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조선은 지리적으로 반도라 수비에는 유리함. 그러나 확장에 있어서는? 서쪽은 중국이 있어서 진출 불가. 일본은 정벌하더라도 유지하는게 불가능. 북쪽 땅은 땅 자체가 사람이 살기 힘듦. 최선의 선택은 쓸만하고 방어하기 편한 위치(두만강 압록강 부근)까지 확장하는 것. 그나마 사실상 영토 유지하기 위해서 최소한의 백성만 살도록 한 곳이고 군사적 의미 빼곤 가치가 없음.

2. 지리적인 문제로 중국과 싸울 이유가 없어졌으니 중국과 친하게 지내는게 당연함. 중국도 지리적으로 한반도를 정복할 메리트가 크게 없었기에 속국으로 놔둠. 일단 서쪽의 최강대국이랑 친하게 지내니까 대규모 군사적 위협이 사라짐. 북쪽 국경이나 남부 해안가의 적은 국가 대 국가로 싸우는게 아니니 그냥저냥 막을만함.

3. 군사적 압박이 적으니 과학 발전도 더딤. 세계 역사를 보면 냉전시대 이전까지 과학 발전을 촉진한 것은 군사적 필요성이 엄청 큰 비중을 가짐.

4. 영토를 확장할 이유가 없으니 결국 정치의 포커스는 내정의 안정이 됨. 근데 이런 식의 내정 안정이라는건 막 기술발전을 하는게 아니라, 사회 시스템을 존나 안정화 시키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음.

5. 그 목적 달성에 효과적인 방식이 바로 유교. 그래서 천년 동안 유교가 통치 이데올로기로 성립하게 됨.

6. 그래서 유럽인들은 그리스 시대부터 꾸준히 사물의 본질에 대해 탐구했던 형이상학이 발달 한 것에 비해, 유교는 사회적이고 내정안정을 논하는 방향의 성리학이 발달하게 됨.

7. 이런 결과로 유럽은 르네상스 이후로 과학기술이 발달했고, 조선의 사회 시스템은 안정화 돼서 잘 짜여진 행정 관리 시스템이 만들어짐. 놀랍게도 중앙부터 지방까지 관리하기로는 조선이 당대 시대론 탑급이였음.

8. 그렇지만 이런거 때문에 결국 조선은 과학적 사고의 단계까지 가질 못함. 사람들이 착각하는게 유럽에 비해 조선이 현실적 문제에 대해 훨씬 더 많은 고찰을 하였고 르네상스 이후 유럽이 되려 본질적 문제에 고민하는 사고 방식을 가졌음. 그래서 조선에서 독자적으로 나온 유명한 발명품들은 실용성은 좋으나 그게 과학적인 원리로 가진 못했음. 과학적 사고보단 내정 안정을 시키는 사고에 초점을 맞췼기 때문.

너무 이상주의적으로 시대의 역사를 종교로만 바라보는데, 까고보면 그 역사는 그 당시의 정치적 이유로 인해 '일어날 만 해서' 일어난게 많음

종교와 정치는 불가분의 관계이고, 그 정치는 각 지역이 가진 지리적, 환경적인 차이에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무슨 꼴랑 종교 하나 가지고 흥했다 망했다 하는게 넌센스고 머리 꽃밭같은 소리임

주자나 율곡같은 성인들도 겉으로만 보면 도덕만을 부르짖는 이상주의자들이지, 막상 그 발언이나 사상이 왜 나왔는지를 따지고보면 이상주의자들이 아니라 철저히 이유있는 ‘살끄니까!’ 현실적인 관점에서 나온거다.

이런거 때문에 우리들이 주구장창 경전과 주석과 논문이 중요하다고 하는거임. 종교도 현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