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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만 하는 사람은 사절이다"

유갤러(223.38) 2023.10.10 12:01:58
조회 340 추천 1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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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대동학회월보 1호에 올라온 글 중, 양원 신기선의 3가지 유학자 유형을 비판하는 부분.


분홍색 칠한 애들이 비판대상)





1, 학지전불강자


과거 응시에만 매달리는 유학자를 말함




2. 학지체편이용결자


수양에만 빠져 세상물정에는 어둡고 실질이 적고 융통성이 없어 시무의 변화를 알지 못하는 유학자를 말함




3. 학지체궐이용난자


해외의 융성함만을 사모하여 말단을 쫓고 도의를 쓸모없는 것으로 여기는 유학자를 말함




나는 개인적으로 2번 ‘학지체편이용결자’에 대한 비판에 가장 공감이 감


세상물정에 관심을 안갖고, 수양만 할거면 뭐하러 유교에 오는지 매우 의문임


수양? 하면 좋다 이거야 근데 세상물정보다 우선시 되는건 오바임





유교에서 말하는 청빈이라는 것도


돈의 흐름을 천리로 여겨서 돈을 공의적인 요소로 인식해서


돈의 축적을 돈의 흐름에 반하는 요소로 부정적으로 인식해서 그런거임.





“신 등이 생각건대, …재물을 쓰는 도는 虞․夏․商 때부터 그랬다가, 周 太公望 때에 6府 3職의 관제를 세워 冢宰로 하여금 이를 맡아 재물을 거두고 조절하게 하였습니다. 그 법제로는 金을 쓰기도 하고, 돈[錢]이나 칼[刀]이나 베 [布]나 거북이[龜] 혹은 조개[貝]를 썼습니다. 칼을 화폐로 썼다는 설은 그 제도 를 알 수 없고, 조개를 쓰는 것은 서방의 풍속으로 지금도 그것을 화폐로 씁니다. 금은 보화이므로 취한 것이고, 돈[錢]은 샘[泉]의 의미를 취한 것이며, 베 [布]는 분포의 의미를 취한 것입니다. 요컨대 모두 흘러 다니며 막힘이 없는 것 입니다. …… 엎드려 바라옵건대, 전하께서는 利權은 없앨 수 없는 것임을 생각 하시고, 중국의 본받을 만한 것을 따라 시행하시옵소서. 그래서 이를 닦으신다면, 局을 바꿔 두시거나 관제를 고치시지 않고도 마치 샘이 흐르는 것처럼 이리 저리 통하리니, (그리되면) 나라 살림이 넉넉해지고 백성의 일용이 충분해질 것 입니다.”



太宗實錄 3년(1403) 8월 30일(乙亥) 기록인데, 錢과 布의 뜻을 설명한 부분을 보삼.


錢은 샘[泉]의 뜻을 취한 것이니, 이리 저리 통하여 흐르는 ‘流通’의 의미를 살린 것임. 布는 ‘나누다’의 의미, 즉 ‘分布’를 살린 것이라는 설명임. 모든 財用이 이리 저리 나누어 흘러가도록 하는 것이 돈의 기능이라는 거지.


유학에서 돈이란 기본적으로 흘러가는 성격을 지닌 것으로 인식하고 있음





“옛사람들은 돈[錢]을 이름하여 泉이라고도 하고 衡이라고도 했는데, 이는 천하를 끊임없이 돌고 돈다는 뜻이기도 하고, 어떤 물건의 가치를 높이거나 낮 추어 무게를 맞춘다는 뜻이기도 하다. 복희 신농씨 이래로 누구는 금을, 누구는 돈을, 누구는 베를 누구는 칼을 사용하였으나 그 제도가 일정하지 않았다. 주나라가 九府를 세워 처음 주조를 하면서 드디어 만세에 통용되게 되었다.…대개 돈이라는 것은 쥐고 있어도 따뜻하지 않고, 먹더라도 배고픈 데 유익한 것도 없지만, 일을 통용하고 교역을 이롭게 하는 것 같은 것에는 사람들 모두에게 편리한 까닭에 쓰고 있는 것이다”


