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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테라 공성전 : 종말과 죽음 3부] 10:xvi 호루스의 죽음

말카도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3.13 10:5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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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xvi 마지막 날의 비탄



로켄은 아버지를 막으려 한다. 하지만 그 무엇도 그의 아버지를 막지 못한다. 무엇도, 카오스의 핏빛 육화이자 그 힘으로 끔찍하게 부풀어 오른, 자기 자신에 대해 끔찍하리만큼 확신을 품은 저 괴물을 막지 못한다. 호루스는 로켄을 건드릴 필요조차 없다. 검을 들고 있음에도, 로켄은 아버지의 핏빛 형상을 둘러싸고 있는 비물질적인 에너지가 빚어낸 힘에 밀려 길을 내주게 된다. 쏘아대는 느낌의 기운이 그대로 로켄을 날려버린다. 마치 바람이 먼지 조각을 날려버리듯이. 로켄은 그대로 나뒹굴며 기름으로 거무스름하게 물든 바닥을 가로지른다.


로켄은 진탕을 일으켜 어지러운 육신으로 무릎을 꿇고 버틴다. 그가 제 아버지의 이름을 외친다. 하지만 그 외침은 궁정의 공기를 가득 메운 채 쏟아지는 속삭임 속에 묻힌다. 아무 소용이 없다.


그렇기에, 그는 눈물을 흘리며 크게 눈을 뜰 뿐이다. 로켄이 할 수 있는 것은 지켜보는 것뿐이다. 호루스 루퍼칼이, 최후의 모독을 저지르는 모습을. 황제를 시해하는 모습을.






기쁨이 없다. 승리감도 없다. 전투가 끝났다는 느낌도, 압승에 대한 만족도, 순응을 일궈냈다는 성취감도 없다. 무력한 사람을 죽였을 뿐이다. 서지도, 눈을 뜨지도 못하는 아비의 머리를 마울로 후려쳐 갑판에 뭉개버렸다는 것… 그것이 당신을 설명하는가? 일부는 전사요, 일부는 워마스터인 당신을 말이다.


최소한, 무한한 불생자들의 군단은 기뻐하고 있다. 속삭인다. 서로를 향해 속삭인다. 놈들의 황홀에 잠긴 침묵과 혀짤배기 목소리가 당신을 감싸고 궁정을 가득 메운다. 워프가 불타는, 말라붙은 나무가 부딪히는 딱딱 소리마저 그 목소리에 감싸인다. 놈들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만 속삭이도록.”


당신이 저들에게 말한다. 저 환호에 귀를 기울일 시간 따위는 없다.


당신에게는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다. 저들은 그것을 알지 못한다는 말인가? 스스로와 화해하고 중심을 잡을 시간이 필요하단 말이다. 당신이 행한 바를 보라. 신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고, 어떤 실수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당신이 행한 바를 보라. 당신은 월드브레이커의 가시 돋친 머리를 갑판에서 뽑아낸다. 그 위로 피와 세월이 뚝뚝 흘러내린다. 당신의 제단 위에 올릴 두개골조차 남지 않았다. 당신의 마울은 아비의 머리를 완전히 부숴버렸고, 그 아래 갑판에 깊은 구덩이가 뚫린 채다. 피와 살점, 부서진 뼈의 파편, 헝클어진 머리카락, 떨어져 나간 채 당신을 노려보는 눈-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한다. 워마스터가 되려면… 영광과 명성의 문제가 아니다. 그 끝이 안타깝고 비참할지라도, 끝까지 지켜볼 힘을 가져야 한다. 전쟁이 그것을 요구하기에, 그리고 오직 가장 강한 자만이, 시작한 일을 끝낼 배짱을 가졌기에 그러하다.


당신은 가장 강한 자다. 전쟁은 궁극적으로 피비린내를 풍기는 비극적인 일이다. 그리고 가장 강한 자만이, 전쟁을 일으키고 나면 그 대가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할 지혜를 가지고 있다.


당신의 아비는 그저 인간이었을 뿐이다. 그리고, 이제 당신의 아비는 죽었다. 그러니 잊어버려라. 당신의 발치에, 잔혹하게 짓뭉개진 공포의 결말을 잊어라. 당신의 아비가 어떤 존재였는지 기억하라. 당신이 싸운 상대가 어떤 존재였는지 기억하라. 폭군, 삶의 왕, 사기꾼, 한 종족을 노예로 삼아 이용하기 바빴던 무자비한 주인. 3만 년 동안, 저주받아 마땅할 은밀한 계획을 세웠고, 그 계획을 이루기 위해서라면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생명과 피를 희생했던 모사꾼이었음을 말이다.


