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오몬 소설판 사서 읽어보니 모켈레 음벰베 파트가 위키등에 올라온 내용보다 훨씬 더 길길래 한번 번역해봄.
번역하기 애매해서 골아픈 부분은 의역함. 오역지적 환영.
모켈레 음벰베가 나오는 스토리는 다섯 파트로 나눠져 있음.
모나크에 고용된 신입 여자 부사관이 주인공.
이 스토리의 배경인 '신성한 산' 제벨 바칼의 풍경:




파트1.
수단, 제벨 바칼. 모나크 제 75 전초기지
"자 여깁니다 네즈 상사님." 에스마일이 말했다.
"제벨 바칼, 세상이 시작된 곳이죠."
마가렛 네즈 상사는 고개를 옆으로 살짝 젖히고는 수단의 태양을 향해 눈을 가늘게 떴다.
세상이 시작되었다는 장소의 풍경은 몇백미터 높이쯤 되어보이고 위쪽이 평평한 모양의 작은 산 외에는 별거 없어 보였다.
그 산은 그녀의 고향인 뉴 멕시코에 있다 해도 이상하지 않게 보였다.
단, 주위에 널려있는 피라미드는 빼고 말이다. 그 피라미드들은 그녀가 이집트에서 본것들에 비하면 작고 날씬했다.
"그렇습니까?" 그녀가 말했다.
"제 조상님들이 그렇게 말했어요." 에스마일이 대답했다.
"그리고 고대 이집트인들도 그렇게 믿었죠. 태초에 세상은 물로 덮혀있었는데 이 제벨 바칼 산이 물 위로 솟아났죠. 그리고 아툼신이 태어났고, 그 뒤로는 세상이 바빠졌죠."
"아하." 네즈가 말했다.
에스마일은 현지의 동물학자이자 모나크 직원이었다. 메로웨의 작은 먼지투성이 공항에서 네즈와 접선해서 이곳까지 운전해오는 내내 그는 고대에 이 지역을 지배했던 여러 왕국에 대한 그의 지식을 뽐냈다.
어째서 이집트보다 수단에 더 많은 피라미드들이 있었나, 등등.
네즈는 그가 그녀의 딸이랑 비슷한 나이대인 20대 초반 정도일 것이라 여겼다.
그가 영어를 해서 반가웠다. 그녀의 아랍어는 꽤 괜찮은 수준이지만, 아랍어의 수단 사투리는 꽤 어려웠기 때문이다.
"상사님네 사람들한테도 비슷한 창세기 전설이 있죠? 그렇죠?" 에스마일이 말했다.
"우리 사람들이요?" 그녀가 말했다.
"미국 원주민이요. 나바호족 맞으시죠?"
"디네 입니다." 그녀가 정정해주었다.(*역주:나바호는 외래인이 붙인 명칭이고 나바호족 인디언들이 스스로를 부르는 명칭은 디네라고 함.)
"그렇습니다. 우리 이야기는 태초의 인류가 땅의 구멍에서 나왔다는 겁니다. 그리고 괴물들에게 한동안 쫓겨다녔는데 우리 전설의 형제신들이 그들을 모두 죽였답니다." 그녀는 어깨를 으쓱 했다.
"저는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자랐습니다. 제 주변 사람들은 그런 주제에 대해서는 얘기를 잘 안했어요."
"하지만 괴물들의 존재를 믿으시잖아요. 안그래요?" 에스마일이 말했다.
"고질라가 샌프란시스코를 뭉개버린 사건 이후에 이제 누가 안믿겠습니까?" 그녀가 말했다.
"여기 어딘가에도 한마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우리가 여기 있을 이유가 없죠."
"그래서 브리핑은 받으셨습니까?" 에스마일이 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저를 모나크에 내어주기 전에 군쪽에서 했습니다. 근데 세부사항은 빈약했죠. 그래서 이건 뭡니까? 또다른 거대한 도마뱀? 벌레같은거?"
"모켈레 음벰베 입니다." 그가 말했다.
"예?"
"모켈레 음벰베요." 그가 다시 말했다. "짐바브웨 사람들에게 전해져 오는 전설의 동물에게서 따온 이름이죠. 이 이름은 '강의 흐름을 멈추는 자'라는 뜻이에요."
