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정보] [뇌절][공포] 케일리드 지역 브금 모티브에 대한 생각.txt

알흠공작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3.30 21:04:31
조회 15792 추천 190 댓글 121
														



(케일리드 브금인데 이걸 들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

 


 


2ebcd52aecd669e864afd19528d52703e14e03504dce



*케일리드 지역 브금을 좋아하는 게이는 아무도 없을 거야. 듣는 내내 악령과 귀신이 튀어나올 법한 소름 돋는 분위기에 지역 자체도 증오로 똘똘 뭉친 병사, 괴물 개, 거대 까마귀가 돌아다니고 있을 뿐 아니라 북부의 그레이오르 용총지역은 난이도도 매우 높아서 최후반에 잔뜩 렙업하고 와도 어려운 무서운 지역이니까.

 

 

게임 중에서도 공포를 느꼈는데 음악만 따로 들어보기로 했지. 호기심에들어보면 멀리서 정신 잃은 유령들이 울먹거리거나 미쳐버려서 울부짖는 것 같으며 가도가도 끝없는 황량한 사막이나 황무지를 걸을 때 어울리는 음악이라고 느꼈다.

 

그런데 한편으론 공포감 이면에 뭔가 반가운(?) 기시감이 느껴졌는데 분명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 음악이라는 것이었어. 물론 우리가 아는 반가움이 아닌 저절로 트라우마가 느껴지는 식의 반가움이었지. ‘공포 음악에 대체 무슨 모티브가 있냐고 물을 수도 있는 게이들도 있을 텐데 나는 2개의 클래식 음악이 떠올렸어.

   

 

하나는 폴란드의 음악가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가 작곡한 히로시마 희생자에게 바치는 애가(1959)’ (혹은 히로시마 희생자를 위한 슬픔의 노래로 불린다)가 있으며다른 하나는 헝가리 출신의 유대인 음악가 리게티 죄르지가 작곡한 레퀴엠(1965)’이야.

 

이 두 음악이 떠올라서 무서움에도 계속 들어게 됐지.

   

 

케일리드 브금도 참으로 뭣 같은데,

모티브가 된 것으로 추정되는 히로시마 애가리게티의 레퀴엠은 그보다 더 소름 돋고 무서운 음악이기에 들을 때 주의를 표한다.

 





(2가지 버전의 히로시마 애가)

 



 

(역시 2가지 버전의 레퀴엠)


 

설명을 하자면 히로시마 애가는 현악기들이 요란스럽게 내며 시작되는데 마치 유령들이 찢어지는 비명을 지르는 것처럼 귀가 아프다. 주로 핵무기를 떨어뜨린 B-29 폭격기의 프로펠러 소리와 공습 사이렌 소리 그리고 폭발로 산화되며 죽어가는 사람들의 비명소리를 연상케 하는 음악이라 볼 수 있어. 다른 애가나 조곡들이 아름답고 도도한 분위기의 조용한 음악들인 거에 비해 히로시마 애가만큼은 처음부터 끝까지 비명에서 비명으로 끝나는 참담한 곡이야.

 

리게티의 레퀴엠은 일반적으로 레퀴엠이 죽은 자들의 안식을 위한 노래라는 인식과 달리 이건 죽은 자들이 안식을 취하지 못하고 정처를 떠돌아다니며 산 자들에게 호소하거나 혹은 죽은 자들이 자신들이 억울하다면서 지옥이나 저승에서 단체로 절규하며 살려달라고 외치는느낌이 절로 드는 클래식 음악 같았어.

 

   



39aadf19e8c72baf6db6d7bb58db343a923cfa85c92c676c447d14


(왼쪽이 펜데레츠키, 오른쪽이 리게티. 사진 출처는 꺼라위키)


 

펜데레츠키와 리게티는 둘 다 동유럽 출신이고 격동의 20세기를 살아간 사람들인데 펜데레츠키는 하시딤 유대인들이 살던 작음 마을에서 1933년에 태어났으며 리게티는 1923, 지금은 루마니아 땅이 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디최센트마르톤(현재의 트르너베니)에서 태어났어. 둘 다 끔찍한 2차 대전의 참상을 어린시절에 겪은 사람들이지.