그래, 그렇게 생각하라. 그렇게 만족하라. 그 생각이 당신의 위안이 되도록 하라. 당신의 아비가 저지른 죄를, 그리고 그 잔학한 행동들을 생각하라. 오직 당신의 아비만이, 자신이 빚어낼 고통이 현실의 다른 차원에서 치명적이고 불안정한 공포를 일으킬 것임을 알면서도, 당신과 같은 초인 전사들의 세대를 길러내 별들을 정복하려 들었음을 기억하라. 그리고 카오스가 모든 것을 삼키는 초점이 되어 실존적인 위협으로 다가온 순간, 당신의 아비는 자신의 행위가 빚어낸 핏빛 결과에 절망한 듯 보이지 않았던가.


당신은 좀 더 아비에게서 일찍 등을 돌렸어야 했다. 당신과 당신의 형제들은 다들 요령이 있고 감각이 있지 않았던가. 울라노르보다 훨씬 전에, 대성전으로 별들이 피로 물들게 되기 훨씬 전에, 당신은 일찍이 형제들을 규합했어야 했다. 당신의 형제들은 분쟁의 속성을 이해하도록 태어난 전쟁의 주인들 아니었던가… 그랬다면, 한목소리로 일어서 아비의 항복을 요구했을 것이다. 그리고 아비를 권좌로부터 밀어내고, 이 모든 것을 막을 수도-


만약 아비가 그러기를 거부했다면, 당신과 형제들이 그를 막았을 것이다. 함께 말이다. 그 값이 1조에 달하는 생명이 되기 전에, 당신의 아비를 깔끔하게 막을 수 있었으리라. 빠른 종말이요, 깨끗한 죽임이었으리라. 하지만 당신의 형제들은 모두 아비를 너무도 닮았다. 사실상, 각자가 아비의 일부를 복사한 것이나 다름없는 꼴이다. 로갈은 너무 완고해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못하고, 생귀니우스는 너무도 관대해서 결점을 보지 못하며, 러스는 너무 제 자존심에 불타…


옥좌시여! 모두가 그렇다! 그들 형제들은 너무도 제 아비를 닮았다. 심지어 피가 흐르기 시작한 순간, 당신과 결국 한 편에 선 형제들조차 그렇다. 펄그림은 자신의 영광에 너무 심취했고, 앙그론은 다른 것을 알기에는 너무 분노에 찼으며, 마그누스는… 마그누스는 지나치게 고집이 세고 스스로에 대한 확신으로 넘쳤다.


그들 형제 모두가, 그 모두가, 모두가 말이다… 당신의 아비가 그렇게 만들었기에, 그들 모두가 제 아비를 너무도 닮았다. 너무도, 제 아비와 닮았다.


당신의 아버지다.


하지만 당신은 그렇지 않다. 당신은 혈통을 타고 흐르는 유산을 극복한 유일한 존재였다. 당신은 진실했다. 당신만이 강함을 유지했다. 당신은 인류를 구했다. 아니면, 그 남은 종족이라도 말이다. 그것을 기억해라. 무력한 아비의 해골을 바닥에 뭉개 부숴야 했지만, 옳은 대의를 위해 저지른 추악한 행위 아니었던가.


당신의 아버지를 죽였다.


당신은 그 부분을 생각하지 않으려 애쓴다. 아버지를 그렇게 떠올리지 않으려 애쓴다. 한때 가졌던 부자의 유대를, 30년의 영광스러운 세월을, 처음 발견된 아들로서 얼마나 자부심을 가졌는지를…


이제 다 끝난 일 아닌가. 시간을 들여, 스스로를 추슬러야 한다. 얼마나 오래 걸릴 것인지는 당신이 정할 몫이다. 애도의 시간. 반성의 시간. 당신은 지금 그저 조금이나마 평화가 필요할 뿐이다. 긴 평화의 시간이, 그리고 약간의 침묵이 필요하다.


하지만 저 속삭임이라니. 속삭임에 귀가 멀 지경이다.


“멈춰라.”


당신이 중얼거린다. 왜 당신을 홀로 내버려두지 않는 것인가? 속삭임이, 끝없이 당신의 뒤에서 울려 퍼진다. 말로구르스트가 당신을 꿈에서 깨워 최후의 계몽을 시작한 순간부터 계속 말이다.