"알겠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그래서 이건 도마뱀인겁니까 벌레인겁니까 아니면..."
"뱀에 가깝죠 제 생각에는요." 그가 말했다. "아니면 코끼리요. 보면 아실겁니다."
"알겠습니다." 그녀는 어깨가 아파와서 배낭의 위치를 바꿔 맸다.
그가 알아챘다. "죄송합니다." 그가 말했다. "제가 너무 신나했네요. 어서 물건들을 내려놓고 차가운 음료를 드시고 싶으시겠죠."
"그러면 좋죠." 그녀가 말했다.
"이쪽으로 가시죠."
고대의 묘지 주변에는 튼튼한 울타리가 세워져 있었다. 정문 경비병들은 그녀의 신분증을 확인하고는 경례를 했다. 울타리 안쪽에는 임시 막사들이 늘어서 있었다.
괴물을 숨길 수 있을만한 공간은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피라미드들 중 하나에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피라미드가 그리 크지도 않았다.
다른 유적들도 있었다. 고대의 궁전과 사원들인데 대부분 바람과 시간에 의해 평평해져 있었다.
에스마일은 더 큰 조립식 건물에 차를 댔다. 문의 경비들이 그들을 보고 경례하고 통과시켜줬다.
"프리어 대령님은 내일 복귀하실 거에요." 그가 설명했다.
"그 다음에야 근무에 들어가실 수 있으십니다. 하지만 그동안에 상사님에게 그 큰 녀석을 보여줘도 된다는 승인을 받았죠. 제가 막사로 데려다드리고 나서, 구내식당에서 한 열한시쯤 만날까요?"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막사는 여분의 막사였지만 쓸만했다. 간이침대가 아니라 진짜 침대가 있어서 그녀를 조금 기쁘게 했다.
모나크는 군사조직이 아니었고 세부적인 모습들에서도 그러한 면모가 드러났다. 군사장비와 인력 대부분은 정부출신이었다.
그녀는 세수를 하고 대충 씻은 다음 셔츠를 갈아입고 그녀의 짧은 검은색 머리를 빗질했다. 그리고 에스마일을 만나러 갔다.
그는 그녀를 다른 건물로 데리고 갔다. 그 안에는 깎아지고 짜맞춰진 돌들이 벽을 이루고 있는 원통형 구덩이가 있었다. 투광 조명에서 그건 거대하고 깊은 우물처럼 보였고, 벽을 따라 계단이 나선형으로 내려가 있었다.
"이게 구조물들 중 하나의 아래에 깔려있었습니다." 그가 말했다. "2미터 두께로 돌에 덮여있었죠. 내려가 볼까요?"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고 그들은 계속 나아갔다. 강렬한 불빛이 돌들에 새겨져 있는 상형문자와 고대 이집트 문자들을 드러냈다.
"대부분의 위층 구조물은 약 2300년에서 3000년 정도 된 것들입니다." 에스마일이 설명했다.
"이 아래의 것들은...... 더 오래되었죠. 고고학자들은 15000년에서 20000년 정도나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건 완전 정신나간거죠. 인간 문명이 그렇게나 오래되었을 리가 없으니까요."
그들이 구덩이의 바닥에 이르자 석실같은 데로 공간이 열려 있었다. 인간 같지 않은 기묘한 생물의 모습을 본따 조각된 기둥들이 그 공간을 지탱하고 있었다.
석실의 한쪽면은 무너져내려 있었는데 대신 현대적인 철골 구조물이 지탱하고 있었다. 그건 어마어마한 크기의 동굴이었다.
그 안에 누워있는것도 마찬가지로 거대한 무언가였다. 그건 너무 거대해서 한눈에 담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희미한 불빛 속에서 여기에 격리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분간해 내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것은 뱀처럼 똬리를 틀고 있었다. 하지만 똬리의 중앙에 무언가 거대한 것이 누워있어서, 그녀가 보고 있는것이 뱀이 아니라 무언가가 뱀과 같은 거대한 꼬리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는걸 시사했다.