정조의 설명에 의하면, 사람들은 錢을 ‘泉’이나 ‘衡’이라고 명명하였는데, 그것은 끊임없이 흐르는 성질 때문이기도 하고, 이리 저리 이동하면서 물건의 경중을 맞추기 때문임. 돈은 쥐고 있을 때는 전혀 그 기능을 하지 못하며 오직 그 성질에 맞게 흘러가도록 해야 진짜 돈이라는 것임


유교에서는 돈을 흘러가는 것으로 여기는 사상 때문에, 돈의 흐름을 붙잡으려는 것은 곧 天理를 거스르는 것이라 여겨짐.




이게 그래서 돈의 축적을 부정적으로 보는게, 돈의 흐름성을 긍정해서,


돈의 축적이 돈의 흐름성에 반한다고 해서 부정적인거지


돈 그 자체가 죄악이니 아예 돈을 모르고 살라는 멍청한 소리가 아님


(애초에 돈 자체가 죄악이니 아몰랑 타령하는건 유교가 아니라 샤머니즘임)




괜히 유학자들의 전집에 보면 자산관리가 처세의 일종이라고 나오는게 아님


이게 유학자들이 돈이 돌고 도는 플랫폼이 있으면서도, 그 정작 자신은 청빈하게 살았다! 라고 하는게 바로 이 이유다.


이게 모순이 아님.


‘돈의 흐름에 대해서 잘 알고, 돈이 돌고 돌게 하여 공의적인 가치를 실현시키는게 유교’이니 그러지



이런 ‘돈의 흐름을 막는다’ 라는 맥락에서 돈의 축적을 경시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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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위 사진의 글을 쓴 양원 신기선)



양원 신기선은 세간에 상당히 평가를 오해받는 분 중 하나임



대표적으로 이 분을 도학파가 아닌 개화파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개화파는 위정척사파랑 대립되는 개념이고, 이 분도 엄연히 도학파임


타 개화파는 리에서 도덕성을 빼거나, 천인감응론을 부정하거나 ... 등등


타 개화파가 막상 ‘성리학’이지만 그게 이전의 ‘일반적인 성리학’하고는 사실상 벗어난 것에 가까운 반면,




양원 신기선은 저서 ‘유학경위’를 보면 이분은 일반적인 성리설을 이은 것을 볼 수 있음.



방향이 다를뿐 간재 전우랑 동급인 유학자인데, 신기선의 대동학회가 친일단체로 이용되었다는 이유로 저평가를 당함





근데 정작 그 친일도 그냥 신기선이 조직한 대동학회가 그냥 일제에 이용되었을 뿐이라(그것도 신기선 사후에나 본격적으로 이용된거지),


신기선 입장에서는 친일파 소리 듣는게 좀 억까임





그리고 신기선이 동도서기론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엄밀히 말하면 신기선은 동도서기론자는 아니라 ‘구학에 중점을 둔 신구학절충론자’에 가까움




정확힌 1880년대 초반 신기선의 저서에서 구학은 도, 신학은 기로 구분되었지만


1900년대 후반에는 구학이나 신학 모두 각기 도기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인식되거든




1909년 대동학회월보 9호에 신기선이 발표한 글에서 서양인들 역시 윤리와 도덕을 존숭하므로 신학에도 당연히 도와 기가 포함되어 있다고 주장을 함.


“신학의 정치 법률은 유학의 본지와 합치된다”... 라고 주장한 글이 확인됨





근데 이게 구학과 신학이 각기 도기를 갖추고 있으면 논리적으로 양자는 대등한 관계여야 하는데,


신기선은 양자의 관계를 ‘구학은 경전, 신학은 주석’에 해당한다고 말해서 구학에 좀더 중점을 두게 됨.



구학에 중점을 둔 것은 맞는데, 도기 자체는 구학과 신학 모두에게 있는 것으로 인식되므로 ‘동도서기론자’는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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