아니, 말로구르스트가 아니다. 아르고니스다. 그래. 그 애송이, 키노르 아르고니스. 제기랄, 당신의 머릿속을 갉아먹는 속삭임 때문에, 생각하는 것조차 벅차다. 당신은 마음을 가다듬고자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명확하게 정리해서, 메르사디 올리톤에게 구술할 것이다. 그녀가 진정 벌어진 일이 무엇인지 기록을 마치고 전하게 되면, 역사는 당신이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는지, 양심 속에서 얼마나 고뇌했는지, 당신이 치른 대가가 얼마나 무거웠는지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저 속삭임은…


“날 내버려 두란 말이다.”


당신이 말한다.


벽이 숨을 쉰다. 궁정은 너무 밝다. 마치 별빛이 이글대며 내리쪼이던 칼라스타의 밖처럼, 혹은 타오르는 워프 속 위게벨라쉬의 꼬여버린 미궁처럼 말이다. 거의 미친 듯이 밝은 빛이,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사이로 쏘아져 온다. 아니면 나뭇잎 비슷한 무언가일지도, 당신은 신경 쓰지 않는다. 당신의 시선이 돌아가지도 않는다.


저 뒤 어딘가, 가까운 곳에서 남성이 오열하는 소리가 들린다. 속삭임과는 달리, 용납할 수 있는 소리. 당신은 로켄의 슬픔을 이해한다. 당신 역시 그 슬픔을 느끼기에.


당신은 주변을 돌아보지 않는다. 당신의 시선은 아버지에 고정된 채다.


“도와다오.”


당신은 어깨 너머로 말한다.


“가비엘… 도와다오. 아버지의 시신을 옮기도록 말이다.”


로켄이 뒤에서 일어서는 소리가 들린다. 무릎을 꿇은 채, 당신은 아버지의 시신을 끌어안는다. 아니, 최소한, 아직 남아 있는 부분을 말이다. 아버지는 너무도 가볍고, 너무도 연약하다. 남은 것이 없을 지경이다. 누더기처럼, 막대 다발처럼, 바싹 마른 종잇장처럼-


“제발, 루퍼칼이시여. 이제 그만두십시오.”


로켄이 말한다.


“너무 늦었다.”


당신이 답한다. 당신은 목청을 가다듬는다.


“이미 멈췄다, 가비엘. 모든 것이 끝났다. 끝났단 말이다.”

“너무 늦은 바는 없습니다.”


로켄이 답한다.


당신은 고개를 돌려 로켄을 본다. 여전히 당신의 팔에는 아버지의 시신이 안겨 있다. 로켄이 당신을 올려다본다. 마치, 검은 구멍이 뚫려 있는 듯한 시선이다. 로켄의 검은 갑판 위에 버려진 채다.


“아버지를 옮기는 것을 도와다오.”


당신이 말한다.


“아버지가 영예롭게 안식하실 수 있도록 도와다오. 결국, 내 아버지 아니더냐.”

“너무 늦은 바는 없습니다.”


로켄이 고집한다.


“아버지께서는 늦지 않았습니다. 저희에게 늦은 바는 없습니다. 아버지께서는 하고자 했던 일을 하셨습니다. 이제 그 힘을 포기하십시오.”

“왜 내가 그래야 하더냐?”


당신이 묻는다.


“아버지께서 호루스이심을 증명하소서. 아버지께서 꼭두각시가 아닌, 인간임을 증명하소서.”

“이미 말했지만-”

“그러셨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께 박힌 저들의 발톱은 너무도 깊습니다. 그리고 저들의 거짓이 아버지를 속이고 있습니다. 저들이 틀렸음을 보이십시오. 아버지께서는 이 종말을 위해 힘을 취하셨다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일은 이루어졌지요, 아버지. 그렇기에, 아버지의 말씀이 진심이셨다면, 더 이상 어떤 힘도 필요치 않습니다. 아직 가능한 동안에, 힘을 포기하소서. 인간의 세상에, 아버지께서 아직 인간임을, 그리고 스스로의 말에 충실했음을 보이소서. 아버지께서 저들의 노리개도, 그 설계에 놀아나는 무력한 도구도 아님을 저 사악한 신들에게 보이소서.”

“이 힘은 나의 것이다.”