똬리가 대부분의 몸통과 머리를 가려서 세부적인 모습은 안보였지만, 사악하게 생긴 휘어진 뿔이 똬리에서 튀어나와 있으면서 매우 희미한 녹색 빛으로 깜박였다.
사실 네즈는 에스마일에게 그녀 부족의 전설에 대해 조금 거짓말을 했다.
그녀의 부모님은 디네 족의 전설 이야기를 거의 안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녀 가족의 많은 나이드신 분들이 대신 그녀에게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던 것이었다.
그분들은 조상들을 괴롭힌 고대의 거대한 외계신들인 아나예에 대해 자주 이야기해 주었다.
거대한 바위독수리 괴물 체나할레, 커다란 거인 예이초, 추적하는 곰 괴물 사스날카히, 뿔달린 괴물 틸겟 등등.
그녀는 떨지는 않았지만, 속이 애벌레로 가득찬 것처럼 느글느글하게 느껴졌다.
"어쩌면 이 녀석이 우리가 그 앞선 문명들에 대해 들어 본 적이 없었던 이유일 것입니다." 그녀가 중얼거렸다.
"예." 에스마일이 말했다. "어쩌면요."
파트2.
제벨 바칼
프리어 대령이 다음날 도착했다. 그는 키가 작고 다부졌으며, 빨간 머리칼에, 그녀보다 짬이 10년정도 적었다. 그는 그녀를 사무실에 불러서 앉혔다.
"훌륭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군요 네즈." 그가 말했다.
"너무 좋은 정도군요. 제가 더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까?"
"저랑 포커는 절대 안치시는게 좋으실 겁니다 대령님." 그녀가 말했다. "편자던지기도요."(*역주: 본인이 인디언출신인 것에 대한 자조적인 농담. 카지노+민속놀이)
"알찬 정보군요." 그가 말했다. "그래서 부대원들은 만나보셨습니까?"
"예 그렇습니다. 부대원들은 좋은 무리처럼 보입니다. 비록 윔스는 - "
"그래요." 프리어가 말했다. "윔스에 대해서는 나중에 얘기합시다. 전 그저 상사님이 여기의 우리 상황을 잘 이해하고 계신지 확실히 하고 싶습니다."
"예 알겠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 상사님은 제 명령에 응합니다. 그리고 저는 모나크의 명령체계에 응합니다. 제가 더이상 그러고 싶지 않을때까지."
"잘못들었습니다?"
"저는 컨즈 박사의 명령을 따릅니다. 우린 그를 위해 여기에 있는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군인이고 군의 높으신 분들이 끼어들어서 까라고 하면 까는겁니다. 어떠한 민간 명령도 우리 군의 상위 명령에 의해 대체될 수 있습니다."
"예 이해합니다."
"좋습니다. 그럼 이것도 이해하실 겁니다. 아랫층에서 그거 보셨죠?"
"예 그렇습니다."
"만약 뭐라도 잘못되려 한다면, 뭐라도, 이를테면 그게 탈출할것 같다거나 하다못해 재채기를 너무 세게 할것 같은 때, 우리가 그걸 제거하게 되어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거, 여기 민간인들은 이 명령에 대해서 전혀 모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모를겁니다."
"예 알겠습니다. 기밀 유지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가 말했다. "뭐 더 필요한거 있으신가요?"
"없습니다."
"좋습니다. 필요한게 생기면 언제든지 제게 알려주세요."
***

새벽 3시30분쯤 울리는 적색경보에 네즈는 잠이 깼다.
그녀는 컨즈박사로부터 윈난성의 상황에 대한 모나크의 브리핑을 받았고, 그 즉시 순찰병력을 두 배로 늘리고 그녀 자신도 한개 분대를 이끌며 주변을 조사했다.
동쪽 하늘이 조금씩 밝아지기 시작하고 금성이 지평선 조금 위에 떠있는 시간대였다.
그녀는 분대원들이 긴장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분대원 중 한명인 라슨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상사님,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겁니까?"
"조금전에 중국 윈난성의 모나크 기지의 보안이 뚫렸다고 한다." 그녀가 말했다. "방금 들어온 소식이다."
"뚫렸다는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누군가가 격리시설에 침입해서 모나크의 과학자와 그녀의 딸을 납치하고, 나머지는 전부 죽이고 타이탄을 풀어주었다." 그녀가 명확하게 했다.