 

특히 리게티는 1944년 친 나치 정권에 의해 가족들이 모조리 강제수용소로 끌려가서 자기 자신과 어머니를 제외한 모든 가족과 친척들이 수용소 안에서 죽임을 당했지. 그리고 두 사람의 모국 폴란드와 헝가리 모두 냉전 시기 소련의 강압적인 통치에 신음하며 고통스러운 시기를 보내야 했었고.

 

 

이런 와중에 펜데레츠키는 핵무기의 위력과 공포를 생각했는지 자신의 모국 폴란드를 초토화시킨 나치 독일의 동맹국인 일본 제국이 마지막으로 겪은 비극(허나 한국의 독립과 미군의 희생을 최소화한 아이러니)인 히로시마 원폭 투하로 죽은 사람들을 애도하는 음악를 만들었고 그게 바로 위의 무서운 노래야. 내가 볼 땐, 모국의 비극을 애도하는 작품을 만들어도 될 텐데 굳이 히로시마 애가를 만들었을까 생각했지만 어쨌건 핵전쟁의 공포와 반전사상을 담는데 충격요법이 될 만하다 느껴.

   

 

리게티 죄르지의 레퀴엠도 들어보면 악령이 된 망자들이 어째서 신(혹은 세상)은 우리를 이렇게 비참하게 죽이신 겁니까, 우린 지금도 편히 쉴 수 없어요. 우리를 제발 구해주세요. 우린 아직도 헤매면서 고통 받고 있어요라고 소리치며 땅바닥을 뒹구는 기분인데 히로시마 애가가 핵전쟁이 일어난 직후나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 대한 공포감을 준다면 이것은 완전히 파괴된 세상에서 산자와 죽은 자 모두 절망하며 끝없이 헤매는 허망함도 주는 것 같아. 수용소에서 죽어간 유대인, 장애인, 동유럽 사람들과 연합군 포로들도 생각나고.

 


 

이 무서운 두 음악을 동시에 틀어보자. 말 그대로 생지옥이 무엇인지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그런데 히로시마 애가랑 리게티의 레퀴엠을 동시에 재생하니까 케일리드 지역의 브금과 비슷한 기분이 드는 게 아닌가?

프롬 작곡가들은 이 두 사람의 음악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이 아닐까 든다.

 


설정 상, 케일리드 역시 리에니에랑 림그레이브처럼 멀쩡히 사람들이 거주하던 비옥한 지역이었는데 말레니아가 라단과 싸우다 패배할 위기에 처하자 부패라는 자폭 필살기를 시전 하는 바람에 케일리드 전 지역이 죽음의 땅이 됐고 이는 파쇄전쟁이 일어난 지 수십, 수백 년이 지난 후에도 바뀌지 않은 채 증오만이 가득한 지역으로 전락한 것인데 게임 자체의 어려움, 기분 나쁨 외에도 모티브가 된 것 같은 두 음악의 작곡가들의 인생과 20세기 인류 역사까지 동시에 생각나서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한 것 같다.



 

   20bcdc23ebdb39f720b5c6b236ef203ef7861428750533



그런고로 말레니아, 꼭 부패 자폭을 해야만 했을까?

 