당신이 말한다. 당신의 미숙한 아들은 무엇도 이해하지 못한다.


“이 힘은 나의 것이니, 내가 원하는 대로 취하고 쓸 수 있단 말이다. 힘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로켄. 그 힘으로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지. 이 힘은 네가 생각하는 만큼 사악한 것이 아니다.”

“방금 아버지께서는 어둠의 성당에서 황금의 왕을 죽이셨습니다.”


로켄이 말한다.


“빛과 어둠, 정말 아버지께서 그 측면 중에 선택을 내리신 것입니까?”

“그것들은 그저 한 측면일 뿐이다!”


당신이 웃음을 터뜨린다.


“표현을 위해 고안한 개념일 뿐이지. 어둠은 빛에 맞선다. 알겠느냐? 나는 아버지의 오만한 영광에 맞서기 위해 그 측면을 선택했을 뿐이다. 어둠은 악이 아니다, 로켄. 빛 자체가 선이고 진실한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그저 상징이며-”

“아버지, 상징에는 힘이 있습니다-”

“그리고 네가 생각하는 그런 단순한 방식이 아니다, 아들아.”

“그러면 그것들을 떨쳐내십시오.”


로켄이 말한다.


“모두 떨쳐내십시오. 이 어둠을, 이 어두운 심장을, 이 공포의 궁전을 말입니다. 그 힘으로 행할 바는 다 했으니, 버리소서. 아버지의 아버지께서 가지지 못했던 단 하나를 활용하소서.”

“그것이 무엇이더냐?”


당신이 묻는다.


로켄은 가슴에 손을 올린다.


“동정심입니다.”


로켄이 씁쓸하게 말한다.


“아버지께서는 방금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셨습니다. 인간이 되소서. 그렇게 스스로의 현명함을 보이소서.”


그의 말이 당신을 베어대는 것 같다. 정말 당신에 대해 저렇게 생각한단 말인가? 어찌 저렇게 눈이 멀었던가? 어쩌면…


어쩌면, 저 말이 옳을지도 모른다. 공포의 검은 형상을 벗고, 모든 것을 이끄는 것이 당신 자신임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모든 것은 끝났다. 그렇기에, 공포를 벗는 것 자체가 위안일지도 모른다. 당신의 사지에 실린 부담을, 마음에 엉긴 죄책감을, 심중에 쌓은 이 죽음을 털어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시 숨을 쉬고, 아파하고, 일어난 일을 슬퍼하고, 애도 속에서 백색과 금색을 두를 수 있으리라. 그렇게 하면, 이 고통도 사라지리라. 그렇게, 당신의 행동은 정당화될 것이다.


미래는 당신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당신은 그 미래가 이런 모습의 당신만을 보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그렇기에, 당신은 힘을 떠나보낸다.


아주 순간, 당신은 그 힘을 떠나보낸다.


아주 순간.


당신은 망토를 벗어 내던지듯 힘이 빠져나가게 둔다. 마치 칼을 빼듯이, 힘이 빠져나가게 둔다. 그 가시가 당신의 살점과 골수를 긁어내지만, 당신은 그러도록 둔다. 힘이 빠져나가도록, 피처럼 쏟아져 나오도록 둔다. 너무도 많은 힘이 당신 안에 거하지만, 결국 출혈이란 것은 멈추게 되어 있다.


다시 속삭임이 공포 속에 솟구친다. 그 속삭임들이, 당신에게 비명을 내지른다.


“멈추라고 했다.”


당신이 말한다.


“대답 따위 하지 않겠다.”


하지만 속삭임은 멈추지 않는다. 그 속삭임들이 당신을 휩싸고, 모든 것이 시작된 이래 거듭 내뱉은 말을 다시 토해낸다. 바람에 흩날리거나 밟힌 채 침묵하는 낙엽처럼 거듭 당신을 감싼다. 딱정벌레의 말라붙은 날개 껍질의 조각처럼, 윙윙대는 나방처럼, 워프가 토해내는 불길처럼, 끝없이-


대체 무엇을 거듭 속삭이는 것인가? 격분이 치민다. 거의 단어를 알아들을 지경이다.


이름이다.


하나의 이름… 아니, 하나의 문장이다. 거듭 토해지고, 반복된다. 사이킥에 실려 메아리치고, 증폭된다.


하얀 빛으로 이루어진 한 구절이, 백만의 목소리에 담겨 하나로 외쳐진다. 2백만. 아니, 온 종족의 목소리로 외쳐진다.