"우와 젠장입니다 상사님." 라슨이 말했다.
"그래." 그녀가 말했다. "아 젠장 저 사람들은 뭐야?"
그녀는 산 근처의 야영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순례자들 입니다." 라슨이 말했다. "뭔가 거물이 저기 바위 밑에 묻혀있답니다. 사람들이 저렇게 작은 그룹들로 와서는 경의를 표한다던가 뭐 그런걸 합니다."
"오늘은 안돼." 네즈가 말했다. "울타리에서 500m 범위로 새로운 경계구역을 설정해야겠군. 여기에 우리 외에는 아무도 없어야 해."
"그들이 우리기지도 치러 올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린 그들이 누군지도, 뭘 원하는지도 몰라 라슨. 우린 아무것도 모른다고. 하지만 우린 만전의 태세를 갖추고 있을거다."

파트3.
수단, 제벨 바칼
순례자들은 해당 부지에 접근이 거부된 것에 대해 투덜거렸고 지방정부도 마찬가지였지만 네즈는 무덤이 포함되도록 방문객 출입금지구역의 범위를 넓혔다.
그리고 한동안은 아무일도 없었다. 윈난성 기지에 대한 공격을 누가 주도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조금 더 얻었다는거 빼고.
네즈는 마침내 그녀의 얼마 안되는 비번시간에 바에서 맥주 한잔 할 수 있을만큼의 여유를 얻게 되었다. 하지만 이때 한잔만 마셨던게 다행이었다. 한시간 뒤에 또다시 업무로 호출되었기 때문이다.
또다른 기지가 공격받았고, 또다른 타이탄이 남극에서 풀려났다. 조금 뒤에는 전원이 엠마 러셀 박사 - 마음이 비뚤어진게 분명한 - 의 비디오를 시청했다. 그녀는 자신이 타이탄들을 풀어준 장본인임을 밝히고 앞으로 더 많은 괴물들을 해방시켜 줄 것이라고 확실히 했다.
프리어 대령은 워싱턴에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컨즈 박사는 네즈에게 의지 중이였다.
"여기서 상사님의 역할 중 하나는 우리에게 조언을 해주시는 겁니다." 컨즈 박사가 말했다. "보안을 강화하고 계시던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 "
"그걸 죽여버려요." 그녀가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예? 죄송합니다?"
"그 괴물 말입니다." 그녀가 대답했다. "저도 킬 스위치가 있는 것을 봤습니다. 그걸 사용하세요."
컨즈, 에스마일, 그리고 나머지가 그녀를 빤히 쳐다봤다.
"그건 선택지에 없습니다." 컨즈가 말했다.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는요."
"그것만이 그게 풀려나지 않게 하는 확실한 방법입니다 박사님."
"프리어 대령은 나를 바보취급했죠." 컨즈가 말했다. "당신은 그러지 않기를 바래요. 난 정부가 이번 사건을 빌미로 어떤 변명이라도 찾아내서 이 생물들을 처형시키려고 하고있는것을 잘 알고 있는데 - "
"컨즈 씨." 그녀가 끼어들었다. "두 괴물이 이미 세상에 풀려났고, 그 미친 박사가 자기가 할 수 있는대로 많은 괴물들을 탈옥시킬 것이라고 우리에게 막 선포했습니다. 그건 모켈레를 죽일만한 변명이라고 하는게 아닙니다. 모켈레를 죽여야만 하는 명분이죠."
"셋이에요." 에스마일이 말했다.
"뭐라고?" 컨즈가 물었다.
"멕시코에서요." 그가 말했다. "방금 막 들어온 정보에요. 이슬라 데 마라, 악마의 둥지에서......"
모니터들 중 하나를 보니 어딘가에서 화산이 분출하고 있었다. 하지만 뿜어져 나오는게 용암, 연기, 화산재 뿐이 아니었다. 타이탄이 불타는 날개를 펼치고 있었다. 그건 마치 용암 그 자체로 만들어진 것처럼 생겼다.
"로단." 랭이 말했다.
