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루시의 꿈은 달에 가는거고, 이건 중력으로부터의 해방을 바라는 거라고 생각함.

2화에서 데이비드와 루시의 대화 중엔 '거긴 낙원보단 지옥에 가깝다'

라고 수업 내용에 있었다고 데이비드가 말하는 장면이 있음.

루시는 여기서 그러든가 라고 정도로 대충 넘겨듣는데, 달에 가고 싶은건

아름다운 관광지에 대한 동경이 아니라, 해방감을 얻어 마음을 치유하고자 하는 심리에 가까워 보임.

루시는 태생부터가 아라사카가 키워낸 넷러너고, 평생을 도망자로 살아야 됨.

자기 자신이 아라사카에 있었으니 이놈들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고, 아라사카에 대한 공포가

뿌리깊게 박혀있음. 그리고 도망자로 살아야 한다는 운명을 중력처럼 생각했을수 있음.

서브컬쳐에서 중력은 뿌리칠 수 없는 속박, 원죄, 운명 같은것을 묘사하는 장치중 하나고,

중력(아라사카) 으로부터의 해방을 간접적으로라도 체험하고자 하는 바램이 달여행 아닌가 함.

그리고 데이비드도 중력에 묶이는데, 일단 9화부터 등장하는 사이버 스켈레톤은

항중력 장치가 달려 있어서 중력을 조종할 수 있음. 운명을 바꿀 수 있는 힘(확실한 파멸)

을 묘사한거라 생각함.

결과적으로 루시를 구출 해서 루시의 운명은 바꿨지만, 아담스매셔한테

항중력 장치가 파괴되고 스스로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서 쓰러짐.

난 이게 어떠한 힘을 손에 넣어도 아담 스매셔(메가코프)에겐

무참히 박살날 뿐이고, 중력(운명)에 거스를 수 없는 세계관을 표현한거라 생각함.

데이비드의 엄마도 자신은 밑바닥에 인생이지만, 자기 아들이 출신을 거스르고

아라사카의 톱에 오르길 바랬고, 이는 중력(운명)을 거스르는 꼴이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추락이라는 미래로 연결된것 같고.

사펑 본편 게임부터가 타로카드를 비롯해서 운명론에 관련된 부분이 많기도 하고

작품 전체적으로 인간의 가능성이나 미래보단 암울함과 끝없는 절망을 보여주는지라

성향상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기는 했음.

여튼 불꽃처럼 타오른 인생과 애절한 사랑 이야기 덕분에

강한 인상을 남기 애니였고, 올해 본 애니중 top3 안에는 들만한 작품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