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다! 라는 말 한마디로 마무리하기엔

독자로서 미련이 많은 작품.

그럼에도 감상이 아닌 후기인 까닭은 

본인 마음 속에서 이미 체인소맨 2부가 

완결되어 버렸기 때문임.

그림체가 망가지고 선이 들쭉날쭉하고 

그런 문제가 아니라 더이상 타츠키가 이 만화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는다고 느껴서임.

작가가 고민하지 않는다면 독자 역시 고민할 

필요가 없고 고민할 필요가 없는 만화를 읽느니 

차라리 경녀!를 읽는게 낫다고 생각함.

개인적으로는 결말을 잘 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은 마냥 욕하며 떠나기엔 초중반에

보여준 것이 많았던 지라 이 글은 그에 관한 회상

이지 비난이 아니라는 걸 미리 말해둠.

1부에 비해서 타츠키의 내공이 일취월장

했다고 느꼈음. 오마쥬가 그저 오마쥬로 끝

나는게 아닌, 작품 속에 깊숙이 파고들어와

그 주제와 나란히 한다는 것, 이 때문에 

관련 지식을 아느냐 모르느냐는 작품 감상에

큰 영향을 주게 됨.

특이하게도 2부에서 타츠키가 관심있어 했던 건

영화가 아닌 소설과 시.

미야자와 겐지라는 이름의 소설가가 지은 

[야마나시] [쏙독새의 별] 

이 두 작품이 체인소맨 2부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아사가 기르던 고양이 이름이 

밝혀지면서 비로소 [야마나시]의 구성과

2부의 구성을 비교하게 되었고 

살펴보니 타츠키는 굉장히 치밀하게 떡밥을

깔아두었다는 걸 깨달음.

역시 타츠키구나 하고 개인적으로 경악했지만

위 장면에서 대부분의 독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버린게 아쉬운 점.

이걸 어떻게 아냐면 

이 시점부터 본인은 외국 커뮤니티를 싹 다 검색

해봤지만 지금까지도 제대로된 언급이 없기 때문.

타츠키 입장에서는 밑밥을 엄청나게 깔아두고서는

고양이 이름을 밝혔을 때 독자들이 깨닫기를 바랬을

텐데 반응이 별로라 실망했을지도.

여전히 수족관 편을 최고라 치는 이유는

이 에피소드에 야마나시와 관련된 소재인

'물고기'를 먹는 아사(새)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갔기 때문.

위 장면 또한 그냥 먹기싫은 생선을 먹느라고

토하고 울고 한다고 이해할 수도 있지만

좀 더 깊이 들어가보면 훨씬 더 심오한 장면.

쓰면서 이랬던 타츠키가 왜?!라고

자꾸만 머릿속에 떠오르지만 과거는 과거고

현재는 현재니까 있는 그대로 보자면 

수족관편은 역시 최고였다 라고 요약가능함.

다만 이 때 이미 작가와 독자 사이에 대화가 

원활히 되었던 건 아니었고 그 책임은 어쩌면

양 쪽 모두에게 있을지도 모름.

타츠키는 다른 단편도 아닌 체인소맨 시리즈에서

너무 어려운 단어를 쓴 게 잘못이고

독자는 그래봤자 체인소맨이잖아 하면서 깊이

생각해보려 하지 않은 것이 잘못임.

연거푸 말하지만 체인소맨 2부 초중반의 만력수준은

높았다고 생각함.

줄곧 언급되던 '새'의 이미지 또한

야마나시의 등장인물이었기 때문.

야마나시의 구도를 그대로 가져와 보면

클램본<물고기<새가 되고

이것은 2부에서 

고양이(클램본)<물고기(보육원장)<새(아사)가 됨.

이 야마나시의 먹이사슬에 발을 디딘 아사는 

비로소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됨.

2부에 큰 영향을 미친 또 하나의 인물.

이이다 미츠오.

그의 시 중에 하나인 [넘어져도 괜찮아,인간이니까]

왜 아사는 자꾸만 넘어지는가.

많이 분석했었지만 결국 가장 가까운 답은

이 시의 내용인 거같음.

아사가 넘어지는 이유는 인간이기 때문.

본 시는 넘어져도 괜찮잖아 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한 묘사가 재밌음.

1화에 아사는 신호등 앞에 '멈춰있는다'

아사는 늘 넘어지는걸 두려워했고 

자신으로 인해 남이 피해입는 걸 무서워

한 캐릭터. 그렇기에 아무도 없는 밤이라 

할지라도 신호등을 지킬 정도로 자신에게

엄격한 생활을 하고 있었음.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신발도 벗고 달리고

닭을 밟으며 달리고

돈을 훔치고 달리지만

아사는 웃고 있음.

수족관 편은 자신을 가둔 자기자신에

대한 해방을 의미함.

달리다보면 실수할 수도 있고 

또다시 넘어질 수도 있지만

인간인 이상 자신 앞에 놓인 선택을

피할 수 없는 운명에 놓여있음.

이것은 이 시의 오마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제에 깊이 파고들어 있기 때문에 알아두면

좋은 내용이라 생각함.

그 와중에 아사를 달릴 수있게 한

유우코의 도움과 신발이란 소재를 빗대어

표현한 이 에피소드가 수족관과 더불어 매우

좋았었음.

처음엔 타츠키가 왜 자꾸 달리는 장면을 넣는가

의문이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이해된 느낌.

타츠키도 고민하고 있을 거같음.

이게 단행본으로는 1부와 이어지는 거라서

1부와의 연결고리가 결국 족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함.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급완결이 가장 가능성이 높고

보자기를 풀기 보다는 수습하는데 온 신경을 쏟고 있을듯.

다만 그 과정에서 독자의 이해를 감안하느냐 하는게 관건.

저번에 포치타와 덴지의 대화를 보고있으니, 역시 그건 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함.

자 그럼 3부에서 또 글 써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