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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겹게 하는 말이 있다."앱에서 작성

토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7.18 15:21:48
조회 174 추천 0 댓글 1
														

나를 지겹게 하는 말이 있다. 지루한 영화를 보고 난 다음 황홀하다고 외치는 목소리는 그냥 무시하면 된다. 그러나 위대한 영화를 보고 난 다음 욕을 하는 것은 참을 수가 없다. 그들은 영화를 보고 난 다음 화를 내면서 말한다. 도대체 이 영화는 무슨 말이야, 난 이해할 수가 없어, (그건 당신 잘못이다!) 영화는 대중예술이란 말이야, 그런데 도대체 이 영화는 누구를 위한 거야!

그럴때마다 나는 궁금해진다. 도대체 영화가 대중예술이란 말은 어디서 가져온 것일까? 영화에서 아무도 그런 말을 꺼낸 적이 없다. 그런데 어느새 누구나 그런 말을 한다. 당신이 그 말을 꺼내들 때 당신은 스스로 매우 경멸스러운 관객이 되었거나, 아니면 제작자의 변호사가 된 것이다. 영화가 대중예술이어야 한다는 생각의 바탕에는 영화는 돈이 많이 들며, 그 돈을 낸 사람에게 손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자본주의적 공리주의의 견해가 암암리에 전제되어 있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생각은 할리우드에서 퍼져 나간 것이다. 그들은 영화를 언제나 시장 안에서만 파악하였다. 그래서 영화에서 관객을 제외하고는 생각조차 할 수 없다고 믿었다. 그런데 그 관객의 자리에 불특정-익명의-다수의 대중을 자리에 놓고 모든 영화를 모든 계급-인종-성별-연령의 관객들을 전제로 할 때, 그것은 얼핏 보기에 어떤 평등주의에 기초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상 영화에서 배급의 유통구조를 단순화시켜서 자본주의적 소비의 제 형태를 통일시키고 자본의 유기적 회전을 재촉하려는 과정의 알리바이다.

모든 영화는 아무나 볼 수 있다. 물론이다. 그러나 그걸 누구나 이해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빅터 플레밍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아무나 봐도 되지만, 같은 해 만들어진 장 르누아르의 <게임의 규칙>은 누구나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다. 마이클 커티스의 <카사블랑카>는 아무나 봐도 되지만, 같은 해에 만들어진 칼 드레이어의 <분노의 날>은 누구나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다. 잉그리드 버그만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는 아무나 봐도 되지만, 그녀가 나오는 <이탈리아 여행>은 누구나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다. 진 켈리의 <사랑은 비를 타고>는 아무나 봐도 되지만, 같은 해에 만들어진 자크 타티의 <윌로 씨의 휴가>는 누구나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다. 아카데미 11개 부문의 <벤허>는 아무나 봐도 되지만, 같은 해에 만들어진 안토니오니의 <정사>는 누구나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다. 혹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아무나 봐도 되지만, 같은 해에 만들어진 부뉴엘의 <비리디아나>는 누구나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은 아무나 봐도 되지만, 같은 해에 만들어진 알렉산더 클루게의 <어제와의 이별>은 누구나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니다(후략).




정갤러분들이라면 대부분 읽어보셨을 터이지만, 아카이빙 용도로 기록해둡니다. 마지막 센세의 급발진은 언제 봐도 감격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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