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도 7월이였음

당시에 카카오톡 오픈채팅 보이스룸이 출시된지 얼마 안돼서 다들 오픈채팅 들어와서 보룸 키고 대화하던 시절

코로나 이후 사람 안만난 지 좀 오래된 사람들 많았고 보통 다 대학생들이였음

방학이라 그날 아침에도 심심해서 옾챗가서 떠들어야지 하는 데, 보룸에 나랑 방장 밖에 안들어와있고 나머지는 다 자러갔나봄

다들 새벽에 이거 많이 하니깐 아침에는 사람이 많이 없던 걸로 기억함

방장은 나랑 같은 나이였고, 시덥지 않은 대화로 이어가고 있는 데 뜬금없이 개가 "오늘 약속도 없고 할 게 없다. 너무 심심하다" 이런 식으로 말하는 거임

나는 장난 삼아서 그럼 어디 여행이라도 가자고 툭 던졌는 데, 답변이 "진짜 만날래?" 이런 식으로 흘러가는 거

당시에 걔는 서울, 나는 대전 살았고 얼굴 본 적도 없는 사람끼리 누구 한명은 해당 지역으로 가야 하는 소리인데

당연히 그냥 이렇게 얘기하다가 안만나겠지 싶었는 데, 방장이 나한테 "너 대전 어디 사는 데?" 지금 가면 만날 수 있냐 등등

진짜로 만날 생각하려는 거임

둘다 얼굴도 모르고 무엇보다 걔가 대전 오면 할 게 없음

대전 놀러가면 대신 니가 어디갈 지 코스 다 짜야한다 이러길래 이것도 나름 귀찮았음 갈 곳도 없고 ㅇㅇ

그래서 걍 내가 서울 올라가겠다고 함

지금 출발하면 점심 때 도착할 거 같으니, 가면 연락한다하고 폰 번호 서로 교환함

내심 이러다가 안나오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으로 기차타고 갔음

약속장소에서 좀 기다리니깐 걔가 오더라 

생긴 건 걍 평범했음,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자애들 정도?

날이 더워서 일단 카페라도 가자고 하고 근처 스타벅스 들어감 (자기 최애 음료가 자허블이라고 하길래)

암튼 들어가서 어색하게 서로 이름이랑 뭐 여기 오기전까지 생각들? 얘도 나처럼 좀 불안했는 데 실제로 만나니깐

이상한 사람 아니여서 다행이다 라는 대화였음

그러더니 너가 여기까지 왔으니깐, 데이트 코스는 다 본인이 짠다고 영화 보러가기로 함

그때 봤던 영화가 비상선언

영화보고 나오니깐 한 5시정도 됨, 자기가 맛집 찾아낸 곳 있다고 홍대로 넘어가서 밥 먹음

sns로 유명세 탄 곳이라 웨이팅 엄청 길었다..

한 40~50분 기다렸는 데, 당시 여름이기도 하고 실내에서 기다리는 게 아니라 밖에서 기다리느라 진짜 더웠음

밥 먹으면서 이것저것 이야기 나눴는 데, 얘 성격 진짜 좋더라 

밥 다먹고 근처 보드게임 카페 갔음

한 7시 가까이 다 되어가서 나 숙소 예약좀 한다고 하고 폰 키고 보고 있는 데

텔에서 나 혼자 자본 적도 없고, 무엇보다 혼자 가서 자고 낼 다시 대전 내려오는 것도 많이 아쉬웠음

그래서 트윈인 방으로 잡고, 너 집가기 힘들면 자고 가라 

침대 2개라 따로 잘 수 있다라고 대충 얘기해줬음

걔가 서울 사람이 아니라 경기도에서 서울로 온 얘라 집갈려면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걸렸던 걸로 앎

사실 이거 말하면서 "아 이건 좀 아닌 가?" 생각 존나하다가 내뱉었는 데 걔도 그래주면 나도 좋지 하면서 좋게 받아들이더라

암튼 모텔 입갤하니깐, 그 특유의 모텔 어색어색한 분위기 알지?

커플끼리 간 게 아니라 생판 모르는 사람이랑 가니깐 더 그랬던 거 같음

내가 드립으로 "먼저 씻을래?" 이지랄 하니깐 걔도 존나 웃더라

그러더니 자기 뭐 속옷 안챙겨왔다고 편의점 갔는 데 이 때 내 머릿속 생각 " 하 씨발 콘돔 사야하나,  근데 계산대 올려두면 얘도 보니깐 어카지.."

이러고 있었음

결국엔 못사고 밖에 나와서 담타 가졌는 데, 지금 아니면 못사겠다 싶어서 다시 나 혼자만 편의점 들어가서 사고 나옴

걔한테는 라이터 사고 온다고 했음, 걔가 지껄로 하라고 했는 데 걍 무시하고 편의점 들어감

암튼 담타 끝나고 다시 텔 들어가서 연애이야기 했던 걸로 기억함

당시에 걔가 헤어진 지 얼마 안된 상태였고, 헤어진 이유도 무슨 남친 꺼 소중이가 너무 작다는 내용이였음

존나 떠들다가 나 먼저 씻고 걔 씻고 나왔는 데 이게 침대 2개다보니 서로 등 돌리고 잘 준비하는 데

잠이 안오는 거, 게다가 아까 사뒀던 콘돔 생각도 나고

그래서 걍 걔 침대로 가서 뒤로 가니깐 걔가 뒤돌아봤고 그러고 서로 얼굴 좀 쳐다보다가

키갈

그러고 섹스 ㅈㄴ함

자기 전남친이랑은 잠자리 만족 안됐는 데, 너랑 하니깐 너무 좋다고 격하게 하는 데 

존나 잘하더라.. 속궁합 은근 잘 맞았음

그렇게 폭풍섹스 갈기고 잔담에 새벽 중간에 서로 깨서 한번 더 함

그렇게 2번하고 아침까지 꿀잠자고

일어나니깐 걔가 또 이 근처 맛집 알아냈다는 거임

그래서 근처 식당가서 밥 먹고 계산하려니깐

너가 모텔비도 냈고, 여기까지 왔는 데 이정도는 내가 다 살게 그리고 너 대전 다시 내려가는 거 미리 내가 예약했지롱 이러는 데

순간 반했다

여태까지 여자 외모만 보고 연애해왔는 데, 얘는 외모가 내 취향도 아닌 데 성격에 취하더라

그렇게 밥먹고 나서 서울역가서 서로 빠빠이하고 가는 데 

얘나 나나 뭔가 장거리 커플 애인 집 보내는 느낌이라고 떠들면서 서로 집간 걸로 기억함

그 이후로도 썸타는 관계처럼 연락 이어받고 했는 데

서로 장거리이기도 하고 만나기 쉽지 않아서 흐지부지하게 끝남

이 날 이후로 여자 외모보단 성격이 더 중요하구나 깨닫고 얼굴 많이 안보게 됨

끝