'저주받았군.' 네즈는 생각했다. 그건 바위독수리 괴물, 체나할레였다.
"자, 이제 그놈을 죽여도 될까요?" 그녀가 물었다.
"이 기지는 뚫리지 않을거에요." 컨즈가 말했다. "모켈레 음벰베는 안전하게 격리된 상태를 유지하며 해쳐지지 않습니다. 그렇게 되도록 당신이 확실히 하세요. 그게 당신이 여기 있는 이유입니다."
네즈는 한숨을 내쉬었지만 이내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헬기와 드론 순찰대를 10km 밖까지 이동." 그녀가 말했다. "쥐새끼 한마리의 움직임이라도 감지되면 내게 보고해."

파트4.
수단, 제벨 바칼, 모나크 제 75 전초기지
티타누스 모켈레-음벰베
네즈의 발밑의 땅이 경련을 일으켰다. 그녀는 처음엔 눈치 못챘지만, 이내 지휘통제실의 모든 인원들이 주위를 둘러보며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러다 바닥이 아주 요동치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위성사진은?" 네즈가 쏘아붙였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코넛이 말했다.
그녀는 헤드셋을 켰다.
"분대 응답하라." 그녀가 말했다. "모두 순서대로 말해봐. 밖에서 뭐가 보이나?"
헬기들은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지상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사막은 조용했고 레이더에도 아무것도 안잡혔다.
"모켈레 음벰베입니다." 켈러가 말했다. "그가 움직입니다."
"킬 스위치를 눌러요." 네즈가 컨즈에게 말했다.
컨즈는 고개를 저었다. "봉쇄막을 발동시켜."
"그건 진작에 했죠." 켈러가 그에게 말했다.
순간 바닥이 크게 쳐올려졌다. 테이블들이 뒤집히고, 사람들과 장비들이 날아다녔다.
"도대체 어떻게 되가는거야?" 컨즈가 소리를 질렀다.
"방사능 수치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켈러가 말했다. "그리고 생물 음파 탐지 모니터에 무언가가 잡히기 시작합니다."
"모켈레?"
"예. 그의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뭔가가, 뭔가가 더 있습니다 박사님. 그가 봉쇄막을 밀고 있습니다."
네즈는 교신을 켰다. "모든 헬기는 당장 기지로 복귀하라." 그녀는 말했다. "정찰부대도 마찬가지. 전투태세를 취해라."
그녀는 컨즈를 쳐다봤다.
"모켈레는 봉쇄막을 뚫을 수 없어요." 그 과학자가 말했다.
"그가 하루 종일 밀어도 돼요. 모스라 기지의 봉쇄막은 해킹으로 성능이 방해된 거였죠. 우리것은 안전해요."
"그건 개소리입니다 박사님." 네즈가 말했다. "그게 탈출하기 직전입니다. 뭘 해야 하는지 아시죠. 박사님이 안하신다면, 제가 합니다."
"상사님." 랭이 말했다. "이 생물들은 - "
"하느님 맙소사." 켈러가 소리쳤다. 조명이 어둑해졌다.
"뭔데?" 컨즈가 쏘아붙였다.
"봉쇄막이 과부화되었습니다."
"전원 대피시켜." 네즈가 말했다. "자 이제." 그리고 그녀는 컨즈를 옆으로 밀어버리고 고작 몇미터 거리의 킬 스위치를 향해 달려갔다. 하지만 그녀가 스위치에 도달하기 전에 건물 전체가 갑자기 옆으로 홱 뒤집혔다. 그녀는 나가떨어져서 벽에 머리를 세게 부딪히고 의식이 반쯤 나가버렸다.
네즈는 입에서는 피맛이 나고, 코에서는 고약한 냄새가 맡아지고, 귀에는 산사태가 계속되는것 같은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깨어났다.
원래 건물의 벽부분이었던 바닥에 시체들이 널려있었다. 그곳 전체가 흔들리고 있었다.
전기는 나갔지만, 조립식 건물의 틈새 균열로 빛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그녀가 다시 두 발로 일어서자 마자, 건물 전체가 땅밑으로 꺼지면서 다시 기울어졌다.