황제 폐하는 사셔야만 합니다.


아니다. 저것은-


저에게 말씀이 임했듯, 여러분께서도 말씀하십시오. 황제 폐하는 사셔야만 합니다.


안 된다!


손을 드십시오. 황제 폐하는 사셔야만 합니다.


속임수다. 최후의 속임수다. 빌어먹을 마지막 속임수! 갑주를 뜯어내는 지렛대요, 방어를 내리게 만드는 견제 동작이다. 마술사가 재연의 순간 펼친 날렵한 술수다. 영원하고 무자비한 모사꾼 최후의 필사적인 계책.


당신은 아비의 시체를 내던지려 한다. 그 역시도 속임수의 일부였음을 알았기에. 하지만 이미 그 시신은 타오른 종이의 잿더미와 빛나는 먼지가 되어 흩어지는 중이다. 단지 하나의 측면이었고, 버려진 측면이었으며, 또 다른 껍질이었을 따름이다.


당신의 아비는 죽지 않았다.


당신은 분노와 절망 속에서 노호한다. 당신은 다시 힘을 빨아들이려 한다. 하지만 그 힘은 당신의 주변을 휘감을 뿐이다. 그저 거대한, 검고 미끄러운 덩어리로서 엉길 뿐이다. 힘의 흐름은 끈적하고 느릿하다. 당신의 명령에 대한 반응도, 복종도, 턱없이 느리다. 당신이 그 힘을 경멸했기에, 그 힘은 당신을 다시 그릇 삼아 사는 것에 달가워하지 않는다. 당신은 가능한 한 빠르게 그 힘을 다시 끌어모은다. 허파와 영혼을 가득 채우기 위해, 최대한 들이마신다. 당신 스스로를 방어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기에, 당신은 미친 듯이 그 힘을 긁어모은다.


최악인 것은… 여전히 살아 있고, 이제 밖으로 다시 드러난 당신의 인간적인 마음이 안도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일종의 기쁨이리라. 당신의 아버지는 죽지 않았다. 당신의 아버지는 죽지 않았다. 당신은 아버지를 죽이지 않았다. 당신의 아버지가 살아서-


로켄은 당신을 마주하고 있다. 그의 손에 검이 쥐어져 있다. 하지만 저것은 로켄이 아니다. 아니, 처음부터 로켄이 아니었다. 로켄은 아직도, 당신의 왼편 갑판에 널브러진 채다. 당신이 거기 내던지지 않았던가. 여전히, 그는 공포에 질린 시선으로 당신을 바라보고 있다.


아니면, 경이 속에서 보는 것일까?


당신은 이렇게 죽지 않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속지 않을 것이다. 힘이 다시 당신의 혈관 속에 흘러든다. 그 어둠. 그 달콤한 고통. 그 든든한 분노. 그 힘-


로켄이 당신을 향해 다가온다. 다른 로켄 말이다. 로켄이 아니었던 그 로켄 말이다. 그의 손에 쥔 검은 루비오의 낡은 검이 아니다. 그의 손에 쥐어진 검은 위대한 전쟁의 검이다. 그 얼굴은 로켄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아비의 얼굴이다. 당신의 아비가 빌어먹을 장엄함을 드러내며 당신을 마주하고 있다. 그렇게 로켄의 형상은 공허의 안개가 되어 녹아내린다.


당신의 아비가 입은 상처는 깊다. 얼굴과 망가진 팔 위로 피가 시커멓게 말라붙은 채다. 하지만 그 안에 빛이 있다. 아비의 눈 뒤에 빛이 뿜어진다. 광기 속에서 모든 이성과 논리를 뛰어넘어 당신의 아비를 믿고, 당신의 아비를 자신들의 방패이자 보호자로서 신뢰하는 한 종족의 신념이다. 그리고, 그 신념 속의 상상이 현실이 되리라 믿는 한 종족이 발하는 순백의 빛이다.


당신의 아비는 당신과 홀로 싸울 수 없다. 당신을 홀로 이길 수 없다. 하지만 당신의 아비는 홀로 싸우지 않을 순간까지, 당신의 관심을 끌었다. 그 모든 허세, 그 모든 계략, 그 모든 전략, 그 모든 희생이 바로 이 순간을 위한 것이었다.


