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드 더 크라켄을 더이상 하지 않는 이유 -장문주의-

ㅇㅇ · 2023.01.31 19:19:31

해외에서 모임하는 부붕이이다

해외살다보니 피드더크라켄이 나오자마자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었고 구하자마자 열심히 돌렸다

그렇게 얼마 시간이 지나지 않았는데

피드 더 크라켄은 더이상 돌아가지 않는다

나는 아직도 이 게임에 애정이 있기에 (내가 산것도 있고) 열심히 권유하지만 모임원들은 더이상 하기를 꺼려한다

그럼 이 모임이 마피아 게임을 싫어하는게 아니냐? 할 수 있는데 우리 모임은 마피아 게임에 환장한 모임이다

모임 테이블 중 하나는 마피아가 항상 돌아가고 모임의 마무리는 항상 마피아 게임이다

그렇게 우리 모임은 시틀러,아발론,한밤늑 으로 다시 돌아가버렸다

마피아 게임 취향에 대해 얘기하자면 여기는 크툴루를 깨우지마(노터치크라켄), 차가운 그녀도 재밌게 돌린다

그전까지 최고 불호 마피아 게임은 디셉션이었는데 이건 그래도 모임원 절반 정도는 좋아했다

그렇지만 피드 더 크라켄을 아직도 좋아하는 사람은 우리 모임에 나밖에 남질 않았다

모임이 끝난 어느 날 식사를 하며 모임원들에게 피드 더 크라켄을 왜 좋아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제부터는 그들의 대답을 정리 한 것이다

1.늘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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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판을 보면 칸이 존나 많다

뭔소리냐면

게임이 클라이막스로 오기 전까지의 과정이

다른 게임에 비해 존나 길다는 소리다

다른 게임으로 예를 들어보자

아발론은 5칸밖에 없고 심지어 한팀이 세칸을 먹으면 이긴다

한밤늑은 말할것도 없다

그리고 시틀러는 칸이 많지만 게임 중반부부터 히틀러가 총리가 되거나 죽으면 즉시 게임이 끝난다.

근데 이건 중간에 끝나는 조건도 없고 (후술하겠지만 극후반부에 있다)

가야할 길은 많은데 매 항해카드마다 그리고 중간 길목마다 이벤트가 있어서 플레이타임이 늘어난다

플레이타임이 늘어나는건 괜찮다

그러나 마피아게임 한판을 이렇게 길게 해야하나?

그리고 절정까지의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지친다는 것이다

2. 번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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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마피아게임에 재밌는 요소는 다 가져다 쓴 게임이다 보니까 이게 처음에는 재밌어 보이는데

하다보니까 오히려 너무 퓨전음식 느낌이 나 원래 게임이 끌린다는 것이다

다채로운 직업들이 있지만 아발론이나 한밤늑처럼 핵심 역할이 아닌 그저 보조적인 역할이라 하면 할수록 거추장스럽고

노랑항해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항해카드의 이벤트들로 인해 너무 많은 중요한 혹은 중요하지 않은 정보가 남발되어

정작 나와 반대되는 세력을 예측하거나 속여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마피아게임의 본질적인 요소를 느끼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게 첫번째 불호요소인 늘어짐과 결합되어 치명적으로 되어버린 것이다

그리고 결정적 불호요소

3. 교주의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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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에서도 말했다시피 우리모임은 마피아게임에 꽤나 진심이다. 그래서 교주의 존재가 문제인 것이다

이 게임에 관심이 있던 사람들은 마피아게임 제3의 세력 교단이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노란색 항해카드가 전체 항해일지의 1/4 가 되는데 이걸 최종 항로로 결정하면