이번에는 천천히 기울어지면서 건물이 다시 원래대로 똑바로 일어선 모양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문에서 2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다. 문이 터지듯이 열리더니 모래와 자갈이 바닥을 메우면서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들은 가라앉고 있는 것이었다.
"모두 건물밖으로 나가요! 당장!" 그녀가 소리쳤다.
몇몇 인원들이 사망했고 컨즈도 확실하게 사망했다. 켈러와 에스마일은 무사했지만 멍해 있었다.
"나가라고 말했다!" 네즈가 소리치자 에스마일이 빠르게 고개를 끄덕이고 흙더미를 기어올라가 문밖으로 나갔다. 네즈는 켈러를 일으켜 세워서 그를 끌고갔다.
밖에 나가자, 한때 평평했던 지면은 이제 경사면이 되어있었다. 셋이 경사면을 기어올라가는데 몇 분 뒤, 이내 그들 등뒤에서 건물이 땅밑으로 더 꺼지면서 문도 파묻혀버렸다.
네즈가 뒤돌아서 그 광경을 응시했다.
그건 마치 놈이 태어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 같았다. 놈이 피라미드들 중 하나의 밑에서 솟아올랐다.
지휘통제실 건물은 놈의 격리구역 바로 위에 있었고, 이제는 모켈레 음벰베가 나오면서 만든 구멍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건물 자체는 거의 온전한 상태였다. 모나크 인원들이 목청이 떨어져라 비명을 지르며, 서로 걸려 넘어지고 팔다리를 허우적 거리면서 건물에서 쏟아져 나왔다.
놈의 등이 먼저 땅을 뚫고 나오며 드러났다. 그녀가 본적 있는 어떤 도마뱀처럼 회색에 조약돌이 깔린것같은 모양이었다.
다섯개의 거대한 발톱이 달린 앞다리가 구덩이의 가장자리에서 뽑아져 나왔다. 그리고 놈의 길고 휘어진 뿔이 모래를 가르고 나왔고, 이내 곧 머리도 드러났다.
그건 뭔가 귀가 없는 코끼리처럼 생겼다. 다만 상아가 위쪽이 아니라 아래쪽으로 휘어져 있었다. 감겨있던 꼬리가 풀리자 놈의 몸길이의 3분의2는 차지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의 코끼리 같은 코가 마치 뱀이 공격하는것처럼 순식간에 휙 뻗어지며 그들을 향했다. 네즈가 권총을 뽑아들었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그게 켈러를 낚아채서 데려갔다. 길쭉한 코끼리처럼 생긴 얼굴이 악어처럼 벌어지고 수천개의 이빨을 드러냈다.
그리고 켈러가 잡아먹혔다.
"도망쳐." 그녀가 에스마일에게 말했다.
오스프리 두대가 50구경 기관총을 갈겨대고 로켓을 발사해대면서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그들의 머리 위에 나타났다. 그녀는 미사일이 모켈레 음벰베에게 효과가 있는지 보려고 잠깐 뒤돌아 봤다.
놈은 미사일엔 그닥 신경도 쓰지 않는것처럼 보였다. 놈의 코는 정말 재빨랐다. 채찍질 하듯이 휘두르면서 한번에 서너명의 사람을 낚아챘다.
이제 놈은 구덩이에서 완전히 나와 있었고 두꺼운 네개의 다리로 전진하기 시작했다. 앞다리가 뒷다리보다 살짝 더 긴 체형이었다. 놈의 꼬리가 피라미드도 갈라버리더니 위쪽으로도 휘둘러서 오스프리 하나를 반으로 잘라버렸다.
새로운 세상이 온것 같다고 네즈는 생각했다. 태초에는 괴물들이 세상을 지배했다. 이제 그들이 다시 세상을 지배하려고 돌아온 것이었다.

파트5.
수단
모켈레 음벰베는 탱크들을 발로 짓밟고, 계곡 입구에 고압 전선줄로 급조한 바리케이드를 꼬리로 베어가르면서 원래부터 그런 방해요소들은 없었던 것인양 유유히 전진했다.
전투기들이 미사일을 발사해서 그 괴물을 불길로 뒤범벅을 만들었지만, 모켈레 음벰베는 계속 나아가더니 험비를 코로 집어들어서, 재차 공격하려 선회하는 전투기를 향해 던졌다. 전투기는 불타는 혜성으로 변해 사막으로 곤두박질 쳤다.