추천 비추천

190

고정닉 4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3004 설문 소속 연예인 논란에 잘 대응하지 못하는 것 같은 소속사는? 운영자 25/04/21 - -
3002 AD 작혼X페스나 헤븐즈필 콜라보 개시! 운영자 25/04/22 - -
5057472 공지 갤 운영 기준 및 호출벨 [8] ㅇㅇ(118.235) 25.02.08 14836 15
4707404 공지 복지/규칙/코옵/침입/공략과 팁/프롬뇌 모음 [25] 슻리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7.20 44209 33
5123750 공지 갤 뉴비용 자주 묻는 질문 모음 슻리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4.02 4622 31
5114548 공지 스팀 프로필 박제 목록 [16] Planc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5.03.22 1669 0
5146614 일반 프롬도 이제 대기업 아닐까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8 17 0
5146613 일반 나한테 시비거는거냐? [11] 도라지꽃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7 46 2
5146612 일반 아 근데 아직 npc 못만났는데 [2] 사자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7 17 0
5146611 일반 간지나게 생기셨네 [4] 사자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5 41 1
5146610 일반 드디어 그림자땅 진입 [4] 아리아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3 29 0
5146609 일반 스꼴 흑특대 ㅆㅅㅌㅊ네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3 23 0
5146608 코옵 PC4 미켈라단 [4] Makot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33 30 0
5146607 일반 와 마수리 진흙작살에 냉기변질하고 얼음창 써보는데 [1] 쌉뉴비(221.168) 10:29 26 0
5146606 일반 너무 의기소침해진다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28 47 4
5146605 일반 엘코옵 있을까 [3] 백금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28 33 0
5146604 일반 내게 주말 오전 엘코옵을 다오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24 17 0
5146603 일반 야생 미켈라단은 3페 시작에서 대부분 컷나는듯 [6] ㅇㅇ(39.7) 10:21 42 0
5146602 일반 근데 프롬에서 소울류가 새로 나온다고 해도 인기가 어느정도일지 모르겠음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21 55 0
5146601 일반 다크소울2 리메이크 언제해주냐 [2] 파로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7 35 0
5146600 일반 개인적으로 프롬겜은 락온이 있어서 좋아 낙지스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5 23 0
5146599 일반 이겜은 미믹 구분 못하나 [6] 사자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4 82 0
5146598 일반 길이어디여 [3] 사자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12 36 0
5146597 일반 왜 꼴리지널 공략은 없냐 [8] 파로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54 0
5146595 일반 블본은 맵 어디가라는 힌트같은거 없음? [10] ㅇㅇ(106.102) 10:06 61 0
5146594 일반 레니가츠 이새끼 싸가지없네 [4] 사자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4 54 0
5146593 일반 다크소울 3 리마스터 소식 있음?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3 47 0
5146592 일반 쿠로랑 늑대랑 쎅쓰하는 만화 그려줘 [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58 53 0
5146591 일반 향나무 꼭 지금 사야함? [5] 사자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50 66 0
5146590 일반 석별을 들었어야지 사자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49 38 0
5146589 일반 1회차 근기캐 탈리스만 추천 좀 [1] ㅇㅇ(112.154) 09:42 39 0
5146588 일반 캬 이번판 깔꼼하게 잘 싸웠다 [2] 말린깻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38 53 0
5146587 일반 아 할매요 사자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32 39 0
5146586 일반 씨발 레날라 만월 카리아 앙갚음으로 안없어지네?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6 70 0
5146585 일반 야생에서 절대 코옵을 가면 안되는 곳 [12] 손고장난벽시(58.125) 09:24 149 0
5146584 일반 그래서 이제 얼로 가야됨 [2] 사자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23 54 0
5146583 일반 와 월광검 [4] 사자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18 75 0
5146582 일반 기마보스가 싫다 ㅇㅇ(183.107) 09:10 28 0
5146581 PvP 후리존 설기장 (09:06) (12:00) 오픈 [9] 각공귀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9 73 0
5146580 일반 피클피가 내 화석 훔쳤는데 사자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5 42 0
5146579 일반 엘든링 이거 무슨 검인가요 [4] ㅇㅇ(174.244) 09:05 80 0
5146578 일반 하마 잡고싶은데 석상이 길 막고잇대 [1] 사자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50 65 0
5146577 일반 녹의 말 존나많네 [2] 사자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47 54 0
5146576 일반 꼴센이 안켜지는데 [3] 사자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45 53 1
5146575 일반 여기 이쁘다 [2] 사자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39 58 0
5146573 일반 요즘 스꼴라 재탕하는데 [1] 윾동닉(58.140)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33 44 0
5146572 일반 저는 동성애자는 아니지만, [13] ㅇㅇ(108.172) 08:32 423 21
5146571 일반 뭐이리 혈흔이 많아 사자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4 50 0
5146570 일반 완장들 일 잘하는거 보소 낙지스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14 58 0
5146569 일반 하루 한 번 착한 말만 하기 캠페인 15일차 [7] Planc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13 97 0
5146567 일반 아오 응우옌아 사자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9 47 0
5146565 일반 이거 다 붙이면 뭐 줌? [7] 사자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3 84 0
5146564 일반 꼴 선물 뭐고름 [3] 사자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56 43 0
5146563 콘솔 플든링 만렙작 하실분? 도라지꽃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44 27 0
5146562 일반 얘 뭐임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44 78 0
5146561 일반 꼴센 깔아서 게임파일에 붙여넣기만 하면 댐? [3] 사자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39 31 0
뉴스 [TVis] 루시 최상엽 “박보검과 연탄봉사 하며 만나…온세상 연탄 나만 묻은 듯”(‘칸타빌레’) 디시트렌드 10:0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