교주에게 너무너무너무나도 유리해진 다는 것이다

잠깐 게임 설명 좀 하고 가자

노란 항해카드의 이벤트는 5장의 교단 카드 중 한장을 뽑는것인데

하나는 총을 3개 교주가 나눠준다

총을 대충 설명하자면 투표권과 선장이 될 수 있는 권한이 섞인 장치라 보면 된다. 이것만 해도 나쁘지 않은데

다른 하나는 항해팀(3명)의 세력을 본다

그리고 나머지 3개는 포교를 한다. 그러니까 원래 세력에서 교단 팀으로 옮겨진 다는 것이다

심지어 교단팀은 승리조건이 하나 더 있다. 최후반부에 크라켄 영역에서 교주가 제물로 바쳐지는 것

이 게임을 처음 진행했을때는 사람들이 이 교주의 위험함을 잘 몰라서 노랑항해일지(교단팀)를 마음 놓고 최종 항로로 결정하다가 여기저기 신천지마냥 늘어나는 광신도들때문에 게임이 몇번 터졌다

그 이후 플레이어들은 가급적 노랑항해일지를 안뽑기 시작했는데 그럼 남은 항해일지가 뭐냐. 파란 항해일지(시민) 1/4 그리고 나머지 2/4는 빨강 항해일지(해적) 인 것이다

그러니까 게임이 계속 해적한테 유리해지다가 이러면 모두가 해적들한테 노예로 끌려갈 판이니 나중에서야 파란색이 나오질 않아 노란색이라도 뽑으면. 거기서 아주 그냥 포교 되는것이다

마피아게임 후반부에 내 세력이 바뀌는것 만큼 당하는 입장에서 불쾌한 경험은 없다

심지어 내 세력이 지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원래 세력에 몰입해서 플레이하는게 마피아게임의 기본 아닌가 근데 갑자기 태세를 전환하려 하니 마음에서 갑자기 내켜하지 않고 불쾌해진다. 심지어 이 게임은 서사가 긴 마피아 게임이다. 플탐도 긴 게임에서 이지랄이라니..

이런 전염의 요소는 배틀스타갤럭티카를 떠올리게 만든다. 그치만 그건 마피아게임이라 하기보다 협력게임이고 적은 인원수에 두 세력의 싸움이다

근데 이건 항해팀도 해적팀도 아닌 제3의 세력까지 든장해 이러니까 너무 짜증이 난다는 것이다

모임원들의 의견은 이상이다

들은걸 생각나는 대로 적다보니까

내용이 두서 없는건 이해해주길

아까도 말했지만 나는 이 게임에 대해 호의적이다

그치만 모임원들이 말한 저 부분들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어느정도 공감하는 편이다

나는 마피아게임 좋아하면 당연히 사고 해보라고 얘기하고 싶다

다만 먼저 해본 사람들, 특히 우리 모임원은 나빼고 다 불호니까 저런 점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라고 미리 이 게임에 대한 무한한 기대감을 가진 사람들은 김은 살짝 좀 빼고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

아 그래도 모두가 이 게임에 좋아하는 요소는 있다

혓바닥 자르기

첨언1. 시틀러 상위호환이다, 시틀러 해적판이다 라는 말이 국내외 포럼에서 보이는데 나는 절반은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관심있는 사람은 알다시피 부관과 항해사를 선정하고 항해일지를 두장씩 뽑아 항해사에게 한장씩 주고 최종 결정을 항해사가 하는 점은 시틀러와 비슷하다

그런데 시틀러의 핵심 재미 포인트는

히틀러는 같은 파시스트를 모른다는 점. 그리고 파시스트 정책 3개 통과 이후로 히틀러가 총리가 되면 파시스트의 승리 라는 점 이다

이 점이 묘하게 밸런스를 잡아주며 히틀러는 마피아라는 압박감에서 자유롭고 시민은 게임 중반부부터 히틀러가 누군지 찾아야 하는 즐거운 압박감 속에 게임을 하게 된다는 점이 시틀러가 다른 마피아 게임과 차별화 되고 빛나는 점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시틀러와의 비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첨언2. 아까 말한걸 좀 더 깊게 말하자면 우리 모임은 마피아 게임을 단순 파티 게임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다들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접근하고 모두를 의심하고 언행과 행동을 살피며 모두가 의견을 적극적으로 어필한다

그러니까 아몰랑 플레이를 잘 안한다는 것이다

같이 할 사람들 생각 할때 참고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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