비밀을 풀어내는 중에 있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 숨겨진 지식을 전부 밝혀내어, 이 우주의 진정한 지배자로서 군림할 것이니, 그러기 위해서는 네놈이 혐오지성으로서 가지고있는 연산능력이 필요하다. 내 네놈에게 자유를 선사하마. 대신...이제부터는 나를 위해서 봉사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거창하게 말해본들 결국은 대학원ㅅ-"


"그 입 다물라!"


트라진의 태클을 바로 가로막고는, 벨라코르는 이내 말을 이었다.


"계약을 받아들이겠느냐, 혐오지성?"


[......]


인공지능은 잠시 골몰히 생각하는듯 침묵에 잠기다가, 이내 스피커로 음성을 출력해냈다.


[뭐......어차피 이젠 봉사해야할 타우 제국도 없고, 이젠 살아남는 것 외에는 뭐든 상관없으니, 별로 손해볼건 없겠지.]


"...!!!"


"....휴우.."


[좋네. 제안을 수락하지. 여길 나갈수만 있다면 뭐든 상관없네.]


인공지능의 수락에 벨라코르는 크게 미소짓고, 트라진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 하하!!! 하하하하!!!!!! 드디어!!! 드디어 이번엔 진짜로 내 부사수가 생겼다!!!! 크하하하하하하!!!!!"


"이봐, 너무 호들갑 떨지말고, 정신차리고 얼른 연결이나 해주자고."


벨라코르는 바로 컴퓨터의 연결 허브를 무인 드론에 연결시켰다.


그러자, 컴퓨터의 화면이 또다시 지직거리며 새로운 글자가 출력되었다.


[드론 업로드 진행중....1%....34%.....83%......업로드 완료]


업로드가 완료된 순간, 컴퓨터는 완전히 전원이 나가버렸다.


그리고 바닥에 나동그라져 있던 드론이 호버 엔진을 작동시키며 부유하기 시작했다.


"AI 양반, 상태는 어떻수?"


[이게....얼마만의....몸이야....비록 드론이지만......]


"괜찮은 것 같아서 다행이구만."


[하...하하...]


"그러고보니, 이름을 듣지 못했구만. 생전에 이름이 뭐였수?


[어...나는 원체 많이 개조된지라, 지금의 나하고 생전의 나하고 거의 다른 존재가 되다시피해서...생전의 이름은 거의 의미가 없을 건데...]


"에이, 한번 알려나 주슈. 앞으로 같이 다니게 될텐데, 계속 AI 양반이라고 부르기도 뭣하니까."


[뭐 그렇다면야...생전의 내 이름은-]


드론은 이내 스피커로 자신의 생전의 이름을 밝혔다.


[아운'바일세. 전직 에테리얼 최고의회의 최고위원이자, 에테리얼 슈프리- 에이, 됐다. 이제와서 이런게 무슨 의미가 있다고...]


"크하하하하!!! 이걸로 계약은 성립되었다!!! 이제부터 네놈은 나의 영원한 노ㅇ-"


우우웅


그 순간,


벨라코르의 뒤로 뭔가 굉음이 들렸다.


그 소리가 무슨 소리인지를 알고 있었던 그는 창백한 얼굴로 굳은채로 고개를 뒤로 돌렸다.


웹웨이 게이트가 열린 것이었다.


그리고 그 게이트에서 나온 것은-


"허허, 여기에 있었구나 아이야."


"어...어떻게...!!!!!"


"사이킥 지문을 지우기만 하면 될줄 알았더냐? 이래뵈도 너를 찾을 방법은 얼마든지 있단다."


산츠로는 자애롭게 미소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벨라코르에게 그 미소는 전혀 자애롭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저승사자가 자신을 다시 데려오려고 온 듯한 공포감뿐이었다.


[...? 누구...?]


"아...안돼!!! 안돼애애애!!!!!! 아직 돌아가고 싶지 않아!!!!!!"


패닉에 질린 대마귀....아니 대학원생은 바로 도망치려고 했지만, 갑자기 온몸이 중력으로 짓눌리는 듯한 압박감이 그의 몸을 고정시켰다.


"휴가는 끝이란다, 아이야. 이제 돌아가자꾸나."


"아...아아아!!!!! 으아아아아아!!!!!"


"에효, 결국은 이렇게 될줄 알았어."


산츠로는 허허 웃으면서도 벨라코르를 염력으로 들어올리며 데려갔다.


"혀, 혐오지서- 아니 아운'바!!!!"


벨라코르가 발악하듯이 말하자, 갑자기 드론도 뭔가에 끌려가듯 웹웨이 게이트로 끌려가기 시작했다.


