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만 20세가 되어가는 키리기리 쿄코는 아직까지도 밤 경험 한 번 없는 진성 처녀다.

일반적인 여성이라면 그 나이 때 몇 번 정도 남성과의 관계를 가졌을 법하지만, 키리기리는 정말로 단 한 번조차 그녀의 순결을 아무에게도 내어주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못했다.

그녀는 이미 나에기와 교제를 시작한 지 대략 6개월, 즉 반 년이란 시간이 흘러갔지만 여태의 스킨십이라고는 가벼운 손 잡기, 거기서 기껏해 봐야 기본적인 포옹 정도밖에 진도를 나아가지 않은 것이다.

이상하게도 나에기는 자신과의 신체 접촉을 교묘하게 거부해오고 있었다.

먼저 나에기에게 리드할 생각을 해보지 않던 것은 아니었으나 그럴 때마다 나에기는 그저 자신을 향해 작게 쓴웃음만을 지어왔다.

일정한 선을 넘어오면 살포시 두 손으로 자신의 몸을 밀어내었다.

너 따위에게 허락되는 건 겨우 이정도 뿐이 최대라고, 마치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럴 때마다 키리기리는 마음이 조여왔다, 항상, 항상, 항상 말이다.

그녀답게 얼굴 겉으로는 그것을 굳이 드러내지 않았으나 키리기리는 마음 속으로 그 사실에 무척이나 불만을 품고 있었다.

—어째서?

어째서, 나에기는 자신을 적극적으로 취하려고 하지 않는 걸까?

만약 나에기가 원한다면 자신은 언제 어디서든 몸을 바치고 최대한 그가 기분좋도록 봉사를 할 준비가 되어있는데.

그렇다면, 역시 내 몸매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걸까? 그것도 아니면 그저 얼굴이 취향이 아니라서?

······도저히 생각해봐도 모르겠다. 딱히 자신의 외견에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데.

이렇게까지 고민해보는 것도 정말이지 오래간만인 키리기리였다.

나에기 마코토, 자신이 난생 처음으로 이성으로서 사랑하게 된 남자이자 자신의 구세주.

그리고 현재는 자신의 예비 신랑이자 첫 번째로 사귀게 된 남자친구.

하지만, 지금 이토록 자신의 가슴을 몹시 애달프면서 괴롭게 만들기도 하는 남자.

그래, 그야말로 이제부터 자신과 평생을 함께하게 될 동반자.

"······나에기. 오늘만큼은, 오늘만큼은 내가 너를 꼭 쟁취하고 말겠어."

그렇게 키리기리는 이윽고 가슴에 주먹을 쥐며 결심했다.

오늘만큼은, 절대로 양보하지 않겠다고.

오늘만큼은 그의 옷가지를 거침없이 벗겨, 반드시 제 것으로 만들고 말 것이라고.

그러나 인생은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 법인 것처럼, 그런 그녀의 결의가 순탄케 흘러갈 리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