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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모타리온: 창백한 왕 - 10장 (3)

톨루엔환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1.18 15: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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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는 테르수스가 다시 몸을 일으키자 포탄이 그의 바로 아래 벽에 부딪히는 것을 보았다. 테르수스는 벽에서 떨어져 폭심지 속으로 빠져들었다. 연기가 잠깐이나마 걷히자 전투대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다른 식별 룬은 빛을 잃고, 가로와 데로스만이 남아있었다.


가로는 수년간 테르수스와 함께 복무해왔다. 그의 지도가 없는 제7 중대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슬픔과 절망을 위한 시간도 없었다. 이 성전의 성공은 이제 두 군단병에게 달렸다. 포탄을 뚫고 올라가는 것 외엔 다른 선택지조차 없었다.


연기와 불 사이로 지붕이 보이는 가운데 가로가 뛰어올랐다. 그는 폭발을 무시하고 더욱 빠르게 올라갔다. 포탄이 그를 죽이든 말든 피할 길이란 없다.


'난 죽지 않겠다. 테르수스와 모타리온님을 위하여 이 임무를 끝내리라.'


그의 바로 아래에서 폭발이 일어나 벽에서 떨어져 나갈 뻔했지만, 열기와 뇌진탕을 버티며 단단히 붙잡았다. 그리고나서 다시 한번 힘껏 뛰어오르자 지붕에 도착했다. 가로는 멜타 폭탄을 꺼내며 중앙으로 달려갔다. 그가 폭탄을 설치하자 데로스가 합류했다.


포탑은 여전히 발포하고 있었지만 표적은 아무것도 없었다. 북서쪽 평원에서는 결사단의 전차들이 계속해서 포격을 가하고 있어 연기가 땅을 뒤덮었다. 가로는 자신의 전투 형제 중 얼마나 많은 이들이 연기 아래 싸늘한 시체가 됐는지 궁금해졌다.


멜타 폭탄이 터지자 락크리트 지붕에 녹아 흐르며 증발하는 커다란 구멍을 뚫었다. 가로는 이미 다른 폭탄을 준비하고 있었다. 탐지기 판독치의 신호 집중기를 외워 놓았었다.


“한 번만 더 하면 본부는 우리 것이야.” 가로가 말하고는 구멍 아래로 뛰어내려 폭탄을 설치하고, 폭발로 인한 열기를 피하기 위해 다시 올라갔다. 데로스는 볼터를 장전하고 몇 미터 위 조잡한 갱도에 매달려 대기했다.


이번에는 녹아내리는 소리가 멈추자 갱도 바닥에서 빛이 터져 나왔다. 가로와 데로스가 뛰어내려 홀로그램 테이블을 박살내며 착지했다.


이들을 에워싼 인간들은 공포에 질려 얼어붙었다.


이 중 분명히 지도자로 보이는 사람이 “결사단만이 진리일터인데.”라며 중얼거렸다. 그의 말은 일생의 신조였던 게 갑자기 거짓말로 드러난 듯, 질문처럼 들렸다.


모타리온의 명령은 분명했다. 가로가 최고위 감사관을 붙잡자 그 남자는 마음이 꺾여 온몸에 힘이 풀렸다. “인류의 사신께서 갈라스파에 내려왔도다. 그리고 네놈을 위해서도 왔지. 너는 그분 앞에 서서 죽음이 네놈을 심판할 것이다.” 그가 속삭였다.






침묵이 찾아왔다. 전차의 끝없는 굉음 아래 땅을 뒤흔드는 맥동이 멈췄다. 모타리온은 폭발로 인한 분화구 한가운데에서 모든 것을 집어삼키던 진동이 사라진 정적을 느꼈다.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알고 있었다. 이건 승리의 침묵이다. 전차들은 여전히 전투를 벌였지만, 함대를 저지하는 대포들은 고요해졌다.


모타리온은 아직 살아서 싸우는 군단병들에게 외쳤다. “행성 방어 체제가 멈췄다. 우리의 승리다. 너희의 형제들이 오고 있다. 결사단에 죽음이 닥쳐올지니.”


각 군단병들은 전차 포격의 소란 속에서 홀로 싸워갔다. 모타리온은 자신의 갑주의 감각기만을 통해서 아들들이 살아 있다는 걸 겨우 알 수 있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죽었지만 수천 명은 여전히 그의 편에서 싸웠다.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불변의 현재 속에서 시간을 깨부수는 폭격의 대혼돈이 모타리온을 사로잡았다. 생존은 몇 초나, 몇 시간이 아닌 행운의 고동으로 측정되었다. 이 파멸의 지대 밖에서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는지 알 수 없었지만, 승리가 다가온다는 것만은 알았다. 지금 중요한 것은 자신의 군단병들이 시간을 초월한 잔혹한 미궁 한가운데서 버티는 것뿐이다.


모타리온은 낫을 들고 시간의 시작을 쫓으며 더 빨리 달려나갔다. 이 시간이 다시 시작되면, 데스 가드가 전차 사이서 살아남는다면 그는 다시 한번 진정한 죽음의 초래자로 거듭나리라. 프라이마크가 또 다른 터져 나가는 바위 사이를 뚫고 돌진하자, 눈 앞에 전차들이 펼쳐졌다. 모타리온은 적의 폭격 반대편에 있었다. 그는 결사단의 지휘관들의 예상보다 더욱 빠르게 움직이며, 전차와 보호복을 입은 병사들을 앞에 두고 돌격했다. 그 순간 그는 혼자요, 수백만 명에게 도전하는 한 명의 전사이자, 수백만 명이 공포 속에 떨었다.


그리고 하늘이 포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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