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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지된 화장실앱에서 작성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9.09 13:09:15
조회 452 추천 8 댓글 0
														

   처음부터 그 장소가 금지된 장소는 아니었다.


   그저, '드래곤을 위한 전용 화장실'이라고 적혀있던 것이 화근이었던 것이다.


   드래곤 전용 화장실 문제는 그들이 사회에 섞여들어오며 계속해서 거론되어온 것이었다. 기본적으로는 몇십 미터의 거구를 가진 드래곤들이 사회에 섞여들어오며 자그마한 몸에 그들의 신체를 압출해서 들어왔고, 그 실체는 껍데기만 줄였을 뿐 내부는 거대한 드래곤 그 자체라는 것이었다.


   즉, 음식을 먹는 것은 물론 배출하는 것까지 드래곤급 양이었고, 그들이 일반 화장실에 한번 다녀가는 순간 그 내부는 끔찍한 맹독을 지닌 대변과 그로부터 비롯된 짙은 가스로 가득 차버려 폐쇄할 수 밖에 없었다.


   드래곤 전용 화장실의 개요는 매우 간단했다. 화장실 아래 바닥을 매우 깊게 파서 그 독성 물질을 한 곳에 쌓아두는 것이었다. 지하수를 피해 인적이 드문 장소에 바닥을 가능한 한 깊게 파고, 그곳이 전부 차오르면 대체할 장소를 찾아 그곳을 화장실로 이용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계획은 시행 시작 단 하루만에 망하고 말았다. 화장실 하나 당 일주일을 버틴다 예상한 정부는 우선 세 장소에 화장실을 만들어 천천히 늘리기로 한 다음 장소를 고지했고, 한 시간이 채 안되어 두 화장실이 전부 가득 차버린 것이었다. 정부는 이 계획에서, 드래곤들이 사회에 살며 오랫동안 몸속에 똥을 쌓아두며 살아왔다는 사실을 간과해 버렸다.


   남은 장소는 단 하나, 바로 금지된 화장실이었다. 원래대로라면 그 장소도 전부 차올라야 했을 터이나, 왜인지 똥이 찰 때마다 바닥으로 꺼져가며 계속해서 공간이 생기고 있었다.


   "비켜! 한 달 동안 참아왔다고!"


   "한 달 주제에 어딜...난 두 달이야!"


   "끄윽...더 이상은 못참아...저쪽 구석에라도..."


   '푸지지지지직'

   '뿌부부부부북'

   '푸바바바바박'


   내부는 세 화장실에 있을 드래곤들이 몰리면서 아수라장이 되어있었다. 내부의 똥칸은 전부 차있는 지 오래였고, 긴 줄을 서는동안 똥을 참지 못하고 드래곤들이 곳곳에 똥을 지려버리고 있었다. 화장실 전체가 똥으로 뒤덮히며 멀쩡한 바닥을 찾을 수가 없었고, 드래곤 이외의 생명체는 마시자마자 독으로 죽어버릴 똥가스로 가득 차있었다.


   "크르르르...비켜!"


   그때, 몸을 원래대로 크게 바꾼 드래곤이 어디선가 날아오더니 화장실 바닥을 무너뜨렸다. 그러자 똥이 가득 담긴 화장실 내부가 드러났다.


   "멍청이들아, 이렇게 한 다음 싸면 되잖아!"


   '뿌지지지지지직'


   드래곤의 똥구멍에서 굵직한 똥자루가 쏟아졌고, 그걸 본 다른 드래곤들도 무너진 화장실 바닥에 엉덩이를 대고 똥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화장실 열댓 개에 들어갈 분량의 똥이, 금지된 화장실에 모이고 있었다.


   "그, 근데 여기 괜찮은거 맞지? 다른덴 한 마리가 싸니까 바로 꽉 차던데..."


   "몰라. 계속해서 비잖아? 으윽, 더 나온다..."


  
   정부도 이 사태에 대해서 매우 불안해하고 있었다. 분명 한계를 넘고도 남은 드래곤의 대변이, 어딘가로 사라지고 있었다. 아니, 새어나가고 있었다. 대체 어디로 가는가를 알아야 피해를 막든가 할 수 있었으나, 아무도 그 주변에 다가갈 엄두를 낼 수 없었다.



   '다음 역은 수룡동...수ㄹ...치직...칙...픽'


   "뭐야, 정전인가?"


   "뭐야, 회사 늦는데..."


   아침이라 붐비는 지하철 역. 갑자기 정전이 일어나며, 지하철이 멈추기 시작했다.


   '쿠궁...쿠구구구...'


   "...무슨 소리 들리지 않아?"


   "그, 그러게..."


   그때, 갑자기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한다.


   "경고합니다! 지금 즉시 역 내부 분들은 당장 안에서 나오시길 바랍니다! 이건 실제 상황입니다! 반복합니다..."


   대피방송에 당황하며 우왕좌왕 사람들. 그때, 누군가가 외친다.


   "저, 저게 뭐야..!"


   '쿠구구구구구구'


   지하철을 부수며, 엄청난 양의 대변이 역으로 밀려들어오기 시작한다. 그걸 보고 사람들이 도망치기 시작하지만, 이미 때는 너무 늦었다. 수백명의 사람들이 그대로 똥더미에 파묻힌다.


   "우욱...살려..."


   "커으읍..."


   똥 아래에 깔린 자들은 그 자리에서 즉사했고, 운좋게 위로 대피한 사람들은 역 내에 순식간에 퍼지는 똥가스를 맡고 힘없이 쓰러진다.


   지하철역에서 올라온 똥가스는, 지상에도 퍼지기 시작한다. 대도시 한복판에 누런 안개가 퍼지며, 사람들이 마시자마자 고통스러워하며 쓰러진다.


   그런 상황에도 수많은 드래곤들은, 이 상황을 알지 못한 채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화장실에 똥을 계속해서 쏟아붇고 있었다. 그 지하철역 뿐만 아니라 수십개의 지하철역에 똥이 들어찼고, 도시 몇 개가 똥가스에 침식되어 수천명의 사상자를 내었다.



   이 전대미문의 사건 이후로 그 화장실을 포함해 똥이 들어찬 지역 일대가 오염 지대로 출입이 금지되었고, 모든 것의 시작인 화장실은 금지된 화장실이라 불리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그 곳을 찾는 자들은 있었다. 유일하게 똥가스를 마셔도 아무렇지 않은 드래곤들이었다. 그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화장실을 이용하였고, 언제나처럼 그 화장실은 넘치지 않았다. 어디론가 또 다시, 죽음이 서서히 퍼져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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