육신의 부재는 곧 황제 폐하 안에 거하는 것입니다. 속삭임이 비명이 되어 그렇게 외치고 있다. 한 종족 전체가 여기 존재한다. 그 의지는 하나의 형태로 뭉쳐진다. 하나의 인간이 아니고, 하나의 아버지도 아니다. 그 모든 의지가 하나로 뭉친, 모든 삶의 왕이다.


당신의 아비는 신처럼 보인다. 상처 입은 신일지언정, 신임을 부정할 수 없다. 아비의 힘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 힘이 어디서 온 것인지가 중요할 뿐.


우리는 하나로 뭉친 같은 존재일지니.


속삭임이 말한다.


인류와 황제 폐하, 황제 폐하와 인류는 한데 묶인 영혼입니다. 하나가 되지 않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넌 신이 아니야!”


당신이 소리친다.


그러면 이제 공정한 싸움이 되겠구나.


속삭임이 전한다.


당신의 아비가 다가오는 순간 속에서, 당신은 저항의 뜻을 담아 울부짖는다. 당신의 아비는 분명히 약하고 상처를 입었다. 하지만 지금은 당신 역시 약하다. 당신은 당신이 가졌던 힘의 극히 일부만을 다시 모았을 뿐이다. 온전한 힘을 회복할 때까지, 당신의 아비를 어떻게든 잠시나마 붙들어야 한다.


지금 이 순간, 당신은 그저 호루스 루퍼칼일 뿐이다.


당신은 월드브레이커를 휘둘러 아비의 검이 그리던 궤적을 흐트러뜨린다. 불꽃이 혜성처럼 튕긴다. 당신의 발톱이 갑주를, 살점을, 뼈를 모조리 헤집는다. 피가 공기를 뒤덮어 안개가 된다. 하지만 아비의 정신력이 당신의 신경계를 불태우고, 당신의 운동계를 교란하며, 당신의 핵심을 비틀어 고통을 가중한다. 당신은 아비의 정신력을 차단하고, 13차원을 거쳐 아비를 비틀어 돌이킬 수 없는 허혈성 손상을 입힌다. 당신의 발톱이 아비의 목줄기를 조인다.


아비의 기도를, 경동맥을 발톱이 끊어낸다. 피가 분수처럼 솟구친다. 목이 졸리면서, 아비의 입에서 더 많은 피가 토해진다. 아비가 당신의 머리와 어깨에 검을 후려쳐 뱀의 비늘을 갈기갈기 찢어낸다. 당신은 아비를 밀친다. 고장을 일으키며 떨어져 나간 굴절 역장 생성기가 바닥에 부딪히며 폭발한다. 당신의 아비가 목을 움켜쥔 채 뒤로 물러선다. 당신은 그대로 마울을 휘둘러 아비를 강타한다. 아비의 손목이 부러진다. 당신의 흉갑에 달린 눈이 핏빛 광선을 다시 쏘아내 아비의 얼굴을 불태운다. 아비의 머리카락이 타오른다. 아비의 뺨이 불타면서 그대로 녹아내려 뼈에 달라붙는다. 한 눈이 그대로 타오르다 터져버린다. 다시 휘둘러진 월드브레이커가 아비의 척추를 부순다.


당신은 힘이 돌아오는 것을 느낀다. 이보다 더 빠를 수 없으리라. 당신은 그 힘 전부가 필요하다. 모든 힘이-


비틀대면서도, 당신의 아비가 당신을 다시 불태운다. 아비의 하나 남은 눈에서 한 줄기 빛이 솟구친다. 순수한 힘으로 뭉친 청백색의 광선이다. 인류 전체의 의지가 한 데 뭉친 빛이, 아스트로노미칸이 공허의 어둠을 뚫듯이, 당신의 어둠을 뚫고 날아든다.


이 고통은-


이 고통은-


이 고통은 인간이 견딜 수 있는 너머의 것이다.


그리고 당신은 아직 그저 인간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힘이 아니다. 그 힘으로 무엇을 행하는지가 중요하다. 그러고 당신은 바보다. 그 힘을 모조리 놓아버렸으니.


당신은 모든 힘을 놓아버리지 않았던가.


당신은 무릎을 꿇는다. 당신의 심중도, 육신도 모조리 불타고 있다. 아비의 사이킥 광선이 계속 당신을 불태운다.


