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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신의 속문제앱에서 작성

ㅇㅇ(121.155) 2021.10.09 02:57:27
조회 673 추천 13 댓글 0
														

우리 마을의 용신님은 비도 잘 내려주고 마을을 잘 지켜주시도 하며 그럼에도 거리낌없이 다가갈 수 있는 친근한 존재이지만, 일 년에 한 번씩은 문제가 생긴다.


원래 악한 신이었다가 선한 신으로 바뀌었다는 용신님은, 아직 몸속 한 구석에 지울 수 없는 악한 기운의 잔재가 남아있었고 평소에는 그걸 억제하다가도 어느 순간이 되면 그것이 넘쳐흘러버리며 끔찍한 재앙이 일어난다고 한다.


결국 그 힘을 일정 주기로 해소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자연에 그것을 뿌리면 숲이 파괴되어 버린다고 하여 매 년마다 마을에서 대신 희생할 한 명을 선발하여 저주를 전부 받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번 년도에 내 차례가 되었던 것이었다.


뭔가 엄청나게 거추장스러운 의식용 예복을 입고 온몸에 여러 부적을 붙인 다음, 용신님의 사당 입구까지 가마로 이동한 뒤 그 후부턴 쭉 혼자서 이동해야 했다.


그리고 그 과정동안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 가장 큰 감정은 두려움이었다. 애초에 용신님의 그 악한 힘이란게 무엇인지도 모르지만 설명만 놓고 보면 매우 강력한 것이 틀림없었고, 무엇보다도 이 역할을 하고 돌아온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 가장 문제였다.


"왔구나."


평소에 종종 장난치며 작은 모습으로 나왔던 때와 달리, 지금의 용신님은 사람 몇 명은 간단히 집어삼킬 만큼 큰 원래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난 그 모습에 두려움이 더 커져서 할 말을 잃고 이도저도 못한 채 몸이 벌벌 떨렸다.


"두렵니?"


다만 평소의 다정하던 목소리는 그대로였고, 그에 긴장이 조금은 풀리며 얼어붙은 입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네... 앞으로 저한텐 무슨 일이 일어나죠?"


"음... 자세히 설명을 해줄까, 아니면 대충 설명을 해줄까?"


"자세히... 부탁드릴게요."


내가 무슨 일을 당하는지조차 모른다는 것은 사양이었다.


"그래, 그럼... 넌 방귀를 오랫동안 참아본 적 있니?"


"네..?"


"이것이 내 현재 상황이야. 그 독성은 아마 들어서 알 테고, 이게 쌓이면... 백 년 전의 일이 되풀이되는 것이지."


백년 전, 마을에 굉음과 함께 산 꼭대기서부터 짙은 황색 안개가 내려오며 나무와 풀들이 말라죽고, 가축들과 사람들이 병에 걸리며 몇 달 넘게 마을에 악취가 가시지 않았던 사건을 말하는 것이 틀림 없었다.


"...그럼 그 정체가?"


"그래. 내 방귀야."


어이가 없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여 나도 모르게 웃음이 잠시 새어나왔다. 그러나 다음에 들린 말은 그 웃음기를 싹 가시게 만들었다.


"그리고 너는 이제 그 때의 백 분의 일 만큼을 몸으로 받아들여야 하지."


"그, 그게 말이 돼요?! 마을 전체를 휩쓴 방귀면 아무리 백 분의 일이라도 받아들이는 것이 가능할리가..."


"그래. 가능할리가 없지. 다만, 받아들이는 대상을 조금 바꿔본다면 충분히 가능해져. 저주를 '역병' 이 아닌 '고통'으로 바꾼다면 말이지."


"그게 무슨 뜻이...으악!"


용신님이 순식간에 나를 앞발로 낚아챈다음 미리 똬리를 틀어놓은 몸 사이에 놓았다.


"이제부터 넌 하루동안 바깥공기가 전혀 통하지 않는 그 안에서 내 방귀에 고통받으면 문제는 해결되는거야."


상황파악이 끝났을 때는 너무 늦었다. 이미 주변은 용신님의 몸으로 완전히 차단되어 있었고 불길한 꾸르륵거리는 소리만이 계속 울려퍼졌다.


"그럼 시작한다..."


'부우우우욱-'


용님의 몸 한쪽의 비늘이 살짝 들리더니 분홍빛 구멍이 나오며 그 사이로 짙은 갈색의 기체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이 코에 닿는순간 나는 비명을 지르며 마구 벽, 즉 용님의 몸 한쪽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살려주세요! 제발... 저런 걸 버틸 수 있을리가 없어요!"


"안돼. 이제 막 시작인걸."