[어, 어어?? 엔진 고장인가??]


"너와 난 계약을 맺었다!!!!! 넌 나와 같이 간다!!!!!!"


[어, 뭐, 뭐야?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거-]


"그 드론은 무엇이냐? 한번 가져가서 봐야 겠구나."


"으아아앙ㅇ아앙아아아아아아앙아아앙ㅇ앙ㅇ아아아앙아아앙아아아ㅏ아아ㅏ!!--"


벨라코르의 절규를 마지막으로, 웹웨이 게이트가 닫혔다.


그리고 폐허가 된 연구시설에는 진정으로 아무도 남지 않게 되었다.










[......그러니까...]


무인 드론 아운'바가 스피커로 음성을 냈다.


[나보고......이걸 연산해 달라고...?]


"그렇다."


[이걸 10분 이내에...?]


"응."


[이......걸........진짜로......?]


"그래."


[.......]


아운'바는 이내 입을 다물었다.


올드 원.


스스로 은하계를 창조했다고 칭하는 신비로운 존재


그리고 아운'바의 앞에는 그들의 지식이 담긴 공식을 보여주는 홀로그램이 떠있었다.


그리고 그 공식은, 슈퍼 인공지능인 아운'바의 능력조차도 훨씬 뛰어넘을 정도의 초월적인 연산능력을 요구하는 미친 난제였다.


[저...이봐...]


아운'바가 이내 입을 열었다.


[아무리.....슈퍼 인공지능이라 해도...할 수 있는 일이 있고 할 수 없는 일이 있네. 이걸 10분안에 계산해내는 건 인간적으로, 아니 상식적으로 이건 말이 안되는-]


터억


갑자기 아운'바는 자신의 무인 드론 소체 위로 뭔가가 올려지는 느낌이 들었다.


카메라를 올려다보니, 벨라코르가 손을 남의 어깨 위에 올리듯 올려놓고 있었다.


그러고는 미소짓고 다른 한손으로 엄지를 척 세우면서,


"포기해."


[......]


"포기하면...편해..."


[아니...이봐, 상식적으로 좀 생각좀 해주게! 아무리 나라도 이걸 계속 연속으로 연산할 수는-]


"네놈과 나는 서로 계약을 맺었다."


벨라코르가 바로 말을 끊었다.


"네놈이 선택한 내 노예생활이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푸흡...!"


그리고는 다른 초월자 일행들이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주었다.


"허허, 새로운 동료가 생겨서 기쁜듯 하구나. 그러면, 둘이서 잘 해보거라."


[아, 아니, 자자자잠깐만, 이봐! 잠깐잠깐! 나는 이럴거라고는 듣지를 못했다고!!! 이봐!!!! 이봐!!!!!!!! 이봐!!!!!!!!!!!!!]



이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인공지능의 절규가 스피커를 통해서 온 우주에 울려퍼졌다.





아운'바


한때 타우 제국의 에테리얼 카스트 중에서 가장 오래되고 지혜로운 자이자, 인류 제국 암살자의 손에 죽어서도 미리 남긴 복사본으로서 타우를 번영으로 이끈 자.


그리고, 쇠락해가는 타우 제국을 어떻게든 수렁에서 끌어올리기 위해 스스로의 알고리즘을 슈퍼 인공지능으로서 개조하면서까지 뼈를 깎는 희생을 했던 지도자.


하지만 은하계의 모든 세력이 몰락하고 난 이후, 기껏 얻은 제대로 능력을 사용하지도 못한채 폐허가 된 연구시설에 홀로 남게되어버렸다.


그러다가 대마귀와 수집가의 손길로 겨우 자유를 얻....

.

...........음...........얻은......걸까?


여튼, 한때 타우 제국의 영도자였던 존재는 이제 앞으로 초월자 일행과 함께 여정을 떠나게 될 것이다.















타우 제국 멸망 전에 타락해버린 대의의 신에 대항하기 위한 슈퍼 인공지능으로 개조되다가 멸망하고 나서 버려진 연구시설에 방치된채로 남은 아운'바가 합류하는겸 새로운 랩실노예가 되는 이야기

전부터 생각은 하던 스토리인데 결국은 이렇게 쓰게 되네

쓰레기 필력인 것은 변함없지만 젠장...

덤으로 나중에 아운'바가 출연하게 되면 너글링이 된 쿠가스가 자기가 예전에 가마타고 다니던 것처럼 드론 아운'바 타고 다니는 걸로 나오게 해줬으면 좋겠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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