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드레크가 전쟁 한가운데에서 정신을 놓고 손가락 장난감으로 장난친다는 이야기가 있길래, 궁금해서 Severed를 읽음.

장난하는 그 씬 자체는 해석이 된 상태라 다들 알테고, 책을 읽지 않았으면 그 전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 모를텐데, 암튼 이야기는 다음과 같이 흘러감.

챕터 4 끝, 챕터 5 초반)

잔드레크는 함선 호라크티스를 타고 지휘를 하고 있는데, 마침내 어떤 적을 상대하는지 알게 됨.

그리고 영혼과 단절돼 인공지능의 명령을 들으며 서서히 밀려오는 네크론 워리어를 보며 그들이 우리들이며, 영혼이 없고 우리와 같은 껍데기만 있을 뿐 몸과 생물로써 갖고있어야 할 정수가 단절된 존재라고 오바이런에게 이야기함. <- 대충 영혼 없는 기계가 된 네크론을 보고 그 본질을 아주 정확하게 짚어내는 것을 통해 잔드레크가 미치긴 했어도 통찰력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음

챕터 5 중간)

여하튼 이 부분을 마지막으로, 오바이런은 잔드레크의 명령을 받지 못함. 오바이런은 현장, 잔드레크는 여전히 기함 호라크티스에 타고 지휘를 내려야 하는 상황인데, 나중에 '단절된 네크론'을 보고 멘탈이 나가서 축 늘어져있다는 묘사가 나오고, 그렇게 잔드레크는 아무것도 안하는 상황에서 오바이런은 밀려오는 네크론을 하루 죙일 방어하고 있었음. 침공이 심화되면 심화될수록 툼월드는 더더욱 깨어나고, 더 많은 물량이 밀려나오는데 잔드레크에게선 연락도 안오고 시간을 끌면 끌수록 밀릴 것 같으니까 오바이런은 잔드레크라면 어떤 전략을 짤까 고민하기 시작함. 잔드레크는 오바이런을 말동무로 삼았기 때문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그 중 전략에 관한 것도 많았음. 그 중 오바이런이 처한 상황과 가장 알맞았던 이야기가 손가락 함정 이야기임.

손가락 함정 이야기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음. 손가락 함정이란 장난감이 있는데, 장난감에서 손가락을 뽑기 위해 잡아당기면 오히려 손가락 함정이 손가락을 조이게 됨. 반대로 접근 방식을 바꿔서 (공격하는 각도를 달리 해서) 손가락을 함정 안으로 쑤셔 넣으면 함정은 오히려 느슨해지기 때문에 손가락이 빠진다는 것임.

잔드레크는 과거 시점, 장난감을 통해 전쟁을 논한 것임. 손가락 장난감 공략법을 알려준 후 '이 교훈이 언젠가 쓸모있을 날이 오겠지'라 한 이유도 그 때문임.

챕터 5 후반)

당연히 오바이런은 깨달음을 얻고, 세테크에게 직통으로 연락해 리치가드 팔랑크스 특공대로 툼월드 내부에 침투하는 전술을 짬. 물론 팔랑크스만 대려간 것은 아니고, 작전을 허가받자마자 잔트레크 휘하 워리어까지 모조리 끌고 침투하는데 병력은 대다수 잃었지만 인공지능에게 중간 관리자 역할을 받은 네크론 로드를 썰고 일시적으로 툼월드의 방어 명령을 차단함. 티라니드로 치면 시냅스 크리처를 잡은 셈이 됨.

오바이런이 짠 전술은 툼월드의 저항이 잔드레크와 세테크의 병력으론 감당 안될만큼 거세질 때까지 기본 공략법으로 사용됨.

물론 다시 한 번 교착상태가 되니 오바이런은 뭘 할지 몰라 개돌만 명령하다가 기억을 몇 개 더 잃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