'부욱- 북- 부르르르르륵-'


"끄아아아악!"


지금까지 맡아온 그 어떤 것보다도 끔찍하고 역겨운 그 냄새는 마치 코를 타고 위쪽으로 올라가서 뇌를 오염시키고, 아랫쪽으로 내려가 장기를 오염시키며 몸 전체를 썩어가게 만드는 것 같았다. 몸에 붙어있던 부적들이 순식간에 방귀에 날아가며 공중에서 가루가 되었고, 재액을 막아준다는 예복은 곧바로 썩어서 결국 내 몸을 막아줄 수단이 전부 사라졌다.


"좀 어떠니?"


"그헉... 살려...주... 끄웨에엑..."


자연스럽게 토악질이 올라왔으나 주변이 꽉 막힌 이상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뿐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참고로 한 가지 사실을 알려주자면 들어간지 오 분이 채 안되었단다. 그 안이 내 몸에 둘러싸여도 밝은 이유는 시간을 알려주기 위함이지. 그 안에서 해가 지고 다시 떠서 너의 그림자가 사라질 때가 돌아갈 때란다."


그 말은 나의 정신을 더욱 갉아먹기 충분했고, 나의 움직임은 점점 느려지면서 최후의 발버둥으로 변해갔다.


"나가게...해 달라...으웩...빨리..."


"안 돼."


'부우우욱-'


"아아아악!!"


방귀가 다시 새어나올때마다 냄새의 역함은 계속해서 강해져갔고, 나는 정신이 나갈 듯 하며 점점 의식이 흐려져갔다.


"괜찮니?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자꾸나."


그 말과 함께 그냥 밝은 것이 아닌 푸른 하늘이 보였고, 용신님은 어딘가로 사라져있었다. 나는 곧바로 숨을 크게 들이쉬었고...


'뿌아아앙-'


다시 한층 강해진 방귀가 내 호흡기관에 들어오며, 이것이 단순한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과 동시에 쉬는 시간 따위는 절대 없다는 사실 또한 뼈져리게 일깨워줬다.


"무엇을 바란 것이니? 후후..."


용신님의 웃음소리가 그녀의 이전의 본성이 드러난것인지 아니면 아직까지도 숨겨왔던 악취미인지는 모르겠으나, 그것엔 분명 즐거움과 쾌락이 담겨있었고 어딘가 가학적으로 느껴지기 까지 했다.


"그럼 장난은 그만두고 계속해볼까~"


'부르르르륵-'





얼마나 시간이 지난걸까.


뇌세포가 전부 방귀에 파괴되어 사고란 것이 정지하고 감각 기관을 통해 정보가 들어와도 곧바로 인식이 안되는 듯한 기분이었다. 방귀의 냄새는 아마 오백 번, 혹은 그 이상 강화되었고 나는 반 죽음 상태로 어째서인지 미치지도 질식하지도 못한 채 반 죽음 상태로 계속해서 생생한 악취의 고문을 맛보아야 했다.


다행히 시간이 꽤나 지났는지 날은 어두워지는 듯 했고, 이대로 하루의 반만 더 버티면 끝날 것이라는 희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만,


"이런, 잠시 방귀뀌기에 열중한 나머지 바깥의 정보를 제대로 주지 못했구나. 시작한 지 자그마치 십 분이나 지났단다! 정말 대단하구나. 제대로 밝게 다시 해주마."


곧바로 내부가 밝아지며 내 뇌에선 단어를 조합해가며 의미를 곱씹고 있었다. 십 분...십분...십분..?


하루는 24시간이고 분으로 바꾸면 1440분이다. 그리고 그중 10분을 보냈으니 앞으로 남은건 1430분. 생각보다 얼마 안 남았는걸?


'뿌우웅'


"끄아아아아아아아악!!!"


그리고 그 상태로 난 쓰러져버렸다.




"일어났니?"


용신님의 목소리었다. 그러나  주변은 넓은 초원뿐 용신님은 보이지 않았다.


"어떻게 된거죠?"


"글쎄, 자세히 알고 싶니?"


순간 엄청난 불안감이 들며 나는 이전과는 다른 대답을 했다.


"아, 아니요. 굳이 그러실 필욘..."


"그래. 그럼 바로 간다."


'부우우우욱-'


"끄아아악..."


"네 정신이 얼마나 긴 휴식을 취했는진 모르겠지만 현실 시간은 단 1초도 지나지 않았단다. 그럼 계속 해볼까?"


"아...아아..."


'뿌우웅'



10월 8일 케모방귀의 날은 지났지만 굉장히 오랜만에 써본 순수방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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