제발. 당신은 부탁한다. 제발. 당신은 간청한다. 돌려다오. 그 힘을 나에게-


오, 그럴 것이다. 그렇게 해 줄 것이다. 오래된 넷이 그 힘 모두를 당신에게 돌려줄 것이다. 그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일이니. 하지만 그 전에, 당신을 고통스럽게 할 것이다. 그들이 베푼 관대한 선물을 배신한 것에 대한 경고다. 불과 고뇌 속에 당신은 값을 치러야 할 것이며, 그 벌은 오래도록 이어질 것이다. 저들에게 있어 진정하고도 유일한 적인 황제는, 결국 당신을 죽일 수 없으니 말이다. 아무리 당신의 아비가 많은 힘을 긁어내고 주워 모은다 해도, 당신의 아비는 당신을 실제로 죽일 수 없다. 당신의 아비는 수많은 책략을 베풀어 완전히 불침이던 당신을 취약하게 만들었고,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당신을 바보처럼 보이게 만들었음에도 그러하다. 당신의 아비에게는 수단이 없다. 심지어 아비 자신조차도, 당신이 화한 무한의 것을 죽일 수 없다. 당신은 카오스의 육화된 도구 아니던가.


그것이 당신의 정체이기 때문이다, 호루스 루퍼칼.


그것이 곧 당신의 전부이다, 워마스터.


그것이 당신에게 영원히 주어질 몫이다, 처음 발견된 아들이여.


어둠의 노예. 저들의 손에 쥐어진 무기. 저들의 약속과 거짓에 놀아난 꼭두각시. 인류의 방패를 부수고, 인류를 워프의 무 속으로 빠뜨리기 위해 설계된 도구이자, 스스로의 마음이라고는 없는 도구.


당신은 아버지의 불길에 휩싸인 채, 무릎을 꿇고 아버지를 올려다본다. 이제야 당신은 아버지가 보았던 경지를 본다. 어쩌면, 당신의 아버지가 항상 마주했던 그 경지이리라. 단순한 진실 아니던가. 그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새어 나가서는 안 될 비밀이었다. 어떤 진실은 알려지기에 너무 위험하고, 혹은 듣는 것만으로도 치명적이다. 그렇기에, 당신의 아버지는 3만 년에 걸쳐 그 비밀을 지켜냈다. 이제야 당신도 깨닫는다. 극복할 수 없는 고통 너머로, 모든 것을 본다… 모든 것이 망가졌고, 모든 것이 배신당했다. 그 모든 것이 당신의 눈에 든다. 당신은 아버지에게 용서를 구할 수조차 없다. 감히 말할 수도 없고, 어차피, 말도 할 수 없다. 하지만 아버지는 당신의 눈에서 그것을 읽어낸다. 당신은 저들에게 맞서기에 너무 약했고, 저들의 마음이 누그러져 다시 당신을 가증한 선물로 채우는 순간에도 너무 약할 것이다.


당신의 눈이 아버지에게 자비를 애걸한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보내는 호소다.


끝내 주십시오. 하실 수 있다면, 당장 끝내 주십시오.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말입니다. 너무 늦기 전에, 끝내 주십시오. 아버지께서 하실 수 없으면, 누구도 할 수 없습니다.


타오르는 불길이 멈춘다. 사이킥 광선이 누그러진다. 당신은 헐떡이며 비틀거린다.


아버지의 손에 단검이 쥐어져 있다. 낡은, 돌로 된 칼이다. 저것은 뭐란 말인가? 아버지의 손에 쥐어진 그 검은 턱없이 작고, 너무도 추악하다. 저걸로는 안 될 것 같다. 저것으로는 충분치 못할 것 같다.


아버지는 주저한다. 저렇게 하고 싶지 않음이 드러난다.


당신은 갑작스러운 발작과 경련 속에 이를 악물고 울부짖는다. 당신에게 힘이 돌아오고 있다. 마치 오래된 넷이 절박하게 제 선물을 되돌리기라도 하는 듯이, 당신에게 맹렬한 속도로 힘이 흘러든다. 저들이 무엇을 알고 있는 것일까? 무엇을 보았기에. 이렇게 서두르는 것인가?


당신의 아버지가 검을 바라본다.


+너를 기다렸고, 너를 용서한다.+


아버지가, 당신의 심장에 검을 꽂는다.





원래 제목은 아니지만 역시 조회수에 눈이 멀어서 저지른 참상. 실제 제목은 글 시작을 참고하시길.


아니 호루스가 죽었는데 왜 아직도 이만치가 남았지.


아비에서 아버지로 단어가 바뀐 것은 실수가 아니라 의도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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