그 타이탄이 격리시설에서 탈출한 이후, 네즈는 생존한 병사들을 결집시켜서 남아있는 비행기 몇대에 몰아넣고, 나일강을 따라 북쪽으로 전진하는 괴물보다 앞서가서 병력을 배치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녀는 20여명의 대원들밖에 없었지만, 그날 밤에 이집트군이 그녀의 교신에 응해서 중화기와 전기울타리를 충전할 수 있는 강력한 발전기를 보유한 소규모 지원병력을 공중투하로 합류시켜 주었다.
그들은 협곡에 함정을 설치하고 항공기로 모켈레 음벰베를 괴롭히면서 협곡 안으로 유인했다.
그들의 희망은 모켈레 음벰베의 다리를 부상당하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전기 장벽이나 놈의 바로 밑에서 터진 폭발물이나 어떤것도 놈을 멈추지 못했다.
놈은 무너지는 협곡의 벽을 마치 영화에서 쓰이는 스티로폼 바위들인양 가볍게 어깨로 떨쳐냈다.
그들이 준비한것들 중 어느것도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새벽에는 이곳에 200명 이상의 병력이 있었는데 지금 그녀가 세어보기로는 이제 겨우 십수명 정도나 남아 있었다.
그리고 병사들이나 그녀나 지금은 모두 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 그 짐승이 으르렁 거리며 그들을 향해 돌진해 오고 있기 때문에 죽어라고 도망치는 것이다.
문제는 이 협곡은 닫혀있는 모양새라는 것이었다. 협곡의 끝은 아주 가파른 경사였다. 그 위에는 여전히 총포들이 짐승을 향해 불을 뿜어대고 있었지만, 이 공격은 그 짐승을 화나게 할 뿐이었으며, 그 짐승에게 협곡을 달려올라가 저것들을 닥치게 해주겠다는 의지를 불어넣고 있을 뿐이었다.
도망치던 네즈가 경사가 시작되는 부분에 이르렀고 두손두발을 모두 이용해서 올라가기 시작했지만, 10미터정도 올라갔을 즈음 이건 어차피 불가능한 도전이란 것과, 옆으로 도망칠 수도 없는 상황이란 것을 깨달았다. 그 괴물은 너무 컸고 협곡은 너무 좁았다.
그녀는 돌아서서 권총을 꺼내들었고, 괴물의 눈을 조준하고 쏴댔다. 놈이 그녀를 깔아뭉개려 하는데....
그때 갑자기 놈이 느려졌다. 발걸음을 한발 더 내딛고 나서는 아예 멈춰서버렸다.
잠시동안 네즈는 아무짓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이게 도대체 무슨 꿍꿍이인지 의문을 가진 채 모켈레 음벰베를 응시했다.
이내 그녀는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천천히 움직이면서 후퇴를 계속했다.
놈이 금방이라도 다시 시동이 걸릴 거라고 생각했지만, 놈은 매순간 그저 가만히 서있을 뿐이었다. 마치 그녀가 더 멀리 도망갈 수 있게 허락하는 양.


(끝)

극중 모니터에 제벨 바칼 기지의 상황이 스쳐지나가는데 자욱한 먼지속에 무언가 형체를 보이긴 함.
움짤:


소설판 묘사에 근거한 티타누스 모켈레 음벰베 각종 팬아트들:








사실 일반적으로 얘기되는 모켈레 음벰베는 이런 용각류 공룡의 외양인데
킹오몬 소설판에서 묘사되는 모켈레 음벰베는 아무리 봐도 모켈레 음벰베가 아니라 남아프리카 전설의 괴물인 그루츠랑에 훨씬 더 가까워 보임.
킹무위키 그루츠랑 페이지 참고:
https://namu.wiki/w/%EA%B7%B8%EB%A3%A8%EC%B8%A0%EB%9E%91

네즈가 열거한 나바호족 신화 괴물들에 대한 킹무위키 페이지:
https://namu.wiki/w/%EC%95%84%EB%82%98%EC%9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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